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2030 스페셜 리포트 기업과 경제 오피니언 전국 네트워크 뉴스
2021년 06월 16일 Wednesday
위로가기 버튼
상단메뉴아이콘
상단검색 아이콘

[기자수첩] 고래가 왜 시냇물에 들어오나

김영봉 정경부 기자 수십 년 동안 동네 골목을 지키던 한 슈퍼마켓 아저씨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에 울분을 토하며 23일 새벽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하루 벌어 내일을 걱정해야 할 만큼 여의치 않던 동네 슈퍼마켓 사장들이 하루 수입을 포기하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그만큼 생계가 절박했던 것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회의실에 모인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소속 동네슈퍼마켓 사장들은 더는 못 참겠다면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동네슈퍼마켓은 전국 약 4만여개로 대형마트가 처음으로 들어선 1993년(약 15만개) 당시보다 11만개(-73.3%)가 줄었다.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기업형 변종 SSM, 편의점 등으로 점점 골목상권에 파고 든 결과다. 최근에는 기업이 직접생산하고 유통하는 노브랜드 상품과 점포까지 생겨나면서 동네 슈퍼마켓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정책기획실장에 따르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로 동네슈퍼마켓들은 평균 40% 정도 매출이 감소한 반면 그사이 대기업 대형마트의 수익은 해가 지날수록 늘어났다. 지난 2010년 38조600억원 규모였던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에는 48조6200억원으로 5년만에 10조 5600억원(27.7%) 증가했다. 전라도 순천에서 동네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노양기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돈벌이만 급급한 대기업은 골목이고 뭣이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영세 상인이 생계를 위협받게 되어 최소한 목구멍에 풀칠을 하게 해 달라고 해 달라고 해도 누구 하나 귀담아 듣지 않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함께 공존하며 살아간다는 뜻의 상생이란 말이 무색한 유통 대기업들의 이런 행보는 시냇가에 들어와 있는 덩치 큰 고래를 연상시킨다. 넓은 바다도 모자라 더 많이 먹어보겠다며 어울리지 않는 시냇가에 들어와 있는 욕심 많은 고래인 셈이다. 시냇가에 살던 작은 고기들이 물도 없어 죽겠다며 소리치고 있다. 시냇가의 물고기가 살기위해선 고래는 자신이 살던 큰 바다로 나가야 한다.

[기자수첩] "알아서 잘 하시겠죠"

조광현 산업부 기자 정부의 정책 입안과 노동자 간의 협상 과정에 기업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던 경제단체들이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의 청와대 입성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두 명의 학계 인사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각각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되면서 대기업에 대한 매서운 칼바람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22일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청와대 인선에 대해서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민감한 부분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말을 아끼는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모두 마찬가지였다. "알아서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등등. 마치 서로 합의라도 한 듯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모습은 한마디라도 기사에 노출될까 몸을 사리는 느낌이었다. 지난 정부에서의 그 당당하던 경제단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경제단체들이 말하는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도 의문이다. 재벌 개혁을 찬성하는지 아니면 정부의 경제 개혁을 찬성하는지 알쏭달쏭해지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정권 초기의 정부 인사에 코멘트를 내는 게 부담스러운 점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재벌과 언론, 검찰 등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은 점도 재계의 입장을 밝히기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터다. 그러나 경제단체들은 국내외 각종 경제 현안과 사회 문제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과연 정부의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도 지금처럼 단 한마디조차 하지 못한다면 경제단체들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자수첩] 국방부의 '느긋한' 태도

김영봉 정경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하고 이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이 전액 부담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이전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국방부의 입장은 너무나 한가하다. 28일 국방부 관계자는 아시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사드 부지와 기반시설 등만 제공하는 기존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PA)에 따라 사드 운영과 유지비용 1조원은 미국이 부담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를 보면 이를 관망하기에는 그의 행보가 너무나 파격적이었다. 글로벌기업을 압박해 미국 내 투자를 강요해 성과를 거뒀고,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도 모두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 역시 정말로 실행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동맹국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도 방위비를 더 부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번 사드 배치 비용 발언도 이와 비슷한 궤를 그리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미국의 공식입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것이고 공식입장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가 공식입장을 내놓으면 그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이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에 공장을 증설했던 것도, 한반도 안보위기설이 나왔던 것도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때문이었던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SNS 발언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거진 것이 아니었던가. 트럼프 대통령이 SNS와 언론인터뷰를 통해 발언한 내용들이 실제 미국의 국정운영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그의 발언을 그저 '인터뷰용'으로 치부하려는 국방부의 태도가 너무나도 안일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사드배치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1조1300억원이고, 매해 250억원 가량의 유지비용이 필요하다. 이를 한국이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이날 사드 10억 달러와 관련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일방적 희망사항인지, 우리정부와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기자수첩] 청년들이 바라는 창업 패자부활전은 가능할까

