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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6일 Fr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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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학자금제도, "사회 초년생을 빚더미로 내몬다"

비싼 대학 등록금이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현행 학자금제도가 사회 초년생을 빚더미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며 학자금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오후 2시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새로운 부채, 새로운 화폐, 그리고 새로운 학자금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 발제를 맡은 김형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박사) 현행 학자금제도는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 부채 형태의 자금조달방식이다며 유사한 학자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학자금 부채 문제가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할 만큼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현행 학자금제도처럼 젊은이들을 빚 지워 사회에 내보내는 것은 기성세대 책임이다며 과도한 학자금 부채로 젊은이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4차 산업혁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으로 소득나눔 학자금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득나눔 학자금제도는 미래 소득의 일정부분을 일정기간동안 자금공급자와 나누는 조건으로 학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로 인해 위험부담의 주체가 젊은이들이 아닌 자금공급자로 바뀌게 되어 사회초년생의 부담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학자금 부채 문제는 미래성장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전제조건이다며 학자금 혁명 없이는 4차 산업혁명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어야 할 학자금 대출이 오히려 갓 취업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사회 초년생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본 세미나를 통해 모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청년층, 주거빈곤 심각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가장 좁은 곳에서 살며 월세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균 보증금 규모는 200만~300만 원대였고 월세는 24만~47만 원으로 분포돼 있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작년 8월부터 1년간 서울에서 고시원이나 다가구 주택 등에 월세로 들어가 전입신고는 했지만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9506명을 대상으로 월세계약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가장 많은 월세를 내는 계층과 지역은 동남권의 20~30대로 평균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는 47만 원을 내고 있었다. 20~30대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은평서대문마포 등 서북권으로 60.59%를 차지하고 있었다. 40~50대는 강남4구인 동남권에서 39.40%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살고 있었고, 60대 이상은 도심에서의 거주 비율이 19.89%로 높았다. 연령대별 1인가구 현황을 보면 20~30대가 평균 26㎡의 면적에 보증금 250만 원, 월세 40만 원의 주택에 거주, 주거비 부담이 가장 높았다. 40~50대는 39㎡에 보증금 300만 원, 월세는 35만 원이었다. 60대 이상은 30㎡에 보증금 300만 원, 월세는 25만 원이었다. 고시원에 사는 20~30대의 주거비 부담도 다른 세대보다 많았다. 고시원은 평균 5㎡에 보증금 200만 원, 월세는 관리비를 포함해 3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지만 20~30대의 월세는 40만 원이었다. 반면 40~50대와 60대 이상은 25만 원씩이었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가장 높은 월세를 내는 곳은 고시원의 경우 강동구로 60만 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곳은 도봉구로 22만 원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송파구가 68만 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상가주택은 강남구가 52만 원, 단독다가구는 강남과 마포구가 각 50만 원으로 가장 비쌌다.

'100% 가점제' 단지 본격 분양…2030세대는 '울상'

# 결혼 2년차인 강 모씨(36)는 지난 2년 동안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에 청약을 꾸준히 해왔지만, 아직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했다. 가점이 20점대에 불과해 경쟁에서 밀려난 탓이다. 게다가 추첨제 방식이 사라지면서 운에 맡길 수도 없게 된 강 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단지에 '100% 가점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2030세대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양가족 수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은 구조여서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나 젊은 세대는 사실상 점수를 얻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전용면적 85㎡ 이하의 민영주택을 공급할 경우 가점제 배정비율을 투기과열지구에선 75%에서 100%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40%에서 75%로 확대해 당첨자를 가린다. 지난 9월 20일부터 청약제도가 바뀌었지만, 추석연휴로 인해 신규 아파트의 분양일정이 뒤로 밀린 탓에 개편된 제도가 적용되는 시점은 이달부터다. 100% 청약 가점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단지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DMC 루센티아다. 일반분양물량 517가구 중 전용 85㎡이하 중소형 비율이 98%에 달하는 이 단지에 1순위로 청약하기 위해서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고, 서울 지역에 거주한 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 바뀐 청약제도에 따라 전용 85㎡ 이하 주택은 100% 가점제로 진행한다. 이달 분양할 예정인 현대건설의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힐스테이트 신길(1476가구 규모)과 대림산업롯데건설의 은평구 응암동 응암2구역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2441가구) 등도 가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문제는 100% 가점제가 적용되면서 젊은 신혼부부인 2030세대는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84점이 만점인 청약가점은 항목별로 '부양가족 수'가 최고 35점으로 배점되고, '무주택 기간' 32점, '통장 가입 기간' 17점 등 순이어서 부양가족 수가 적은 사회초년생이나 젊은 신혼부부의 당첨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특히 청약 가점제가 100%로 확대된 서울 지역에선 가점이 높아도 경쟁률이 높아, 2030세대가 신규 아파트 분양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실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경우 전용 85㎡이하 주택형의 당첨자 가점 평균이 70~77점대에 달해 고득점자 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선보인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가점 평균이 68.5점이었다. 신혼부부들을 위한 특별공급을 노려볼 수 있지만, 물량이 적은데다 소득요건 등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투기수요가 빠진 분양시장에서도 2030세대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바뀐 제도로 인해 부양가족이 많은 세대주의 경우 당첨 확률이 높아졌지만, 가점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나 젊은 세대들은 그 반대라면서 도심권은 가점이 높아야 안정적인데 특히 강남권의 경우엔 자금력이 풍부한 실수요자들이 뒷받침되는 곳이어서 최소 60점 이상의 가점을 확보해야 경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다만 강남권이나 도심을 제외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아도 당첨이 가능한 만큼, 가치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후 청약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고학년일수록 쌓이는 대학생 학자금 빚

대학생 4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학년에 비해 4학년의 학자금 대출 규모가 2배 이상 많았다. 25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알바몬이 대학생 1155명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26.9%(311명)가 자신의 명의로 받은 학자금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853만 8000원에 달했다. 4학년생의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1236만 2000원이나 되었다. 3학년 805만 8000원, 2학년 589만 7000원, 1학년은 514만 3000원의 학자금 대출 잔액을 보유하고 있었다. 4학년생은 1학년보다 대출 빚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대출 경험도 1학년에 비해 21.4%포인트 높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등록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알바몬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10명 중 1명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올 2학기 휴학을 생각하고 있었다. 10명 중 9명은 2학기에 등록할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2학기 등록금을 모두 마련한 대학생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문제는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많은 대학생이 1000만 원 넘는 빚을 떠안고 사회에 진출한다는 점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생이 내는 등록금은 평균 668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87곳을 조사했는데, 가장 등록금이 비싼 대학은 연세대로 902만 원에 달했다. 용인대를 졸업, 최근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은 이정호(가명33)씨는 대학교 때 받은 학자금 대출이 1100만 원 가량 됐는데 이자와 원금을 갚는데만 5년 이상 걸렸다면서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이 생겨 한동안 힘들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취직을 한 후에도 학자금 대출이 늘 족쇄 같았다면서 40만~50만 원에 달하는 월세와 각종 세금, 생활비, 대출 빚까지 갚다 보니 저축은 거의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해 6월말 현재 학자금 대출 잔액은 11조 8066억 원이며,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장기미상환자는 2015년 기준 9290명으로 2013년의 1201명 보다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청년이 말하다] 왜 '을(乙)'끼리 싸우죠?

