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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7일 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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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보금자리 행복기숙사

대학교 입학시즌마다 '방구하기 전쟁'에 몸살을 앓는 청년들에게 정부가 방을 빌려주는 '행복기숙사' 정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행복기숙사는 대학생들의 주거비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청년정책으로 사립대 부지와 국공유지를 활용해 기숙사를 지어 싼 임대료로 대학생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많은 대학들이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리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주변 방값이 비싸 방학마다 대학 주변은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전국대학교 기숙사 평균 수용률은 19.48%로 전년 (18.35%)에 비해 소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희망 학생 10명 중 2명만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전히 대학생의 주거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서울지역의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11.53%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대학가 평균 월세는 49만원(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행복기숙사는 주변 시세보다 2배 이상 저렴한 월세로 살수 있는 청년특화 주거지원 정책이다. ◇대학생들의 보금자리 행복기숙사 행복기숙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장학진흥재단이 함께 지원하는 정책으로 지난 2012년부터 대학생의 거주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된 국책사업이다. 지난 2016년 말까지 총 41개의 행복기숙사 사업을 지원해 현재까지 건립이 완료개관된 행복기숙사는 서울 홍제동행복(연합)기숙사를 비롯해 부산행복(연합)기숙사, 행복(공공)기숙사 등 총 19 곳이다. 현재 개관된 행복기숙사의 총 수용인원은 8450명으로 홍제동행복(연합)기숙사의 경우 서울 지역에 위치한 약 34개의 대학 학생(516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부산행복 기숙사는 1528명이 기숙사에 들어와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장학진흥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41개의 행복기숙사가 완공되면 총 2만 549명의 대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복기숙사는 학생의 거주지와 여건 및 소득현황을 감안해서 입사생을 선발하게 되는데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자녀와 소외계층에 대해 수용규모의 30% 이상을 우선 입사할 수 있도록 하여 저소득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며 남은 자리에 대해서는 일반 학생들도 입사가 가능하다. 행복기숙사 월세는 학교 주변 월세(50만~70만원서울 기준)는 물론 대학들의 민자기숙사(학기당 180만~230만원)와 비교해도 훨씬 저렴하다. 행복기숙사의 운영형태(행복연합기숙사행복공공기숙사)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인실 기준 월세는 19만원~24만원 정도다. 입주모집은 보통 대학생들의 방학기간인 6~8월 사이와 12월~1월 사이에 모집하며, 월세도 이에 맞춰서 6개월간 매월 납부하거나 1~3회로 나눠서 낸다. 지난해 홍제동행복(연합)기숙사는 총 516명의 입사 인원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경쟁률이 5:1로 가장 높았고 경희대 공공기숙사와 단국대(천안)공공기숙사는 각각 215명에 2.4: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재성 한국장학재단 행복기숙사 사업팀 차장은 "현재 19개의 행복기숙사 이외에 22개 기숙사는 공사 중으로 매년 연차적으로 개관할 예정이다"면서 "향후 매년 5~7개 사업을 신규 발굴해 행복기숙사를 건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재성 차장은 "행복기숙사는 대학 기숙사의 부족과 인근 원룸의 높은 월세로 인해 대학생의 거주 여건개선과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사업이다"면서 "대학생들의 거주여건 개선 및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재단은 행복기숙사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행복기숙사 턱없이 부족한데 예산은 오히려 줄어 대학생의 주거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행복기숙사 건립이 더 확대되어야 하지만 올해 행복기숙사 관련 예산은 지난해 보다 약 1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한국장학진흥재단에 따르면 올해 행복기숙사 관련 예산은 969억 1900만원으로 지난해 1076억 8400만원 보다 107억 6500만원이 삭감됐다. 지난해 전국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이 19.48%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대학교 기숙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오히려 줄인 것이다. 한국장학진흥재단 관계자는 "예산삭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해 대학교들의 기숙사 건립 신청률이 저조한 결과 때문으로 예산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대학생들이 줄어들고 있고 기숙사를 건립해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신청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행복기숙사는 재단과 학교법인이 각각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학교 내 부지에 기숙사를 건립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반드시 학교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권 대학들은 부지가 작거나 없어 기숙사를 짓기 힘든 여건이고, 여기에 운영에도 어려운 점이 많아 학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행복기숙사 청년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학교 기숙사의 수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확대정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곤 청년과미래 대표는 "대학생들은 취업준비 등 미래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많은데 주거비용에 많이 쓰고 있다. 이는 인재육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면서 "행복기숙사 예산을 줄이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수도권의 경우 타 지역에서 온 학생들의 비율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을 60%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학생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남진 민달팽이 유니온 사무처장은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대학생에게 기숙사를 공급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부가 행복기숙사 수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신을 위한 노래] 인간에 대해 노래하는 국카스텐

국카스텐(Guckkasten). 만화경이라는 의미를 가진 독일어입니다.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데이비드 브루스터가 발명한 이것은 원통 속에 거울면을 안쪽으로 끼워 넣은 후 작은 색종이나 셀룰로이드 조각을 많이 넣은 상태로 통을 빙글빙글 돌려서 빛이 만들어내는 수만가지 문양을 감상할 수 있는 물체입니다. 밴드 국카스텐은 MBC의 공연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대중적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보컬 하연우가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현우의 강렬한 샤우팅과 더불어 끝을 모르고 치솟는 음역대가 대중들에게 강렬한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죠. 하지만 드럼, 베이스, 기타가 혼연일체가 돼 특유의 격정적인 감수성을 자아내는 국카스텐만의 음악세계가 그 인기를 보다 단단한 토대 위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음악 장르는 넓게는 록(Rock), 좀 더 세부적으론 싸이키델릭(Psychedelic)입니다. 환각을 일으키는, 환각제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들 밴드의 장르는 노래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어렵고 난해한데도 중독성이 있다'는 평을 듣곤 하죠. 지금까지 총 두 장의 정규앨범과 한 장의 미니앨범을 발매한 국카스텐은 가사에서도, 멜로디에서도 난해한 감수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난해한 가사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잘 곱씹어 보면 이들이 다양한 인간군상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사에서는 복면가왕이나 나는 가수다에서 하현우나 국카스텐이 부른 노래가 아닌 이들의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집 수록곡이자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거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흔들리는 스스로를 감지하며 나다운 나를 찾길 희망하는 화자의 심리가 느껴집니다. 너는 벌거벗은 시선으로 벌거벗은 나를 바라보았고, 날 차갑게 안고서 야속하게 키스했네. 너의 단단한 향기에 흔들린 나는 비틀거리는 지친 기색 속에서도 너를 찾네. 조용히 귀를 막은 채, 눈을 감은 채 춤을 추는 너. 등 뒤에 나를 놓고서 거울을 보며 춤을 추는 너. 내게 거친 손을 내밀며 같이 하자는 너. 불안한 몸짓으로 거울을 보며, 나를 찾는 나 중독성 있는 기타 연주에 정신줄을 놓고서 드럼과 베이스를 따라 춤을 추며 멜로디를 감상하면 그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곡입니다. 1집에서 살펴볼 또 다른 곡은 Faust(파우스트)입니다. 미지근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 권태에 젖은 채로 서 있는 한 남자는 무의미한 초점을 버리고서 방아쇠를 당기려 하네. 숨어 있는 그림이 있는 곳에서 남자는 착각에 젖은 채로 방아쇠를 당기려 하네. 위험한 놀이는 그의 입술을 그림자에 놓았고 위험한 그녀는 붉은 숙명을 그에게 먹이네. 다정하게 오염된 마술의 노래. 그를 위한 마지막 노래 독일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저서 파우스트의 내용을 담고 있죠. 젊음을 되찾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 박사가 느끼는 자살충동을 잘 표현한 곡입니다. 하현우가 읊는 자작시를 녹음한 후에 그것을 역재생한 것을 재녹음해 악마의 목소리를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미니앨범에 수록된 노래 붉은 밭은 추악한 욕망에 사로잡힌 채로 나락을 향해 추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곡입니다. 기쁨을 마셔버린 붉은 천사야. 마지막 불꽃으로 떨어져보자. 네가 베어 문 농염한 비명에 우리 모두는 춤 추고, 네가 벗은 허물을 잡고서 태양을 만지러 가네. 마지막 불꽃의 모서리와 새가 된 천사의 화음. 마지막 불꽃에, 망가진 감각에, 새가 된 천사에, 내 안의 저주의 땅. 뜨거워진 우리 몸은 조금씩 갈라지고, 말라가는 나의 뼈는 기억을 잃어가고, 추락하고, 추락하고, 추락하고, 추락한다 곡 전개 중에는 제 2차 세계 대전의 원흉 아돌프 히틀러의 실제 연설 내용 중 일부가 삽입돼 있습니다. 이런 가사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붉은 밭이란 제목은 신약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판 제자 가롯 유다의 탐욕을 상징하는 피밭을 떠올리게 합니다. 2집 수록곡 변신은 다양한 모습으로 아름답게 변할 수 있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성찰과 그 다양한 모습들 간의 화합을 그리고 있는 노래입니다. 지금부터 시작될 재미있는 놀이는, 여기저기 숨겨 놓은 나를 찾아 저지르는 것. 여기저기 태어나 가득 채워 터뜨리는 것. 이제 난 변신. 무지개로 변신. 달빛으로 변신. 어디든 뜨고 지고 변신. 참을 수 없어 무엇이든 변신. 우리 같이 놀아보자. 다시 해가 뜰 때까지. 모두 벗어 던져보자. 누가 누군지 몰라도. 선명하게 변해버린 처음 본 모습들이, 눈부시게 다가와서 벽에 걸린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네 가사 중에 반복되는 변신이라는 단어가 재치 있는 느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기자가 떠나는 배낭여행] ④- 스위스 인터라켄