이주희 생활유통부 기자 망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창업지원이 정보기술(IT) 같은 한 분야에 너무 집중돼 있어요. 돈이 안 된다 싶은 곳은 지원이 너무 열악해요. 그럼 계속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죠 기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창업한 청년들과 인터뷰를 해오고 있다. 위의 말은 청년들에게 들은 비공식 발언(오프더레코더)으로 현재의 창업지원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위와 비슷한 식의 대답이 절반 가까이 나왔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를 무조건 적용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뉴욕의 실리콘앨리(Alley골목)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핵심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중관춘의 경우 20년 전에 이미 국가급 첨단기술 개발구역으로 정했다. 특히, 중관춘 창업 거리는 창업에서 재투자까지 창업 생태계가 확고하게 구축돼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생태계가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3일전, 안철수 대선후보는 JTBC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창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정확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에 대한 것으로 예전에 문 후보는 혁신센터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혁신센터를 통해 벤처기업과 창업을 늘린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이제 창업지원은 인큐베이팅 단계로 끝나면 안 되고 그 이후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안 후보는 혁신센터가 창업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은 옳았을지 몰라도 방법론이 틀렸다고 많이 비판했었다. 문 후보의 말을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지원은 창업자들의 자생력은 키우지 못했다는 의미로 이제는 정부가 마케팅 대행이나 금융을 지원하는 식으로 창업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지금도 그건 하고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문 후보는 세 번까지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삼세번 펀드연구개발(R&D)비중 확대엔젤 투자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안 후보 역시 실패한 창업인이 재도전할 기회 부여, 규제 없는 스타트업 특구 조성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다른 대선후보의 공약을 잠시 살펴보면 유승민 후보는 신림동노량진 고시촌을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면서 한 번의 실패가 평생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혁신안전망 구축 등을 내세웠다. 심상정 후보는 혁신센터를 폐지해 중기지원센터와 통폐합을, 홍준표 후보는 청년 기술창업 플랫폼 확대 및 R&D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 패키지 지원 등을 꼽았다. 대학 때 창업의 꿈이 있어 창업동아리 활동과 홍보대사까지 한 직장인 김지나(27여) 씨는 선배들에게 줄곧 들은 말이 있다고 한다. 어차피 처음은 망하기 십상이다. 두세 번은 도전해야 할 거다, 젊을수록 빨리 도전해라, 그래야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 선배들이 말한 두세 번은 과연 가능할지,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생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자수첩] 왜 '동성애'를 찬반 논란의 대상으로 만드나

박지민 정경부 기자 "동성애 합법화는 찬성하지 않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 25일 진행된 대선주자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동성애는 반대하는 것이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성소수자'와 관련한 이슈가 선거에서 종교계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대한민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감을 가려내기 위한 토론회 자리에서마저 이같은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이 참으로 믿기지 않는다. 문 후보와 홍 후보의 논쟁을 지켜보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력히 지적했다. 심 후보가 지적한 바와 같이 동성애는 '찬반 프레임'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개인의 성적 지향에 따른 자연스러운 특성이어서, '인종차별에 찬성하느냐'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문 후보 발언의 맥락을 살펴보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통탄스럽다.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은 동성애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그 자체로 이미 차별적 발언이다. 그런데 "차별에는 반대한다"고 덧붙인 문 후보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동성혼'와 '동성애'를 혼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성소수자 담론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어 표현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다. 이번 대선기간 동안 주요 대선주자들이 내뱉은 반인권적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의 주최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동성애 동성결혼 법제화를 절대 반대하며 성평등이 아닌 양성평등을 지향하겠다"면서 "동성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후보 역시 "동성애 자체를 반대하며 동성애를 비판하는 자유를 억제하는 법은 있을 수 없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교의 자유'나 '동성애 비판의 자유'는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성소수자의 자유'에 대해서는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은 "헌법상 혼인은 양성 간의 결합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분명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자리에서 문 후보 측은 "동성애 동성결혼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교과서 등에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성소수자'에 대해 찬반을 논하는 것 자체로 이미 명백한 차별이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 존재를 인정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은 폭력적이며, 우월주의적이다. 차별에 반대한다면 먼저 스스로 차별을 행하지 않아야 하고 차별이 횡행하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함께 힘써야 한다. 대선주자들이 말하는 '국민'의 울타리 안에 '성소수자'는 포함되지 않는가. 지난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혼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을 때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평등을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미국은 여러분이 자신의 운명을 써 나가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5월 9일 이후의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써 나갈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끝까지 불통으로 일관한 朴 전 대통령

김영봉 정경부 기자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전히 불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검찰청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한 기자가 "박 전 대통령님 검찰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준비한 29자의 메시지만 남겼다. 그리고는 '아직도 이 자리에 서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할 말을 마친 담담한 표정'으로 등을 돌려 조사실로 향해 걸어갔다. 전날 박 전 대통령측 손범규 변호사가 검찰 출두 즈음 입장을 정리해 준비한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언론과 정치권에서 대국민 사과가 나올 것인지, 무죄 항변을 할 것인지 수많은 전망을 쏟아낸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허망한 순간이었다. 탄핵 이후 직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었기에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잔뜩 기대를 갖고 모여있던 취재진들은 물론 뉴스를 지켜보다 국민들도 허탈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불통은 임기내내 계속 지적된 부분이다. 4년의 임기동안 기자회견을 한 횟수는 고작 8번에 불과하다. 역대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를 보면 지난 1998년 2월에 취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기 내 기자회견 횟수는 150회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150회, 이명박 대통령도 20회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역대 전직 대통령을 봤을 때 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횟수는 터무니없이 적은 횟수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연 것은 취임후 316일만인 지난 2014년 1월6일이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질문지를 미리 전달하고 이에 미리 맞춘 듯한 답변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 상당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4번의 기자회견을 더 했는데 이마저도 대부분 신년 기자회견이었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3번의 대국민담화를 했지만, 연설문만 읽은 뒤 어떠한 질문을 받지 않고 사라지는 '불통'의 모습은 그대로 였다. 이날 검찰 수사를 앞 둔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 앞에서 입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탄핵정국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된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전 대통령'으로서 어떠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기자는 그의 침묵과 불통에 답답한 가슴만 칠 뿐이다.