2018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 간의 의견충돌로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최저임금으로 인한 진통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사회적 총파업이 진행돼 최저임금 1만 원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1만 원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노동자는 현재의 시급으로는 기본 생활조차 힘들다며 당장 1만 원 인상을 호소하고 있다. ◇ 왜 '을'끼리 싸우나요 최저임금 1만 원 문제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에게도 갈등이 되고 있다. 취업준비를 하며 마트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김정화(가명28서울)씨는 지난 1일 마트 사장과 회식 자리에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하다가 의견 차이로 같이 일하는 친구가 그만두는 경험을 했다. 마트 사장이 "155원도 많이 올리는 거다. 너희들은 최저시급 6470원이 적다고 생각하냐"며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가 주장한 최저임금 155원 인상을 옹호하면서 시작됐다. 마트 사장이 "솔직히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하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현재 최저시급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이 말을 들은 동료가 화가 나 '썰전'이 오갔고 결국 그만두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을끼리 싸우는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사장님이 다른 프렌차이즈 편의점이 무분별하게 들어온다며 대기업 욕을 하다가 최저임금 문제에서는 인건비 탓, 아르바이트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편의점마트 사장이나 아르바이트생은 누가 보더라도 '을'의 입장인 사회적 약자인데 막상 문제가 닥치면 서로를 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제는 최저임금 1만 원이 아니라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과 시스템 구조에 있는 것 같다며 제발 힘없는 약자끼리는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직원보다 수익 적게 버는 백화점 입점주 서울 L백화점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상호(가명35)씨는 최저임금 1만 원 이슈 때문에 걱정이 많다. 매달 매출액의 32%를 백화점에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자신의 수입은 직원보다 더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돈 좀 벌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백화점에 들어왔다가 높은 임대료 등으로 빚만 떠안고 나가는 사람이 많다며 여기에 최저임금이 1만 원까지 오를 경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자영업자들이 절반 넘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수익으로 가져가는 32%만 아니면 솔직히 최저임금 1만 원이 되어도 상관없지만 을의 입장에서 백화점에 불만을 제기하면 당장 쫓겨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인건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박 씨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턱대고 최저임금만 인상하면 피해보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박 씨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인상한다고 했는데 이에 걸맞은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카드수수료 인하는 영세업자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측면이 있다.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서울시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서 나온 목소리

"나는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청년입니다. 있는 거라곤 빚밖에 없으니 먹는 건 물론 씻는 물도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사회가 변하면서 희망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는 지난해 1회 지급에 그친 청년수당을 부활시키며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수당을 얼마나 알차게 쓰느냐에 달렸습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6개월 안에 취업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이은지(26여)씨는 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취업준비 기간에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이 씨는 부모님께 손 벌릴 때마다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암담한 상황 속에서 청년수당 정책의 부활은 한 줄기 희망이었다.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돈 걱정을 잠시라도 접어두고 취업 준비에 힘 쏟을 기회가 주어졌다. 청년수당 지급 기간 동안 취업에 성공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힘든 취업준비 기간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돕는 '청년수당' 오리엔테이션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열렸다.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중위소득 150% 이하인 청년 5000명을 대상으로 매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원하는 정책이다. 지난달 19일 신청 마감까지 8329명이 몰려 1.67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 대상자는 수당과 함께 진로탐색, 정서지원 등 도움도 받게 된다. 오리엔테이션은 청년수당 대상자에 대한 사업 설명과 지원 프로그램 등의 소개로 꾸려졌다. 양호경 시 청년활동지원팀장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하루 3시간씩 한 달 동안 알바를 하면 청년수당 한 달 치와 같은 급여가 나온다"며 "청년들에게 시간이 지원된 만큼 하루 3시간 정도는 미래를 위해 투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수당은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며 각종 우려와 질타를 받아왔다.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일부가 취업과 연관되지 않은 곳에 지원금을 쓴 것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졌다. 양 팀장은 "청년들이 지원금을 악용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자유도가 높은 만큼 서로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청년들을 생각해서라도 올바르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청년수당을 둘러싼 우려와는 달리 청년들은 오히려 취지에 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남재희(27)씨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워야 두 번째도 제대로 끼울 수 있는 거다. 이번에 선정된 청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둬 이후 더 많은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몇몇 청년들은 본격적인 첫 시행인 만큼 책임감 있게 임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김아름(25여)씨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다면 청년수당도 없었을 거라던 관계자 말이 인상 깊었다"면서 "내가 잘해야 다음에 나처럼 수당이 필요한 청년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정책을 둘러싼 부정적인 시선도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민정(24여)씨는 "합격자 발표 후 청년수당 홈페이지에 자신의 탈락 사유를 묻는 청년들이 많았는데 글에서 절실함이 느껴졌다"며 "합격자이자 같은 청년으로서 안타깝고 미안했다. 이들 몫까지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 더 나은 지원을 받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두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청년수당 사용처는 다양했다. 자신이 받은 혜택을 남과 나누겠다는 청년도 있었다. 김지현(27여)씨는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곳에 청년수당을 활용하려고 한다"며 "애초 청년들을 향한 신뢰와 사랑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못했을 정책이다. 나 또한 도움을 받은 만큼 첫 번째 지원금을 남에게 베푸는데 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청년수당이 첫 시행인 만큼 소통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오리엔테이션 첫째 날인 지난달 30일, 시는 청년수당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지급하기로 한 1차분 수당을 3차례로 나눠서 7월 3일 이후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왜 나눠서 지급하는 지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양 팀장은 "지급이 미뤄진 것은 약정 체결이나 계좌등록 확인이 안 된 청년들을 배려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미제출도 있지만 잘못 기재된 문서나 아예 다른 문서를 보낸 청년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용호(27)씨는 "공지를 보면 3982명이 등록한 것으로 나와있는데, 반대로 보면 지원자 5000명 중 20% 정도가 아직까지 등록을 안한 셈"이라며 "등록기간이 짧은 것도 아니었고 중간에 기간 연장까지 됐음에도 여태껏 하지 않은 걸 보면 수당이 급하지 않아 보인다"며 "불성실한 청년들 때문에 청년수당이 좋지 않게 비춰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지 못한 청년들에겐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기회를 줄 예정이다.