스위스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유럽 다른 국가와 몇가지 다른 점들을 알고 가면 훨씬 좋다. 스위스의 경우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아 유로화가 아닌 독립적인 화폐를 사용한다. 화폐단위는 프랑(CHF)이며 환율은 1프랑 당 1170원 정도다.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서 배낭여행객에게 스위스는 배고픈 나라가 될 수 있다. 기자가 여행할 당시 맥도날드 햄버거의 가격은 원화로 15000원 정도였고, 레스토랑 음식들은 대부분 10만원이 넘었다. 이 때문에 많은 배낭여행객들은 대부분 마트에서 음식재료를 구입해 만들어 먹거나 그동안 아껴뒀던 컵라면, 햇반 등의 비상식량을 꺼내 배를 채운다. 그럼에도 스위스는 충분히 가 볼만한 국가다. 국토의 대부분이 알프스산맥 능선에 걸쳐있어 고원과 깊은 호수가 많고 특히 산속 고원마다 형성돼 있는 눈 속에 덮인 마을 풍경은 여타 유럽국가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만 다른 국가보다 날씨가 훨씬 춥기 때문에 두터운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호텔? 게스트 하우스? 이곳은 에어비앤비 기자는 유럽여행 숙소는 대부분 한인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한인민박의 경우 가격도 저렴하고 아침밥은 무조건 한식으로 나오는데다 잠들기 전까지 다른 여행자들과 편하게 한국어로 얘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는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현지인이 살고 있는 집을 빌려보았다. 에어비앤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191개의 국가와 3만4천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해 있는 스타트업이다. 아직 10년도 되지 않는 기업이지만 에어비앤비의 이용자는 6천만명이 넘는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집주인이 직접 찍은 집 내부사진과 마당 사진을 볼 수 있어 원하는 집을 예약할 수 있다. 인터라켄에 도착해 집을 찾아 집주인에게 연락하니 열쇠가 있는 곳을 알려줬고 집을 들어간 순간 에어비앤비를 사용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인이 사는 집을 빌려 마트에서 장을 봐 직접 요리 해먹다보니 여행이 아닌 현지생활을 깊숙히 체험한다는 느낌이었다. 집이 너무 편하다보니 외출을 하더라도 숙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다음 여행지에서 민박생활이 힘들었던 기억도 난다. ◇ 살기 좋은 도시 인터라켄 인터라켄는 '휴양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알프스 산맥의 눈이 녹아 내려오는 강물을 중심으로 좌우에 들어선 유명 호텔들에는 중국인 등 동양인 여행객들이 참 많았다. 시내 도로에는 명품을 파는 매장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많았다. 현지인들도 대부분 부유하다 보니 도시에 도둑이 없었고 모든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였다. 강을 따라가면 튠호수(Thunersee)가 나온다는 네이버 블로거를 믿고 일단 강을 따라 걸어봤다. 강물은 에메랄드빛을 띄며 맑았고 차가웠다. 도시 전체가 조용하면서 강물이 잔잔하게 흘러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또 이곳은 다른 여행지보다 더 가족들과 함께 왔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30분 정도 걷다보니 도착한 튠호수는 넓고 고요했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다이빙도 하고 레저도 즐길 수 있다. 기자는 겨울에 가서 그런지 조용하고 바람이 많이 불긴했지만 튠호수의 겨울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 인터라켄이 유명세를 탄 가장 큰 이유는 융프라우 때문이다.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는 만년설이 덮인 산봉우리와 열차를 타고 올라가면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설경이 백미다. 융프라우에 오르기 위해서는 열차를 타야 하는데 가격은 204프랑(약 24만원) 가량이다. 이 가격을 주고 꼭 가야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인터라켄까지 와서 융프라우에 못 올라가면 아쉬움이 크게 남을 것이다. 열차 밖 풍경은 처음엔 호수와 나무들이 많았지만 가면 갈수록 많은 눈이 보였다. 3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고원에 형성된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여행객들은 스키와 보드를 즐겼다.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2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정상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면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과 바람이 몸을 파고든다. 정상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올라가야하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가장 높은 전망대에 오르면 알프스산맥에 한눈에 다 들어온다. 주변이 온통 눈으로 덮여있고 햇빛은 강렬하다. 밖으로 나가서 강하게 부는 눈바람도 직접 맞을 수 있는데 엄청난 바람에도 여행객들은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전망대 1층에는 매점이 있는데 이곳에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컵라면을 판다. 열차표를 사면서 한국인들에게 컵라면 1개 교환권을 주는데 반드시 챙겨야 한다. 매점에서 파는 컵라면의 가격은 엄청 살벌하다. 알프스 산맥 꼭대기에서 먹는 컵라면은 '인생 라면'이라 할 만 하다. 융프라우의 설경과 찬바람에 먹는 라면은 평생 다시 경험하기 힘든 맛이다. 융프라우를 오기 전에 총 예상 소요 시간을 4시간을 잡았는데 실제 와보니 하루정도는 이곳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위스 여행은 다른 여행지보다 특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평화로운 마을과 입이 벌어지는 설경은 모든 여행객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다음에 다시 이곳을 오게 된다면 그때는 배낭여행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와야 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행은 즐겁다] 서울 속 숨은 명소 찾기 -② 인사동

가장 서울다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어디를 방문해야 할까요. 신촌과 강남이 서울의 대표명소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가장 서울다운 곳이라고 추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가장 서울다운 곳. 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고 또 가장 많이 찾는 곳. 전통의 멋과 도시적인 조화가 섞여있는 곳. 바로 인사동입니다. 인사동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1호선 종로 3가까지 약 1km 구간의 거리를 나타냅니다. 물론 인사동을 여행하는 방법도 안국역이나 종각역, 종로 3가역을 나와서 도보로 여행하는 게 가장 빠르고 편리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사동 여행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전통의 기념품과 갤러리아, 그리고 음식입니다. 인사동은 1920년 초 충무로와 명동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미술품, 문화재 상점들이 1960년대 들어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인사동으로 상점들이 인사동으로 옮겨오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인사동의 가장 큰 특징은 한글간판입니다. 인사동에 위치한 외국 프렌차이즈 식당이나 커피점도 한글 간판을 사용합니다. 인사동에는 노점상도 많습니다. 명동이 음식을 파는 노점상이 대부분이라면 인사동은 한국 전통의 악세사리를 파는 곳이 많다는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길거리 음식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회탈부터, 부채, 그림, 다양한 전통의 물건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갤러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인사동 곳곳에 위치한 작은 갤러리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작가나 개인의 많은 전시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길거리 공연과 공예 등 이색체험도 많이 펼쳐지는 인사동은 서울의 대표 명소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책이야기? 우리이야기!] 게으를 권리, 가질 수 있을까요?

게으를 권리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를 열었을 때 제일 처음 나오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 게을러지자. 사랑하고 술 마시고 게으름 부리는 것만 빼고 -레싱 너무 한가한 소리인가요? 이 책은 일할 권리를 앞세우는 주장에 대해 반박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 되찾아야 하는 것은 일할 권리가 아니라 게으를 권리라고요. 작가는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들의 노동계급은 일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격정적인 사랑이라는 기이한 환몽에 사로잡혀 있다고 합니다. 130년 전 폴 라파르그라는 프랑스 작가가 썼습니다. 작가는 사회주의공산주의의 창시자인 마르크스의 사위이자 프랑스 사회주의 운동의 지도자였습니다. 강신주 작가(철학자)는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추천하면서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게을러야 한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 사랑할 수 있는 시간, 여행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야만 왜 내가 농사를 짓는지, 음악을 하는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게으르려고 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게으름이 훼손되는 정도까지 돈을 번다면 망가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거죠. 사람들에게 왜 일을 하냐, 학점을 따느냐고 물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것을 알기 위해서 강 작가는 게을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 작가는 게으름이 실질적으로 시작되면 삶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로 '관계의 회복'입니다. 바쁘고 부지런한 사람은 옆 사람을 보지 못합니다. 달려야하니까요. 부지런한 사람은 옆 사람을 보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도 포기하고, 승진을 위해 자식도 돌보지 않게 된다는 거죠. 게을러지면 어지럽게 흩어져 보이지 않았던 주변의 관계들이 보이기 시작하는거죠.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조승연 작가는 미국과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을 토대로 게으를 권리가 있는 사회와 없는 사회를 직접 체험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경영대를 다닐 때는 당신의 시간이 얼마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시간을 분할해야하는지를 가르쳤고, 프랑스의 미술사 학교는 편안히 앉아서 그림만 쳐다보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권리가 주장하는 것이 사회적 풍토로 깊이 박혀있는 곳이 프랑스고 청교도적인 업무윤리가 깊이 박힌 곳인 미국이라고 합니다. 미국인들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업을 말한다고 합니다. 반면 프랑스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면 이런 대답이 나옵니다. 변호사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고 물으면, 나는 시를 쓰기 위해 변호를 해서 돈을 법니다.라든가 기타를 치기위해 회사에서 돈을 법니다.라고요. 프랑스 사람들은 게으를 때 하기위한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 자기가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말입니다. 즉, 내게 주어진 시간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빼야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분명히 아는거죠. 그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프랑스 사람들 즉, 게으를 권리가 있는 사람들은 직장에서 잘리거나 일이 안 풀렸을 때 미국처럼 일로써 자기를 정의하는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훨씬 낮았다는 겁니다. 조 작가는 프랑스에 이런 정서가 뿌리 깊게 박혔다는 것에 놀랐다고 합니다. 여기서 질문이 나옵니다. 그럼 우리는 왜 게으를 권리를 잃었을까요? 아니 그전에 우리에게 게으를 권리란 있는 것일까요? 라고 되묻고 싶습니다. 강신주 작가는 며느리와 시어머니를 예로 들며 누가 더 게으르냐고 묻습니다. 당연히 시어머니입니다. 게으름은 강자의 덕목이고 부지런함은 약자(노예)의 덕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게으름은 돈과는 상관없습니다.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게을러 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라파르그는 130년 전부터 현대 사회의 노동, 여가, 일상생활 등에 대한 상투적인 사고를 기발하게 역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은 스스로는 충만한 삶,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안다면 우리는 게으를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건, 알고는 있지만 실행하기는 힘들다. 쉽게 말하자면 그걸 누가 모르냐라는 거겠죠. 라파르그가 조금은 과격하게 표현한 내용도 있고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각자가 알아서 읽어야 합니다. 아, 참고로 기자는 게으를 권리를 다 읽지 못했습니다. 이건 다른 의미의 게으름 같습니다. 근데 다들 공감하지요?