[기자수첩] 공식적인 '사드 보복'이 아니어서 대응책이 없다던 정부

표진수 정경부 기자 지난 1월 31일. 한국과 미국의 국방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의를 위해 전화통화를 한 날이다. 중국은 이미 국내 전세기의 운항을 불허하고, 화장품과 전기차 배터리 등의 대한 수입제한 등 무역 보복을 가시화되고 있었고,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문화연예산업에도 한국 컨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상황이었다. 사드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중국의 보복이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며, 이는 기업과 금융시장, 그리고 국민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게 당시 전문가들의 경고였다. 이에 기자는 정부가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취재에 나섰지만, 들을 수 있었던 답변은 '아직 특별한 대응책이 없다' 뿐이었다. "사드 배치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국방부 관계자)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이 보복조치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없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대응책에 대해 아직 알 수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이미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수입 규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이 있고, 중국 정부의 흠집내기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지 기업도 있었지만 '공식적인 보복'이 아니어서 대응책이 없다니 참 어처구니 없는 대답이었다. 지난해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중국의 사드보복 가능성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고도화된 한중 관계로 쉽게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의 경제 제재를 예단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해왔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지난 3일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한국 정부는 이제서야 부랴부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문서가 아닌 구두로 관광금지 조치를 내린 뒤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어 입증이 어렵고, WTO에 제소하더라도 결과가 나오는데만 1~2년이 걸리는 만큼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물론 사드 배치가 국가 안보를 위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주장도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던 관료들, 그리고 보복이 현실화되자 이렇다 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면피성 대응만 나서고 있는 정부의 모습은 '아마추어스럽다'라는 비판도 모자라 보인다.

[기자수첩]페미니스트 기자를 울리는 정부의 마초행정

박지민 정경부 기자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는 올해 예산을 따내지 못해서 작년을 마지막으로 사업이 종료됐습니다" 22일 기자가 해당 정책에 대해 취재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전화를 걸었다가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런데 여성정책의 예산이 삭감됐거나 아예 책정조차 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책정 과정에서 일부 경단녀 지원 등 주력 사업을 제외한 상당수의 여성정책 사업 예산이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게 기자가 취재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여성정책의 필요성과 사업 가치를 우선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기존의 사업 규모가 작아 정책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으니 아예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던 것으로 본지 취재 과정에서 파악됐다. 가시적 성과에만 매달리는 정부의 '전시행정' 행태가 여성 정책에도 여지없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의 통폐합 건을 보면 정부가 청년여성 문제에 대해 세밀한 문제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성평등, 경력단절성희롱 대응법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사회진출을 목전에 둔 청년여성들을 지원해 온 전국 대학의 여대생커리어센터는 사업 종료로 인해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정부는 센터에서 손을 떼면서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폐쇄하게 될 수도 있다"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뿐이었다. 작년말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행정자치부의 '가임기여성지도' 또한 여성인권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다. '가임기여성지도'는 여성을 '임신기계' 취급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이트를 오픈한지 하루 만에 문을 닫았다. 행자부는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적으로 수정 보완하겠다"는 공지문을 내걸었지만 마땅한 '수정 보완책'은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여가부를 폐지하고 여성정책은 각 부처에서 펼치면 된다"는 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의 발언은 다분히 걱정스러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가임기여성지도'를 제작하고 사업효과가 바로 드러나지 않으니 사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부부처에게 과연 여성들의 권리와 미래를 내맡겨도 되는 것일까. 여성정책 사업 현장의 다수 관계자들은 "저출산이나 경력단절, 청년여성 취업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양성평등"이라고 말했다. 회계컨설팅업체 PwC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여성경제활동지수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는 36.0%로 회원국 중에서 가장 크다. PwC는 한국이 남녀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데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갈 길이 구만 리인데, 우리 정부는 한없이 여유로운 모습이다.