[청년이 말한다] 학벌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학벌주의가 정말 슬픈 건, 우리가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가둬놓게 된다는 거예요. 학벌 하나로 판단할 수 없는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청년들이 자신있게 발휘할 수 있도록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취준생 이미주(27)씨는 이렇게 밝혔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출신 대학'은 벗어날 수 없는 족쇄와도 같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취준생 47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거의 전부인 88.3%가 대학 서열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출신 대학이 취업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도 86.8%에 달하는 등 취업 문턱을 넘는 데 '학벌'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들은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를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적폐'로 지목하고 있다. 서울권 대학의 지방캠퍼스에 다니는 취준생 정강상(27)씨는 "강남 8학군이 더 좋은 대학교에 많이 들어간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면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기 때문에 명문대학에 들어가기도 쉽다"고 말했다. 정 씨는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는 결국 잘 사는 사람이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이제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됐다"면서 "학벌주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기는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은 학교에서마저 '좋은 대학=좋은 직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한다. 박나래(28)씨는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감해 왔다.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가야 좋은 직장을 얻는다고 학교에서 공공연히 말해왔기 때문이다"면서 "기업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학교가 '교육'을 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씨도 "이제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와야 한다"면서 "대학은 원래의 의미대로 '학문'을 배우고 연구하는 교육기관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우후죽순 생겨난 취업학원식 대학들을 대거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기업들도 직원을 채용할 때 학벌이나 스펙으로 평가하려 들지말고, 업무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는 인재인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면서 "나도 최근 블라인드 채용제를 실시하는 기업에 면접을 보고 왔는데, 프레젠테이션 형식이어서 내가 얼마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인재인지를 어필할 수 있었다. 이런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벌주의가 취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좋지 않은 풍토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씨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씁쓸할 만큼 학벌주의에 젖어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면서 "출신 학교의 이름이 개개인의 가치를 결정짓는다는 봉건적인 인식에서 벗어나고 '줄 세우기' 같은 악습도 털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 "방학에도 쉴 수 없다"

대학생들은 방학 때가 오히려 더 바쁘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미리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28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3282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계획'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7%(복수응답)가 취업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전공 자격증 취득(37%)과 '자격증 취득(32.1%)'도 급했다. 특히 3,4학년의 경우 취업준비를 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81.2%, 97.5%로 나타나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박주원(27서강대 경제학과)씨는 "최악의 청년실업 때문에 방학 동안 휴식은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우리나라 청년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오로지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데, 대학에 들어와서도 학업에만 집중해야한다"고 푸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 15~24세 청년층 실업률은 11.2%로, 지난해 말의 8.7%보다 2.5% 상승, 회원국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극심한 취업난에 대학생들은 방학까지 반납한 것이다. 학원들도 대학생들의 방학 기간에 맞춰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외국어학원은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 학원 관계자는 "방학 시즌에는 수강자 수가 몇 배로 늘어난다. 선착순으로 수강생들을 받기 때문에 빨리 신청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라며 "개강일에 수강 신청을 하려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전에 인원이 다 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부터 방학에 들어간 최슬기(22여명지대 어문학부)씨는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토익이나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방학했다고 잠시 학업을 내려놓는 대학생은 전무하다고 본다"며 "방학은 기업들이 정해놓은 채용 '눈높이'의 마지노선을 맞춰야하는 시간이다.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방학을 부족한 스펙을 쌓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학교는 쉬지만 등교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설문조사에서, 방학 중 학교에 등교하겠다는 학생이 27.1%에 이르렀다. 등교 계획을 세운 학생의 70% 이상이 '주3회 이상'이라고 밝혔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최성현(27서울대 경영학과)씨는 졸업 학점 이수를 위해 학교에서 계절학기를 듣고 있다. 최 씨는 "방학이지만 계절학기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주말에도 학교에 가고 있다"며 "하반기 취업을 목표로 정했기 때문에 취업스터디도 병행하고 있어 방학 스케줄이 매우 빡빡하다"고 말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시간도 없다며 한숨을 쉬는 최 씨다. 그는 방학 때 받는 스트레스가 더 많다고 하소연했다. 최 씨는 "대학생들의 숨통이 트이려면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경쟁구도가 심화된 원인은 기업들이라고 생각한다. 3명이서 할 일을 2명에게 시키니 취준생들의 취업문은 더 좁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박유진(27여)씨는 학창시절 스펙 관리만 해서 추억이 없는 게 후회된다고 했다. 박 씨는 "대학생 때 교환학생이나 봉사활동 등 대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면서 "취업 전 이력서를 작성할 때 남들과 별다를 바 없는 내 이력서가 메리트 없어 보였다. 인사 담당자들도 지원자들의 일률화 된 이력서가 지겨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청년주택, 월소득 121만원 미만 청년에 월세 10만원대 보급

