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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2일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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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는 어디로 갔나요?

내 전공, 중간에 사라져… ‘갈 곳 잃은 꿈’ 휴학 했을 뿐인데, 군대 갔을 뿐인데 우리 과 사라져

▲ 부실대학은 교육부에서 실시되고 대학구조개혁 정책으로 대한민국 정부 재정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대학을 말한다.

[아시아타임즈=이주희 기자] ◇우리 과는 어디로 갔나요

2011년, 전국의 대학들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통폐합이라는 이름하에 전공하던 학과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학교가 폐교되기도 했으니까.

부실대학이라는 말은 이때쯤 나오기 시작했다. 부실대학은 교육부에서 실시되고 대학구조개혁 정책으로 대한민국 정부 재정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대학을 말한다.

한 모양(24세)은 2012년 20살 때 집안 사정상 1학년을 마치고 1년 동안 휴학을 했다. 휴학 후 돌아온 학교에서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한 모양이 전공하고 있던 학과가 사라진 것이다.

뭔가 잘못됐나 싶어 학교에 물어보니 취업률 등의 이유를 둘러대며 다른 과와 합치게 됐으니 그곳으로 가라는 말뿐이었다.

합쳐 진 과는 이름부터 원래의 전공과 동떨어졌고 본인에게 벌어진 일이 너무 황당해 한동안 어리둥절해 있었다.

결국 한 모양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을 살리지 못한다는 절망을 느끼고 자퇴를 했다. 현재 한 모양은 회사에 취직해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부산의 모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던 A군(28세)은 군대를 갔다 오니 과가 없어졌다.

예술분야를 전공했던 A군은 이 사태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군대에 있을 때 과가 없어진다는 일말의 소식도 없이 ‘내 과’는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A군은 현재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과가 사라지는 원인에 대해 대부분 ‘취업률이 낮아서’라고 답변했다.

부푼 꿈을 안고 들어간 대학에서 너무나 어이없게 꿈을 없애버리는 학교. 그러나 학교를 상대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사라진 전공, 다시 꿈 찾아야해

지난해 영화계에서도 분노를 샀던 이른바 ‘건국대학교 영화과 통폐합 사태’가 있었다.

건국대 영화과와 영상과를 비롯해 텍스타일디자인학과와 공예학과를 통폐합 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과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성명서를 적고, 시위를 하고, SNS를 통해 알리는 방법 등으로 반대했다.

이 당시 배우 고경표가 건국대 영화과 학생으로 1인 시위를 하며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확산되기도 했다.

영화과와 영상과 학생들은 “사실상 학과 폐지나 다름없다”며, “두 과는 지향점도 너무 다르고 입시전형부터 작업환경까지 너무 다르다.”며 과 통폐합에 반대했다.

학생들이 ‘예술 교육을 취업률로 옭아매지 마라’고 소리쳤지만 학교는 결국 영화과와 영상과를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테스타일디자인학과와 공예학과를 리빙디자인과로 통폐합했다.

이 사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경영평가를 높게 받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꿈의 터전이 점점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건국대 외에 중앙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에서도 학과 폐지나 통폐합을 추진했다.

지난 2013년 중앙대학교에는 비교민속학과를 비롯해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과를 구조조정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학생회장과 중앙대 학생 100여명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지만 결국 4개 학과는 폐지됐다.

해당 과 학생은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죽이고 공대를 살리는거냐”며 학교의 태도와 결정을 비판했다.

◇학교가 위험하면 학자금 대출도 위험하다

부실대학은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거나 국가장학금이 일부 유형에서 제외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3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에 비해 학생수가 10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학생 수에 비해 대학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고 입학생이 미충원 되는 사태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 시대에 빗나간 예측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 정책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하는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마련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교육부는 2011년부터 경영부실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최하위 대학을 선정하다가 지난해부터 모든 대학을 평가했다.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재정지원 전면제한을 받은 대학은 27곳이며 일부제한을 받은 곳은 14곳이다.

대학 등급은 A부터 E까지 총 5등급으로 나눠지며 등급에 따라 정부재정지원이 제한된다.

A~C까지는 재정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고 D등급부터 일반학자금 대출 50%가 제한되고 신·편입생에 대한 국가 장학금Ⅱ유형이 제한된다.

E등급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이 전면 제한되고 일반학자금 대출도 100%제한된다.

또, 신·편입생에 대한 국가장학금Ⅰ·Ⅱ유형이 제한된다.

학생도 대학도 할말은 있다. 대학들이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은 그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상황들을 보면 학생들이 아무리 힘을 모아 목소리를 높여도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목소리가 흩어 질 수밖에 없었다.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다 오니 '내 과'는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이주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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