[기자수첩] '설 물가'만 중요한 정부

이남석 정경부 기자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말이 있다.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만 얽매여 발전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다. 16일 정부가 '제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보인 모습이 딱 그렇다. 지난 6일에 설 성수품을 확대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0일 만에 또 다시 물가대책 회의를 열었는데, 이번에도 차관들의 관심은 '설 물가'에만 쏠려 있었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계란의 경우 설 전에 농협 계통 보유물량 등과 수입 계란 물량을 집중적으로 공급해 수입 계란이 설 전에 국내에 유통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채소류로 평상시 대비 2배 수준으로 공급을 확대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소매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설 기간 동안 도매시장의 수요를 분산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중요한 설 물가부터 잡는게 우선"이라며 "설 이후 대책은 아직 뚜렷하게 마련된 것은 없고 새로운 물가지표도 아직 개발 계획 정도만 나와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말해 설날에 대란이 예상되는 계란과 채소류의 공급을 늘려 설 물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민들은 당장의 장바구니 물가가 더 문제이고 고통스럽다. 최근 서민들은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가서 가격표를 보고 비명을 지른다. 설 차례상도 중요하지만 당장 오늘 밥상에 올라갈 김치 하나 담그는데도 벌벌 떨고, 식구들과 삼겹살 하나 구워먹는데도 큰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집 밖에서 마음편히 식사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지난 15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에 따르면 서울의 김밥 1인분 평균 가격은 3400원에서 3731원으로 9.7%나 올랐는데 이 밖에도 자장면(3.7%)과 삼겹살(3.4%)과 갈비탕(6%), 불고기(5%), 볶음밥(3.9%) 등 나머지 주요 외식 메뉴 값도 2015년 평균보다 3~6% 가까이 올랐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물가에 대한 인식은 설 물가 끄는 시늉이나 하자는 식이다. 매년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하는 설물가 대책을 올해도 발표한것 뿐이다. 전형적인 보여주기 행정이다. 이날 발표한 '지표물가와 체감물가간 괴리원인 및 대응방안' 중 가구주 연령과 1인가구 등 가구 특성을 반영한 물가지표는 아직 '개발할 계획'이고, 관계부처가 서민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동향을 일일단위로 점검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일일점검체계' 운영도 '계획 단계'다. 물론 최근의 물가상승이 계절적 요인과 태풍,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 최순실 사태 등의 복합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밥상을 지켜주고 안정시키는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다. 최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장바구니 물가 ,즉 우리들 먹거리들이 안비싼게 하나도 없다. 잘 버시는 분들이야 부담은 안가겠지만 엥겔지수높은 서민들은 비싸다고 안살수도 없다라면서아 정말 살수록 살아볼수록 세상사 참 살기 힘들어지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기자가 만난 한 주부는 "배추와 라면을 막론하고 식탁에 올라가는 모든 것이 금값이 됐다"며 "월급은 그대로 인데 물가만 올라 마트에 오기가 겁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먹고 사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정부가 당장 급한 설 물가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밥상 물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자수첩] 뒤늦은 금융당국 금리 규제 서민만 부담

박지민 금융증권부 기자 지난 7일 금융위원회는 정은보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 및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정 부위원장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나타나는 쏠림 현상을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줄여나가야 한다"며 금융권에 자정노력을 주문했다. 실제로 금융사들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줄이고 변동금리 대출을 늘렸다. 이에 대한 언론의 문제제기 역시 지난 몇 달간 여러차례 이어져 왔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의 비중은 45.7%로 전월의 48.6%보다 2.9%포인트 줄었다. 고정금리 대출을 제외한 54.3%는 금융채와 시장금리, 수신금리 등과 연동돼 금리가 변환 적용되는 변동금리 대출이다.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7월 57.8%까지 올랐다가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 3개월만에 12.1%포인트나 쪼그라들었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등의 이슈로 시장 금리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수익 확대를 노린 것이다.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서민들은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수익을 늘려야 하는 금융사들 입장으로선 시장금리의 상승세에 맞춰 변동금리를 늘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금융사들의 변동금리 확대로 인해 서민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점검과 규제를 제때 강화해야할 금융당국의 '뒷북 대처'다.이미 4개월이 넘도록 이어진 문제에 대해 이제와 구두로 금융권의 자정노력을 촉구하고 있는 당국의 대처가 적절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미국의 12월 통화정책회의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경우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들과 정책 조합을 만들어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제때 대응하고 대출금리와 공시체계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대내외 불안요인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이때 당국은 제대로 된 제도 마련으로 서민들의 고통을 줄여줘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3~5년이 지나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을 고정금리대출로 둔갑시켜 개선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 과오를 이번에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자수첩] 광화문의 목소리와 청와대의 귀

김영봉 정경부 기자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최초로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이 허용됐다. 집회 시민들은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이전에 열린 5번의 촛불집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시민들의 행진은 여전히 평화로웠지만,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준엄했고, 대통령의 책임감 없는 사과에 분노는 한계점에 다달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번 집회가 마지막 경고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큰 목소리로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효자치안센터 부근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제 국민들도 한계에 다달았다"면서 "박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이제는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시민들은 더 이상 '명예로운 퇴진은 없다'고 외쳐대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여전히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 비박계는 여전히 박 대통령을 감싸고 있고, 비박계는 정치적인 계산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야당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국민의 민심을 더 빨리 읽지 못하고 정치적인 계산만 했다'는 꾸짖음이 나왔고, 국민의당은 지난 2일 탄핵소추안 발의를 반대한 부분에 대해 많은 항의를 받았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무서운 시한폭탄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반응은 예상대로 였다. 100만명이 집결한 3차 집회 이후 내놓은 반응은 한결같이 '엄숙하고 준엄하게 인식하고 있다"이다. 청와대의 누구라도 집회현장에 나와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이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게 집회참여 시민들의 인식이다. 다이너마이트는 묻히는 깊이에 비례해 강력한 폭발력을 보인다고 한다. 정치권은 깊숙히 누르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를 제대로 인식하고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오는 9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이 시도된다. 결과에 따라 촛불집회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달라질 것이다.