서울시가 '역세권 2030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저소득 청년에 대한 보증금월세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26일 시는 기존에 임대주택에만 적용됐던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제도'와 '주택바우처 제도'를 내년 중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청년층에게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제도'의 대상은 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인 입주자로, 전세보증금의 30%(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 지원한다. 지원주택은 전용면적 60㎡ 이하로서 1인 가구는 보증금과 전월세전환 월임대료의 합(전세보증금)이 2억2000만 원, 2인 이상 가구는 3억3000만 원 이하인 주택인데, 현재 진행 중인 역세권 청년주택의 전세 보증금 범위가 지원 가능 최대 보증금(전용면적 60㎡ 이하 기준 3억3000만 원)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든 역세권 청년주택이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택바우처 제도'를 통해 월평균 소득이 도시근로자 소득의 50~60%인 청년에게는 보증금 지원과 함게 월 임대료를 지원하고, 도시근로자 소득의 50% 미만인 입주자에게는 국민임대주택 임대료 수준만 받는다. 지난해 도시 근로자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2만4000원이고, 국민임대주택 임대료는 월 12만원 수준이다. 즉 월평균 소득이 121만2000원 미만인 청년이 청년주택에 입주할 경우 월 12만원 수준의 임대료만 받겠다는 것이다. 한편, 시는 청년주택의 당초 목표 공급물량인 1만5000호를 연말까지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청년이 말하다] 당신의 신년계획은 잘 계신가요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새해 초의 '신년계획'이다. 금연과 운동, 저축 등 다양한 다짐을 하곤 하지만 직장일과 학업 등 다양한 이유로 오랜 시간동안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정유년이 벌써 절반이 지났다. 아시아타임즈는 동국대와 홍대 인근에서 청년들을 만나 올초에 세운 신년계획의 '안부'를 들어보았다. 26일 동국대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씨는 '체중감량'을 신년목표로 세웠다. 잦은 술자리와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체중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1월부터 퇴근 후 꾸준히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고 있다. 김 씨는 "다이어트가 매년 새해계획 리스트에 있었지만 매번 실패하는 의지박약이었다"라며 "그러나 체중으로 인한 고혈압 때문에 남들보다 쉽게 피로해지면서 운동을 시작했고, 그 결과 퇴근하고 나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소파에 눕기 바빴던 이전과 달리 땀 흘리는 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6개월 동안 약 20kg을 감량했다. 목표 체중을 달성한 뒤에도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혜미(27여)씨의 신년계획은 '결혼 자금 모으기'였다. 황 씨는 "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 집안과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어 빠듯한 월급이지만 최대한 아껴 계획한대로 조금씩 결혼자금을 모으는 중"이라며 "차근차근 입금액을 늘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27여)씨의 신년목표는 '취업'이었다. 그는 사상 최악이라는 취업한파를 뚫고 직장인이 되는데 성공했다. 이 씨는 "자격증 시험을 수 차례 보고 어학공부도 열심히 했다"며 "초반에는 여백이 많은 미흡한 이력서로 서류심사조차 탈락했지만 자격증 취득 등으로 이력서 빈 공간을 계속 채워나간 결과 졸업 후 세 달만에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윤현상(26남)씨는 '되도록 많은 나라를 여행해보자'라는 신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후배와 함께 홍콩으로 떠났다. 윤 씨는 "남들이 스펙 관리 등 취업준비를 할 때 여행가는 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도 많았지만 다시 안 올 청춘에 해외여행은 반드시 쌓아야할 추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올해 두번째 목표인데 여행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며 "책상 앞에만 앉아서 공부만 한 우물 안 개구리 청년과 직접 방문해 실제로 보고 겪어본 청년은 하늘과 땅 차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새해목표'에 대해 설문조사(중복응답)한 결과를 보면, 20~30대 청년층은 운동(20대 58.8%, 30대 58.4%), 돈 모으기(59.6%, 58%), 건강관리(40%, 39.6%)를 우선순위에 뒀다. 이어 여행(39.2%)과 돈 씀씀이 관리(33.5%), 효도(28.1%), 독서(25.6%)도 많이 계획한 새해목표 중 하나였다. 특히 20대는 다이어트(20.3%)와 외국어 학습(17.4%)에 대한 의지가 상대적으로 뚜렷한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취업을 위한 자기관리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신년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목표보다는 측정치가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우선 작은 목표를 세우고 성공의 기쁨을 누리며 점차 계획을 늘려가는 걸 추천한다"며 "세부화된 계획을 만들고 이를 성취할 경우 자신에게 보상을 하는 것도 목표달성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년이 말한다] 블라인드 채용, 다 좋지만은 않아요

취업채용시장에 '블라인드 채용' 붐이 일고 있다. 지원자의 학력이나 출신지, 경력 등을 보지 않고 업무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해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올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 블라인드 채용제 도입을 지시하면서 민간에도 이를 권고해 '노(NO) 스펙' 바람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변화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을 청년들은 대체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취업준비생 조현성(가명26)씨는 "지방대 출신인데다 믿을만한 빽도 없기 때문에 취업이라는 관문이 너무 높게 느껴졌었다"면서 "그런데 학력이나 배경, 경력을 따지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 씨는 "물론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해서 나에게 꼭 좋은 결과가 생기리란 보장은 없지만, 동등하게 기회가 제공되는 것 만으로도 가능성이 크게 열리는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질 걸로 보여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펙쌓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취준생 김수빈(24)씨는 "학력, 토익점수, 대외활동 등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스펙이라서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스펙을 쌓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남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스펙을 갖추려면 공모전이나 각종 인턴십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그렇게 애쓴다고 해도 취업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무한경쟁이라는 타이틀 아래 고통받고 있는 취준생들에게 블라인드 채용은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다"라며 "업무를 잘 해낼 능력이 있는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를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야 하고, 이런 채용문화가 당연해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에서 요구하는 미션들이 지나치게 어려워 오히려 취업문턱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취준생인 김정훈(가명27)씨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면 학력이나 경력 등을 보는 대신에 지원자들에게 온갖 특이한 미션을 던지면서 역량을 평가하겠다고 할 것"이라면서 "최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한 기업이 최종면접에서 지원자의 젓가락질을 평가했다는 얘기를 기사로 접했는데, '이제는 하다하다 젓가락질까지 잘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채용하고 싶어하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창의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데 정작 취준생 청년들에게는 창의 인재를 요구하는 게 가혹하게 느껴진다"고 푸념했다.

[청년이 말한다] 투잡, 선택 아닌 필수일까요?

