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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0일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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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인생] 내 나이 40이 된다면

"시간은 냉정하게 흘러 겨울이라는 친구와의 만남도 어느덧 40번째가 됐다. 한 40번쯤 더 남아있을 겨울과의 만남이 끝나는 시간에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지인이 최근 한 말이다. 세상이 시끄러운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기 앞에 놓여진 시간을 무던하게 살아간다는 그의 말. 참으로 맞고 또 맞는 말이다.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해서일까. 오지랖에 비해 따라주지 않는 능력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얼마남지 않은 젊음의 끝자락을 놓지 않으려 바둥거리는 내 모습은 유난히 초조하고 초라하다" 왠지 몇년 후 내가 이런 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뼈속 깊숙이 시리다. 그는 자기 앞에 무심히 남아있는 시간과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창문 넘어 곱게도 내린 눈을 본 지난 밤 이런저런 상념에 잠겼다. 40세인 또 다른 일본인 친구는 오늘도 페이스북에 동료들과 재미있게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다. 글로벌기업에서 일하는 그는 동료들과 '겉으로만 재미있어 보이지 않은 진짜 즐거운 파티'를 할 때마다 항상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다. 그의 글에는 '행복하다'(happy)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어떤 것을 해서 행복하고, 같이 해서 행복하고, 누군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고... 사진 속의 그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정말로 즐기는 삶을 살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아주 부럽다. 또 다른 글로벌기업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한국인 친구는 한국에 대한 사랑이 깊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데 외국인 동료들과 일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며 한국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한다. 또 외국인이 한국을 보는 시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며 자기만의 40세를 준비하고 있다. 친구 중 한 명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하루 고된 노동으로 지친 삶을 살고 있어 만나기도 힘든 친구다. 가족을 위해 매일 '돈'을 벌고 있는 그 친구에게 40세가 되는 것보다 당장 돈이 더 중요해 보인다. 같은 무리의 한 친구는 매달 들어갈 대출비를 걱정하며 술을 마셔댄다. 자식과 아내를 위해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늘 말한다. 그러면서도 40세가 되기 전에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그는 자신과 맞는 일을 찾아 능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한 친구는 40세를 한 살 남겨놓고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그는 일을 하며 공부에 빠져있다. 사업수완 능력이 있어 현재 자기 사업체를 키우고 있다. 그는 1년 남은 올해 사업체를 더 키우게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기 사람'을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열정을 보이는 후배가 있으면 그들에게 힘을 주며 도와주고 있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인도네시아 친구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바쁘게 살고 있다. 40세가 되기 전에 자기만의 상점을 꾸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직장을 다녔던 그는 몇달 전 일을 그만 두게 돼 한동안 일자리를 찾느라 힘들어 했다. 자기가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그의 말은 현재 한국 청년들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40세가 될 때에는 반드시 자기의 상점을 갖고 싶다며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다. 난 딱히 40세를 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물론 잘 안되는 일도 많지만 말이다. 우리 모두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난 그 답을 잘 모르겠다. 주위의 경우를 봐도 어느 하나 정해진 답은 없다. 그냥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그렇게 살다'보면 그 어떤 40세를 맞이하지 않을까.

제 눈높이를 낮추라고요?

서울에 사는 장호국(가명29남)씨는 지난 겨울 눈높이를 낮춰 간신히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2년여의 백수기간을 거쳐 간신히 구한 일자리인 만큼 기대도 부풀었다. 그러나 출근한지 얼마되지 않아 꿈은 산산히 조각나고 말았다. 서로간의 일에 무관심한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었고, 잦은 인력 이동으로 같은 직장에 다닌다는 소속감 조차 없었다. 특히 과장님, 부장님의 무기력해 보이는 모습이 미래의 자기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김씨는 다시 백수로 돌아가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다. 장기간의 구직 활동에 지친 청년들은 대부분 눈높이를 낮춘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기란 만만찮다. 불안정한 고용에, 비전없는 일자리, 엉망인 조직문화 등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기 힘들어지는 원인이다. 대기업이 왜 좋은 일자리인지 알 수 있는 중소기업의 현실. 중소기업이나 버스운전기사, 환경미화원 등의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을 통해 눈높이를 낮춘 우리시대 청년들의 암울한 모습을 살펴봤다. ◇ 명문대 영문학과 졸업하고 영어강사로 명문대를 졸업한 유종원(가명27남)씨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시즌에 수십 곳이 넘는 곳에 원서를 냈지만 번번히 서류 통과 문턱앞에서 주저앉았다. 명문대 합격 당시만해도 취업은 문제 없을꺼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취업 장벽은 너무나도 높기만 했다. 백수 2년차로 접어들면서 눈높이를 낮춰 지원하겠다고 다짐해 보았지만 초조하기는 만찬가지였다. 간신히 탄탄하다고 알려진 중소기업 한군데서 합격통지를 받았지만 회사생활은 어려웠다. "가장 힘든 것은 주위의 시선이었지요. 그 대학 나오고 여기 다니냐는 눈초리가 주위 사람들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도 보였어요. 그 눈초리를 견디기가 왜 그리 힘들던지" 유씨는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러나 대학시절 패기넘치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축처진 어깨로 지내고 있다. 다시 대학시절 활기넘치고 쾌활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지, 회사를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결국 그는 전공을 살려 동네 보습학원 영어강사로 전직했다. ◇서울 소재 4년재 대학 졸업생에서 마을버스 운전사로 "안녕하세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용현(가명29남) 씨는 새해부터 마을버스 운전대를 잡았다. 주 6일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고 받는 월급은 200만 원 남짓. 그래도 마을버스 기사일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고용불안이 너무 심했어요. 주위에 정년을 채운 사람이 없고 정년을 채워도 100세 시대잖아요.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다 보니까 버스가 생각난거죠" 이씨의 목표는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되는 것이다. 근무 조건도 좋고 연봉도 3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버스 운전기사로 정년 퇴임할 때 까지 일하는게 이씨의 현재 꿈이다. 그러나 현실을 녹록치 않다. 특히 결혼 문제가 크다. 매일 새벽같이 일하러 나와서 오후 늦게 퇴근하다보니 짝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간신히 여성과 소개팅하는 자리를 마련해도 상대는 이씨의 직업을 듣고 바로 퇴짜를 놓기 일쑤다. 직업은 구했지만 그 직업을 갖고서는 여자를 구하기 힘든 현실. 이씨는 결혼을 위해 다른 일을 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작은 학원 강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능숙하게 빗자루질을 하는 앳된 얼굴의 송수호(가명28 남) 씨. 조그만 학원의 영어강사였지만, 1년 전 환경미화원으로 변신했다. "몸은 힘들더라도 꾸준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송씨의 변신에 대해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대학교육까지 마친 사람이 환경미화원이 뭐냐는 것이었다. 송씨도 고된 일과와 더러운 것을 만지는 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정년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가족의 반대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화원의 일이 3D 업종이라 몸 성할 날이 없는 것도 이유중 한가지다. 다시 중소기업 취직을 희망하는 송씨. 송씨의 꿈은 가족의 반대 없는 일자리를 가지는 일이다. ◇인터넷쇼핑몰 사장에서 옷가계 점원으로 취직하는 대신, 아예 처음부터 창업에 뛰어드는 20대도 있다. 사장에서 모델까지 회사일을 혼자서 다해내던 전직 인터넷쇼핑몰 사장 김다슬(가명24여) 씨는 처음에는 대기업 직원이 부럽지 않다고 말하고 다녔다. "처음에는 벌이가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 못지 않았죠.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 경쟁이 너무 치열했어요. 결국 여차저차 문을 닫고 말았죠. 다음에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같이 병행하고 싶어서요. 직접 소비자가 눈으로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꼭 필요하더라구요" 김씨의 쇼핑몰은 처음에는 그럭저럭 잘 되다 창업 1년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쇼핑몰간 경쟁이 너무 심했고, 김씨는 특히 자본이 부족했다. 처음에는 이익을 좀 내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자본금까지 까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씨는 결국 쇼핑몰을 접고 옷가게 점원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눈높이를 낮춘 청년들의 세상 살이는 쉽지 않다. 비전 없는 조직에, 가족의 반대, 너무 치열한 경쟁 등 우리시대 눈높이를 낮춘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펼쳐지고 있다. 과연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까?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청년들의 어깨가 유난히 쳐져 보였다.

대학 졸업하고 타일 기술 배우는 청년

김민규(29가명)씨는 현재 욕실이나 주방 등에서 바닥이나 벽 등에 사용되는 타일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일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년 6개월째다. 거진 잡부로 일 하고 있지만 조금씩 익히는 기술과 오르는 급여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대학까지 나온 김 씨가 흔히 노가다라고 불리는 현장 일을 시작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에서다. 지방 4년제 대학을 나와 중소기업에 취직한 김 씨는 곧 변변치 않은 급여와 밝지 않은 자신의 미래에 회의감을 느꼈다. 고민 끝에 현직 타일 기술자이자 타일가게를 운영하는 삼촌의 밑으로 들어가 현장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한 그다. 김 씨는 기술자가 되면 일반 회사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정장 입는 직업에 대한 미련이 있었지만 현실을 냉정히 생각한 결과 기술을 배우는 게 장래의 나에게 더 이롭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타일쟁이는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편인데 배우려는 사람은 많지 않아 종사자들의 나이가 고령화된 직종 중 하나다. 그러나 건설 산업과 주택 리모델링 시 타일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기술을 배워두면 고수익은 물론 일감도 꾸준하다. 김 씨는 지인인 삼촌을 통해 비교적 이 일에 쉽게 입문한 편이다. 연줄이 없는 일반 사람들은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거나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려 자신을 잡부로 써주면서 기술을 알려줄 스승을 구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무작정 타일 가게에 찾아가서 일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서 명함을 돌려 일을 시작하게 된 경우도 있다. ◇쉽지 않은 현장 일과 남모를 에로사항 김씨는 비록 타일업체 사장인 삼촌 밑으로 들어갔지만 삼촌도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막내인 그는 철저하게 잡부 생활부터 시작했다. 기본 자재들을 현장으로 옮기는 일부터 망치질과 본드칠 등 각종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흔히 타일하면 화장실 바닥에서 본적 있는 작은 것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작업과정에서는 15kg, 25kg이 넘는 대형 타일을 쓸 때가 많다. 이것들을 다루는 일은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에 부친다. 김씨는 각오는 했지만 처음엔 꽤나 힘들었다. 1년 정도 됐을 땐 손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서 병원에 간적도 있고, 회복 차원에서 일을 며칠 쉰 적도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 막연히 타일작업은 인테리어 직종이기 때문에 다른 현장일과 달리 겨울에도 실내에서 일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었던 김씨였다. 하지만 영하를 오가는 한겨울에 야외 수영장에서 타일 작업을 하게 됐을 때, 김 씨는 본인의 생각이 짧았음을 후회했다. 그렇다고 실내작업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씨는 실내에서 일하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가운데 작업 간에 타일커팅, 본드칠, 각종 자재 가루 등이 많이 날려 먼지를 먹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업무적인 것 외에 김 씨에게 개인적인 에로사항도 있다. 그것은 여자를 만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같이 일 하는 사람들이 전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아저씨들이기 때문에 술만 즐겨 마실 뿐, 일반 회사원처럼 사내 연애 같은 것은 꿈꿀 수가 없을뿐더러 일하는 현장에서는 제 나이 또래의 여자를 아예 볼 수도 없다. ◇ 기술, 340대에 배워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올해 29살인 김 씨는 타일업계에서 어린 편에 속한다. 대개 이 나이대의 청년들은 편한 일이나 혹은 적어도 겉껍데기는 있어 보이는 일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김씨처럼 4년제 대학을 나와 흔히 말하는 노가다 일을 시작하는 청년은 많지 않다. 혹자는 현장 기술은 30대에 시작해도 40대가 되기 전에 충분히 기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청년 시절엔 안정적인 직장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타일 기술자가 분명 고수익 올리긴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직종이다. 쪼그려 앉아 무거운 타일을 수십장 들었다 붙였다하는 일은 육체적으로 상당히 고된 일이다. 무릎과 허리 어깨 등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또 대부분 실내 작업이라 환기가 잘 되지 않아 먼지로 인해 기관지에 무리가 오는 기술자들도 더럿 있다. 20대 후반이면 아직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에 도전하기 충분한 나이기 때문에 나중에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현장 일보다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평생 공부할거 2년안에 다 한다는 생각으로 경찰, 소방, 9급 공무원, 공기업, 공단 등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던지기도 한다. 대게 이러한 조언을 하는 부류들은 매달 통장에 돈이 꽃히는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는 김씨의 논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청년 바리스타가 바라본 국내 서비스 산업