[기자수첩] 직장 멘토 vs 공무원 멘토

전규식 금융증권부 기자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려면 누군가의 조언이나 충고를 듣고싶어질 때가 있다. 적지 않게 있다. 요즘 용어로 '멘토'가 필요한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월급쟁이 1683명을 대상으로 그런 조사를 했다. '내게도 김 사부가 필요한가요'라는 설문이다. 설문에 따르면, 91%나 되는 월급쟁이가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월급쟁이들이 원하는 '사부' 1위는 '나침반형' 사부(30.5%)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할 때 좋은 길이나 방법을 유도해 주는 사부다. 또, △미숙하거나 까다로운 부분을 잡아주고 도와주는 '도우미형' 사부(16.5%) △회사 생활의 지침이 되어주는 '교과서형' 사부(14.5%) △솔선수범하면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선봉장형' 사부(12.5%)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었다. △상부로부터의 하중을 지켜주고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대들보형' 사부(11.4%) △명확한 상황판단을 기초로 행동지침을 알려주는 '관제센터형' 사부(11.0%)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었다. 월급쟁이들은 이렇게 사부에게서 배우고 느낀 것을 물려주고 싶어하고 있었다. 67.8%가 '실제로 사부일지는 모르겠지만, 사부 같은 존재가 되고싶다'고 응답한 것이다. 22.8%는 '아마도 누군가에게 내가 사부일 것'이라고도 밝히고 있었다. '사부일 리도 없고, 사부가 되고싶지도 않다'는 응답은 9.4%에 그쳤다. 74.3%는 '부하직원이나 동료로부터 사부처럼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월급쟁이들은 △담당 직무의 전문성을 기르고 △후보나 부하직원의 이야기를 경청상담솔선수범하고 △담당 직무 외의 업무 역량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직장도 '경쟁사회'다. 그런데도 월급쟁이들은 선배를 따르고, 배우면서 그렇게 얻은 경험이나 지식, 업무 방법 등을 후배에게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생기고 있다. 공무원이다. '멘토'로 삼았으면 싶었던 공무원이 무슨 일만 터지면 망신을 당하고, 심지어는 쇠고랑까지 차고 있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고위직까지 올랐던 선배 공무원이 여럿이나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물론 그런 공무원은 극소수다. 절대 다수의 공무원은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출세지향' 선배 공무원을 '멘토'로 여겼던 후배들은 아마도 허탈감이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정치판은 또 어떤가. '최순실 게이트'를 취재하면서 언젠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은 2류 정도인데, 정치는 4류에 불과하고 관리도 3류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던 발언이다.

[기자수첩] 대한상의의 희한한 보고서

류동권 산업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희한한 보고서를 냈다. 국회에 제출했다는 법인세율 인상 5가지 문제점과 정책대안이라는 보고서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법인세율을 올릴 경우, △경기 후퇴 우려 △각국의 인하 추세에 역행 △세수는 오히려 감소 △일자리 감소 △실질 부담은 국민 몫 등 5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었다. 가뜩이나 경기가 나쁜데 법인세를 더 물리면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다른 나라는 법인세를 낮추는데 우리만 올리면, 그 바람에 기업의 장사가 위축되면 세금이 되레 덜 걷힐 수도 있다. 기업의 장사가 덜 되면 직원 채용을 줄여 일자리는 감소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판에 법인세를 더 물게 되면 직원을 더욱 줄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기업들은 자구책으로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제품가격 인상이다. 늘어난 세금부담 만큼을 제품 원가에 반영,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그럴 경우, 그 부담을 고객과 소비자가 덮어쓸 수밖에 없다. 또는, 중소 납품업체에게 부담을 떠넘길 수도 있다. 원재료나 부품 가격을 깎는 것이다. 기업들의 장사가 신통치 않아지면 재무구조도 악화될 수 있다. 그러면 주가가 떨어지고 배당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 피해는 주주와 투자자 몫이 될 것이다. 그런데, 대한상의는 그 피해를 묘하게 계산하고 있었다. △주가 하락과 배당 감소에 따른 주주 피해 74.5% △소비자 전가에 따른 피해 17% △일자리 감소에 따른 근로자 피해 8.5%로 계산한 것이다. 이를 합치면 정확하게 100%였다. 기업들은 법인세율을 올릴 경우에도 피해가 전무할 것이라는 계산인 셈이었다. 그렇다면, 기업들을 대변하는 대한상의가 법인세율 인상을 반대할 이유도 없었다. 나라 경제가 걱정된다는 점만 제외하면 기업으로서는 법인세율을 올려도 끄떡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상의는 소비자 피해보다 주주 피해를 먼저 내세우고 있었다. 다소 이기적이라고 할 보고서가 아닐 수 없었다.