치솟는 물가와 달리 월급은 꽁꽁 얼어붙으면서 투잡을 뛰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은 웬만한 대기업에 다니거나 전문직, 기술직이 아닌 이상 본업 하나로 생활을 꾸리기가 어렵다며 투잡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라고 말한다. 20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재능마켓 오투잡과 함께 직장인 98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7%가 투잡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을 원하는 이유로 절반 넘는 57.3%(복수응답)가 '월급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결혼, 빚 청산, 노후 등 목돈 마련을 위해서'라는 응답도 35.4%에 달했다. 실제로 청년들은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이미 투잡을 뛰고 있거나 투잡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2년차 직장인 김동만(30)씨는 "처음 회사에 취직했을 때는 업무와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라 투잡을 뛸 여유가 없었는데, 입사한 지 1년이 다 돼 갈 무렵부터는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택배 상하차 알바를 시작했다"면서 "월급 적게 주는 회사를 그만두고 고수익 알바를 하라는 조언을 듣고 있지만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학력이나 스펙에서 뒤지는 면이 많기 때문에 작은 회사에서부터 경력을 쌓는 것 말고는 좋은 직장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면서 "주변 친구들을 봐도 쥐꼬리같은 월급을 주는 직장 다니면서 경력 쌓고, 부족한 생활비는 알바 등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투잡을 하다가 체력적으로 무리가 돼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정희(가명25여)씨는 "입사하기 전부터 해왔던 카페 주말 알바를 입사한 뒤에도 얼마 동안 계속했었다"면서 "급여가 적어서 알바를 계속하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주말 당직까지 요구하는 바람에 시간도 부족하고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커 그만뒀다"고 밝혔다. 이 씨는 "주말에 카페 알바를 해도 약간의 용돈벌이밖에 안 되지만 월급이 워낙 적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알바를 다시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투잡을 하고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청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짧은 기간 내에 비교적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단기 알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박정선(가명27여)씨는 "근무 중에 가끔 알바 구인구직 포털에 들어가보곤 하는데, '생동성 알바'가 자꾸 눈에 밟혀서 신청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동성 알바는 의약품의 약효가 동등하게 나타나는지를 생체시험하는 생동성 시험에 참여하는 것으로, 2~3일간 병원에 투숙하면서 시험에 참여하고 40만~50만 원 가량의 '알바비'를 받는다. 박 씨는 "투잡을 뛰고 싶은데 일반적인 알바를 하려면 거의 잠을 못 자거나 하루 쉬지도 못한 채 일을 해야 한다"면서 "생동성 알바가 불안하긴 하지만 주말에 시간을 내서 할 수 있고 짧은 시간 내에 비교적 많은 알바비를 받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사실 사회구조가 정상이라면 투잡을 뛰지 않아도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 남들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하는 데도 쉬어야 할 시간에 또 알바를 하러 나가야 한다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며 "저축은커녕 생활비마저 본업으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청년이 말하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은 꿈

서울 거주 청년들이 걷잡을 수 없이 비싸지는 주택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 희망을 접고 있다. 18일 국세청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967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거주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은 3250만 원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서울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18년 이상을 지출 없이 돈을 모아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사회에 진출해도 40대가 지나야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폭에 비해 월급이 오르는 속도는 낮은 것을 감안하면 저축만으로는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청년도 있다. 이들은 굳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하기보다는 과감하게 '자가 보유'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KB국민은행이 KB부동산 회원 2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366명 가운데 41.8%인 153명이 "주택구매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모든 연령층 평균인 26.7%를 한참 웃도는 숫자다. 이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비싼 집값' 때문이다. 2030대 응답자 1257명 중 32.5%가 '집 값이 너무 상승해서'라고 답했다. 얼마전 취업에 성공한 고 모(28서울 신림동)씨는 월세 30만 원짜리 원룸에 살고 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저렴한 방을 찾다 보니 침대와 책상이 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은 집이다. 월 10만 원만 더 투자하면 더 좋은 원룸으로 이사갈 수 있지만, 매달 160만 원 안팎의 월급에서 나가는 식비와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언감생심이다. 고 씨는 "한 달 저축이 힘든 상황에서 돈을 모아 6억 원이나 되는 집을 사겠다는 것은 아득한 일"이라며 "내 집은커녕 전셋집이라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에서 청년이 돈을 모아 집을 산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부모님과 함께사는 이른바 '캥거루족' 삶을 선택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경 모(27서울 아현동)씨는 일찌감치 독립을 포기하고 부모님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물론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청약통장을 만들긴 했지만 적금 붓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경 씨는 "회사가 부모님 집과 멀기 때문에 왕복 2시간 넘게 광역버스를 타야 한다. 출근만 했는데도 기운이 빠지는 날이 많다"며 "직장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지인들보단 월세나 생활비 등이 절약되긴 하지만 저축할 돈이 얼마 없는 건 그들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독립은 불가능하다"며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 두긴 했지만 분양권 우선순위에 해당해도 지불할 여윳돈을 마련할 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이 말한다] '꼰대'와의 소통은 '장벽'

직장 내 세대간 갈등이 '소통 장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갈등은 회사에 갓 입사한 젊은 직장인들과 중간 간부급 이상인 기성세대간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데, 특히 '꼰대(늙은이선생님을 뜻하는 은어)'로 대변되는 세대간 '장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젊은 직장인들은 기성세대와의 소통이 어려운 이유를 '꼰대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9명은 회사 내에 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도 있다. 젊은 직장인들은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 '스트레스를 부르는 직장상사'와 '직장상사 실수인 척 뺨 때리는 법' 등이 직장 상사의 연관검색어로 올라올 정도다. 대기업 임원 비서인 박선영(27여)씨는 꼰대 직장상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 씨는 "내 입장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기 말만하고 자기 생각만 고집해 의견 충돌하는 날이 잦은 편"며 "상사 입장에선 조언이라지만 앞뒤 안 맞는 논리로 밀어부치니 꼰대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사내 분위기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할 말이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소통이 되지 않으니 참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기 말만 하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사내 분위기를 고치지 않으면 그 회사는 가망이 없다고 본다. 요즘은 정보화시대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지 않으면 절대 살아 남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젊은 직장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성세대들도 많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947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40.4%는 '꼰대로 여겨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애쓴다(25.0%) △반말 등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언행을 삼간다(20.3%) △섣부른 충고지적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9.0%) △필요하고 도움이 될 실무 위주의 조언만 한다(9.09%)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남철(가명40) 씨는 나름대로 젊은 감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신입사원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유행하는 TV프로그램도 챙겨보고,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는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지만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20대 중후반의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업무나 조직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한다"며 "원래 중간급 간부의 역할이고 젊은 직원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씨는 최근 자신의 행동에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딴에는 진심어린 조언을 했지만 젊은 직원들은 이를 '꼰대의 간섭'으로 느끼는 것 같아 불쾌한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대화나 소통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치관 차이가 컸다"며 "업무와 관련해서는 지시에 잘 따르고 금방 배우는 편이지만, 조직 생활과 관련한 조언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신입사원 때는 상상도 못했던 행동이나 태도를 서슴없이 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 '호불호'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세대여서 그런지 버릇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어느때는 그런 당당함이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와의 대화가 어려워 오히려 '꼰대'를 자처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박상윤(62) 씨는 스스로를 '꼰대'라고 부른다. 박 씨는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자주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대화 때문에 '젊은 감각'을 포기했다. 박 씨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쌓아온 기준과 잣대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경향은 젊은 직원일수록 더욱 강하다. 대화는 쌍방이 같이 하는 것인데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다르니 소통이 정말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기성세대의 쓴소리를 무작정 '꼰대 문화'로 치부하는 젊은 세대에 불만이 많다고 했다.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오히려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기성세대이고, 이 때문에 세대 간의 높은 장벽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내가 '꼰대'인가 고민하고 걱정하지 않고, 그냥 경험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기로 했다"며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젊은 직원들이 '꼰대'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이 말한다] '날씬함'이 강요되는 사회