◇ 청년 바리스타 '먹고살기 힘드네요' 7년의 바리스타 경력을 가진 청년 P씨(30남)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일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딱히 달리 하고 싶은 일도 없었어요. 어릴 땐 그저 커피우유를 좀 더 좋아하는 정도였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가지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죠 7년간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그는 급여조건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혼자서 먹고 산다고 생각하면 큰 문제는 없는데 결혼 준비까지 생각하면 턱 없이 아쉽죠. 저뿐만이 아니라 이쪽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생각이에요. 일하는 거에 비해 박봉인 건 이 바닥 어디서나 비슷한 상황이니까요 그렇다면 바리스타들의 월급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커요. 대부분의 카페가 프랜차이즈 업체인데 음료 제조법이 별로 어렵지 않다 보니 굳이 전문 바리스타를 채용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만 뽑아서 가르쳐 놔도 운영이 가능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굳이 바리스타에게 비싼 월급을 주며 채용할 필요가 없는 거에요. 드립 커피 전문 개인 카페는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다 보니 바리스타의 역할이 크지만 지금은 개인 카페 열 군데가 창업하면 그 중 일곱 군데는 망하는 상황이라 쉽지가 않죠 그는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살아남기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적은 자기자본과 대출금만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이 쉽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아직 국내에선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투자를 받기가 어렵다보니 창업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오로지 창업만을 위해 10년간 돈을 모아도 필요한 자본금을 다 마련하지 못할 때도 있거든요 그의 말대로 청년들은 카페사업에 관심이 높지만 커피전문점을 열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사업을 시작해도 성공하기 힘들고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수가 적어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P씨는 카페에서 일하며 느낀 점을 이렇게 말한다. 서비스업 종사자도 다른 직장인과 다를 게 없는 근로자인만큼 그에 합당한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카페도 기업과 다를 게 없는 사업장인데 그저 놀이터로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외부 음식을 가져와서 먹는다거나 대놓고 반말을 하시는 걸 보면 말이죠. 다시 말하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바리스타 국가공인자격증 됐으면 KDI는 한 연구결과에서 국내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려면 대기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투자활성화를 통해 개인 창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대책으로 꼽혔다. 하지만 P씨는 서비스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 돼 개인 카페 창업이 활발해져도 직원들에 대한 급여 인상으로까지 이어지긴 힘들 거라고 말했다. 매출이 좋은 매장이든 나쁜 매장이든 직원이 받는 급여는 다 비슷해요. 업계 급여 수준이 다 같이 낮은 상황이니 점주들은 굳이 무리해가며 인건비를 더 지출할 이유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전문 바리스타를 많이 필요로 하는 환경이 돼도 직원들의 급여 조건이 쉽게 바뀌진 않을 거에요. 결국은 뭔가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거나 최저임금 인상만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혹시 정부에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는지 물어봤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국가공인자격증으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서비스업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서 환경 개선에 신경 써주면 좋을 거 같아요 ◇ 국내 서비스 산업 생산성 낮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5년 10월 발표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 방향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은 1993년의 62%에서 점차 늘어나 2011년 기준으로 73%까지 성장했다. 또한 지금까지 서비스산업은 내수 시장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의 통계를 보면 국제시장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의 세계상품교역 증가율은 6.6%지만 서비스 교역의 증가율은 7.9%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비스 산업의 이러한 세계적인 성장 추세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아직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주요 선진국이 서비스업 연구개발에 지출하는 금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영국은 0.68%, 미국은 0.32%, 일본은 0.28%로 나타나지만 우리나라는 0.27%다. 서비스업에서의 생산성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75.5%에 달하지만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42.4%에 그친다.

꿈과 다른 현실, 그래도 희망을 가진다

김민주(가명29)씨는 취업준비생이다.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학교를 휴학한 상태다. 비슷한 나이 때의 모든 취준생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목표는 대기업이다. 삼성, LG, 현대차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취업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지난해 쓴 이력서만 100통이 넘고, 취업한 학교 선배를 찾아 취업 전략을 묻기도 했다. 이제는 회당 수십만 원에 달하는 대기업 취업 컨설팅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고민중이다. 김 씨는 군대는 다녀왔고 영어공부, 봉사활동, 대외활동 등 모든 것을 대기업 취업에 맞춰 살아오고 있다며 주위 친구들과 비슷한 스펙을 만들기 위해 항상 긴장하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당장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게 차이나는 월급을 생각하면 조금 더 공부해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은 것이 현실이다. 김 씨는 지금 여기서 중소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지금까지 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주변의 시선도 그렇고 내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했다. ◇ 매년 줄어드는 대기업 일자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6년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절반(48.6%)은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축소할 전망이다. 조사에 참여한 대기업 전체의 45.2%가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44.3%는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곳은 10.5% 에 불과했다. 반면 실업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늘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9.8%로 약 23만6000명의 25~29세 청년이 실업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2%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 갑작스러운 합격, 고민 끝에 선택한 일자리 그렇게 살고 있던 김 씨에게 최근 갑작스럽게 문자 한통이 도착했다. 서울에 위치한 중소기업의 면접에 최종합격했다는 내용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면접을 봤던 기업에서 합격 연락이 온 것이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고 김 씨는 대기업 취업을 위해 중소기업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뉴스가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매달 수십 군데에서 부딛히게 되는 면접 탈락 현실이 그의 자존감도 크게 낮췄다. 이대로 가다가 30살이 넘어가면 중소기업 취업도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 씨는 혹시나 싶어 면접을 봤던 중소기업에서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다며 대기업 취업을 위해 불안한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 아니면 하루빨리 취업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2가지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취업을 위해 좀 더 준비하는 것과 아니면 일단 취업을 해서 경력을 쌓는 것이다. 결국 김 씨는 취업을 선택했다. 미래를 위해 조금 더 대기업 준비를 할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준비만 할 수 는 없다는 생각에 취업을 결정했다. 물론 쉽게 선택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대기업 취업을 위해 준비했던 스펙들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었던 말 한마디가 그가 중소기업 취업 결단을 내리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씨는 취업한 기업에서는 내가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말과 무엇보다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며 그래도 지금 당장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단 취업했다는 현실에 만족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쌓았던 스펙에 경력까지 쌓아 좀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겠단 목표를 다시 세웠다. 김 씨는 당장 대기업에 들어가지는 못했다는 현실이 아쉽지만 앞으로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세울 것이라며 좀 더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전세집 마련 지원하는 'LH 전세임대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본인의 대학이 거주지와 다른 지역에 있어 주거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청년 전세임대주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청년이 거주할 주택을 직접 물색하면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재임대해주는 전대차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집을 구하기 힘든 청년들에게 안성맞춤인 정책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입주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워낙 매물이 적어 전세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청년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 타지생활 청년의 전세금 지원해주는 '청년 전세임대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국에서 청년 전세임대주택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해에도 신입생, 편입생, 취업준비생 등에게 총 6천호를 공급해 지원할 계획이다. 대학생의 경우 모집 당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등록상의 거주지와 대학교의 위치가 다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방송통신대, 사이버대학 등의 원격대학이나 사내대학, 학점은행제 대학은 모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취업준비생은 현재 대학 또는 고등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후 2년 이내인 사람 가운데 직장에 다니지 않는 경우이거나, 올해 대학 졸업예정자 혹은 졸업유예자 가운데 직장에 재직중이지 않은 사람이면 신청할 수 있다. 먼저 입주를 희망하는 청년이 LH청약센터를 통해 입주를 신청하면 LH에서 자격을 확인하고 대상자를 발표한다.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청년은 직접 전세주택을 찾아 LH 지역본부를 통해 전세계약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입주하게 된다. 전세금 지원한도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8000만원, 세종시를 포함한 광역시 6000만원, 기타 도 지역 5000만원이다. 한도액을 초과하는 주택은 초과금액을 입주대상자가 부담해야 하며 전세금 총액이 지원한도액의 15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입주자로 선정된 사람은 전세 계약금과 연 1~3% 가량의 이자만 내면 된다. 입주대상자를 선정할 때는 기초생활수급자, 보호대상 한부모가족,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등이 1순위 대상이 된다. 가구의 월평균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50% 이하인 경우와 가구당 월평균소득이 100% 이하인 장애인은 2순위로 분류된다. ◇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계약 포기자 속출 전세금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많은 청년들이 LH공사에 신청서를 제출하지만, 막상 선정되면 전세집을 찾기가 어려워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주로 거주를 희망하는 대학가 원룸의 경우 전세 매물이 워낙 나오지 않는데다 주택담보대출이 잡혀있는 경우에는 계약이 불가능해 조건에 맞는 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세임대주택 발표 시기만 되면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계약을 희망하는 집주인들이 많지 않고 조건에 맞는 전세 매물이 잘 나오지도 않는다"며 "실제 계약이 성사되는 케이스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청년 전세임대주택 지원을 받아 전세집을 구한 홍모(26세여)씨는 "처음 발표 당시 대기번호 50번을 받았는데, 먼저 선정됐던 사람들 가운데 집을 구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한 사람들이 상당했다"며 "나도 전세집을 구하러 다녔을 당시 공인중개사 5곳을 돌고 인터넷으로도 한참을 알아보면서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가까스로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당시 문의를 했던 전세 매물만 20~30군데는 족히 넘었는데 대부분 집주인들이 거절했고, 계약이 가능한 곳을 찾다보니 대학과 거리가 상당히 멀리 떨어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적정한 선에서 집주인과 공인중개사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청년 전세 매물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청년 전세로 나온 주택에 도배, 장판 등 인테리어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도 마련 중이다. 또한 청년 전세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공인중개사에게 소개 건수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많이 찾는 대학가 주변의 매물은 한정되어 있고, 가지고 있는 자본이 적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선전문위원은 "국토부의 유인책이 어느정도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대학가는 워낙 월세에 대한 선호가 높아서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안한 미래 바꾸려 ‘부사관’ 꿈 꿨지만 현실은 ‘깜깜’