[기자수첩] 청년 일자리 재단에도 최순실 그림자가

김영봉 정경부 기자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국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어떤이는 '대한민국에 최순실의 손길이 안닿은 곳이 없는 것 같다'고 푸념한다. 그런데 최순실씨의 검은 그림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사업에도 드리워졌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더한 좌절감이 느껴진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포한 청년희망재단 대해부 자료집에 따르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의 설립과정은 미르스포츠K 재단과 판박이다. 설립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많게는 2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금된 금액이 지난 14일 기준으로 1455억원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된 기금과 비교하면 규모면으로는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청년희망재단이 올해 편성한 199억원의 예산 중 지난달까지 집행한 금액은 59억원이다. 올해까지 집행하지 못한 예산은 내년으로 이월될 예정이다. 그러나 수백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사용하는 재단이지만 일하는 직원은 울산본부를 포함해 21명 뿐이다.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씨가 개입된 정황도 포착된다. 이 의원은 청년희망재단이 문화콘텐츠 관련 강좌를 차은택씨가 주도하고 있는 문화창조융합센터와 협업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월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6년 업무보고를 살펴보면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청년희망재단과의 연계를 강화해 청년 일자리 창출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청년희망재단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 원활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기관을 검토한 가운데 문화창조벤처단지가 거론된 것일 뿐"이라며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차은택씨의 문화창조벤처단지는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취업한 청년은 지난 21일까지 모두 1369명이다. 적지 않은 청년들이 이 재단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기부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청년희망재단의 설립목적 역시 훌륭하다.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금수저'의 편법으로 좋은 대학이 들어가고 허무맹랑한 방법으로 학점을 받았는지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수십만명의 청년이 매주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가고 있다. 청년희망재단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이유다.

[기자수첩] 야구 관람이 '외교행사'?

강병훈 산업부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대학교수가 학생이 가지고온 캔커피를 '사절'하고 있다. 그 바람에 '김영란법'은 '캔커피법'이라는 희한한 '별명'을 얻고 있다. 경찰은 어떤 '민원인'이 보내온 떡 한 상자를 돌려보내고 있다. 그리고 '청문감사실'에 서면으로 자진 신고하고 있다. 고작 4만5000원어치밖에 되지 않는 떡이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강의를 듣기도 했다. 그동안 업무추진비 등으로 처리해왔던 직원과 고객 등에 대한 경조사비를 '개인 돈'으로 내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월급쟁이들에게는 '더치페이'가 유행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이렇게 곳곳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높은 사람'들은 김영란법'을 아직도 좀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 초콜릿 '시제품' 3상자를 기념품으로 받았다가 반송했다고 했다. 법 위반 논란이 일자 하루가 지난 다음날 오토바이 '퀵 서비스'로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관람하기 위한 입장권을 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 구매하려고 했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를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소식도 있었다. 일반 관람객처럼 인터넷 예매를 통해 구매해야 법 취지에 맞는다는 유권해석이었다. 권익위는 문체부가 다시 유권해석을 요구하자, '사회상규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라고 결론냈다고 한다. 물론 '인기 스포츠 종목'인 프로야구의 한국시리즈 입장권은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동이 날 정도다. 돈을 내고도 구매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장관과 대사가 '나 홀로' 경기장을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행원'의 입장권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서 구매하려고 했을 것이다. '공식 외교행사'의 경우,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외교부의 '가이드라인'도 9월 말쯤 발표된 적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생각은 '글쎄'다. 외교부도 아닌 문체부 장관이 미국대사와 야구를 관람하면서 '환담'을 하는 게 '공식 외교행사'에 포함될 수 있는지 알쏭달쏭해지고 있는 것이다.

[기자수첩] 김영란법과 카네이션

김영봉 금융증권부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 13일 만에 카네이션과 캔커피라는 블랙홀에 빠졌다. 학생들이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도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권익위의 해석에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멘붕'에 빠진 모습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카네이션과 캔커피를 주는 행위가 김영란법에 저촉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권익위)의 해석에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스승의 날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이 위반이 맞나" "운동회 때 학부모가 선생님께 김밥을 주는 것도 위반이냐"고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성 위원장은 "원론적으로 위반이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이해가 안되는 답변에 위반의 내용은 어디에서 근거한 것이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카네이션과 캔커피까지 김영란법 위반으로 볼 경우 일반적인 사고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유권해석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질타했다. 결국 이날 국정감사는 해석에 여지가 다분한 사례들이 김영란법에 위법되는지 안되는지 묻는 질문으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카네이션과 캔커피' 이야기만 가득했다. 김영란법은 시행 전이나 이후나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자신을 가르치는 스승에게 꽃 한송이와 커피 한 캔도 선물할 수 없다는 김영란법의 '경직성'은 이 법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취지에도 불구하고 개정의 목소리만 커지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 법의 주무부서인 권익위다. 권익위는 김영란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언론과 시민사회의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김영란법의 직무관련성과 관련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유권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권익위는 일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청렴사회로 다가가는데 김영란법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수첩] 면세점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니다