[#덕질_탐구생활]④- 경쾌한 키감, '키보드'의 세계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LED조명이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키보드의 자태에 시선을 뺏겨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기자는 사실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는 '노잼'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식 키보드의 화려한 모습에는 자주 마음을 뺏기는 편입니다. 굳이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알록달록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기계식 키보드의 LED 효과와 경쾌한 타건소리는 충분히 매혹적이죠. 사실 키보드 덕후들에게는 정복해야할 키보드가 '기계식' 뿐만이 아니죠. 오히려 키보드 덕질의 만렙은 '무접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 키보드가 그냥 타자만 칠 수 있으면 그만이지 않느냐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키보드 덕후의 입장으로선 말이죠. 키알못(키보드를 알지 못하는) 독자를 위해 키보드의 다양한 종류를 간단하게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 기계식키보드 먼저 게임을 좋아하시는 겜덕후분들이 가장 선호하실만한 기계식키보드입니다. 기계식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동시 인식'입니다. 동시에 여러 키를 눌렀을 때 이를 한 번에 인식하죠. 반응속도도 다른 종류의 키보드보다 예민하고요. 이때문에 빠른 키 입력을 요구하는 게임에 매우 적합합니다. 기계식키보드는 키보드를 누를 때도 다른 키보드에 비해 경쾌한 소리를 내는데요.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 역시 경쾌한 저항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역시 게이밍과 잘 맞겠죠? 기계식키보드는 여러모로 게임에 적합한 특성들을 갖고있다보니 '게이밍 키보드'라고도 불리는데요. 보다 즐거운 게임을 위해 화려한 LED 효과가 탑재된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간혹가다 여러 색깔의 키캡이 다르게 끼워져 있는 키보드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기계식키보드는 청축, 적축, 갈축, 흑축 등 다양한 축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이 축마다 서로 다른 키압(키의 압력)을 갖고 있어 각기 다른 느낌을 냅니다. 물론 각각 내는 소리도 다르죠. 간략히 설명해드리자면 청축은 키압이 강하고 소리가 커서 경쾌한 느낌을 주고, 적축은 상대적으로 키압이 낮고 소리 역시 가볍습니다. 갈축은 키압이 낮지만 소음이 적고 묵직하며, 흑축은 앞에서 설명한 축들보다 키압이 높습니다. 각 축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본인의 용도에 맞는 것을 선택하시면 좀 더 즐겁고 편하게 기계식키보드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멤브레인키보드 멤브레인키보드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키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렴하기 때문이죠. 각각의 키마다 일일이 센서가 달려있는 기계식과는 달리 멤브레인은 센서가 하나로 통일돼 있습니다. 따라서 기계식키보드와 같이 동시인식은 지원하지 않고 키압 역시 낮은 편이라 손의 피로감이 덜합니다. 여기에 소음까지 적어 가정용이나 사무용으로 사랑받는 키보드죠. 그러나 요즘에는 멤브레인키보드에도 LED 효과를 더하고 키감을 살리는 시도를 더해 싼 가격에 꽤 쓸만한 모델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도 멤브레인키보드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요. 기계식키보드에 비해 부담없는 키감을 자랑하는데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착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괜찮은 멤브레인 하나 들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네요! ◇ 무접점키보드 무접점키보드는 쉽게 말하자면 키가 접점에 닿지 않아도 입력이 되는 키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음이 적고 장시간 타이핑 작업을 해도 피로감이 훨씬 덜하죠. 하지만 키감은 멤브레인보다 상당히 좋다는 사실! 소음은 적지만 키감은 좋다고 하니 상상이 잘 안 가죠. 흔히들 무접점키보드의 키감을 '쫀득하다'고 표현하는데요. 한 유명 무접점키보드는 '초콜릿을 부러뜨리는 것 같은' 키감을 자랑하기로 유명합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면 직접 써보시는 방법 밖엔 없겠네요. 여기서 슬픈 사실을 알려드리자면 무접점키보드의 가격대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20만원대부터 시작해 좋기로 유명한 제품은 40만원대를 넘기도 하죠. 요즘에는 좀 더 저렴한 가격대로 보급형 무접점키보드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하니 이러한 제품들을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무접점키보드는 '균등'과 '차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균등은 모든 키의 키압이 똑같고, 차등은 새끼손가락이 위치하는 키 등에 키압을 줄여 좀 더 편안한 키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앞에서 설명한 세 종류의 키보드 외에도 펜타그레프, 플런저 등 키보드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키알못이었던 기자 본인도 키보드의 세계를 알고난 뒤 타이핑이 훨씬 즐거워졌습니다. 취재를 다닐 때 키보드도 들고 다닐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 아무튼,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하루종일 키보드와 함께하는 직장인이시라면 키보드의 세계에 한 번 빠져보시는 게 어떨까요 ?

[기자가 떠나는 배낭여행] ③- 벨기에 브뤼셀

벨기에의 정식 명칭은 벨기에왕국(Kingdom of Belgium)이다. 동부에는 독일, 서쪽에 프랑스가 접하고 있어 프랑스에서 독일로 넘어가는 여행객들은 대부분 벨기에에서 1박을 머무른 뒤 독일로 넘어간다. 벨기에에서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수도 브뤼셀이다. 브뤼셀은 19개의 자치시가 합병돼 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브뤼셀시(City of Brussels)은 정치, 경제, 문화,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기자도 다른 여행객들처럼 벨기에에서 1박을 하고 독일로 넘어 갈 생각에 숙소를 찾으러 브뤼셀로 이동했다. 독일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브뤼셀에 어떤 명소가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하루 정도 쉬어 가는 도시라고 생각했지만 착오였다. 이곳엔 보물이 숨겨져 있었다. ◇ 브뤼셀의 보물 그랑플라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해가 저물고 있어 도시 전체는 어두워보였고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 음산한 기운이 돌았다. 그랑플라스 주변에 길거리 음식을 파는 음식점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는 소리에 일단 찾아가보기로 했다.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전혀 번화가의 느낌이 나지 않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되도 않는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사용해 15분정도 걷다보니 반짝이는 건축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반짝이는 건축물이 가까워질수록 신기하게도 길가에 사람들이 많아졌고,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친숙한 이름의 가게들이 나타났다. 골목 끝에 다다른 기자는 저 모퉁이를 돌면 뭔가 엄청난 것이 있겠구나라고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골목의 끝을 도는 순간 기자는 온몸에 돋는 소름과 함께 계속 이게 뭐야 뭐 이런게 다 있지?라는 말이 나왔다. 그랑플라스는 큰 광장(Grand Place)이란 뜻으로 13세기 대형 시장이 생기면서 발달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석조 건물과 광장의 모습은 17세기 상공업이 발달하던 시기에 형성됐다. 시청사, 길드하우스, 왕의 집 등 예술적으로 뛰어나 199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기자는 광장을 처음 본 순간 웅장하다라는 표현이 떠올랐고, 칙칙하고 어두웠던 거리와 달리 광장의 야경은 화려했다. 오랜 시간 항해 끝에 간절히 바라던 숨은 보석을 찾은 해적의 감정이 이해가 됐다. 광장 왼쪽으로는 카페와 펍들이 많아 석조 건물을 바라보면서 커피와 술을 마시는 여행객이 많았다. 카페 야외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외국인들의 표정은 보석을 찾은 어떤 해적보다도 행복해보였다. ◇ 길거리 음식 완전정복 광장 끝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한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입구부터 달달한 향기가 풍기기 시작했고 골목 양쪽으로 다양한 길거리음식이 있었다. 특히 와플을 파는 집이 많았는데 벨기에가 와플의 본고장이다 보니 가지각색의 와플들이 있었다. 기자는 설탕시럽만 추가된 기본맛과 딸기가 추가된 와플을 주문했다. 가격은 토핑에 따라 2유로부터 4유로까지 다양했다. 와플을 만드는 기계는 한국에서 보던 것과 똑같았다. 주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따뜻한 와플에 시럽과 토핑이 올라 나왔다. 기대를 갖고 한입을 먹어보니 한국에서 먹은 벨기에 와플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아마도 배가 너무 고팠던 상황과 좀 전에 본 야경에 취해 더 맛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와플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난 뒤 다음으로 냄새에 이끌려 간 곳은 감자튀김 집이었다. 이곳은 바로 튀긴 감자튀김 위에 뜨거운 치즈소스를 부어주는 곳이었는데 진한 치즈냄새가 골목 입구까지 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감자튀김 집은 한국인에게도 엄청 유명한 집이었다. 가격도 2.7유로로 저렴해 브뤼셀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음식점 중 한곳이었다. 여기 감자튀김은 한국에 와서도 자주 생각이 나고 한국에 이런 맛의 감자튀김집을 운영한다면 청년 취업이 어려운 요즘 억대 수입을 올리는 청년창업가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 맥주를 사랑하는 나라 브뤼셀 마트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맥주가 있었다. 벨기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특색 있는 맥주를 생산하는 나라답게 신기한 맥주들이 많았다. 맥주 브랜드로만 보자면 500여개 이상의 맥주가 생산되고 각 맥주에 맞는 전용 잔이 있다. 특히 과일이 첨가된 맥주도 많았는데 체리와 딸기가 들어간 맥주가 대표적이다. 벨기에에는 맥주카페가 발달됐는데 맥주카페에 가보면 벨기에 사람들이 맥주를 얼마나 사랑하고 자부심이 강한지 알 수 있다. 맥주를 단순한 술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생각하고 즐기는 모습이었다. 맥주카페에는 한국맥주와 달리 냄새부터 적응하기 힘든 맥주부터 음료수처럼 즐기다 필름이 끊기는 맥주까지 다양했다. 현지인들은 저녁에 일이 끝나면 맥주카페에서 오랜 시간동안 맥주를 즐기는 것 같았다. 배우자와는 하루 일과를 얘기하고, 친구들과는 축구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이었다. 브뤼셀이라는 도시는 기대 없이 갔다가 큰 여운을 남긴 곳이었다. 영국이나 독일보다 치안이 위험하긴 하지만 1박정도 머무르는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어둠을 지나 화려한 광장의 야경을 보고 싶은 모험심이 있고 맥주를 좋아한다면 벨기에를 추천한다.