지방전문대 전문사관양성과를 졸업한 김인영(26여가명)씨는 부사관 시험 삼수생이다. 지난 2011년 수도권 소재 한 사립대학교 사범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그는 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다. 해마다 높아지는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할 자신이 없었고, 학부를 졸업한 선배 중 임용고시에 합격해 교사가 된 이가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선배 대부분은 교사가 아닌 스포츠학원이나 헬스장 강사가 되거나 아니면 학부와 전혀 관련 없는 보험, 학습지 교사 등 영업직에 취직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나마 기간제 교사가 된 선배는 교사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매년 학교를 옮겨 다녀야 하는 처지다. 어릴 적 꿈을 이룸과 동시에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고자 부사관 시험에 응시하기로 맘먹은 김씨는 지난 2012년 A대 전문사관양성과에 입학했고 2015년 3월 졸업했다. 재학생 시절 첫 번째 부사관 시험을 응시했던 준비가 부족한 탓에 낙방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서 치른 두 번째 시험마저 떨어졌을 땐 잘못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후회마저 들었다. 1년 6개월 남짓 학과 생활을 병행하며 시험에 매진했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어요. 하지만 첫 시험 응시였기 때문에 별로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1년 뒤 본 시험에서도 떨어지고 나니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대학 중퇴 후 전문대 전문사관양성학과 발길 옮기는 젊은 여성들 4년제 대학을 중퇴하고 다시 전문대 전문사관양성학과나 공무원학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젊은 여성이 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 일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경쟁률이 낮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사관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이들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사관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 2011년 2.6대 1에 불과했던 육군 남자 부사관 경쟁률이 지난해 7대 1을 넘어섰다. 여자 부사관은 무려 10대 1에 달했다. 부사관 시험도 까다롭다. 1차 필기전형으로 언어자료공간근현대사 시험을 보고, 별도 직무수행능력평가(자격증전공)도 치른다. 각각 30점 만점. 바늘구멍을 뚫으면 2차 전형에서 체력테스트(팔굽혀펴기, 달리기, 윗몸일으키기)와 면접, 신체검사까지 통과해야 한다. 처음에는 시험을 보는 것보다, 체력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어요. 하지만 체력은 노력하는 만큼 커졌는데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니까 답답하기만 하더라구요. 올해는 꼭 합격해야 하는데 지난해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 때문에 경쟁률이 더 높아질 가 걱정이 앞서요 ◇불안한 미래연봉은 적지만 안정된 직업 부사관 김씨가 부사관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불안한 미래를 보다 명확한 미래로 만들기 위해서다. 교사라는 직을 포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했을 경우, 기간제교사를 전전하는 학부 선배를 그 누구보다 많이 봐왔던 그다. 연봉이 적지만 계약직이 아닌 공무원 신분인 부사관이 더 현실적인 미래가 될 줄 알았던 것이다. 김씨가 바라던 대로 부사관 시험에 합격하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부사관에 합격하면 18주(훈련소 5주, 육군부사관학교 13주) 교육을 받는다. 치열한 경쟁의 시작이다. 각개전투 같은 군사 훈련부터 다양한 이론 교육까지 받으며 수십 차례 시험을 치른다. 오전 6시 기상해 9시 취침이 정식 일과다. 그러나 대부분 훈련생이 밤 11~12시까지 공부에 매달린다. 시험 과목 중 3과목에서 과락이 나오면 부사관학교를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군 하사 계급장을 단 첫해엔 2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군 하사 1호봉의 기본 연봉은 1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근무수당 등을 합쳐도 2000만원 남짓이다. 일반 9급 공무원보다 적다. 하지만 숙소 제공 등 혜택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대우는 오히려 좋은 편이라는 게 김씨의 귀뜸이다. 체육교사 직을 포기한데는 아무래도 부사관 합격이 임용고시 합격보다 더 쉬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어요. 일반 9급 공무원보다 보수가 적은데 왜 그 길로 가느냐는 가족들의 핀잔도 듣지만, 그냥 사범대 나와서 임용고시 준비했다면 지금보다 더 미래가 암담했을 것 같아요라는 김씨. 미생의 길을 벗어나 부사관 정복을 입을 날을 꿈꾸는 그다.

성범죄에 노출된 청년들...'싫다고 말해도 괜찮아'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직장인 L양은 매일 아침 출근시간이 고역이다. 출근 시간대 혼잡한 틈을 타 L양에게 성적 스킨십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간 수치심에 참고 참았던 L양은 어느날 출근길에 자신을 더듬는 남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피해자가 우리 주변에 많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가 2015년 공개한 통계에 의하면 성적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남녀 총 7844명(남 3264명, 여 4580명) 중 여성은 30.2%로 약 3명 중 1명이 수치심을 당했다. 그야말로 높은 '수치'다. 성범죄에 노출된 청년들 이대로 괜찮을까 ◇성범죄에 노출된 여성들, 어디에 하소연 해야하나 성범죄는 형사상 범죄가 성립되는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범죄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성희롱 혐의자가 무혐의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학생 S양은 지난해 여름 동성친구들과 워터파크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S양과 친구들이 물놀이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누군가가 허벅지를 쓰다듬은 것이다. 처음에는 실수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 행동이 계속 반복돼서 고의로 그런 것이란 걸 깨달았죠. 실수인 척 또 시도를 하기에 바로 주변의 라이프가드에게 말을 해 가해자들을 잡았지만 그들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발뺌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그 사람들 금방 풀려났어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거죠. 고등학생 Y양도 등굣길 만원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아침엔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작은 스킨십정도는 이해를 했는데 이번엔 누가 대놓고 제 엉덩이를 만졌어요. 뒤를 돌아봤는데 저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구요. 제가 뒤돌아보고 나서도 계속 터치를 했는데 무서워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어요. 성범죄는 크게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 세가지로 구분된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전제로 성립되는 성폭행과 성추행은 성희롱과 차이가 있다. 성희롱은 상대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행동을 말하며 그 기준이 애매해 논란이 있다. 접촉성 성범죄는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만 성희롱의 경우 그럴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상대가 성적으로 수치심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성희롱이 되기 때문이다. ◇도덕성, 인성교육의 결여 지난해 6월 K대학교 남학생들이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적 발언(성희롱)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 있다. 같은 해 S대학교에서도 남학생 8명이 메신저를 통해 같은 과 여학생들에 대해 나눈 성적 발언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다행인 점은 이런 사실을 문제 삼고 알린 내부고발자가 있었다는 것이고,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성희롱이 특정 대학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거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의 전당에서 일어나 더욱 화제였던 이 사건은 인성은 없고 지식만 채운 일부 명문대생들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만 잘하면 괜찮다는 식의 교육이 물질만능학벌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천박한 사회로 만들었다.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받았다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듯이 학벌로 모든 것을 합리화시킬 수 있다는 우리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 어디까지가 범죄일까 이런 일이 직장 내에서 이루어질 경우 직장 내 성희롱이 되며 법적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5년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여성 직장인의 성희롱 경험률은 43%라고 한다. 절반 가까이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거다. 그들 중 78.5%는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성희롱 행위자가 상급자(39.8%) 또는 남성(88%)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업무에 불이익을 받을 것 같다는 이유로 대처를 안한 경우는 17.7%였다. 직장 내 성희롱의 경우 형사사건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징계처분을 받거나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직장 내 성희롱도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아 처벌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노골적인 언어성희롱이 증거인 경우가 많지만 그것마저 포착하기 어렵고 주로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범죄로 판단될 정도로 심각하다면 당연히 성희롱에 속해 처벌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마지노선은 어디일까? 직장 내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한다거나 친밀감을 표시한 행동까지 무조건 성희롱으로 봐야할까?여자가 그렇게 크면 시집이나 가겠냐라던지 하체가 튼실하다고 지칭하는 등의 사례를 놓고 이것도 성희롱이 맞는가 아닌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렇듯 구체적인 기준이 없고 개인의 척도가 다르기 때문에 성희롱의 여부를 판단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애매하다. ◇만약 당신이 성희롱을 당했다면? 이럴 경우엔 어떤 대처를 해야할까. 이은의 변호사는 삼성에 입사했을 당시 상사의 성희롱 문제로 5년을 싸웠고 끝내 삼성을 이겼다. 내 머리나 목덜미를 만지고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간 상사는 아무 의도가 없었는데, 내가 예민해서 몇 년이나 공들여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어요. 존경하던 직장 선배들이 연애를 하자며 심각한 수위의 스킨십을 시도해오는 것에 경악하고 이후 그들과 만나지 않게 된 내가 예민한 사람인 건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은의 변호사 같은 사람도 확신이 흔들렸을 정도로 성희롱은 미묘한 문제다. 허나 분명한 것은 그 상사의 행동으로 인해 심적 변화가 생겼으므로 명백히 범죄가 인정되는 것이다. 한 형사전문변호사는 성희롱을 당했다면 믿을 만한 지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인의 진술이 직접적인 증거는 못 되더라도 피해자가 호소를 했다는 점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대방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계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증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통화나 대화 중에 상황을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통화 내용이나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필수다. 피해자가 직접 대화에 참여한 녹음은 대화 당사자들 몰래 한 것이라도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되지 않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미혼여성 4명 중 1명 "결혼해도 자녀 낳지 않겠다"

미혼여성 4~5명 중 1명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전국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혼남녀의 출신 인식'을 조사한 결과 미혼 여성 중 22.5%가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한 미혼 남성의 경우도 7~8명 중 1명(13.1%)이 출산을 거부했다. 미혼남녀 전체로 보면 17.8%가 결혼 이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인데, 이는 전년 14.4%보다 3.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미혼남녀들(68.3%)은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미혼남성(51.6%)과 여성(44.4)의 절반 가량이 정부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남성들은 출산지원(29.3%)을 가장 효과적인 출산 장려 정책으로 꼽았고, 보육 지원(29.3%)과 주거 지원(14.9%), 결혼 지원(13.1%) 순으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보육 지원(33.7%)을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응답했고, 출산 지원(26.7%), 주거 지원(10.6%), 경력 단절 예방 지원(10%)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미혼 남녀 10명 중 6명(62.6%)는 2년 이내 자녀를 낳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2.4%는 맞벌이를 선호했고, 10명 중 1명(13.1%)는 결혼 후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했다. 또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72.4%는 맞벌이를 선호했고, 특히 대학원을 졸업한 여성들 중 82.8%가 맞벌이 하기를 원했다.