#. 키 163cm, 몸무게 52kg의 정상 체중을 가진 직장인 김 모(여27)씨는 체중감량을 위해 퇴근 후 집 근처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 이 헬스장에는 김 씨와 같이 지친 표정으로 달리고 있는 직장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 씨는 헬스장 한 켠에서 저녁으로 삶은 계란과 고구마, 샐러드 등을 먹으며 사진을 찍어둔다. 행여 과식하거나 군것질을 하게 될까봐 스스로 감시하는 차원이다. 정상체중인 김 씨가 이토록 체중감량에 목숨거는 이유는 주변의 시선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청년들에게 '날씬함'이 강요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날씬함은 뛰어난 자기 관리와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읽히고, 반면 뚱뚱한 사람에게는 게으름과 한신함의 이미지가 씌어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 꼭 한 두명씩 있고 각종 SNS에서도 '오늘부터 다이어트 합니다'라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방송매체에선 날씬하다 못해 비쩍 마른 연예인들을 예쁘다고 칭송한다. 과거 날씬한 몸매에 대한 평가가 직업상 자기관리가 필수인 연예인들 위주로 형성되어 있었다면 이젠 일반인이 그 대상이 된 것이다. 김 씨는 "우리나라는 조금이라도 살이 오르면 마치 죄인 마냥 평가되는 사회"라며 "너도나도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마당에 나도 참여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감이 들었고 점점 자신이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승무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 모(여26)씨는 원하던 항공사의 면접을 앞두고 속이 바짝 타 들어가고 있다. 매번 서류합격은 쉽게 통과하지만 매번 면접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정 씨는 "국내 항공사는 승무원 외모를 많이 보는 편인데, 면접은 사실 항공사 이미지에 맞는 외모를 색출하는 작업"이라며 "이때문에 취준생들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똑같은 생김새다. 또한 하나같이 마른 몸매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승무원 취준생들을 위한 카페 커뮤니티에선 미용시술 정보까지 공유되고 있다. 주로 어느 병원 주사를 맞으면 맞은 부위사이즈가 눈에 띄게 줄더라는 식이다. 정 씨는 "승무원은 탑승객의 안전과 편리를 위한 직업인데 외모가 우선시 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정작 중요한 승무원의 기본 자질조차 갖추지 않은 채 몸매 관리에만 혈안인 취준생들도 있다. 이러다보니 면접장은 마치 미스코리아 대회로 전락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지 외모를 위한 극한의 다이어트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한준 헬스트레이너(28남)는 "여성들은 보통 20~30%의 체지방률을 보이는데 이는 지극히 정상"이라며 "과도하게 금식 등의 다이어트를 할 경우 건강 이상은 물론 체내 체질변화도 발생해 오히려 쉽게 살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여대생 최 모(24)씨는 극한의 다이어트 중이다. 최 씨는 하루 권장 칼로리의 절반도 안되는 식사량으로 하루를 버틴다. 이러한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최 씨는 피부가 푸석해지고 머리가 빠지는 등의 단계를 넘어 섭식장애까지 생겼다. 그러나 체중계 위 숫자의 압박감에 섭식장애까지 생겼지만 다이어트를 중단할 마음은 없어보였다. 최 씨는 "취업난이라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몸무게가 많이 늘었을 때는 인턴 면접조차 계속 탈락해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졌다"며 "게다가 전 남자친구가 이별 후 더 날씬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보니 입에 음식을 넣기가 싫어져 거식증까지 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자존감의 기준이 날씬한 몸매가 되고 몸무게마저 능력으로 평가되는 사회가 부른 '마음의 병'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섭식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는 총 1만2468명이다. 이용제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6월 공개한 '인간생물학연보'에 따르면 출산 경험이 없고 정상체중(BMI 18.5~22.9)인 설문 참가여성 총 717명 중 41.4%(295명)가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했다. 이들 중 67.7%는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체중조절 중이었으며, 대부분이 섭식장애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거나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 교수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올바른 체형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잘못된 체형 인식에 대한 위험성을 자각하고 경각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바뀐 '효'의 개념… "내 인생 잘 사는 게 효도 아닌가요"