9분의 1로 수익을 나눠 가졌는데, 내년이면 13분의 1이 돼요.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 업체 수가 늘어나면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죠. 최근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지난 4일 마감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 신청 결과를 보면서, 그의 말이 엄살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1.7대 1과 3.5대 1, 5대 1과 14대 1이란 두 경쟁률 차이 때문이다. 이번에 대기업 몫으로 배정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사업권 세 장을 차지하기 위해 호텔롯데(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 5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지난해 7월 주인이 결정된 사업권 두 장을 두고 7개 업체가 몰렸던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중소중견기업 몫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SM면세점은 지난해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사업권을 따냈다. 이번에는 정남쇼핑, 하이브랜드, 엔타스, 탑시티, 신홍선건설(동대문제일평화컨소시엄) 등 5곳만 도전장을 던졌다. 14대 1에서 5대 1로 경쟁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면세점 매출은 그만큼 오르지 않는다. 한국관광공사는 올 1~7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473만42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5.4%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은 23억511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에 그쳤다. 면세점 양극화도 문제다.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 중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비중이 80%에 이른다. 지난 9월8일 롯데면세점은 역대 최단기간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새로 문을 연 대기업 면세점들도 고전 중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갤러리아면세점 63, 두타면세점 모두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후에는 문을 닫는 면세점도 생겨날 거예요. 운영을 잘하는 곳과 못하는 곳이 나뉘게 되겠죠. 이 면세점업계 관계자의 전망처럼 13분의 1로 파이를 나눠야 하는 만큼 문을 닫는 면세점도 생겨날 공산이 크다. 앞으로 면세점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성과연봉제와 노동3권

김영봉 금융증권부 기자 "저희도 파업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데 사측에서 파업에 참여하면 잘라 버리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있어요. 잘리면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니까요" "고용노동부도 회사편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지난 23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하 총파업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날 시중은행들은 정상영업 중이었고 파업에 참여할 줄 알았던 은행직원들은 묵묵히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은행고객을 가장한 취재기자가 왜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냐고 묻자 이들은 "힘이 없어서요"라고 답했다. 노동자는 사측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노동자에게 '노동3권'이라는 최소한의 권리를 부여했다. 바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그리고 단체행동권이다. 노동자는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파업 등을 통해 사측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들의 권리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행태를 보면 이 법은 잠자고 있는 듯 하다. 기업은행은 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들의 명단을 제출하라며 밤 11시까지 직원들의 퇴근을 막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은행측은 '압력이 아니라 대화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대화'를 '압박'이 아닌 통상적인 대화로 느꼈을 직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든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열 중 쉬어' 자세다. 고용노동부는 기업은행에서 쟁의행위를 방해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관계 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또한 본지가 23일 보도한 '하나은행의 면직 협박 의혹'에 대해서는 오히려 사측이 설마 쟁의행위를 방해했겠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고용자측과 노동자측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충돌은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측이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직원에게 압력을 가하며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은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이 청년 일자리 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부와 사측의 입장도 일견 타당하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 3권'을 무시해서는 안될 일이다.

[기자수첩] 도덕성 검증만 하는 인사청문회

김영봉 금융증권부 기자 위장전입과 논문표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등의 단어들은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가 된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인사청문회에서 세금을 탈루하거나 부동산투기 의혹이 드러난 후보자들을 새삼스럽게 보지 않는다. 후보자들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보다는 드러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인사청문회의 일상적인 모습이 되어버렸다.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그의 능력보다는 음주운전 이력이,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는 그의 재산규모와 씀씀이가, 그리고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는 장남의 봉사활동 특혜, 그리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황제전세 특혜논란 등이 도마에 올랐다. 청문회 기간동안 의원들은 후보자들이 국가 부처를 이끄는 능력을 갖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보다는 이들의 흡집난 도덕성에 대한 꾸지람과 질책으로 큰 목소리를 내기에 바빴다. 물론 공직자의 도덕성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공직자가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항이다. 박남춘 의원은 "청와대가 먼저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해서 내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검증만 하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도덕성을 거론하지 않아도 될 만큼 청와대에서 미리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 청와대가 선택한 국정운영 책임자들의 능력에 대해 국민의 대표들이 집중적으로 파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준청문회(인사청문회)를 처음으로 도입한 미국은 청문회에서 도덕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인수위가 1차로 신상조사 한 뒤에 백악관 인사처와 대통령자문위 사무처를 거쳐 공직자 윤리위에서 도덕성검증을 실시하고 마지막으로 상원의원에서 까지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살펴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세청과 연방수사국(FBI)에서도 후보자의 납세기록과 범죄기록을 면밀히 살핀다.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후보자들은 청문회 문턱을 밟지 못한다. 그러니 인준청문회에서는 도덕성을 따질 필요가 없다. 후보자가 맡을 일에 대한 능력과 책임감만 확인하면 된다. 미국의 인사청문회를 똑같이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인사청문회에서는 국정운영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는 인사들을 청문회에서 보길 원하지 않는다. 기자도 인사청문회마다 같은 의혹으로 비슷한 기사를 쓰는 일도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수첩] 너무나 동떨어진 정부의 현실 인식