씁쓸한 ‘금수저론’... “부모재력이 성공의 조건”

청년들이 성공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노력보다 부모의 재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금수저론'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2030세대에 팽배해져 있는 것이다. 10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 취업준비생 280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성공의 조건'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3~4명(945명33.8%)이 성공을 위해 부모의 재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4명(980명 중 392명40%)은 성공을 위해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도 각각 28.1%, 34.7%가 '부모의 재력'을 성공의 조건으로 꼽았다. 이는 사회경험이 있는 청년일수록 성공의 조건을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외부의 조건에서 찾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성공의 조건을 개인과 외부로 나누어봤을 때는 개인에 두는 청년(33.9%)보다 외부의 조건에 두는 청년(65.3%)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개인의 역량(노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청년은 전체 응답자 중 16.6%에 그쳤다. 청년들은 성공 조건으로 인맥(14.5%), 성실성(12.6%), 학벌 및 출신학교(11.1%), 지적능력(4.7%), 집안 배경(4.4%) 등을 꼽았다. ◇ 개천에서 나는 용은 없다 '수저계급론'은 현실 자수성가 한 사람이나 개인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을 지칭한 개천에서 용났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대신 많은 청년들이 태생부터 계급이 정해져 있다는 수저계급론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혜성(가명34)씨는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취직하기 위해 몇 년간 고생해서 회사에 들어왔지만 나보다 1년 늦게 들어온 후배가 더 빨리 진급했다면서 알고 보니 이사장의 아들이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금수저를 현실에서 보니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대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나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성공하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취업 한파 등 악화된 경제상황으로 인해 청년에게 예전보다 과도한 경쟁을 요구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에는 충분한 노력으로 인정받았던 일들이 현재는 '당연하게 해야 할 일'로 바뀌면서 기성세대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사회통합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최근 청년들이 부모세대에 비해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노동시장)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경험하고 있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노력한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라며 "이때문에 개인의 노력보다는 외부의 조건에 의해서 성공이 좌우된다는 생각이 팽배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예전 부모세대들은 대학만 가도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고 잘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을 가고 있는데 비해 일자리가 부족한 열악한 조건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학비걱정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과 풍족한 부모의 지원으로 어학연수 등 고스펙을 쌓은 청년들은 취업시장에서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 시절 부모가 엄청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는데 아무리 부모가 열심히 해도 형편이 더 나아지지 않는 이른바 '좌절의 대물림'도 이러한 '수저계급론'의 확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수저계급론'에 좌절하는 청년들을 위해 취업지원 또는 직업훈련 등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월 된 아이 엄마도 불안한 미래

김미나(31세, 가명)씨는 첫 아이를 출산한지 이제 5개월 됐다. 회사에 1년간의 육아휴직을 신청해 정부로부터 매달 40만원 남짓 되는 돈을 받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다시 회사로 복귀하고 싶지만 두려움이 크다. 육아휴직이 끝나고 내 자리가 남아 있을지도 불안하고 1년 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아이도 걱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70년 가구당 4.53명에 달했던 출산율은 지난 1990년 1.57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3년 1.19명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최근에는 소폭 올랐지만 고작해야 1.2명 수준이다. 정부는 출산율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김씨는 저와 남편 모두 외동이라 아이를 둘 이상 낳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아이는 낳아 놓는다고 알아서 크지는 않는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물론 사회적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 돈을 더 많이 못 버는 아빠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엄마. 정답 없는 고민이 늘어갈수록 아이 낳기는 점점 힘들어 지는 현실이다. ◇ 아이 키우는 엄마들도 미생 미래가 불안하다 아이를 낳게 되면 우선 가계 수입이 크게 줄어든다. 출산 전 김씨의 남편이 월 250만원, 김씨가 월 200만원을 벌었다고 가정하면 출산 후 가계 수입은 남편 월 250, 정부의 출산 지원금 월 50만원이 된다. 매달 100만원의 대출금을 상환하고, 아파트 관리비와 통신비로 5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고 하면 한 달에 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150만원이 전부다. 차량 유지비도 경조사비도 없다고 가정한 상황이다. 출산 후 복직은 더 큰 문제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은 출산 여직원이 1년간 육아휴직하는 동안 당장 1명의 일손이 아쉽다. 김씨는 전문직이 아니라 단순 사무직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며 당장이라도 사람이 필요한 회사 상황에서 내 자리를 1년이나 남겨둘지는 의문이다고 말한다. 특히 전문직이 아닌 김 씨는 회사에 복직하지 못했을 경우 상황이 더 어렵게 된다. 그는 만약 지금 다니는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를 구해야 할 경우 영업이나 단순 아르바이트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 복직하면 아이는 누가 책임지나 출산 후 1년 만에 회사에 복직이 가능하게 됐다고 가정한다. 회사에서 1년이란 시간은 참 길다. 그러나 엄마에게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아이는 이제 14개월. 엄마의 손길이 너무나 필요한 나이다. 어린이집도 오후 4시면 아이를 퇴원시켜야 한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김씨는 아직 반년 넘게 육아휴직이 남아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고민이라며 아이를 생각해 일을 쉬고 육아에 전념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생활비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렇다고 회사에 나가 전처럼 야근하고 출장도 가게 되면 이제 2살 된 아이를 돌보는 것은 누구의 책임이냐고 묻는다. ◇ 엄마의 계속되는 고민, 육아냐 일이냐 최근 온라인 사업에 뛰어드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단돈 30만원이라도 벌기위해 인터넷을 통해 옷을 팔거나 각종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육아와 돈 모두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올해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출산휴가 급여는 월 13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라간다. 또 일가정 양립을 위해 직장어린이집 지원을 최대 6억 원 한도 80%에서 8억 원 한도 90%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김 씨는 단순이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김 씨는 한 달에 받는 돈이 15만원 늘었다고 어떤 엄마가 계획 없던 아이를 낳겠느냐며 믿을 수 있는 어린이집이 적고 출산 후 복직 가능성, 사회적인 분위기 등 너무도 많은 것들이 부족한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최순실 사태 이후 청년들이 느낀 감정 ‘절망·분노·희망’

2016년 가장 큰 이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였다.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특혜를 받고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을 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대통령 연설문을 최 씨가 고쳤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국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사태수습을 위해 배포했던 90초짜리 대국민담화 영상은 분노한 국민들에게 기름을 부은 격이 됐고, 그 후 언론보도와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온갖 부정부패는 많은 사람들을 광화문 광장으로 불러 모았다. 언론 취재과정에서 밝혀진 새로운 사실과 의혹들은 박 대통령 지지율을 5%까지 떨어뜨렸고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도 순응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이번 사건 핵심 인물들은 모두 "모른다" "알지 못한다"로 일관했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출석을 거부했다. 청문회를 보면서 국민들은 답답해 했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2030 청년들은 최순실 사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 모씨(23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친구들과 함께 대학교 정문에서 시국선언문 낭독식에 참여했다. 평소 정치와 사회문제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 학교 행사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평범하고 소심한 학생이었다. 그랬던 그가 학교 정문으로 나와 큰 목소리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모씨가 대학교 정문까지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절망감이었다. 이 모씨는 어렸을 때부터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부모님을 말을 지금까지 믿었는데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절망감이 들었다며 3포 세대5포 세대라는 말도 결국은 돈 없고 연줄이 없는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태가 터지기 전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요즘 청년들은 뭐든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까지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신 적이 있다며 이번 사태 이후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개천에 있는 청년들은 용이 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 문화계 꿈나무가 말하는 블랙리스트 대학로 극단에서 1년 넘게 막내 생활을 하고 있는 박 모씨(23남)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언론보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정치를 풍자하고 비판했던 문화인들을 탄압하기 위해 명단을 만들고 그들이 향후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영화 변호인에 출연했던 배우 송강호 씨는 이 영화 이후 작품 활동이 확연히 줄었다. 이에 박모씨는 나는 아직 문화예술인이라는 말에 창피하고 부족함을 느끼지만 문화인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치 풍자를 막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명단에 포함된 문화인의 작품 활동을 막는다는 것에 화가 났다며 극단에서 막내 생활을 하다보면 실력은 뛰어나지만 현실적인 수입이 없어 결국 극단을 떠나는 선배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문화인을 지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억압한다는 것은 21세기에 생길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인에게 표현의 자유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문화예술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으며 지위를 이용해 그것을 막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 요즘 광화문은 필수 데이트 코스 대학생 커플인 박 모씨(23남)와 김 모씨(24여)은 지난달 24일 광화문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한손에는 문구점에서 산 LED 촛불을 들고 다른 손에는 핫팩을 들고 자리를 잡았다. 상당히 추운 날씨였지만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도 보였고 교복을 입고 온 학생들도 보였다. 촛불집회가 매주 진행될수록 젊은 커플들이 집회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2030 세대들의 관심이 크고 예전 집회처럼 딱딱하고 슬픈 이미지가 아닌 하나의 행사가 되면서 함께 즐기는 집회 문화가 형성됐다. 박 모씨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도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얘기를 많이했다며 사태에 관심이 생겨 촛불집회에 참여해보고 싶었고 집회에 다녀 온 친구들도 엄청난 인파속에서 뭉클한 감동을 받고 왔다는 말에 여자친구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모씨도 촛불집회를 처음으로 참가해봤는데 뉴스나 SNS에서 본 것만큼 슬프지 않았고 가수와 개그맨들이 나와 공연을 펼치는 모습이 마치 콘서트 장에 온 것 같았다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분노 속에서도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려 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2030대 청년들은 절망하기도 했고, 분노하기도 했으며 그 속에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촛불집회 속에서 찾으려고 했던 희망이 다시 절망과 분노로 변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할것이다.

지명에 실패한 야구선수 “배운건 이것 뿐인데..”

전석현(가명24)씨는 지난해 대학 4학년 신분으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전씨는 사실상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은 야구의 꿈을 접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실업팀이나 독립 리그가 활성화했다면 말은 달라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프로팀 입단이 좌절되면 사회인으로서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경험을 감수해야 한다. ◇프로 입단만이 살 길...침체에 빠진 대학야구 프로 진출이 야구선수로서 유일한 길이다 보니 고교 선수들의 대학야구 기피현상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 선수들은 고교 3학년 때 우선적으로 프로 진출을 시도한다. 여기서 지명 받지 못하면 보통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근래엔 대학 진학이 아닌 신고 선수로라도 프로팀에 입단하여 그 안에서 1군 진입을 노리는 것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면 4학년이 돼서야 다시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4년이란 시간은 초조하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전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대학야구는 프로에 진출하지 못한 고교야구 선수들의 패자부활전 무대와 같다며 초중고교 야구는 관성적으로 어떻게든 굴러가게 돼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야구는 현재 앞이 깜깜한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야구 대신 신고 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학생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건 매 한가지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1~2년 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연습생들이 매년 각 구단에서 여러 명씩 나온다. 전씨는 신고 선수는 구단에서 방출되면 갈 곳도 없다며 프로에 진출했던 선수는 대학 진학은 가능해도 학교 소속의 야구 선수로 뛸 수는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해 악법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이 규정이 없다면 국내 대학야구는 존립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해 동안 대학을 졸업하는 4학년생 야구선수 가운데 프로에 지명되는 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 군에 입대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들은 허무하게 야구의 꿈을 접는다. ◇운동 그만둔 뒤 갈 곳 없는 야구선수들 고교 3학년 때 지명에 실패하면 아예 일찍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학생들과 대학야구를 통해 프로 진입의 꿈을 이어가는 학생들 두 부류로 나뉜다. 최종적으로 프로 진출에 실패한 학생들은 결국 운동을 그만둔다. 일부는 코치나 프로심판, 프로팀 전력분석원, 프로 스카우터, 프로선수 트레이너 등으로 전환해 야구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야구와 관련이 없는 제 2의 인생을 산다. 대학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했던 이민호(가명33)씨는 군대를 가면서 운동을 접게 됐는데 전역 후 사회에 나왔더니 막상 할 것이 없었다며 학창시절 운동을 한다고 공부도 게을리 했으니 취업문이 더욱 좁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서울 모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선수시절 체계적으로 실시한 근육 트레이닝의 경험을 살려 이쪽 분야로 진출한 것이다. 이씨는 아마추어 야구선수 출신들은 매우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 중에서 일반 기업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는 친구도 있고 경호업체에 취직한 친구도 있습니다. 또 일부는 술집 웨이터나 화류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녀석들도 있죠 야구의 꿈을 접은 선수들이 가슴이 아플 때는 당연하겠지만 같이 운동했던 친구가 프로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다. 이씨는 군 복무 시절에 TV로 야구 중계를 보는데,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이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야구만 바라봤는데 전 결국 야구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 거니까요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 필요해" 고교 3학년 때 지명 받지 못하면 명문대 입학도 포기하고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단하는 경우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또다른 현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같은 구조를 끊어 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 졸업 전에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얼리 드래프트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과 프로야구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야구팬들의 목소리도 있다. 또 신고선수 자격을 대학 선수에게만 부여하는 방식도 고3 야구선수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여 침체된 대학야구를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한 스카우터는 프로에서 활동하기에 아직 부족한 선수의 경우 대학 4년 동안 기량을 연마한 뒤 신인 드래프트에 재도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조언했다.