#. 지난해 하반기 한 중소기업에 입사한 김 모(28여)씨는 여전히 부모님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 쥐꼬리 같은 급여로는 비싼 물가의 서울살이가 감당이 되지 않아서다. 자신의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에 부모님께 용돈을 챙겨드리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김 씨는 "요즘 같은 세상엔 그저 부모님 속 안 썩이고 잘 사는 것만으로도 효도"라고 말한다.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효도'에 대한 이들의 생각도 점차 변하고 있다. 부모의 노후를 부양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등 각박해진 사회에서 '효도'는 새로운 개념으로 다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7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의 20대 남녀 5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부모와의 관계 및 효에 관한 20대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효의 의미에 대해 '부모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이라고 밝힌 20대는 전체의 58.9%로 가장 많았고,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것'이라는 답변은 18.7%에 그쳤다. 또한 '내 삶을 잘 사는 것 만으로도 효도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명 중 6명(63.2%)에 달했고, '효도는 내가 부담되지 않는 정도만 하면 된다'는 답변도 53.8%로 절반이 넘었다. 효도의 의미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등의 전통적 개념을 벗어나 이제는 부모와의 교류를 자주 갖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등의 신개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특히 취업난이 극심해지고 빚쟁이 청년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이제는 '제 앞가림만 잘해도 효도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청년들이 생각하는 '효도'의 개념에서 부모에 대한 경제적 부양 등이 뒤로 밀려나고 있는 데는 부모에 대한 청년들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님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20대는 전체의 65.7%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심지어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 가운데 34.3%도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면서 효도에 있어서도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청년들은 '효도=경제적 부양'이라는 인식이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 효도에 대한 윗세대의 인식도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황 모(27여)씨는 "이전 세대에는 현금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서는 저축이 정말 힘들지 않나"라며 "내 미래자금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고 말했다. 황 씨는 "효도는 꼭 해야 하는 게 맞고, 의무감을 떠나 내 스스로도 꼭 효도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내 인생을 잘 살면서 부모님께 항상 애정을 갖고 소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효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위원은 "20대들은 효도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부양'이나 '순종'같은 전통적인 효의 의미에서 벗어나 '교류'와 '사생활 존중'으로 대표되는 신개념 효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전보다 효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족'에 대한 의미가 바뀌면서 자연스레 '효도'에 대한 개념도 변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가족이 '제도'였다.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노인에 대한 보호였고, 그것이 가족 구성원의 의무이자 책임이었다. 그러나 이제 가족은 '제도'가 아니라 '관계'다"라면서 "의무보다는 정서적 친밀감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부모 자식간 효도에 대한 의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우리 사회에 노인 인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노후 부양이라는 개념의 효도도 자연스레 가능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노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노후 부양의 역할이 가정에서 사회로 넘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효도=노후 부양'이라는 부모세대의 인식이 청년세대로부터 거부 당하면서 청년세대와 부모세대의 갈등도 야기되고 있다. 함 교수는 "가족과 효도에 대한 청년세대의 생각이 부모세대와 달라지면서 생기는 갈등은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부분이지만 부모세대가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강요하기는 어렵다"며 "책임의 요소와 자발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효도'의 개념이 새로이 자리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이 말하다] "종교인들도 세금 내야죠"

'종교인 과세'를 두고 종교계와 정치권 안팎이 들썩이고 있다. 김진표 국정기회자문위원장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점화된 '종교인 과세' 문제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 후보자가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청년들의 입장은 대체로 "이제는 종교인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가 일부 종교계의 반발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져 온 만큼 더 이상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생 박나현(가명25)씨는 "그동안 국가에서 종교의 공적인 면을 인정해 세금을 내지않도록 해왔다"면서 "최근 종교단체들은 세금감면으로 모은 돈으로 힘을 모아 정치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집단이 얼마나 투명하게 본래의 목적만을 추구할지는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씨는 "단순히 종교인의 거룩함을 존중하는 것으로는 비과세의 근거로써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 종교활동이 노동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 합리적인 과세를 하기 전까지는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복잡한 문제라는 건 알겠지만 이미 가졌던 유예기간 동안에 대체 뭘 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 시간을 가진다고 명확해지는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청년들도 종교인 과세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세의 의무는 소득이 있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혜령(27여)씨는 "종교인 과세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애초부터 과세가 왜 안 됐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성직자도 엄연히 직업으로 분류가 되는데다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일을 하지 않고도 잘 먹고 잘 산다"고 말했다. 황 씨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성직자들은 소득을 투명하게 밝히고 세금 혜택을 받거나 국가로부터 정당하게 생계 지원을 받으면 되지 않나"며 "우리나라 사회에서 종교인들은 많은 역할을 차지하려고 하면서 정작 나라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세금은 내지 않으려고 하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기독교 신자인 정지훈(가명29)씨도 "나 역시 종교를 갖고 있고, 신앙심이 깊은 편이지만 그와 별개로 종교인 과세를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면서 "그간 우리 사회에서 종교계가 스스로 무너트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자성하기 위해서라도 세금을 제대로 내고 나라의 떳떳한 일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그동안 매스컴에 노출됐던 일부 부도덕한 교회의 행태가 마치 교회의 본모습인 것처럼 왜곡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교회가 실질적으로 나라에 보탬이 되면서 사회 구석구석을 포용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이 말하다] 인생시간표, 꼭 따라야 하나요

