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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2일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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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도 시인으로 산다

[아시아타임즈=장성윤 기자] “한국에서 시인으로 살아남기란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남는 것보다 힘든 일 같아요”

하미래(가명·29·여)씨는 지난 해 고작 20만원을 벌었다. 오로지 시로만 벌어들인 수입이었다.

하씨는 4년 전 한 지방대의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년의 공백기를 걸쳐 한 지방지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등단했다. 2년간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말 그대로 ‘한 구 한 구’ 심혈을 기울여 탄생한 시였다. 하지만 그렇게 시인으로 등단하고 난 뒤 하씨가 얻은 것은 ‘시인’이라는 호칭뿐이었다.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 였다.

“금새 성공할 것 같았어요. 제 주위 문학을 전공하는 친구들 중에서는 제가 유일하게 등단한 작가였거든요”

그나마 하씨의 작품을 받아주는 문예지에서는 쥐꼬리만한 돈을 원고료로 줬고 단 한 푼도 주지 않은 문예지도 있었다. 하씨는 그의 시를 받아주는 문예지가 적은 이유는 그가 지방지로 등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씨는 곧 그것이 이유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한 출판사의 출판 의뢰를 받은 때였다.

“어느 출판사로부터 제가 등단한 해에 출품된 작품들을 모아 시집을 낸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전 기쁜 마음에 당연히 제 시도 실어달라고 했죠. 그런데 알고보니 독립출판으로 책이 제작되는 거여서 초기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거예요”

하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책 제작비 100만원을 지원했다. 같은 책에 실리게 될 작품의 시인들과 총 제작비 500만원을 분담한 것이다. 수입도 일정치 않은 상황에서 100만원이란 빚까지 생겼다.

“시집만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 시집도 시집 나름이더라고요. 제 상황이 이리 열악한 건 제가 지방대를 나와서도, 지방지로 등단해서도 아니었어요. 대한민국 문학출판계의 현실이었던 거죠”

◇ 취업시장 한파에 사라지는 문예창작학과

등단을 한 시인들의 상황이 좋지 않지만 등단만 바라보고 있는 시인지망생들 및 문예창작학과 학생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문예창작학과가 있는 대학·대학원·전문대 71개교 중 32.4%에 해당하는 23개교가 문예창작학과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했다.

서일대의 경우 2014년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문예창작학과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지만 학생들의 반발에 영화방송예술과로 통폐합했다. 동아대는 2015년부터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한국어문학과로 통합해 입학정원을 줄인 바 있다.

하씨는 문예창작학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여서 현재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비롯 시인, 작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던 학생들도 요즘엔 ‘문창과는 비전이 없다’면서 문예창작학과에는 눈길도 안주려고 하더라고요. 왜 안그러겠어요. 요즘 문창과 학생들도 시인이나 작가로 살아남는 것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등단과 취업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어요”

하씨 역시 이대로 시로만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시를 쓰면서 취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더 이상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 기업 공채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졸업 후에는 단기 아르바이트로라도 틈틈이 용돈을 벌어 썼었는데 등단하고 나서는 괜한 자존심에 부모님께 손을 벌리면서도 아르바이트는 안하고 있었거든요. 이제와서 아르바이트를 다시 구하자니 너무 비참해서 차라리 기업 공채를 쓰자고 마음 먹었어요”

하씨는 정부기관 산하의 각종 문화재단에도 취직 자리를 알아봤지만 등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인은 지원사업에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신인 시인들이 신청을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정부기관 지원사업 부분은 경쟁률이 어마어마해요. 신청자격을 아예 ‘개인 창작집이 있는 등단 작가’로 한정하는 경우도 태반이고요”

시인과 시인지망생들이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반면 국내 시집 판매량은 늘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국내 시 분야 도서 매출신장률은 2015년 14.4%에서 2016년 30.6%로 뛰었다. 그 중 한국시의 신장률은 505.7%를 기록,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작년 같은 경우는 영화 ‘동주’의 영향이나 SNS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몇 시인들의 영향으로 시집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건 몇 안되는 시인들 작품의 경우일 뿐이에요. 말 그대로 마케팅이 잘된 작품의 시인들만이 살아남고 있는 형편이죠”

하씨에게 지금 당장 국내 시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묻자 하씨는 “시인들이 창작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기본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씨는 당장 시로 먹고 살 수 없어 생계를 유지할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막상 다른 직업을 가지게 될 경우도 두렵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하고 다른 직업을 구해 더 이상 작품을 쓰지 않는 선배들을 수두룩하게 봐왔던 탓이다.

“제가 시인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릴까 두려워요. 지금은 일자리를 구하지 않으면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어서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긴 하지만 정말이지 저는 시를 써야하는 ‘시인’이거든요”라고 말하는 하씨. 그는 언제나 시인이었고 시인일 것이다.


장성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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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