‘변시 낭인’ 두려운데 합격해도 ‘백수’

지방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지 4년이 다되어가는 김수영(가명35)씨는 3번 연속 변호사시험(변시)에 떨어지자 이른바 변시 낭인이 될까봐 두렵다. 곧 변시를 앞두고 있지만 이번에도 떨어진다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한 번밖에 남지 않게 되기 때문에 앞날이 캄캄하기만 하다. 법무부는 매년 로스쿨 입학정원의 75% 수준인 1500명 선에서 변시 합격자를 관리하고 있는데 불합격자가 문제다. 지난 2012년 시험 낙방으로 214명의 변시 낭인이 탄생한데 이어 매년 200~300명씩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에서 쏟아져 나오는 졸업생에다 매년 늘어나는 불합격생들 까지 몰리다 보니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게다가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횟수가 5번으로 제한돼 있다보니, 불합격자들의 불안감은 해가 갈 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김씨는 매년 변시 낭인이 300명가량 늘어나다 보니 합격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시험에는 불합격률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로스쿨생 우울하게 하는 변호사 시험 문턱 로스쿨생의 미래를 우울하게 하는 요인은 해마다 높아지는 변시 문턱이다. 변시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유는 합격자 수가 1500명 선으로 유지되는데 비해 전년도에 불합격해서 재응시하는 졸업생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로스쿨 졸업생 2명이나 3명 중 1명만이 변호사가 되는 시대가 올 거라는 불안 섞인 말도 나온다. 구직 희망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법조계에 불어 닥친 일감 한파로 개인사무소부터 대형로펌까지 신규 변호사 채용 규모를 대폭 감축하거나 아예 채용을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기업이나 대기업의 법무팀 자리도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일부 졸업생들은 정규직을 포기하고 일반 계약직 직원으로 취업하는 미생의 길로 내몰리기도 한다. 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가까스로 로스쿨에 합격해 3년간 학비만 1억원 넘게 들였는데, 번번히 변시에 떨어지는 심정 누가 알겠어요. 심지어 합격해도 좋은 직장 갖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요라는 김씨의 하소연이 남일 같지 않게 들리는 이유다. ◇일반인은 모르는 변시 낭인의 두려움과 설움 변시 낭인에 대한 걱정이 로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지만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비싼 돈 들여 로스쿨까지 간 사람이 변시에 합격하지 못해 자격조차 갖지 못한다는 현실을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대다수의 변시 불합격자들이 주위에 이 같은 사실을 털어 놓기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변시에 응시할 수 있는 제한 횟수 5번의 시험에서 모두 떨어지게 되면 더 이상 자격을 획득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일반인은 모른다. 한 번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떨어지면 갖게 되는 자괴감은 이루말 할 수 없이 크다. 대출받아 1억원이 넘는 학비를 낸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지만 그보다 더 슬프고 힘든 건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나이만 먹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진다는 것이다. 처음 변시에 떨어졌을 때 가족에게 불합격 사실을 알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들었어요. 일반적으로 변시가 사법고시 보다 쉬운 시험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비싼 돈 들여 로스쿨 다니고 시험에 떨어지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스로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거든요 ◇변시 합격하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실상은 어렵게 시험에 합격해 변시 낭인을 벗어나도 취업을 하지 못해 사실상 백수로 지내는 로스쿨 졸업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로스쿨을 졸업한지 1년이 다되어가는 조재희(가명30)씨도 취직이 안돼서 사실상 백수로 지내고 있다. 얼마 전 모 중견 로펌 면접을 봤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나중에 떨어진 이유를 알고 난 후 조씨는 더욱 황당했다. 이력서에 희망연봉을 월 300만원을 적었는데 희망연봉을 낮게 적은 지원자 순으로 채용이 됐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올해 어렵게 변시에 합격하고 6개월 연수를 마친 후 로펌 수십곳에 지원을 했지만 면접을 본 곳은 한곳뿐이었어요. 로스쿨 비용은 고스란히 학자금대출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자괴감이 들어요 지난해 2월 로스쿨을 졸업한 조씨는 앞서 1월 변시를 치른 후 4월 합격 통보를 받았다. 변시에 한 번만에 합격한 그는 앞으로 인생에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합격발표와 동시에 찾아 나선 실무수습 인턴자리에서 부터 조씨는 고배를 들었다. 변시 합격자들은 변호사법에 따른 법정 실무수습 6개월을 거쳐야 본격적으로 소송을 본인이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돼요. 이걸 마치지 않으면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로펌 등의 구성원이 될 수 없는데 그 시작부터 말 그대로 가시밭길을 걸은 셈이죠 조씨는 6개월 수습기간을 채울 법률사무소나 회사를 찾았지만 그를 불러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대한변호사협회 연수를 6개월 받을 수밖에 없었다. 법률사무소나 일반회사에서 수습기간을 하면 적으나마 월급을 받을 수 있지만 대한변호사협회 연수는 그런 게 없다. 사실상 백수로 6개월을 버텨야 취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셈이다. 그나마 변협 연수라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연수가 끝나고 일할 곳을 찾아보니 제가 갈 수 있는 곳이 너무 없더라구요 ◇변호사 상당수 취업 어려워강제 개업 몰리는 현실 이 같은 어려움은 조씨만 겪고 있는 게 아니었다. 최근에 배출된 변호사의 상당수가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지 못해 휴업상태이거나, 강제 개업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취업을 못해 어쩔 수 없이 개업하는 것을 강제 개업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각 로스쿨이 졸업생의 취업현황을 자체적으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지만 이는 믿을 수 없는 자료라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일반 대학에서 엄격하게 4대 보험 여부까지 따져 취업률 통계를 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요. 그냥 학교 측에서 전화로 물어보는 수준에 불과한데 솔직하게 백수라고 말할 수 있는 졸업생이 몇이나 되겠어요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개업 변호사가 5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개업 변호사는 1만7268명으로 로스쿨 변호사 배출 직전인 2012년 3월의 1만1491명에 비해 50.3% 늘었다. 이처럼 변호사 숫자는 늘었지만 변호사 업계 시장 크기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변호사 취업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한 청춘들, 불합격에 변시낭인이 될까 두렵고 합격해도 들어갈 곳 없어 백수로 지내는 미생의 삶을 전전하고 있는 현실이다.

청년이 본 청년수당…"청년에 도움" VS "도덕적헤이"

서울에 사는 서주희(25세가명)씨는 모 언론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루종일 뉴스에 묻혀 살지만 최근에 특히 관심이 간 뉴스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 수당 정책이었다. 서울시가 일정 요건을 갖춘 청년들에게 월 50만원씩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인 청년수당을 내년에도 지급하기로 했다는 뉴스에 혹하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됐다. 주위 친구들의 의견이 궁금해졌다. 친구들은 이 정책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청년수당이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에 봉착한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도덕적 헤이를 불러일으키고 서울시 청년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불평등 하다는 지적도 있다.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이 시대 청년들은 청년 수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서씨는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취업난에 빠진 청년들에게 희망이 될 것" "취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취업난에 빠진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서 만난 김명덕(26세가명)씨는 청년수당 정책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외모를 가꾸고 취업 스터디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정작 청년들에게는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청년 취업을 위해 소정의 현금을 지원하면 취업난에 빠진 청년들의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청년수당이 새로운 복지제도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성균관대학교 명륜동 캠퍼스에서 만난 곽힘찬(23세가명)씨는 "기존 복지제도는 청년을 복지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지만 청년수당은 청년 또한 복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시키며 새로운 복지제도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복지제도가 노인이나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한정된 정책이었다면 청년수당은 빈부 격차를 생각하지 않고 청년층 전체를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평등한 새로운 복지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집이 가난해 돈이 부족한데 누구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청년수당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인턴을 하려해도 경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청년수당이 용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찬성 의견으로 나왔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스펙을 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원비, 스터디 비용, 외모 가꾸는 비용 등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시가 용돈을 쥐어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도덕적 헤이는 어떡하죠?" "취업을 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들에게 여유를 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주미혜(25세가명)씨는 청년수당이 청년들이 무위도식 하도록 여유를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가뜩히나 취업 포기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용돈까지 쥐어주면 더욱 더 취업 할 생각을 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자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려면 청년수당은 폐지되야 할 정책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직접적인 현금지원이 아니라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의견과 맥을 같이 하는데,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복지는 옳지 못한 것이며 차라리 취업 연수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서울 충무로역에서 만난 이찬희(28세가명)씨는 "다수의 시민이 낸 세금으로 신체 건강한 청년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신체 건강한 청년들이 얼마든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이들에게 무상으로 세금을 지원한다면 사회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새 청년들의 취업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충무로에서 만난 설수진(25세가명)씨는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라는데 취업을 하지 않는 것은 눈높이가 높아서 아니냐"며 "자기가 선택해서 무직자가 된 사람을 도와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별로 효과없는 정책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만난 시민 노영주(52세가명)씨는 "겨우 한 달에 50만원 지원해서 백수들이 살 수 있겠느냐"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달 생활비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서울시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데 다른 지자체 청년과는 불평등한 정책이 아니냐", "살기도 힘든데 내가 낸 세금으로 누굴 돕냐"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청년수당 정책은 빈부격차나 생활고 등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한 연령대에게 복지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희망대담] 우리 얘기 좀 들어볼래

