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체 투톱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신사업 추진에 한층 가속을 붙였다. 철강 제조 본업에서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신소재 등 경쟁력이 한층 제고될 새 먹거리 확보를 통한 성장·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철강 산업은 뉴 모빌리티·도시화·디지털화·탈탄소화·탈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메가 트렌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신 성장사업 육성을 위해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투자에 집중,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언급한 소재는 흑연·리튬·니켈 등이다. 포스코는 이 같은 배터리 핵심원료 사업부터 양극재·음극재 활물질 등 소재제조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자니아 흑연 광산 지분확보로 음극재 주원료를 확보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의 750만 달러 규모 지분 15%를 사들였다. 이로써 마헨지 광산에서 생산되는 음극재용 흑연에 대한 영구적 구매권한과 함께 블랙록마이닝의 이사 1인 지명권을 확보, 배터리 소재사업을 한층 가속할 수 있게 됐다. 8300만t가량 흑연이 매장된 마헨지 광산에서 포스코는 연간 흑연 약 3만5000t을 도입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부터 개발해 2022년 하반기 생산에 나선다. 앞서 포스코는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흑연광산을 확보하고 중국산 원료의존도를 절반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포스코는 양·음극재와 더불어 핵심원료 리튬·니켈·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소재 가치사슬을 구축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t·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 양극재 40만t·음극재 26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매출액 연 23조원 달성이 목표다. 포스코의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3~14일 유상증자로 1조2735억 원을 확보, 배터리 소재 추가투자를 위한 실탄을 쌓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이차전지로 조명 받는 전고체전지의 소재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 미래 먹거리인 수소전기차에 들어갈 수소 생산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충남 당진공장 수소 생산량을 10배로 늘려 연 3만7200t의 수소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 생산능력도 기존대비 3만대 많은 4만6000대 확대를 추진한다. 안동일 사장은 신년사에서 “모빌리티 부품·수소산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과 고민으로 급변하는 미래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확산을 위해 올 상반기까지 총 110기의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사업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