[당신을 위한 노래] 빅뱅, 청춘의 시간을 노래하다

빅뱅이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냥 돌아온 게 아닙니다. 데뷔 후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화려한 시간과 나름대로의 탈도 겪은 영향으로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가슴에 품은 꿈만 가지고서 아이돌 가수로 데뷔했던 청소년들은 이제 청춘이란 시간이 가진 화려함과 씁쓸함을 노래 속에 담을 줄 아는 음악인으로 성장했죠. 빅뱅의 이번 정규앨범 MADE(메이드)는 청춘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 가사를 담은 각각의 곡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곡의 작곡과 작사, 편곡의 대부분을 외부인에게 맡겼던 초창기와는 달리 이번 앨범은 맴버들이 제작에 참여한 비중이 더욱 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10년 간 쌓은 경력을 증명하듯 다양한 형태의 곡 전개와 편곡이 나타나고 있죠. 다시 말하면, 빅뱅만의 결코 뻔하지 않은 매력을 잘 엿볼 수 있는 앨범이란 말입니다. 앨범 MADE는 21일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는 영미 음악시장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위주로 집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월드 앨범 차트 1위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것만큼의 의미를 가진 기록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돌 그룹의 평균 수명이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이란 세월이 지나고서도 아시아 시장에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청춘. MADE의 기본 뼈대가 되는 단어를 하나 꼽아보라고 한다면 기자는 이 단어를 꼽고 싶습니다. 마음이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저지르고 보는 도전을 불사르는 시기. 겁도 없이 뜨거운 만큼 실패와 넘어지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 나이. 설렘 가득한 마음을 따라 관계를 맺은 뜨거운 사랑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잔인하게 다가온 이별에 아파하는 젊음.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가리켜 청춘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빅뱅의 이 앨범에선 그 청춘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빅뱅이 MADE에서 노래하는 청춘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랑, 불안, 젊음. 이 세 가지는 청춘이란 시기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히기도 하죠. 사랑은 한국 가요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빅뱅의 이전 노래들에서도 사랑 주제의 노래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죠. This Love(디스 러브), 거짓말, 하루하루 등의 유행곡들도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사랑 노래들은 빅뱅의 지금까지의 사랑 노래들과 차별성을 가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남자의 자기 성찰이 주요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렇죠. 수록된 노래의 대부분을 작곡한 테디와 지드래곤이 근래 각자의 연애전선에서 특이사항이 발생한 점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빅뱅의 소속사 YG의 프로듀서이자 힙합 그룹 원타임의 맴버였던 테디는 배우 한예슬과 결별했고 지드래곤은 일본 모델 고마츠 나나와의 열애설이 불거졌었죠. 관련 곡은 GIRLFRIEND(걸프렌드),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BAE BAE(배배), IF YOU(이프 유)입니다. 이중에서 GRILFRIEND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이쁠 수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보다 설렌대도 믿을까? 하루하루 혹시라도 널 잃을까봐 두려워. 지금처럼 매일같이 이대로만 내 곁에 있어줘. 때로 다투고 처음과 다를 때가 있더라도 내 안에 있어줘. 넌 내 여자친구니까. 널 하나의 피사체 같이 빚은 신께 오늘도 감사 드려. 난 그저 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건반이 이끄는 전주를 시작으로 신디사이저가 빚어내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깔리는 가운데 이러한 가사의 노래와 랩이 들리는 곡이죠. 청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불안은 성공한 아이돌 빅뱅에게도 예외가 아닌 듯 합니다. 젊은 청춘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고서 적응하는 시기에 있기에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가 청춘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들 말해도 그것이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고 우리 사회가 거기에 대해 너그러운 편도 아닙니다. 그래서 때로 방황하고, 자괴감에도 휩싸이며, 강렬히 저항하기도 하는 것. 그것이 청춘일 겁니다. 관련 곡은 LAST DANCE(라스트 댄스), LOSER(루저), 맨정신입니다. 이중에서 LOSER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난 패배자에 외톨이. 센 척하는 양아치. 세상과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도 않고 사랑을 잊은지도 오래지만 이젠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 이기적인 기쁨만 즐기던 위험한 질주는 이제 멈춰야겠지. 가끔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모든 걸 원망하고 싶어져. 그래도 돌아가야겠지. 오토튠으로 왜곡시킨 지드래곤과 T.O.P의 목소리가 전위적인 느낌으로 흘러나오며 시작하는 이 노래도 수록곡 중에 서정적인 노래에 속합니다. 곡이 진행되는 중에 무게 중심을 잡는 드럼 소리가 인상적인 곡이죠. 데뷔한지 10년이 지나긴 했지만 빅뱅은 아직도 젊음의 기운이 넘쳐 흐르는 그룹입니다. 그리고 젊음은 청춘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특권일 테죠. 지칠 줄을 모르는 체력과 함께 식을 줄을 모르는 열정 그리고 뜨거운 만남. 이 모든 것들이 청춘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유는 젊음이라는 속성이 주요하게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일 겁니다. 관련 곡은 에라 모르겠다, 뱅뱅뱅, 쩔어, We LIKE 2 PARTY(위 라이크 투 파티)입니다. 이중에서 에라 모르겠다의 가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접할 수 있습니다. 난 이 시간을 성급하게 보내고 싶진 않지만 일단 제일 쎈 걸로 한 잔 마시고 시작해야겠어. 내 눈 앞에서 도도하게 미소 짓는 넌 저기 있는 시시한 애들과 다르니까. 은근슬쩍 날 훔쳐보는 너의 눈빛의 내 입술은 점점 말라가고 고민은 점점 깊어지네. 에라 모르겠다. 난 이 설렘이 좋아. 아직 사랑이 뭔지 몰라도 난 너를 안길 원해 신디사이저의 통통 튀는 간주에 힘입어 흘러나오는 태양의 목소리가 분위기를 잡고서 시작하는 노래입니다. 5명의 맴버가 하나로 어우러져서 신나는 느낌을 자아내죠. 가사만 봐도 일단 저지르고 보는 청춘의 질풍 같은 시간이 느껴집니다. 10년의 시간만큼 성숙하고서 청춘을 노래하는 빅뱅의 행보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네요.

[혼술 탐방] 혼술… 음악과 사람이 좋더라

문득 그런 날이 있습니다. 엄청 감성적이고 싶은데 분위기 좋은 곳에서 혼자 술도 먹고 싶어 어찌해야 될 지 모르겠는 그런 날. 에이미와인하우스도 듣고 싶고 김동률도 좋고 센치한 인디음악도 재즈도 듣고 싶고, 오늘따라 술도 한잔하고 싶은데 집은 싫다면 참 그날 만큼 애매한 날도 없습니다. 재즈와 올드팝 발라드 등을 한 데 묶어서 틀어주고, 혼자 술도 먹을 수 있고, 처음보는 사람들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혼술하고 싶어 나왔던 날'이 그 이유라면 충분 하루하루 치열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기자도 얼마 전 문득 '혼술'이 하고 싶어 무작정 집을 나왔습니다. 그냥 다른 아무 이유도 없이 무리하지 않고 혼자서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 없을까하고. 그렇게 행선지도 없이 무작정 나와 인터넷에 '혼술'을 검색했죠. 그리고 오랜 고민끝에 기자는 상수동에 있다는 술집을 향했습니다. 좋은 음악이 나온다고 하니 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시간 남짓한 시간을 이동해 복잡한 홍대 골목을 지나 상수역 1번출구로 나와 주변 골목을 따라 걷다보니 목표로 했던 혼술집이 기자를 반겼습니다. 이 술집은 이제 막 10년차에 접어든 '혼술족'의 대표명소입니다. 그래서 이미 아는사람들 사이에서는 '비밀 아닌 비밀'이라고 불린다고 하죠. 그런데 사실 문득 기자는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혼술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어색하지는 않을까" 어느덧 '혼술'의 시대가 찾아왔음에도 사실 기자는 집과 가까운 공원을 떠나 처음가본 곳에서 '혼술'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를 차지합니다. 10가구 중 무려 3가구가 1인 가구라는거죠. 팩.트.폭.행! "혼술은 1인가구가 증가하는 우리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다.!"라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채 입장했습니다. ◇좋은 음악, 그리고 '부족하지도 차지도 않은 대화' 그래서 좋다.! 기자가 간 혼술집은 다른 술집들과 다르게 내가 직접 듣고싶은 음악을 선곡해 사장님께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자도 처음에는 괜스레 쑥쓰럽고 어색해 '노래추천'을 망설였지만 했지만, 이후에는 듣고 싶은 음악을 계속해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손님들도 처음에는 쭈볏하지만 나중에는 '선곡전쟁'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죠. 이후 기자도 자신이 추천한 음악이 나올 때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 선곡한 노래 가사들을 따라 부르곤 했습니다. 기자는 짙은의 '곁에'와 김새한길의 '날봐'를 신청해 선곡에 성공했답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는 그 아무도 노래를 따라부르는 기자를 신경을 쓰지도 일채 나무라지도 않았습니다. 단골손님의 폭로로 들통난 사랑 선봉자? 라는 혼술집 사장님은 과거 음악DJ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가게 내 약 2000장 가까이 되는 LP판과 셀 수 없는 CD와 테이프... 그리고 재즈 등 노래와 관련되 수북히 쌓인 책들이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죠. 기자가 간 혼술집에는 치명적인 매력이 또 하나 있습니다. 혼자 있고 싶어 왔지만 어느새 웃으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차지도 않을 만큼, 딱 그만큼의 기분좋은 대화가 오고 갑니다. "사장님 방금 그 노래 이소라 노래였던것 같은데 제목이 뭐에요? 정말 좋아서요" "아 방금 그 노래 이소라의 'TRACK 3'야. 정말 좋은 노래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르지. 이 노래 좋게 들었다면 앞으로 우리가게 자주와도 되겠다. 합격이야~" 평소 '노래'욕심이 많았던 기자는 그날 또 하나의 '보물'을 얻어 기쁨에 들뜨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처음 온 이곳에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던 대화들과 혼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브루노마스부터 이소라 짙은, 몽니, 김동률, 에이미와인하우스, 윤종신, 그리고 콜트플레이까지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연애' '일상' '노래' 등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헤어질때 '좋은 시간 보내세요' 라고 인사하며 다시 무덤덤하게 스스로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곳. 이상하게도 기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어떠한 허전함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건 정말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나만의 힐링처를 찾았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하루 하루 치열한 일상을 보내는 분들이 참 많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TV프로그램에서 김제동씨가 말한 짧은 글로 마무리 해보려 합니다. "삼시세끼 먹을 수 있는 일이 해결이 된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내가가장 좋아하는 일을 시켜줘야 됩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 사람들은 그런 휴식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사자가 밀림에서 가장 강한 동물인 이유는 거대한 물소를 사냥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적들이 있는 가운데서도 배를 까뒤집고, 몇 십 시간을 잘 수 있기 때문에 강자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강자가 되기 위해 늘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충분히 휴식을 줄 수 있는 시간. 그 휴식을 주는 시간을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이 어렵지만 필요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자신만의 '힐링'을 누릴 수 있는 그런 곳이 있을까요? 집을 떠난 곳에서 적어도 한 곳 쯤은 여러분만의 그런 곳이 있기를 바랍니다.