해마다 높아지는 취업문턱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수험생이 '취준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청년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맞추기 위해 오늘도 '스펙'을 올리고 '자기소개서'에 한줄 더 넣기에 매달린다.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란 참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학교를 졸업했으니 당당한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해 '취업'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요구되고 있지만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아 피곤하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직접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취준생들의 애환과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그들의 목소리가 바로 대한민국 대부분의 청년들이 실제로 고민하는 바로 그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서울 신촌 스터디룸에서 취준생인 이황진(28남창원), 이태근(26남서울), 최승주(23여광명), 신가람(26남서울) 서지원(24여서울)과 '비정상회담'을 나눠보았다. ◇과연 외모가 취준생들에게 경쟁력인가? 대한민국에서 취업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성형을 하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현실이 되었다. 토익과 대학 졸업 학점, 자격증 등의 기본스펙은 물론이고 이제는 호감가는 인상을 만들어야 높디 높은 취업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현실에 청년들은 오늘도 굶고 성형외과를 알아보러 다닌다. 기자 :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취직을 위해서 좋은 인상을 위한 성형수술이 유행하면서 일명 '취업성형'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어. 이제는 외모가 곧 취업에 경쟁력이라는 얘기는 그냥 공공연한 말이 됐어. 지원 : 나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취준생들에게 엄격한 '외모'기준을 두고 있다고 생각해. 내가 여자여서 더욱 그런지 몰라도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특히 외모의 잣대가 심한것 같아 안타까워. 실제로 내 친구에 의하면 대학교 1학년 1학기 첫 수업 때 교수님이 아직 성형을 하지 않은 여학생들이 있으면 성형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하더라. 심지어 알바 면접 자리에서도 지원자가 사진보다 조금 통통해보이면 사진이 굉장히 잘나왔네요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 과연 기업면접에서는 얼마나 외모를 따지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지. 승주 : 맞아. 나도 예전에 최종면접을 볼 때 내 옆 지원자에게 면접관이 외모를 지적하는 경우를 실제로 본 적이 있어. 심지어 그 지원자를 뽑지도 않았는데 말야. 실제로 이런 상황을 경험하면 혹시 내 외모가 마이너스는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기분이 들어. 태근 : 나도 안타깝지만 이제 대한민국에서 외모는 암묵적인 경쟁요소가 되어버린 것 같아. 어느날은 학교에서 리더쉽 관련 교육을 들은적이 있는데 메인 주제가 첫인상에 관한 것이어서 굉장히 놀란 적이 있어. 교육자료 첫 페이지부터가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한 사례라니. 그래서 그때부터 아, 나도 이제는 외모를 가꾸는 것에 신경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당시 취업을 위해서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 리더쉽 강의를 들으니까 힘이 쭉 빠지더라고. 기자 : 그렇다면 만일 성형으로 내가 원하는 기업에 취직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어? 지원 : 음 나는 필요하다면 할 것 같아. 실제로 내 친구도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쉬는 기간에 성형을 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재취업을 하면서 이전보다 수월하게 취업에 성공했다며 내게 성형을 추천하더라. 아무래도 주변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당장 취업이 급한 취준생으로서는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가람 : 나는 약간 생각이 달라. 나 같은 경우는 지금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외모보다는 아무래도 성적이 훨씬 중요할 수밖에 없거든. 다만 현실적으로 서비스직이나 사람을 많이 접하는 특수한 직종에 한해서는 내가 만일 대표라도 신입을 뽑을 때 외모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그들에게는 외모와 인상이 곧 수익으로 연결될 수 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분명한것은 면접자리 등에서 외모를 지적하거나 하는 문화는 당연히 사라져야 하겠지. ◇ 자소서가 산으로 간다 취준생들의 경험을 들어보면 가끔 내가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쓰는건지 자소설을 쓰는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다. 기업이 남들과 다른 자소서를 요구하기 때문인데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들은 그래서 자소서가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 기자 : 내 지인은 자소서를 준비하면서 이게 내 이야기가 맞나 라는 회의감이 들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 평범한 자소서는 읽지도 않을테니 특별한 것을 쓰다보니 그렇게 된다고 하던데. 태근 :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원자에게 너무나도 특별한 경험 등을 요구해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데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 한 것 같아. 보통 우리나라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모두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내잖아. 그러고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면 곧 있어 취준생이 되어버려. 그런데 그런 우리에게 너무나도 특별한 경험을 요구한다? 그러니 당연히 특별한 경험을 찾다보니 자소서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거지. 황진 : 맞아, 나도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해. 사실 나도 예전에 합격한 친구의 자기소개서를 받아서 그대로 제출한 경험이 있었거든. 물론 1차 서류는 당연히 떨어졌지. (웃음) 다만 내가 작년 하반기 때는 40곳에 지원해서 1차 서류가 딱 4개가 붙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내 나름의 경험과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서 쓴 서류만 기가 막히게 통과를 하더라고. 그래서 그때 느꼈지. 아, 결국 자소설이 되지 않는 방법은 굳이 특별하지 않더라도, 자기소개서에 얼마나 나의 진심어린 경험을 녹여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야. ◇ 취준생은 죄인이 아니다 6살에 초등학교를 입학 한 뒤 19살에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들을 학생이라고 불린다. 대학까지 졸업한다고 쳐도 병역의무를 져야하는 남자들의 경우는 26~7세 내외까지 학생의 신분이다. 그러나 취준생은 딱히 정해진 나이도 학습을 받는 교육기관도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우산도 없고 그렇다고 사회구성원으로 대접받지도 못하는 취준생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기자 : 주변을 둘러보면 취준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러가지 않는것은 이제 너무나도 유명하지. 그렇다면 혹시 다들 취준생으로서 사회적 눈치나 심리적 부담을 경험한 적이 있어? 승주 : 당연하지. 아마 장담하건대 취준생중에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을 걸. 나도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으로부터 요즘 공채는 뜨니? 라는 말을 하루에 3번 정도는 들었던 것 같아. 안그래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힘든데 집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한동안은 너무 힘들어서 자꾸 밖으로 나가고 그랬어. 지원 : 정말 전적으로 공감해. 나는 어느날 자다가 부모님의 한숨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이후 두분이 얘기를 나누시는데 잘 들리지는 않아도 분명 내 얘기라는 감은 있거든. 두분이 평소에는 지원아 파이팅 이러시면서 밝으셨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지. 그래서 어느날은 너무 답답해서 혼자 울었던 적도 있어. 기자 : 명절에 친척들을 만나는게 부담스러운 경우도 많을거야. 황진 : 사실 나도 작년 9월 추석 때 큰 집에 내려가지 않았어. 정말 가고 싶었는데 아직 취업도 하지 못했고 가족들 만나면 분명 취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게 뻔하니까 생각만해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더라고. 그런데도 나는 사실 약과인 편에 속해. 사촌형 중에 나보다 아홉 살 많은 서울대를 졸업한 형이 있는데, 형 같은 경우는 아직도 취업이 안 되어서 얼굴을 못 본지 꽤 되었거든. 가람 : 그러고 보면 취업준비도 결국에는 멘탈싸움이라고 생각해. 나도 친구가 취업한 소식이 어머니 귀에 들어간 후부터, 어머니가 가람아 요즘 시험 공부 잘하고 있니?라는 말을 하실때면 많이 힘들거든.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단지 저들이 나보다 좀 더 빨리 가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아. ◇ 대한민국은 인맥사회 전화 한 통이면 다 되더라 취준생들에게 인맥은 사실상 '보이지 않는 손'으로 통한다. 자신이 죽어라 취업을 준비할 때 다른 누군가는 인맥으로 취업하는 것을 목격할 때면 그 허탈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기자 : 대한민국에서 '인맥'은 정말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취업시장에서 학연과 지연, 혈연 등을 통한 인맥파워가 심하지 않아? 황진 : 누군가가 인맥으로 취업에 성공하는 걸 보는 것 만큼 취준생들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 있을까? 최근 내가 아는 사람이 한 기업에 입사했는데 인사담당자가 그 친구에게 신입사원 중 일명 '빽'으로 뽑힌 사람이 있다고 말한걸 들었다고 하더라.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힘이 많이 빠져. 승주 : 맞아. 나는 실제로 전화한통으로 모든게 해결되는 걸 목격한 적이 있어. 예전에 어떤 교수님과 선배들과 함께 밥을 먹었던 적이 있는데, 교수님이 선배가 아직 취직을 못했다고 하니까 XX기업 어때? 하더니 전화 한 통으로 바로 꽂아주더라고. 그 광경을 옆에서 직접 목격하고 나니까 순간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하는 자괴감이 들더라고. ◇ 취준생도 빛나는 청춘이 되길 기자는 마지막으로 올해 자신의 소망을 한마디씩 부탁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개인적인 소망보다는 취준생의 올해가 더욱 희망차기를 바랬다. '내가 아픈만큼 다른 이들도 아플 수 있다'는게 이들의 공감대였다. 청년 일동 : 취준생들이 사회적 압박감과 부담을 털어 놓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정유년에는 취준생들에게도 청춘으로서 빛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병신년이 지나고 올 정유년에도 취준생들에게는 여전히 외롭고 힘든 싸움이 계속 될지 모른다. 그러니 올해에는 취준생들에게 취직은 했니라는 말 대신 응원한다라는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청년백서 2017] 작년보다 나은 올해의 청년정책