사회에서는 으레 취업이나 결혼, 출산, 그리고 은퇴까지 '적절한 때'가 있다고들 말한다. 인생을 정해진 때에 맞춰 살아가는, 이른바 '인생시간표'를 준수하는 것에 대해서 청년들은 반기를 들거나, 혹은 기꺼이 순응하는 등 다양한 태도를 취한다. 청년들이 당장 마주하는 가장 큰 과제이자 고민거리인 취업에 있어서는 '적절한 때'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더욱 많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584명과 취업준비생 730명 등 13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8.6%는 "취업 마지노선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신입직 취업을 위한 평균 마지노선 나이는 남성의 경우 31.9세, 여성은 29.2세로 집계됐다. 이 나이를 넘어가면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4일 기자는 청년들에게 이와 같은 '나이 마지노선', 혹은 'ㅇㅇ적령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청년들은 적정한 시기에 맞춰 살아가는게 사회적 구조나 통념상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준필(27남)씨는 "인생의 시간표는 자신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고, 각자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그걸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외국에서 안 살아봐서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초중고등학교까지 똑같은 내용을 배우면서 대학 진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좇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 씨는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해서 다른게 아니라 '틀렸다'고 규정짓는 사회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만, '적령기'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표나 주체를 가지고 가면서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밸런스를 맞추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꿈'보다는 '사회의 발전'이 모두의 공동 목표였던 이전 세대의 인식이 다음 세대에도 강요되면서 '정해진 삶의 루트'를 따라가야 한다는 통념이 여전히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 씨는 "다같이 먹고 살기 힘들었던 예전과 지금은 시대적 배경 자체가 다르지 않나"라며 "시대가 바뀐 만큼 사회적 통념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 씨는 '인생시간표'를 따르지 않고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모든 개인이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가에서 복지 체계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새로운 꿈을 위해 다시 수능을 보고 올해 17학번이 된 박준호(가명28남)씨는 다수의 집합에 속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 인생시간표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라가는 궤도를 이탈하면 사회에서 '소수 집단'에 속하게 된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살지 않으면 굉장히 잘못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정해놓은 기준을 본인이 진심으로 원해서 따르는 것이 아니라면 내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일찍부터 벗어나서 내 삶을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와 학번을 얘기하면 늦은 나이에 대단히 어려운 선택을 했다는 듯한 반응이 많다"며 "대학에 진학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누가 정해놓은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생시간표를 따르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크다고 말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정지윤(24여)씨는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는 데 있어서 적절한 나이가 있다고 얘기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장 덜 고생하는 '효율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적령기라고 부르는 때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씨는 "사회에서 그 틀에 무조건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 않나"라면서 "다만, 적령기를 놓치면 어쩔 수 없이 더 돌아가거나 더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친언니만 해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십대 후반에 들어서 갑자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어린 공시생들은 암기능력이나 이해능력이 더 뛰어나서 따라잡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며 "어떤 것을 도전하는 데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상주의자들의 사탕발린 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해원(가명29남)씨는 "우리 사회가 제시하는 '보통의 삶'이라는 이정표가 없다면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에 걸리고 말 것"이라면서 "'인생시간표'를 강박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없어져야 하겠지만, 한 개인이 인생의 방향키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모범답안'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고 남들이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 비난하거나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태도"라면서 "모든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왕좌의 게임④] 바이든이 삼성전자를 찾는 이유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대비하고 반도체 공급 안정화를 위해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과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이달 12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미국의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반도체업체 글로벌파운드리 등 경영진들을 만나 전 세계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등 공급망 안정을 검토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하는 등 자국 제조업 살리기에 온갖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행보가 제조업 경쟁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해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한편,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자국 제조업 생산이 차질을 빚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자동차부터 가전제품까지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품목이 없으므로 반도체 공급이 끊긴다면 제조업 생산은 멈춘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반도체 생산을 전담하는 파운드리에서 아시아의 경쟁력은 막강하다. 삼성전자, TSMC, 미국의 인텔 등이 주요 경쟁자로 꼽히는데 삼성전자와 TSMC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의 위치는 초라하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지만 언제쯤 삼성전자, TSMC를 따라잡을지 알 수 없다. 반도체 설계 시장은 미국이 잡고 있지만 생산 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 15년간 미국 반도체 산업은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에 경쟁력을 집중시킨 결과, TSMC가 없으면 애플의 아이폰 하나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1년 30곳에 달하는 기업들이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지금은 단 3곳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의도는 분명하다. 파운드리업체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만들어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만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데 대만에서 반도체 공장이 타격을 받는다면 이는 전 세계 반도체 공급 차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리올로 지정학기술연구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는 장기적으로 미국과 동맹국 반도체업체들이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한편,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대만 등 해외국가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길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력을 키우겠다며 ‘반도체 굴기’를 내세웠다고는 하나 사실상 미국과 동맹국들의 설계 기술과 장비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이렇다 할 진전을 보기 어렵다. 앞서 BOA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상당한 진전을 보기 전까지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컨설팅업체 미래혁신센터의 아비슈르 파카쉬 지정학전문가는 “미국은 반도체 공급 안정을 도모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며 미국과 공통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을 배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철강·조선, 완연한 봄기운”…커지는 V자 부활 기대감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해운·철강·조선 등 국가경제의 근간인 기간산업이 오랜 침체기를 거쳐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해상물동량 회복과 운임 인상 등으로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된 데 더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는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철강 업황 회복도 가파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컨센서스(최근 증권업계 실적 예상치 평균)에 따르면 국내 해운·철강·조선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무엇보다 해운업계는 사상최고 실적을 갈아 치우는 동시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넘어설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MM은 영업이익 최대 1조2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지난해 총 영업이익(9808억 원)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선대 확장과 운임 상승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같은 기간 SM상선의 영업이익도 1200억 원을 돌파, 지난해 한해 영업이익(1206억 원)을 초과한 것으로 관측됐다. 철강업종에선 포스코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조3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177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추정됐다. 동국제강도 지난해보다 약 40% 는 78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 수요 회복에 따른 공격적 제품 가격 인상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 역시 1분기 수주행진을 이어가며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이 크게 치솟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삼성중공업은 51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 78억 달러의 약 65%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도 수주금액 55억 달러로 목표 149억 달러의 37% 가량을 채웠다. 대우조선해양은 17억9000만 달러 수주로 목표 77억 달러 중 23%를 달성 중이다. 다만 대형 조선 3사의 올 1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수년간 수주 가뭄과 저가 수주경쟁 여파가 이어질 예정이어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약 54%, 99% 감소한 563억 원, 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71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조선 3사는 수주에서 매출 인식 기간이 2년 내외다. 지난해 연말부터 발주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는 일정상 수주공백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말했다. 수주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에다 선박 건조의 핵심 원재료인 후판 가격이 상승한 것은 실적 회복에 또 다른 부담 요소로 지목된다. 이처럼 조선업 실적 회복은 다소 더딘 상황이나, 업계에선 업황 개선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동헌 연구원은 “조선 3사가 수주 몰이로 도크를 채우면서 조선사 선가 협상력이 상승했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은 선가 인상을 위한 충분한 명분”이라고 봤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분기 신규 수주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조선가도 최근 130포인트를 넘어섰다”고 했다.

[뒤끝토크] 아파트 택배차량 진입금지에 막말까지⋯상처받는 택배기사들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K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단지 내 택배차량을 금지하면서 갑질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차량 진입을 금지 시키면서 택배노동자들이 넓은 아파트 단지를 손수레로 배송하거나 차고가 낮은 차량으로 배송하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배송 시간도 기존 보다 3배 이상 더 늘어나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단지 내 안전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인데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지요. 급기야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택배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아파트에 개별 배송불가를 결정하기 이르렀습니다. 오는 14일까지 논의를 통해 지상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택배를 입구에서 찾아가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기자회견이 있던 당일 아파트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서 택배차량 진입중단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택배노동자들을 향해 “배부른 멍청이들 같다”며 비난과 조롱하는 글이 공개됐습니다. 한 주민은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 건데”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지요. 이런 비난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 노동하는 택배노동자들 가슴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한 택배노동자는 입주민들의 이 같은 대화에 “상당히 상처 받았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택배 노동자는 “입주민의 저런 발언은 권위적이고, 택배기사들을 업신여기는 조선시대적 발언”이라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택배노동자들의 이번 기자회견은 조금 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입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였는데 일부 입주민들의 비난으로 상당한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서로 입장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대화와 합의, 배려를 통해 풀면 됩니다. 그것이 오늘 날 성숙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니까요. 하지만 도를 넘은 이번 아파트 일부 입주민의 의식수준은 여전히 70년대 졸부의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상당히 씁쓸한 마음입니다.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느니, 배부른 멍청이 같다느니 권위적이고 혐오적인 발언에 한 네티즌은 이 같이 일갈 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자 얼굴이다”고 말이지요. 오늘의 뒤끝토크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