[바뀌는 책 문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자

여러분은 혹시 독서를 즐기시나요? 기자는 3페이지 이상 글만 있는 책을 보면 현기증이 나는 난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죠.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해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라고요. 책 속에 만고의 지혜가 담겨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실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게 맘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요즘엔 책이 영리하게 탈바꿈 하고 있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책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도 있는 기회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좋은 예가 바로 '북콘서트'죠. 북콘서트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의 내용에 대해 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최근 기자도 우연찮은 기회로 허지웅 작가의 '나의 친애하는 적' 북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책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정치 현안에 대한 얘기, 작가 개인의 가치관에 대한 얘기까지 아주 다양한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듣다보면 책에 대한 흥미가 더 많아집니다. 보통 북콘서트에서는 저자가 직접 책의 구절들을 읽어주는 시간도 갖는데요. 직접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작가만의 호흡'으로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책을 즐겁게 접할 수 있는 행사는 북콘서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책을 연극의 형식으로 낭독해주는 '낭독극'을 관람하는 것도 책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소설책을 낭독극 무대로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낭독극의 핵심은 책을 희곡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그대로 '낭독'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배우들은 손에 책을 한 권씩 들고 무대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책을 한장한장 넘겨가며 문장들을 읽어내려갑니다. 하지만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낭독하는 중간에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하죠. 예컨대, '남자가 내리막길을 데구르르 굴러 내려갔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이걸 읽으면서 앞에 비스듬히 놓인 널빤지 위에 돌멩이를 떨어트리는 겁니다. 데구르르-하고 굴러 내려가게끔요. 책 속의 문장을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감상은 더욱 풍부해집니다. QR코드가 수록된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나오는 책들 가운데 QR코드가 들어가 있는 것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 QR코드를 통해 작가의 낭독을 들어볼 수도 있고, 작가가 직접 선곡한 BGM과 함께 낭만적인 독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기자는 시집 읽는 것을 즐기는데요(왜냐하면 시집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거든요!) 김사인 시인의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서정적인 김 시인의 시를 조곤조곤 읊조리는 듯한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책과 함께 따뜻하고 깊이있는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흥미로운 행사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크리스마스 북 콘서트'인데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 위치한 뚝섬 자벌레에서 진행됩니다. 2층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 '책 읽는 벌레'에서는 890여권의 새 책을 선보이고요. 한 줄 독후감 쓰기 행사도 상시로 열립니다. 참가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경품도 제공된다고 하네요. 21일~23일에는 입체적이고 이색적인 팝업북을 전시하고 맞춤 도서를 추천해주는 '도서 도슨트'를 실시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 트리 만들기, 기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고요. 오후 2시와 4시, 5시에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책을 읽어주는 북 콘서트가 열립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예약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가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

[여행은 즐겁다] 서울 속 숨은 명소 찾기- ①

서울은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 가량이 살고 있는 서울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장소입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이 사는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도시입니다. 전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규모나 편의시설, 먹거리, 공연장, 공원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서울을 여행하라고 하면 무슨 소리냐고 대답할지도 모르지만 일본의 도쿄, 미국의 뉴욕 등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여행방법 중 하나입니다. 서울의 명소를 한눈에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내 주요 장소를 원형으로 순환하는 만큼 서울의 중요 장소를 지나고 현재 위치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지하철 2호선의 노선색은 초록색, 역의 개수는 총 51개입니다. 시청역을 기준으로 신촌, 이대, 홍대는 물론 강남역과 코엑스, 잠실까지 주요 도심지역을 편하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서울 여행의 시작은 2호선 시청역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시청역 주변에는 서울특별시청과 서울광장, 서울시립미술관 등이 위치해 있습니다. 또 덕수궁과 세종문화회관도 도보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지하철로 10분거리에 위치한 이대, 신촌, 홍대로 이어지는 젊음의 거리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다양한 거리 공연은 물론 먹거리, 아기자기한 상점들도 위치해 있습니다. 강남역도 빼놓을 수 없는 2호선의 관광 명소입니다. 강남은 우리나라 대표 도심지역 중 한곳으로 높은 빌딩과 각종 대형 상점을 손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도심이 지겹다면 공원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뚝섬역, 강변역, 당산역 등에서는 한강공원과 인접해 있어 도심속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물론 서울대와 동대문, 왕십리, 잠실 등 소개하지 못한 많은 곳이 여전합니다. 또 도심 곳곳에 숨어있는 시장들을 찾아 특별한 음식을 즐 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친구 혹은 연인, 가족과 함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술 공감] 고통 속에서 피어난 화가 프리다 칼로

올 여름 기자가 사는 동네 도서관에서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문화 특강을 했다. 그 중, 우연히 간 전시회를 통해 알게 된 화가에 대한 강의가 있어서 바로 신청했다. 그날 신청 안했으면 두고두고 후회 할 뻔 했다. 대부분의 강의는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못 들었을 거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고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강의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여류 화가.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의 우상인 프리다 칼로에 대한 강의였다. 지난해 여름, 소마미술관에서 했던 전시회를 통해 프리다 칼로를 처음 알게 됐는데 당시 그녀의 작품을 보고 꽤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생애와 작품을 보면서 숨 쉬는 것 자체가 고통인 삶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프리다 칼로는 18살에 버스와 전차가 부딪히는 사고로 척추와 다리, 자궁을 크게 다쳤다. 칼로는 이미 6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오른쪽 다리를 절룩거렸고 놀림을 받으며 자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컸다. 47살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총 30여 차례 수술을 했고, 세 번의 유산을 겪으며 평생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아픔을 안고 살았다. 계속되는 수술과 치료로 힘들었던 어느 날 칼로는 지인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이런 날들이 계속 되면 차라리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혁명의 열기가 가득한 시기에 자란 프리다 칼로는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러시아 혁명가에 심취해 평생 공산주의 옹호론자가 됐다. 남편 디에고 리베라는 21살 연상으로 유명한 민중벽화 거장인 동시에 알아주는 바람둥이었다. 훗날 그녀는 디에고와의 만남을 교통사고에 이은 두 번째 대형사고라고 표현 했다. 칼로의 친 여동생과도 불륜을 일으켰으니 다른 말은 필요 없을 듯하다. 프리다 칼로는 유독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 사고로 인해 침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던 칼로는 천장에 거울에 달아놓고 본인의 심경을 나타내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나는 나 자신을 자주 그린다. 왜냐하면 나는 너무도 외롭고 무엇보다 너무 자주 혼자였기에. 그리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가 나이기 때문이다-프리다 칼로 어쩌면 프리다 칼로는 본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화상을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받아들이기도 힘든 자신의 삶을 자화상을 그림으로써 조금씩 이해하려했던 건 아닐까. 기자는 상상조차 안 되는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이겨낸 그녀의 삶을 보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상대방의 말과 행동들에 대해 아주 약간은 넓어진 시선으로 보게 된 듯하다. 누군가의 상처를 듣고, 공감하기까지 본인도 어느 정도의 성숙도가 필요하다. 성숙이라는 건 힘든 고난을 겪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 같은 거다. 그렇다고 성숙을 위해 없는 아픔과 시련을 만들 순 없다.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사건들에 대해 잘 해석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프리다 칼로는 보통사람 보다 몇 배나 무거운 고통의 무게를 버티며 본인만의 방식으로 이겨낸 사람이다. 사람들은 점점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고 있고 그 무관심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온다. 내가 나에게 무관심하다는 건 결국엔 내 인생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의미와 같다고 해석된다. 누구보다 외로웠을 프리다 칼로의 삶의 철학은 최악의 고통속에서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알기를 원했던 내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싶다. 또한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녀는 떠났다.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듯 마지막 일기장에 이 말을 남기고 그녀는 본인이 꿈꿔온 세상으로 갔다. 스스로와 치열하게 싸우고 사랑했던 칼로는 화가로 활동했던 초기에는 남편 디에고의 명성에 묻히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이 그녀의 예술을 알아봤다. 루브르 박물관이 작품을 구입한 최초의 멕시코 화가가 되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1970년대 페미니즘 운동이 대두되면서 프리다 칼로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1984년 멕시코 정부는 그녀의 작품을 국보로 분류했다.

[기자가 떠나는 배낭여행] ②- 영국 런던

영국 런던은 신사의 나라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로 뽑히는 국제적인 관광명소다. 기자는 런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해리포터와 셜록 홈스 뿐이었다. 4시간의 유로스타를 타고 도착한 런던은 비가 내렸다. 런던 연간 강수량은 서울의 50% 수준이지만 강수일수는 1년의 반에 가까운 168일에 이른다. 그래서 런던 사람들은 비가 심하게 오지 않는 이상 우산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길을 걷다 우산 쓴 사람들을 보면 여행객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 맑은 하늘 아래 사자 4마리 한인민박에 도착해 짐을 풀고 갈 곳을 고민하던 중 트라팔가 광장이 눈에 들어왔다. 트라팔가 광장은 런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광장 중앙에 위치한 분수에는 사자 4마리 동상이 넬슨 기념비를 지키고 있다. 1805년 트라팔가 해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됐으며, 1841년에 완공됐다. 광장에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런던 시민으로 보이는 커플은 계단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개성을 뽐내는 행위예술가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TV를 통해 보던 런던은 급하고 삭막한 도시로 비춰졌는데 트라팔가 광장은 누구나 편하게 여유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쉼터 같았다. 사자 동상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내셔널 갤러리는 무료입장이 가능해 광장을 구경한 뒤 들어가면 좋다. 미술관 안에는 중학생 시절 미술책에서만 보던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전시돼 있다. 미술관을 구경하다보면 특이하게 사람들이 한 곳에만 모여 있는데 그곳에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었다. 외국인 뒤통수를 보지 않고 온전히 해바라기만 감상하고 싶다면 치열한 몸싸움은 필수요소다. 반 고흐 작품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모네 등 13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걸작들이 2300여점 전시돼 있다. 기자는 미술과는 거리가 멀어 미술관 가는 것을 꺼려했지만 세계 최고 미술관 중 하나로 뽑히는 내셔널 갤러리를 돌아보니 신비롭다는 생각과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에 대한 존경심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 쉑쉑버거는 런던에서 미술관을 나오자 그림을 보며 느꼈던 감동이 배고픔으로 밀려왔다.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 본토 음식을 포기하고, 런던에 체인점이 있다는 쉑쉑버거를 먹으러 코벤트가든으로 향했다. 코벤트가든은 수도원(Covent)의 채소밭이 청과물 시장으로 확대됐다. 17세기부터 영국 최대 청과물 시장으로 런던의 식량창고라 불리기도 했다. 1974년 청과물 시장이 교외로 옮겨져 이곳에 펍과 상점 등이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의 마켓이 형성됐다. 굶주린 배를 움켜지고 햄버거 가게에 들어와 바로 햄버거를 시켰다. 기본 햄버거인 Shack burger 세트 2개와 짭짤한 베이컨이 추가된 Smoke Shack을 시켰는데 가격은 원화로 5만원이 훌쩍 넘었다. 영국 물가가 높다는 걸 여기서 느낄 수 있었다. 햄버거 맛은 확실히 미국 맛이 물씬 났다. 한국에서 파는 햄버거보다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었지만 포만감은 더 컸고, 치즈를 올려준 감자튀김은 상당히 맛있었다. 한번쯤은 먹어볼만 하지만 자주 먹기는 힘들 것 같았다. ◇ 높은 곳에서 바라본 런던의 야경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프리 마켓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졌다. 런던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하기 위해 런던아이를 타기로 했다. 런던아이는 관람용 건축물로 커다란 자전거 바퀴 모양의 회전 관람차다. 바퀴에 32개의 캡슐이 설치돼 있고, 바퀴가 회전하면서 캡슐에 탄 사람들은 다양한 방향으로 런던 시내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다. 런던의 상징물인 빅벤과 타워브릿지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어 매년 3천500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런던아이를 찾는다. 런던아이를 타고 올라갈수록 캡슐 안은 조용해지고 카메라의 셔터소리만 들렸다. 캡슐 안 모든 사람들이 런던의 야경에 마음을 빼앗긴 듯 했다. 그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기자도 이런 광경을 다시 못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지만 카메라에 담기는 역부족했다. 야경에 빠져 있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났다. 내릴 준비를 하라는 음성멘트가 흘러나오면서 런던아이는 다시 가장 낮은 곳으로 돌아왔고, 기자와 다른 사람들은 아쉬움을 뒤로한 채 캡슐에서 내렸다. 기자는 런던이라는 도시가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로 뽑히는 이유를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도시 전체가 자신들의 역사를 지키고 있지만 세련됐다. 또 엄청 바쁜 듯 보이지만 여유로웠다. 파리에서는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면, 런던은 도시 전체가 눈에 들어왔다.