조심스러워 하시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전반적으로 소비자입장에서 보면, 폭염 때문에 차례상에 올라가는 품목들이 공급량이 줄고, 또 이번 추석이 좀 빨라서 수확시기와 맞지 않아서 가격이 비싼 건 맞죠? 네, 조금은 올라가고요. 조금 올라간 게 아니잖아요. 배추, 무 같은 경우는 2~3배 오르지 않았나요? 배추, 무가 높습니다.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열린 추석 농수산물 출하 및 가격 전망 브리핑 중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장과 기자들 사이에 이 같은 대화가 오갔다. 이날 브리핑서 송 본부장은 고온 피해로 인해 배추와 무가 작황이 부진한 편이어서 추석 성수기 출하량이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8월 하순보다는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배추의 경우 상품 10㎏ 기준으로 1만8000~1만9000원 수준, 무는 상품 18㎏ 기준으로 1만8000~1만9000원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며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자들은 송 본부장에게 따졌다. 1만원대 초반이었던 배추 한 망(10㎏) 가격이 1만9000원 수준인데, 조금 올랐냐는 것이다. 송 본부장은 결국 배추, 무는 (평년보다 가격이) 높다고 답했다. 정부를 대표해 이날 브리핑에 나섰던 송 본부장은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농업관측본부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으니 당연한 일일 터다. 하지만 송 본부장이 안쓰러워 보였다. 총대를 멘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 걱정이라고 하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한 소비자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요즘 배추가격 하늘을 뚫은 듯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동네 마트 배추가격이 얼마인지 아느냐 며 의정부의 한 대형마트 야채가격을 소개했다. 그가 올린 글과 사진을 보면 2일 기준 그 대형마트의 배추 세 개들이 한 망 가격은 2만7800원으로 한 통에 9000원이 넘는다. 배추가 비싸서 김치 담기 부담스러우면 많은 소비자들이 깍두기를 담가 먹는데, 무 가격도 1상자 2만6000원이었다. 배추와 무뿐 아니라 적상추(1상자 3만9000원). 깐마늘(2kg 1만6800원), 청오이(1박스 5만5000원) 등 서민들의 장바구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채가격이 대부분 올랐다. 배추뿐 아니라 야채가격이 전반적으로 후덜덜하다고 소비자들이 말하는 이유다.

오리온 직원, 인도출장 중 사망…사후 코로나19 확진판정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인도로 출장을 떠난 오리온 직원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오리온 공장으로 장기출장 중이던 직원 A씨가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사망 전 감기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했고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검사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해는 앞서 15일 국내 항공편으로 송환됐으며, 발인은 이날 진행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공장에 파견된 직원은 A씨 포함 B씨, 주재원 C씨 총 3명이었다"며 "B씨와 C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임직원들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회사 측과 전 임직원들은 상심이 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고인이 이룬 업적과 성과를 기리며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공장을 준공하고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아하 인터뷰] 키위뱅크의 반란 "데이터 플랫폼 앞으로"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보다 더 세분화된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플랫폼 '키위뱅크(KiwiBank)'의 목표를 두고 이선호 KB저축은행 ICT본부장은 간략하게 말했다. 그는 KB저축은행의 '플랫폼 전문가'로 키위뱅크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88% 가량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지난해까지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지 못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총자산도 처음 2조원을 넘기며 10위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성장 뒤에는 키위뱅크가 있다. 상징색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키위뱅크는 타사 앱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그는 "키위뱅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5년 전 처음 개발 인력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플랫폼이 지금은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인하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키위뱅크는 키위와 특유의 '올리브 그린(Olive Green)' 컬러가 떠오른다. 키위뱅크가 구축한 이미지 마케팅의 결과다. 키위뱅크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전신인 '착한뱅킹'에서 'Kind'를 따오고, 무선기술·모바일을 의미하는 'Wireless'의 앞 두 글자씩을 따왔다"며 "키위처럼 상큼하고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넣었다"고 언급했다. 그 덕분에 키위뱅크는 희망사항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 성장했다. 두달 뒤면 1주년이 되는 키위뱅크는 실적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착한뱅킹 시절 3만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했고, 중금리 대출에서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발굴해 중금리 대출 실적에 기여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나 KB Pay(페이) 등 간편결제와 합종연횡한 상품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둘 다 키위뱅크의 대표적인 제휴 서비스로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후 1만장에 가까운 발급건수로 고객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실적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적은 키위뱅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욱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에 기반한 서비스 구축 사례로 '쉐이커(Shaker) 기능'을 소개했다. 쉐이커 기능은 최근 카카오톡(Kakaotalk) 실험실에서 도입되며 알려진 기능으로, 앱에 들어간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지정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기능은 키위뱅크가 먼저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었다"며 "쉐이커 기능으로 입금·송금 등 주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 고객은 타사 앱보다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는 현재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비해 세분화되고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금융권 사이 합종연횡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다"며 "고객 수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저축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키위뱅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에 이어 업계 내 3위 앱으로 올라섰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각자 디지털 플랫폼을 꺼낸 '플랫폼 홍수' 속에서 건진 값진 성과다.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업계 내 톱 클래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수익도 비대면에서 나오는 시기, 고객과 금융사 모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창구'의 역할을 키위뱅크가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