2017년 새해에는 2030대 청년들이 고민하는 학자금과 취업 그리고 결혼까지 정부의 지원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지난 한 해 이리저리 치였던 지친 청년들을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국가장학금 성적 요건을 완화하고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창업성공패키지'를 새로 선보이는 등 다양한 청년 맞춤형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청년 정책과 혜택들을 알아보고 이를 꼼꼼히 챙겨, 보다 지혜롭게 새해를 맞이해보자. ◇ 대학생 등록금 부담 적어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을 계획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마련됐다. 2017년부터는 최저임금이 올라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한 것으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대학생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희소식이다.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이 한 시간 기준 6470원으로 인상된다. 지난해 6030원보다 440원 오른 액수다. 따라서 하루 8시간을 일하면 최소 5만1760원을 벌 수 있고 일주일에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유급주휴 시간을 포함해 최소 월 135만원을 벌 수 있다. 또한 일을 하고도 급여를 부당하게 덜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치 않도록 하기 위해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프랜차이즈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층에 대한 국가장학금 성적 요건이 완화됐다.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소득 2분위 학생의 'C학점 경고제' 횟수가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이전까지는 C학점을 2번 이상 받으면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었으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업시간을 충분히 마련치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성적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의 상환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원금 또는 이자를 연체한 이력이 없는 소득 3분위(월 소득 402만원) 학생들 중 학업우수생을 선발해 이들의 대출원금 30%와 이자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한편,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최대 1.5%로 제한된다. 인상률이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지면서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낮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대학교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줄었지만, 타 지역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은 주거에 관한 문제도 걱정이다. 이에 서울시가 내년 청년들을 위한 주거공간 지원을 확대해, 서울로 상경한 대학생을 위한 혜택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역세권 2030청년주택, 빈집살리기 프로젝트 등 7대 청년공공임대사업을 통해 총 2만여 가구를 청년주거용으로 공급한다. 20살이 되면 가장 먼저 도전하는 '운전면허시험'은 2017년으로 들어서면서 다소 어려워졌다. 학과시험 문제은행의 문제수는 730문제에서 1000문제로 확대됐고 장내기능시험의 평가항목과 실격사유도 각각 7개로 기존의 각 2개보다 대폭 늘어났다. 도로주행시험의 평가항목은 87개(자동 25개수동 62개)에서 59개(자동 25개수동 34개)로 줄었다. 장내기능시험의 경우 운전장치 조작과 직진코스만 있던 지난 기능시험과 달리 신호 교차로와 좌우회전, 직각주차, 경사로 등 다양한 항목이 추가됐다. 주행거리는 300미터로 확대됐고 T자 코스는 도로 폭이 더 줄어들었다. ◇ '새해에는 취직할 수 있겠죠?' 2017년에는 실업자들이 줄어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정부가 내년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먼저 국가지방자치단체 직원수를 올해 1만명 늘리고 공공부문에서도 6만명 이상의 신규채용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소방관 시험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관 공채 응시자격 연령이 기존 만 21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낮아지면서 고3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부터 공무원 시험 5급 공채 과목에 헌법이 추가되고 7급 영어과목은 토익 등 검정시험으로 바뀐다. 5급 시험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의 1차시험에 헌법과목이 추가되며 해당 과목은 객관식으로 출제된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목합격제(60점 이상 합격)로 치러지지만 시험 과목이 늘어난 탓에 수험생들의 머리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올해 일자리창출 예산은 1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5조 8000억원에서 대폭 늘어났다.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해 청년 일자리 예산 2조6000억원을 올해 1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민간부문에서도 세액공제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독려한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 고용을 늘리는 사업주에게 주는 세액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1인당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됐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만든 '취업성공패키지'의 참여 인원은 올해 16만명으로 지난해 15만명보다 1만명 늘어나 좀 더 많은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올해에는 창업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성공패키지'가 새롭게 도입된다. 창업성공 패키지는 500개팀에 팀당 최대 1억원을 지원하고 창업교육사업화자금보육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연계해 지원한다. 각 지자체에서도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정책들을 확대 운영하거나 새로 내놨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선정자를 5천명으로 기존보다 2천명 늘리고 예산을 150억원으로 확대한다. 다만, 해당 제도가 시행되려면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가 해제돼야 한다. 경기도는 오는 7월부터 청년구직지원금 제도를 신설한다. 6~10개월간 경기도 청년 구직자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되며 참여인원수는 1천명이다. 인천시는 '청사진(청년사회진출지원사업)'을 운영해 인천의 모든 청년들에게 3개월동안 구직지원금을 월 20만원씩 지급한다. 또 취업 후 3개월 이상 고용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올해는 결혼육아 한결 수월해진다 청년들이 경제난에 결혼을 꺼리고 맞벌이 부담에 육아 고충을 겪자 정부는 올해 서민층 신혼부부와 출산 가정을 위한 정책을 대거 쏟아냈다. 총 급여가 7천만원 이하인 서민층 신혼부부에게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1인당 50만원씩, 맞벌이 부부일 경우에는 100만원까지 세금을 깎아준다. 신혼부부의 전세집 마련 부담도 덜어질 전망이다. 1분기 중 주택도시기금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신규로 받는 신혼부부는 0.7%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우대금리인 0.5%포인트보다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대출금리는 기존 연 1.8~2.4%에서 연 1.6~2.2%로 낮아졌다. 6천만원의 대출이 있는 신혼가구는 한 해동안 12만원 정도 이자를 절약할 수 있다. 출산전후 휴가와 유산사산 휴가 급여의 상한액은 150만원으로 기존의 135만원에서 상향조정됐다. 출산전후 휴가 등을 사용하는 근로자에게는 근속기간이나 직종 등에 관계없이 휴가 급여가 지급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지원금도 늘어났다. 육아휴직 부여 지원금은 근로자 1인당 월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증액됐으며 대기업 지원은 폐지됐다.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도 확대됐다. 난임치료 휴가가 신설돼 연간 3일의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저소득층 난임부부에 대한 시술비 지원은 최대 240만원으로 기존의 190만원보다 늘어났다. 난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졌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양육지원도 늘어났다.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는 올해부터 자녀 1인당 월 12만원으로 지난해 10만원보다 늘어났고 지원 대상도 '만 13세 미만'으로 기존의 '만 12세 미만'보다 확대됐다. 맞벌이 부부는 올해 육아 고민을 다소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많은 부모들이 선호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각각 150개씩 신설되고 가정에 방문해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봄 영아종일제'는 올해부터 만 2세 이하까지 대상 적용에 포함돼 기존의 만 1세보다 대상 범위가 넓어졌다. 또 올해부터는 어린이독감 예방접종도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추가돼 생후 6개월~59개월(만 5세)의 영유아라면 1~2회 무료로 주사를 맞을 수 있다. 육아와 가사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5곳이 새로 지어지면서 총 155개소로 늘어난다. 해당 센터에서는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융합,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직종의 훈련과정도 새로 마련해 시행한다. ◇ 군인 청년들, 새해에는 병영생활도 편하게 새해부터는 병사의 급여가 지난해보다 9.6% 인상된다. 이에 따라 병장은 한 달에 21만6천원, 상병은 19만5천원을 받게 된다. 또 조리병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표준 조리법을 개발해 군인들의 밥이 더 맛있어질 전망이다. 기존에 1인당 1벌씩만 지급하던 하계전투복은 새해부터 1인당 2벌씩 지급된다. 장병들이 희망하는 드로즈형 팬티와 동계 생활모(비니)도 새로 지급된다. 장병들이 외출이나 외박, 휴가를 나갈 때 사용하도록 각 군의 복장과 어울리는 전용 가방도 새로 나눠줄 예정이다. 아울러 일부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던 병영생활관과 동원훈련장에도 전부 에어컨이 설치된다. 국방부는 현재 45%인 군부대 에어컨 설치율을 올해 10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병사가 부정기 휴가를 갈 때는 원래 선박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항공권이 지원된다. 항공권은 병사 한 명당 1년에 2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5~6년차 예비군은 올해부터 동원지정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먼 거리에 떨어진 훈련장에서 4시간 동안 '소집점검훈련'을 받는 대신 주민센터 등 본인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6시간 동안 '향방예비군훈련'을 받게 된다. 예비군이 훈련 중 부상을 당해 치료기간 동안 생업에 종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 지급되는 '휴업보상금'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도시가계비'와 '농가가계비' 평균금액의 70%가 지급됐으나 앞으로는 전년도 전국가구 월평균 가계지출비의 80%가 지급된다. 고졸 이하의 병역의무자가 입영하기 전 본인의 적성에 맞는 기술 훈련을 받고 이와 연계된 기술병으로 입영해 전역 후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취업맞춤특기병' 제도는 해병대 기술병까지 확대됐다. 지원 자격도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기술훈련 분야까지 범위를 넓혔다. 남성 군인의 육아휴직 기간은 기존의 '자녀 1인당 1년 이내'에서 여성 군인과 같은 '자녀 1인당 3년 이내'로 늘어났다. 자녀의 연령은 만 8세 이하, 취학 중인 경우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확대했다.

[청년희망 2017] “올해는 이랬으면 좋겠어요“

지난 2016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특히 우리 사회의 2030청년들은 지난해를 너무 힘든 한 해로 기억했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취업문턱은 더욱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은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어느 청년가장은 줄어든 수입으로 인해 허리띠를 쫙 조이며 힘들게 보내야만 했다. 그런 혹독한 2016년이 저물고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그렇게 힘들었던 청년들의 새해 소망은 건강과 취업, 경제적 여유로움 등 의외로 소박하기만 했다. 아시아타임즈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2030 청년 3인을 만나 정유년의 꿈과 소망을 들었다. 청년들은 자신의 개인소망에는 취업과 월급인상,건강, 가정화목 등 소박했고, 새해는 더불어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주문했다. ◇ "일과 취미. 두마리 토끼 잡는 해가 되길" 지난해에 취업을 한 사회초년생 김혜선씨(23여)는 지난해는 취업과 지갑두께 등 모든 면에서 유독 힘들고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데 성공한 만큼 올해부터 꾸준히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제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조금 더 여유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요즘 뉴스를 보면 물가가 계속 오를 거라고 하는데 오르는 물가만큼 월급도 함께 오른다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것 같아요" 새롭게 시작한 직장생활. 그녀는 어렵고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내년에는 더 잘하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취미로 시작한 밴드도 말이다. "요즘 저는 일을 하고 취미로 밴드 활동도 시작했는데 올해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지난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바쁜 나머지 상사와 직원들 간의 교류가 매우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이는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올해는 상사와 직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실행되었으면 좋겠어요" 올해의 대한민국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그녀는 너무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경험자답게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정부가 보다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에 취업을 하기 위해 저 나름대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어요. 그 결과 운이 좋게도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죠. 취업준비생들은 소득이 없어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든데 이에 대한 지원은 부족해요. 정부가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청년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면 좋겠어요" ◇ "독립해서 효도하고 싶어요" 김남영씨(29남)는 아침부터 학원과 스터디를 병행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이다. 지난해에도 열심이 노력했지만, 자신이 원했던 기업입사에 실패하면서 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힘든 한 해였다. 올해는 반드시 취업에 성공해서 둥지를 떠나는 새끼새가 되고 싶은게 김씨의 목표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취업을 해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입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잠시 접어뒀던 소설작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보려고요. 그리고 취직해서 받은 월급으로 올해 칠순인 아버지께 좋은 선물도 해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김씨는 또한 올해 청년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을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뜬구름 잡는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실제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긁어주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취업문이 갈수록 더 좁아지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노량진으로 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데 돈이 부족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친구를 만나 술 한잔 하기도 어려운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반대해 중단된 서울시의 청년수당 같은 정책이 오히려 더욱 활성화 되면 좋겠어요. 취업연계도 좋지만 당장 청년들은 배가 고프거든요" ◇ "아빠의 소망은 역시 가정의 화목"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김영춘씨(38남)는 지난해 직장에서 퇴직한 뒤 아내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올 해 가장 큰 소망은 무엇보다 가정의 화목이었다. "지난해 너무 힘든 한 해 였습니다. 계획했던 일들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회사에서 퇴직해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일을 돕고 있어요. 수입이 줄어들면서 뜻하지 않게 부부싸움도 많이 했고 건강도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아내의 의견을 더 존중하고 배려하려고 합니다. 또 올해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가지 못했던 가족여행도 가보려고요" 헬스장에 등록해 열심히 운동도 하고 한 주에 한권씩 책을 읽어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는 김씨는 올해 가게매출도 올라 지난해 받았던 은행대출도 모두 갚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자영업자를 위한 많은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부가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상품 출시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방지에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저희같이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좀 더 낮은 이자로 대출하는 상품이 나와 대출 이자에 허덕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농부들에게 하는 저금리처럼요. 그리고 대출상환기간을 좀 길게 해주는 방안도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이 더 이상 골목상권에 문어발 확장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쟁력에서 상대가 안되는 영세업자들에게는 장사를 접으라는 말과 같거든요"

우리 과는 어디로 갔나요?