[아타 미술관] 인상파를 아시나요

서양 미술사는 바로크시대, 낭만주의,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야수파, 입체파 등등 시대가 흐르면서 유행한 여러 미술사조가 있다. 그 중 인상파가 보통 가장 유명하다. 누가 어떤 그림 좋아해?라고 물으면 미술을 잘 몰라도, 난 인상파 그림이 좋더라라고 능글맞게 대답하면 반쯤은 먹고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인상파 화가들과 작품의 이름 몇 개를 알고 있으면 어엿한 교양인으로 보일 수 있다. 이 글은 그럼 인상파의 어떤 면이 좋은데?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꾸할 수 있는 팁을 설명하는데 목적이 있다. ◇인상파 혹은 인상주의, 왜 유명할까 인상파가 유명한 이유는 현대미술로 가는 문을 열었다는데 있다. 19세기 중반 사진기의 발명으로 회화는 위기에 직면했다. 사실적 재현이라는 문제에서 회화는 사진기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프랑스의 화가 폴 들라로슈는 회화는 죽었다고 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화가들은 미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틈새를 찾기 시작했다. 대상의 재현은 사진에게 맡기고 화가들은 개인이 가진 감성과 관점으로 빛과 색의 아름다움을 그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재현에서 생각의 표현으로 미술 사조가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상주의 학풍이 탄생했던 19세기 후반 프랑스 미술계는 아카데미 학풍이 주도하고 있어서, 고상하고 우아하며 잘 다듬어진 그림이 정석으로 선호됐다. 그래서 1874년 4월 15일 프랑스에서 열렸던 첫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회에서 비평가 루이 르루아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회. 얼마나 자유로운가, 얼마나 쉽게 그렸는가라며 조롱했다. 순간적으로 대충 스케치한 그림들을 보고 평가절하한 것이다. 하지만 르루아가 던진 자유롭게와 쉽게는 본의 아니게 인상주의 학파의 핵심을 표현한 것이자, 오늘날 현대미술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인상주의는 르네상스 이후 법칙처럼 여겨지던 명암과 원근법, 구도법 등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으며, 재현적 사실 묘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 또 그림의 대상도 일상 풍경과 소시민의 생활 모습 등으로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곧 현대미술의 시작이며 20세기 들어 후기인상주의와 독일의 표현주의, 피카소로 대표되는 입체주의, 프랑스의 야수파 등을 탄생시키게 된 태동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 가면,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빈센트 반 고흐는 인상주의의 절정으로 표현되는 후기인상주의 시대의 화가다. 인상주의 그림에는 화가의 시각 및 관점, 크게는 주관이 투영돼 있다는 점에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기 때문에 이전의 사실적인 묘사에 그쳤던 회화의 벽을 깬 것이다. 그래서 미술사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사조로 꼽힌다. ◇인상주의 화가와 작품설명 우선 인상주의 그림을 보기 전에 인상주의 이전의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알렉상드르 카바넬이 1863년에 그린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작품이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신인 비너스의 모습과 그 위로는 아기 천사들이 떠다니고 있다. 종교 및 신화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 작품은 당시 살롱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 중 하나였다. 인상주의 이전 회화법 기법이 여실히 들어가 있는 정석적인 그림으로 꼽힌다. 아카데미즘 미술의 거장인 부게로의 <오렌지>라는 작품이다. 딱 봐도 그림이 고상하고 우아한 색채를 띤다. 이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다. 인상주의는 빛을 중요시했다. 빛에 따라 같은 물체라도 색이 시시각각 변한다고 봤다. 그래서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빛에 의해 펼처 지는 광경을 즐겨 그렸다. 순간순간 변하는 빛이 남기는 인상을 포착하고자 빠른 붓 터치로 그렸다.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인 클로드 모네의 <인상:해돋이>라는 작품이다. 붓 터치가 노골적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모네는 고향집에서 내려다본 항구를 보고 느낀 즉흥적인 인상을 그렸다. 모네와 함께 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르느와르의 <선상위의 점심식사>라는 작품이다. 르느와르는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과 달리 단순한 빛의 효과보다는 파리의 현재적 풍경에 매료 되었던 사람이다. 중산층의 사교모임이나 음악회, 강변놀이 같은 여유롭고 즐거운 한 때를 즐겨 그렸다. 후기인상주의의 대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론강의 별밤>이라는 작품이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의 모습이 실제보다 크다. 고흐의 주관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신을 위한 노래] 크리스마스에 듣기 좋은 노래

크리스마스. 솔로족들의 시린 가슴에 매서운 한파가 들이치는 날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거리와 카페, 백화점 등에선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리고 캐롤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커플들의 체감기온은 점차 오르는 반면 솔로들의 체감기온은 점차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크리스마스는 본래 연인들을 위한 날이 아닙니다. 크리스마스는 본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 그만큼 우리 자신이 인류애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서 크리스마스를 지낸 미국의 관련 팝송에선 이런 주제의 가사들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죠. 그렇습니다. 기자가 지금 말하려는 건 우리가 자칫 간과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의 여러 의미를 한 번 되새겨보자는 겁니다. 결코 자신이 솔로임을 부정하고 싶은 몸부림이 아니란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사에서는 가슴 시린 크리스마스를 보낼 분들의 마음의 온기와 정신승리에 도움이 될, 크리스마스에 듣기 좋은 노래 5곡을 추천하려 합니다. 이 5곡은 기자와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낼 대중음악 평론가 이수호씨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 머라이어 캐리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스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머라이어 캐리의 이 노래는 1994년에 발매된 이후로 지금까지 매년 크리스마스 기간마다 빌보드 차트 40위 안에 진입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장범준이 벚꽃 엔딩으로 받는 것 이상으로 머라이어 캐리에게 연금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는 노래죠. 국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팝 음악 중 하나입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삽입돼 잘 알려진 노래이기도 하죠. 지금은 어엿한 훈남 배우로 성장한 토마스 생스터가 영화에서 아역 배우로 출연해 드럼 연주를 선보였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 내가 크리스마스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너야라는 고백을 밝은 느낌으로 전하는 가사를 담고 있죠. 머라이어 캐리의 장점인 폭 넓은 음역대를 신나는 박자 속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빙 크로스비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크리스마스 팝송의 고전입니다. 1942년에 나온 곡이죠.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크리스마스 팝송 중 하나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 나홀로 집에에도 삽입된 곡입니다. 아임 드리밍 오브 어 화이트 크리스마스 라고 부르는 첫 소절만 들어봐도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노래라는 걸 기억하실 수 있을 거에요. 노래 가사는 이젠 떠나간 사람과 함께 했던 크리스마스를 추억하며 그 사람이 앞으로 맞을 크리스마스도 즐겁고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빙 크로스비만의 중후한 보컬과 당시 팝 음악의 특징인 풍부한 관현악 편곡이 특징인 곡이기도 합니다. ◇ 존 레논과 오노 요코 '해피 엑스마스 (워 이스 오버) (Happy Xmas (War Is Over))' 베트남 전쟁이 계속되던 시기에 존 레논이 그의 아내 오노 요코와 함께 전쟁에 반대하며 발매한 곡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차원에서 끝내지 않고 온누리에 사랑을 전한다는 크리스마스의 구호처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노래죠. 가사에서는 늙은 사람과 젊은 사람,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흑인, 백인, 황인, 홍인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가스펠의 영향을 받은 듯한 보컬 코러스가 풍성한 노래입니다. 교회 중창단이 녹음에 참여하기도 했죠. ◇ 밴드 에이드 '두 데이 노우 잇츠 크리스마스 타임?(Do They Know Its Christmas Time?)' 밴드 에이드는 음악인 겸 사회운동가인 밥 겔포드(Bob Geldof)가 당시 에티오피아가 겪는 기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서 자선 활동을 하기 위해 유투(U2)의 보컬 보노(Bono), 듀란 듀란(Duran Duran), 스팅(Sting) 등의 음악인들과 결성한 그룹입니다. 노래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모두 에티오피아 기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사용됐습니다. 2014년에는 다른 음악인들이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뭉쳐서 밴드 에이드 30(Band Aid 30)을 결성하기도 했죠. 자칫 낭만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크리스마스에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들을 한 번 더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는 당신이 크리스마스에 즐겁게 보내는 동안 두려움과 공포로 이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일깨웁니다. 그리고 그들이 평화와 기쁨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길 기도하자고 말하죠. 당대의 인기 음악인들과 거장 음악인들의 목소리를 한 곡에서 감상할 수 있는 노래입니다. ◇ 지미 보이드 '아이 쏘 마미 키싱 산타 클로스(I Saw Mommy Kissing Santa Claus)' 1952년에 발매된 곡입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지미 보이드의 앳된 목소리가 가사 내용과 어우러져 귀여운 느낌을 자아내는 곡이죠. 아이들의 귀여운 순수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곡입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결성한 밴드 잭슨 파이브(Jackson Five)가 편곡해서 부른 노래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 주죠. 노래는 어린 아이가 크리스마스 장식 아래에 숨어서 엄마가 산타 클로스로 변장한 아빠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을 이야기합니다. 노랫 속 아이는 난 엄마가 산타에게 키스하는 걸 봤어요. 하얀 수염이 엄마를 간질이는 게 웃겼죠. 난 아빠에게 다 말할 거에요. 이봐요 친구들! 날 좀 믿어줘요! 라고 말하죠. 올해의 크리스마스도 메리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바랍니다.

[#덕질_탐구생활]③- 덕질의 정수, 피규어 수집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마트 한복판에 드러누워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써본적이 있을 겁니다. 혹은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보기 위해 눈도 채 뜨지 못한 상태로 아침 일찍 TV 앞에 앉아봤다든지요. 물론 기자 본인은 둘 다 해봤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 세상은 어린이들에게 참 가혹했습니다. 많고 많은 방송 시간대 가운데 '디즈니 만화동산은' 왜 하필 일요일 아침에 방영한 것이었으며, 멋지고 예쁜 장난감들은 어째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 가진 돈이라고는 500원이 전부인 어린이들의 소유욕을 자극했던 것일까요. 어차피 사달라는대로 사주는 어른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그 시절 욕구 불만에 늘 시달려야 했던 어린이들은 이후 훌륭하게 자라나 이 시대의 덕후가 되었습니다. 경제적 여유도 있겠다(사실 없지만 어쨌든), 잔소리 하는 어른도 없겠다! 덕후들은 오늘도 신나게 피규어샵으로 향합니다. 기자 본인 역시 많지는 않지만 가끔씩 사모은 피규어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헛헛할 때 보면 기분이 좋아지죠. 언제부턴가 피규어 수집은 오타쿠의 전유물, 혹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취미 생활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면서 '덕질'에 대한 선입견도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죠. 피규어 수집 붐이 일면서 덩달아 피규어 가게들도 '핫'해졌습니다. 기자가 취재차 찾아간 홍대입구역 근처의 '안서당(앉으나서나당신생각)' 또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안서당의 매니저들 물론 만만찮은 피규어 애호가들입니다. 피규어를 좋아하다보니 우연찮게 가게까지 차리게 됐다는 김우주 매니저를 만나 피규어 덕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서당은 디즈니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 등 아주 다양한 장르를 취급하는 피규어 가게입니다. 사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공간이기도 해요.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가게라고 해도 좋을 거 같아요. 요즘은 모두가 즐겁게 놀다가 갈 수 있는 장난감가게를 모토로 하고있어요" 안서당은 덕후들의 천국입니다. 피규어와 장난감들은 실컷 구경하고 만져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난감들을 실제로 작동시켜보고 인형을 안고 사진도 찍기도 하고 랜덤 굿즈를 두근두근하면서 열어보기도 하고요. 요즘은 가게가 항상 웃음소리, 탄식(원하는 굿즈가 안나왔을 때), 환호(원하는 굿즈가 나왔을 때)가 끊이질 않아요!" 실제로 기자가 안서당을 찾았을 때는 평일 낮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밝은 표정의 손님들로 가게 안이 북적였습니다. 손님들은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기보다, 마치 재밌는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처럼 보였죠. 가게 한 켠에는 귀여운 의자와 테이블이 쪼르르 놓여있어 손님들이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는 정말 다양해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오는 10세 이하의 어린이들도 많고 중고등학생, 대학생, 커플은 물론 부부 단골손님도 있어요" 아들과 아버지가 둘 다 일본 만화 '원피스'를 좋아해 같이 피규어를 사러 오기도 한다네요. 피규어를 함께 모으는 가족 손님들이 적지 않다고요. 또 '호빵맨' 같은 경우 6~7살의 어린이 손님부터 30대 이상의 손님들까지 모든 연령대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피규어들은 모두 일본에서 구해온다고 하네요. "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진주 매니저는 대학생때부터 장난감을 줄기차게 모았어요. 장난감가게를 운영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시절부터 집에는 항상 일본에서 사온 장난감들로 넘쳐났어요. 여행을 가도 장난감을 사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썼을 정도로 장난감을 정말 좋아했어요" 이들이 '안서당'을 열게 된 계기 또한 남다른데요. 처음에는 피규어샵이 아닌 악세사리 재료샵이었다고 합니다. 밋밋한 가게를 꾸미기 위해 인테리어용으로 집에서 가져온 피규어들이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피규어샵으로 업종을 전환하게 됐다고 하네요. "피규어 수집의 가장 큰 매력은 내게 감동을 준 만화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거기 나오는 캐릭터들을 직접 소장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전 캐릭터 '핑구'를 가장 좋아하는데, 피규어로 수집하고 나서부터 핑구와 더 친해진 느낌이 들어요(웃음)" 김 매니저가 가장 좋아하는 피규어 역시 핑구가 동생 핑가의 썰매를 밀어주는 모습의 피규어라고 합니다. 볼때마다 사랑스럽다네요. 사실 이전에는 피규어 수집가들에 대해 '오타쿠'라는 편견이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덕후'라는 표현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오타쿠'라는 표현은 원래 매니악한 취향을 가진 이들을 폄하하는 표현으로 쓰였었죠. 김 매니저는 이전보다 피규어 수집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걸 느낀다고 합니다. "이제는 피규어 수집이 하나의 건전한 취미생활로 존중받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 같아요. 피규어의 인기도 이전보다 훨씬 뜨겁고요. 패스트푸드점은 이전부터 어린이세트로 피규어 마케팅을 해왔었지만 요즘에는 아이스크림 가게, 편의점, 심지어 화장품 가게에서도 피규어 마케팅을 하잖아요. 그런 걸 보면 피규어가 상당히 대중화됐다는 게 느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규어 수집에 대해 '쓸데없이 돈을 낭비한다'는 편견을 갖는 이들이 종종 있죠. 김 매니저는 그런 이들에게 전하고픈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각자 행복한 삶을 살아갑시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각자의 행복은 모두 다른데서 오는 거니까요" 피규어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건담, 에반게리온, 원피스, 디즈니 같은 만화, 애니메이션은 물론 스타워즈, 스타트랙, 마블 코믹스 같은 SF, 히어로물 시리즈 영화까지. 요즘에는 피규어용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 제작하는 디자이너 피규어도 나오고 있죠. 물론 디자이너 피규어를 모으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이제 막 피규어 수집을 시작해보려는 초보 덕후들에게는 어린 시절(혹은 지금까지도) 좋아했던 캐릭터부터 점령(!)하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때 내 마음을 한 없이 설레게 했던 캐릭터들을 피규어로나마 가까이 둘 수 있다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결국 덕후들의 발길은 피규어샵으로 향합니다.

[여행은 즐겁다] 무제한 기차여행 ‘내일로’ ‘하나로’

우리나라도 기차여행이 가능한 것을 알고 계시나요. 코레일은 매년 여름과 겨울 기차 자유여행패스인 내일로를, 평소에는 하나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상품들은 가격과 일정, 판매 기간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아직까지 2016년 동계 내일로 판매 일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철도파업 여파로 미뤄지고 있지만 아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내일로와 하나로 두 상품은 구매 연령과 이용기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입니다. 내일로는 만 25세 이하 청년들만 이용할 수 있으며 5일 권과 7일 권을 판매합니다. 이용 가격은 5일 권은 5만 , 7일 권은 6만 수준입니다. 하나로는 나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지만 3일 상품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상품 모두 KTX를 제외한 모든 기차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내일로는 ITX-청춘열차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내일로는 매년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기자여행 상품입니다. 지난 2007년 여름 첫 선을 보인 내일로는 여름에만 판매되다가 2010년부터 여름과 겨울 2차례로 늘었습니다. ◇한 방향을 선택해야 내일로와 하나로를 구입해 기차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우선 여행일정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차의 특성상 레일이 연결된 곳만 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기차 노선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 일정 기간 동안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입석위주의 티켓으로 사람이 많은 시간대의 기차 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가기보다는 정해진 기간 동안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제공되는 다양한 이벤트도 참여하는 게 좋습니다. ◇여행루트는 무제한, 나만의 공식을 만들자 내일로가 판매되기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여행방법과 루트가 나와 있지만 이것들을 따라하기보다는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기차여행을 위해서는 가벼운 짐이 필수입니다. 자동차와 달리 기차의 짐칸은 분리돼 있지 않고 빠른 이동을 위해서 배낭 하나정도의 짐으로 구성하는 게 좋습니다.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기자를 탄다는 것 자체만으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티켓 구매는 여행지정일 1주일부터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에 5일짜리 내일로 티켓을 구매하실 경우, 일주일 전인 12월 25일 부터 티켓 예매 및 발권이 가능합니다. 티켓 취소는 여행 지정일 하루 전날 까지만 가능합니다. 하루라도 지날 경우 티켓 가격은 환불 불가합니다. 각 역사별로 제공하는 내일로 혜택은 선착순 지급이며, 소진 시 마감됩니다. 만 25세인 경우 여행 시작일을 생일 당일로 가능하지만, 하루라도 지났을 경우 '내일로'티켓을 발권불가 합니다. 내일로 5일 권 티켓 구입 시 주중으로 선택한다면 편안하게 자유석(선착순 좌석지정)으로 편하게 앉아서 이용 가능합니다.

[기자가 찾아간다] 6가지 에피소드 담은 '제주일기'

일기,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을 뜻한다. 제주 일기는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소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소 지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일조차 제주도에서는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다. ◇ 재미 위주의 연극과는 다른... 입구에 들어서자 여느 연극과는 다른 분위기에 의아했지만, 여기저기서 재관람 쿠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재관람 쿠폰이 연극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했을 때 벽 곳곳에 걸려있는 제주도 사진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제주일기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평범한 일상들을 제작한 연극이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6가지 에피소드를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만든 작품이다. ◇ 제주에서 일어난 6가지 에피소드 제주일기의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한다. 배우들의 역할이조금은 헷갈릴 수도 있지만, 이야기에 집중도를 높였다. 에피소드 #1. 제주도에서 태어난 제주토박이 남자 소방관과 서울에서 전근을 오게 된 여자소방관. 서울에서 전근을 오게 된 여자소방관과 제주토박이 남자소방관이 갈등을 겪지만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는 두 소방관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 #2. 어리버리한 친구와 나름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두 친구들 간의 우정. 강원도에서 러시아, 우즈백 여자와 술을 마신 두 청년이 눈을 뜨니 제주도에 있었다. 젊은 청년들이 돈독한 우정을 보이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다. 에피소드 #3. 7년 사귄 커플의 이별여행. 이별을 원하는 여자와 아직은 이별할 생각이 없는 두 남녀간의 이야기를 제주도의 관광지인 메이즈랜드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이야기이다. 에피소드 #4. 작가가 꿈인 청년을 도와준 약간 모자른 아저씨. 바람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는 아저씨와 그 아저씨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청년이 만나 청년이 다시 펜을 잡을 수 있도록 의도치 않게 도와주는 아저씨와 청년작가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 #5. 안개 속에 갇힌 듯 한 장년. 두 남자 사서들의 이야기로 사서라는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 #6. 자살하기 위해 짐 없이 제주도를 찾은 한 가장과 해녀아이. 자살을 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면 자신을 구해주는 해녀아이에게 자신을 구해주는 해녀아이에게 뭐라고 하지만, 해녀아이는 자신의 아버지도 만선을 꿈꾸며 바다로 나갔지만,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이다. ◇ 제주도에 대한 추억을 쌓게 해주는 제주일기 제주일기는 기존 연극과 달리 매 장면 제주도의 풍경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제주도를 직접 가본 관객들은 자신이 경험한 제주도를 느끼게 됐을 것이다. 또 제주도를 못 가본 관객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느낄 수 있다.