◇우리 과는 어디로 갔나요 2011년, 전국의 대학들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통폐합이라는 이름하에 전공하던 학과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학교가 폐교되기도 했으니까. 부실대학이라는 말은 이때쯤 나오기 시작했다. 부실대학은 교육부에서 실시되고 대학구조개혁 정책으로 대한민국 정부 재정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대학을 말한다. 한 모양(24세)은 2012년 20살 때 집안 사정상 1학년을 마치고 1년 동안 휴학을 했다. 휴학 후 돌아온 학교에서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한 모양이 전공하고 있던 학과가 사라진 것이다. 뭔가 잘못됐나 싶어 학교에 물어보니 취업률 등의 이유를 둘러대며 다른 과와 합치게 됐으니 그곳으로 가라는 말뿐이었다. 합쳐 진 과는 이름부터 원래의 전공과 동떨어졌고 본인에게 벌어진 일이 너무 황당해 한동안 어리둥절해 있었다. 결국 한 모양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을 살리지 못한다는 절망을 느끼고 자퇴를 했다. 현재 한 모양은 회사에 취직해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부산의 모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던 A군(28세)은 군대를 갔다 오니 과가 없어졌다. 예술분야를 전공했던 A군은 이 사태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군대에 있을 때 과가 없어진다는 일말의 소식도 없이 내 과는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사라졌다. A군은 현재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과가 사라지는 원인에 대해 대부분 취업률이 낮아서라고 답변했다. 부푼 꿈을 안고 들어간 대학에서 너무나 어이없게 꿈을 없애버리는 학교. 그러나 학교를 상대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사라진 전공, 다시 꿈 찾아야해 지난해 영화계에서도 분노를 샀던 이른바 건국대학교 영화과 통폐합 사태가 있었다. 건국대 영화과와 영상과를 비롯해 텍스타일디자인학과와 공예학과를 통폐합 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과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성명서를 적고, 시위를 하고, SNS를 통해 알리는 방법 등으로 반대했다. 이 당시 배우 고경표가 건국대 영화과 학생으로 1인 시위를 하며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확산되기도 했다. 영화과와 영상과 학생들은 사실상 학과 폐지나 다름없다며, 두 과는 지향점도 너무 다르고 입시전형부터 작업환경까지 너무 다르다.며 과 통폐합에 반대했다. 학생들이 예술 교육을 취업률로 옭아매지 마라고 소리쳤지만 학교는 결국 영화과와 영상과를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테스타일디자인학과와 공예학과를 리빙디자인과로 통폐합했다. 이 사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학경영평가를 높게 받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꿈의 터전이 점점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건국대 외에 중앙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에서도 학과 폐지나 통폐합을 추진했다. 지난 2013년 중앙대학교에는 비교민속학과를 비롯해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과를 구조조정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당시 학생회장과 중앙대 학생 100여명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지만 결국 4개 학과는 폐지됐다. 해당 과 학생은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죽이고 공대를 살리는거냐며 학교의 태도와 결정을 비판했다. ◇학교가 위험하면 학자금 대출도 위험하다 부실대학은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거나 국가장학금이 일부 유형에서 제외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3년까지 대학 입학 정원에 비해 학생수가 10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학생 수에 비해 대학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고 입학생이 미충원 되는 사태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 시대에 빗나간 예측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 정책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하는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마련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교육부는 2011년부터 경영부실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최하위 대학을 선정하다가 지난해부터 모든 대학을 평가했다. 지난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재정지원 전면제한을 받은 대학은 27곳이며 일부제한을 받은 곳은 14곳이다. 대학 등급은 A부터 E까지 총 5등급으로 나눠지며 등급에 따라 정부재정지원이 제한된다. A~C까지는 재정지원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고 D등급부터 일반학자금 대출 50%가 제한되고 신편입생에 대한 국가 장학금Ⅱ유형이 제한된다. E등급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이 전면 제한되고 일반학자금 대출도 100%제한된다. 또, 신편입생에 대한 국가장학금ⅠⅡ유형이 제한된다. 학생도 대학도 할말은 있다. 대학들이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은 그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상황들을 보면 학생들이 아무리 힘을 모아 목소리를 높여도 거대한 권력 앞에서는 목소리가 흩어 질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 나빠요” 임금 체불에 우는 청년들

◇ 일은 같이했는데 일용직만 임금을 못 받았어요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서 일했던 박 모씨(28남)는 일자리가 없어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시작했다. 조선업이 전체적으로 어려워져 하청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박 모씨가 일하던 업체도 불황의 여파로 폐업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박 모씨를 포함한 일용직 근로자에게는 약 2개월 분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박 모씨는 회사가 폐업된 후 초반에는 조금만 기다리면 밀린 임금을 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며 하지만 나중에는 연락조차 되지 않았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용직 근로자에게는 임금은 물론 퇴직금도 한 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일했던 또래 일용직 근로자들이 모여 소송을 준비하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소송비용도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도 체불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다른 곳에도 취업 하지 못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탓에 현재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청년 알바생의 땀으로 이룬 대기업 파크 얼마 전까지 이랜드 파크 매장에서 일했던 강 모씨(26남)는 대기업의 치졸한 임금체불 수법에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부 규칙이라는 말과 함께 노동시간을 한 시간 더 많이 계약한 뒤 조퇴 처리를 시켰다면서 초과근로수당을 주지 않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옆 매장의 직원은 근무 시간을 15분 단위로 쪼개 시급을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대기업은 알바생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은 원하면서 이런 치졸한 수법으로 임금을 깎는 모습을 보고 사회의 무서움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랜드 파크 소속 매장 360개소에서 4만4360명의 노동자에게 약 83억원의 임금체불이 있었다. 그들은 실제로 초과근로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조퇴 처리를 하거나 근무시간을 분단위로 나눠 시급을 덜 주는 임금꺾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랜드 외식업계의 경우 높은 강도의 일과 서비스 부분에서 요구사항이 많아 알바생들에게는 극한 알바로 알려져 있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은 지난 3년간 이랜드 파크의 영업이익 총액은 100억원 가량인데 영업이익 대부분이 비정규직 근로자와 아르바이트생에게 남겨먹은 임금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취업문을 통과했더니 임금체불 오 모씨(26여)는 역대 최고의 취업난 속에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간 일자리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근로계약서 상에 적혀있던 야근수당은 한번도 받아 보지 못했고, 이를 문의하자 다니기 싫으면 그만두라는 식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그래도 처음에는 취업에 성공했다는 생각과 회사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많은 야근도 버티며 열심히 일했다며 월급을 받은 뒤 야근수당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문의 했지만 오히려 이 업종에서 야근수당까지 어떻게 다 받으려고 하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전했다. ◇ 임금 사각지대에 빠진 청년들 올해 8월 기준 국내 전체 임금체불 근로자는 약 21만명, 체불금액은 약 95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체불자 중 20%는 청년층(15~29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역별로 볼 때, 경남 지역이 전년 대비 청년들의 임금체불자 수가 149% 증가한 3326명으로 나타났고 체불금액은 약 86억원으로 161% 늘었다. 경남 지역 청년들의 임금체불자 수와 체불금액 급증은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됐다. 경남에서 선박구성품을 제조하던 회사의 사업주는 총 12명의 임금인 2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이 중 6명은 일용직으로 일하던 청년이었다. 유독 청년들의 일자리에는 임금체불, 노동법 위반 등의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일부 어른들은 아직 젊고 사회 경험이 부족해 생기는 일이라며 경험을 쌓으라고 말한다. 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은 청년들의 고통이 이 나이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쓰여 있다. 사회생활의 경험은 청년들에게 중요하다. 다만 일을 한만큼 돈을 받지 못하는 임금체불 경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정부와 관련된 지자체에서 근로감독 규정을 강화해 청년이 앞으로 오랜 시간 경험해야 할 근로문화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승기] '뼛속'부터 다른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고속에서도 밟는 대로 나가네." '테슬라 킬러'로 불리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부분은 고속에서의 펀치력이다.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가 소위 끝물에 이르면서 '주행실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이오닉5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아이오닉5 시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이오닉5가 뼛속부터 '찐' 전기차라는 사실은 주행을 시작하면서 확실히 다가온다.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뼈대는 같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만 바꾼 전기차와도 주행질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에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뽑아낸 아이오닉5는 크기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하지만 휠베이스는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도 길다. 앞·뒤 바퀴를 양 끝까지 밀어 '황금비율'을 만들어 냈다. 얼핏 보면 달리기에 최적화된 '미드 쉽' 구조다. 실제 제로백도 5.2초에 불과하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도 낮다. 덕분에 저속이나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운전 피로가 낮고, 고속에서는 스포츠카 다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속직진안전성은 아쉬웠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나 순간 가속력, 추월 가속력 등이 만족스러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을 놓치지 않았다. 주행 소음이 기존 자동차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도 돋보였다. 스티어링 휠에서 다이얼 방식으로 변경 가능 한 주행모드도 변화에 따라 성격이 명확했다. 아이오닉5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만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해치백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에 거리의 사람들이 아이오닉5를 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파라매트릭 픽셀 헤드램프는 아름다워보이기까지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이숙해지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역시 첨단 이미지를 부여한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도 어색하긴 했다. 지붕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 비전 루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흔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닉5는 전기차라서 그런지 미래 지향적 기술로 다가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실내 구성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가장 독특하다. 움직이는 센터콘솔로 최대 140mm까지 뒤로 밀어 1열과 2열 공간을 상황에 따라 연출할 수 있고, 넉넉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는 하얀색 테두리로 포인트를 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시인성이 우수했다. 아이오닉5를 거대한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캠핑에서 아주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를 놓고 실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타본 아이오닉5는 그 부분에서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2WD 모델로 공인된 1회 충전거리는 401km로, 경쟁 모델로 지목됐던 테슬라 모델 Y보다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수준급의 회생제동력을 발휘해 실제 전비는 훨씬 좋았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도 아이오닉5의 경쟁력이다.

'주택 비전문가'로 채워진 국토부…기재부 등 외부 인사 투입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그 산하 공기업 사장에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 분야 인사 등 국토부 외부 전문가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번 인사는 LH 투기사태 등 국토부 안팎의 잡음이 이어져 조직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권 임기 말 기재부와 연관된 부동산 세제 관련 대책에 기재부 및 금융전문가를 앉쳐 좀 더 빠른 속도의 대책 실행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달 4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노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을 거쳤다. 이후 복귀한 기재부에서 행정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등 예산실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경제 관료인 노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현재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 근절이라는 큰 과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부동산 분야 전문가 등이 올 것으로 관측됐다. 노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택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설계한 2.4대책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노 내정자는 국무조정실에서 4년 가량 업무를 수행한 만큼 국정 이해도와 조율 능력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에 임명된 후 2018년 국무조정실장으로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노 내정자는 "국토부 소관 사항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바를 잘 알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임명됐다. 김 신임 사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2019년 국세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2만여명 규모의 거대한 국세청 조직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김 사장의 경험이 투기 사태로 수술대에 오른 LH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주택이 주분야는 아니다. 이에 국토부의 오른팔로 2.4대책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할 LH를 이끄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에는 권형택 전 김포골드라인 운영주식회사 대표가 지난 23일 취임했다. 권 신임 사장은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상무, 씨나이자산관리(C9 AMC)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인천광역시 투자유치고문, 미단시티도시개발 부사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사업본부장도 역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HUG의 내실 강화와 더불어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윤리경영을 공언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 임기 말 정부에선 새로운 정책 시도보다 내부 기강을 잡고, 남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인사에 대해 평했다.

중금리대출 35조원…포퓰리즘에 멍든 금융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의 생색내기 제도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지원을 위해 중금리 대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여당에서는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은 원리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금융권은 4.7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정말로 금융권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금융권이 멍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요건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층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대출를 통계로 집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용점수 하위 50%(기존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실행되고,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중금리대출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상한도 낮췄다. 은행의 경우 10%에서 6.5%로, 상호금융은 12 8.5%로, 카드사는 14.5%에서에서 11.0%로 인하했다. 금융위는 올해 약 200만명에게 32조원, 내년에는 약 220만명에 35조원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은행권의 공급 확대를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액 일부를 가계부채 증가율 계산시 예외로 인정해주고, 실적을 경영실태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한 만큼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대출 원리금을 탕감하는 법도 추진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개정안'은 재난시 정부 방역조치로 소득이 급감한 이들에게 대출 원금 감면 등을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은 '재난으로 인해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 여건 악화로 소득이 현격히 감소한 사업자 또는 그 사업자의 임대인은 대통령령에 따라 은행에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를 위반한 은행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금소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은행법과 비슷하지만 적용 대상이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 등의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조치로 사회 안전망을 보완하자는 게 개정 취지다. 법안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돼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진행중이다. 금융권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확대 및 원리금 상환유예, 탕감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우선 금융권은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에게 줄세우기를 시키도록 해 반강제적으로 대출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금리대출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체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데, 여기에 외적 환경변화로 원리금을 탕감시키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다른 금융소비자로의 비용 전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원리금 감면도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자문에 있어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나 협상력이 불리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취지로 제정된 것으로,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도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아 여당이 심판 받았다는 생각에 은행을 더욱 쥐어짜는 포퓰리즘 정책들"이라며 "금융지원에 대한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에게만 전가시키려 하는 인식은 바뀌질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