[영화 이야기? 우리 이야기!] 우리집에 ‘위안’이 있다

일본에 쉐어하우스라는 영화가 있다. 연령층이 다른 4명의 여성이 한 집에 사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한 집에 사는 건 흔한 영화 소재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조금 특별하다. 한 집에 사는 4명의 여성은 가족이 아니고, 그들이 사는 집이 쉐어하우스라는 점이다. 몇 년 전 지상파 티브이에서 연예인들이 쉐어하우스에 사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는데, 그 후 케이블까지 유행처럼 번져갔으니 한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짐작된다. 그 무렵부터 쉐어하우스라는 용어가 대중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와서, 영화 쉐어하우스는 타인과의 공동생활을 통해 각자의 고민과 삶을 나누며, 또 다른 나를 알아간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타인과 나와의 사이가 요점이다. 대구가 고향인 백승미씨는 서울 남산의 한 쉐어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도 4명의 여자가 함께 산다. 이삼십대 여성들이 각자의 인생을 이끌고 한 집으로 들어왔다. 본인이 밥을 먹을 때면 같이 먹을래 라고 묻고, 밤 늦은 시간에 돌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집 앞에 마중나가고, 같이 놀러도 가고 장도 본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식구들이다. 방 3개, 욕실2개, 다 같이 쓰는 거실과 주방. 총 4명의 식구로 구성된 이 집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본인과 앞방에는 연기자, 옆방에는 회사원과 카페 종업원이 산다. 적당히 둥글고 모나지 않은 성격들이어야 가능한 쉐어하우스는 타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나에 대해 깊이 깨닫게 한다. 얼핏 듣기만 해서는 재밌을 것 같지만 아무나 살지 못한다. 늦은 밤에는 세탁기를 돌리지 말자. 청소당번은 청소를 미루지 말자. 청소는 깨끗이 하자. 에어컨은 2명이상일 때 틀자. 남의 물건은 함부로 만지지 말자. 밤 늦은 시간에 통화는 자제하자. 노크는 하자 등등 지켜야할 기본적인 수칙들이 여러 가지다. 그 여러 가지가 많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살다보면 익숙해지고, 지키는 게 서로에게 편하다.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신경쓰고, 적당히 관심가지고, 적당히. 적당히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이런 생활로 인해 또래들 보다 더 깊이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 본다. jtbc드라마 청춘시대도 5명의 여대생이 쉐어하우스에 사는 이야기다. 승미씨는 꼭 그 드라마가 자기들 얘기 같다고 공감했다. 냉장고를 열었는데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 근데 그 음식이 내 것이 아닐 때, 먹고 싶지만 참아야한다. 가족같으면 몰래 먹고 안 먹은 척 할 수도 있지만 타인이기 때문에 씁쓸한 웃음으로 냉장고를 닫을 수밖에. 올 7월에 쉐어하우스를 들어온 승미씨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지만 본인에게 맞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별 일 없으면 계속 살 예정이다. 타인과 산다는 건 신경 쓸 일도 많고 기분 상할 일도 많지만 같이 있으면 위안이 된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다. 나와 타인의 사이라는 건 복잡한 게 아닌 것 같다. 서로에게 위안을 받고 그 힘으로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시작하는 힘 정도 아닐까. 승미씨가 앞으로도 쉐어하우스 식구들과 주고받을 위안이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당신을 위한 노래] 그리고 그리움을 노래하는 밴드 '넬'

그냥 그리워하면 돼. 그래 그렇게 하면 돼. 숨기지도 않는데 아닌 척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아도 돼 넬의 신곡 그리워하려고 해의 가사입니다. 노래는 6일 0시에 발매됐죠. 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노래가 라이브 공연에서 어떻게 연주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넬의 정기적인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죠. 크리스마스는 본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오늘날엔 연인들이 서로만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는 날로도 많이들 예정합니다. 그런 만큼 사랑이란 단어가 많이 강조되는 날이기도 하죠. 하지만 넬이라는 밴드는 이 단어와 사뭇 어울리면서도 어떻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은 밴드입니다. 그들의 노래엔 사랑과 관련해 그리움과 이별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넬의 노래 중 가장 잘 알려진 곡들은 Stay(스테이), Thank You(땡큐), 기억을 걷는 시간, 그리고 남겨진 것들, 지구가 태양을 네 번입니다. 이중에서 Stay를 제외한 3곡은 모두 이별한 연인을 향한 그리움을 말하는 노래들이죠. 기억을 걷는 시간의 가사를 보면 이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너의 소리를 듣고, 아직도 너의 손길을 느껴. 오늘도 난 너의 흔적 안에 살았죠.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 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의 그 공기 속에도,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네가 있어. 어떤가요 그댄? 당신도 나와 같나요? 이런 그리움과 관련한 가사는 이들이 가장 최근에 발매한 앨범 C에도 짙게 묻어 있습니다. 에코 효과가 가득한 건반 소리가 주도하는 전주가 인상적인 1번 트랙 습관적 아이러니. 이 노래의 가사엔 그리움에 사로잡힌 채로 기다림과 떠나보냄 사이에서 방황하는 화자의 애절한 심정이 잘 담겨 있죠. 가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간은 매번 날 행복한 우리가 있던 그때로 데려가. 습관처럼 너의 이름을 부르고 너의 모습을 찾을까봐 난 조심스레 눈을 감아. 이것도 언젠가 익숙해질까? 지금 이러는 것도 추억이 될까? 혹시라도 내가 그리워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두커니 앉아 기다리다가, 그럴리가 없단 생각이 스쳐갈 땐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아. 네가 없으니까. 3번 트랙 시간의 지평선과 5번 트랙 어떤 날 중에 그런 날, 6번 트랙 Home(홈), 9번 트랙 Sing For Me(싱 포 미)도 모두 이런 주제의 가사를 담고 있죠. 시간의 지평선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시간을 보낸 사람과의 순간들을 기억하는 노래입니다. 생각해보면 과분할 정도로 아름다웠던 순간들이었구나. 이제와 생각해보니 눈부실 정도로 황홀한 순간의 연속이었어. 너와 내가 함께 했을 땐. 어떤 날 중에 그런 날은 모든 게 참 완벽한 날에 눈에 잡히는 허전함을 피하지 못하는 심정을 노래합니다. 그리운 사람의 빈자리를 말이죠. 노을 진 하늘과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 화려한 불꽃과 함께 부서지는 파도, 적당한 취기와 아름다운 바다와 좋은 음악까지. 모든 게 완벽한데. 왠지 뭔가 허전해. 그래서 생각해. 너와 함께 있었으면 하고. Home은 한때나마 삶의 보금자리가 돼준 사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노래입니다. 소중한 것을 받고도 그것이 소중한 줄 몰랐던 자신을 한탄하며 말이죠. 참 바보 같았구나. 모든 걸 내줬던 사랑을 받고도 정작 난 그것도 몰랐구나. 잠도 못 들던 내게 꿈을 꾸게 해준, 너의 소중함을 Sing For Me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지금은 곁에 없더라도 날 위해 노래해달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만나러 갈 테니, 꼭 기다려 달라고. 곁에 없지만, 손을 뻗어서 날 위한 노래를 불러줘. 그리고 기다려줘. 다시 돌아올 테니까. 분명 그럴 거니까. 그러니까 약속해줘. 기다릴 거라고. 넬 노래의 이런 특징은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넬은 한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캐롤이나 연인들을 위한 노래를 부를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 공연엔 우리들이 추구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답했죠. 그럼에도 넬의 크리스마스 공연 관객석엔 연인들이 넘쳐난다는 역설이 매년 연출됩니다. 관계 속에서의 달콤한 사랑을 맛볼 날에 이별로 인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넬의 노래가 이렇듯 매년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 그건 그들이 지난 인터뷰에서 밝힌 그들만의 분위기의 매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모든 사람이 크리스마스에 연인과 함께하는 건 아니듯, 모든 사람이 크리스마스에 달콤한 사랑을 노래할 필요는 없겠죠. 그래서 연인들은 크리스마스에 넬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들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걸 겁니다. 굳이 달콤한 사랑을 노래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우니까요. 넬의 노래도, 연인들도, 당신도, 그 자체만으로 말입니다.

오리온 직원, 인도출장 중 사망…사후 코로나19 확진판정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인도로 출장을 떠난 오리온 직원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오리온 공장으로 장기출장 중이던 직원 A씨가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사망 전 감기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했고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검사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해는 앞서 15일 국내 항공편으로 송환됐으며, 발인은 이날 진행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공장에 파견된 직원은 A씨 포함 B씨, 주재원 C씨 총 3명이었다"며 "B씨와 C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임직원들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회사 측과 전 임직원들은 상심이 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고인이 이룬 업적과 성과를 기리며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공장을 준공하고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아하 인터뷰] 키위뱅크의 반란 "데이터 플랫폼 앞으로"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보다 더 세분화된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플랫폼 '키위뱅크(KiwiBank)'의 목표를 두고 이선호 KB저축은행 ICT본부장은 간략하게 말했다. 그는 KB저축은행의 '플랫폼 전문가'로 키위뱅크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88% 가량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지난해까지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지 못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총자산도 처음 2조원을 넘기며 10위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성장 뒤에는 키위뱅크가 있다. 상징색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키위뱅크는 타사 앱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그는 "키위뱅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5년 전 처음 개발 인력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플랫폼이 지금은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인하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키위뱅크는 키위와 특유의 '올리브 그린(Olive Green)' 컬러가 떠오른다. 키위뱅크가 구축한 이미지 마케팅의 결과다. 키위뱅크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전신인 '착한뱅킹'에서 'Kind'를 따오고, 무선기술·모바일을 의미하는 'Wireless'의 앞 두 글자씩을 따왔다"며 "키위처럼 상큼하고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넣었다"고 언급했다. 그 덕분에 키위뱅크는 희망사항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 성장했다. 두달 뒤면 1주년이 되는 키위뱅크는 실적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착한뱅킹 시절 3만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했고, 중금리 대출에서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발굴해 중금리 대출 실적에 기여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나 KB Pay(페이) 등 간편결제와 합종연횡한 상품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둘 다 키위뱅크의 대표적인 제휴 서비스로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후 1만장에 가까운 발급건수로 고객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실적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적은 키위뱅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욱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에 기반한 서비스 구축 사례로 '쉐이커(Shaker) 기능'을 소개했다. 쉐이커 기능은 최근 카카오톡(Kakaotalk) 실험실에서 도입되며 알려진 기능으로, 앱에 들어간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지정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기능은 키위뱅크가 먼저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었다"며 "쉐이커 기능으로 입금·송금 등 주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 고객은 타사 앱보다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는 현재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비해 세분화되고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금융권 사이 합종연횡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다"며 "고객 수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저축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키위뱅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에 이어 업계 내 3위 앱으로 올라섰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각자 디지털 플랫폼을 꺼낸 '플랫폼 홍수' 속에서 건진 값진 성과다.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업계 내 톱 클래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수익도 비대면에서 나오는 시기, 고객과 금융사 모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창구'의 역할을 키위뱅크가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