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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2일 Tue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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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영선 장관 내정자, 중기업계가 환영하는 이유

최형호 산업2부 기자. '재벌 저격수'라 불리는 박영선 의원이 8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중소기업계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 후보자는 내각 단행 전부터 이미 중소기업계 안팎에선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계의 구원투수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기업 정책에 편승하지 않으면서도, 중소기업 스스로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하는 역할에 박 후보자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 박 후보자는 의원 활동 당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국회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박 후보자 스스로도 "경제부기자와 경제부장을 거치면서 특혜를 누리는 국내 재벌의 행태를 눈으로 목격해 왔기에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다"고 그의 저서 '누가 지도자인가'에서 밝혔듯 작정하고 국회에서 기형적 재벌위주 경제를 뜯어고치려 했다. 박 후보자는 초선의원 시절 '박영선법'이라고 불리는 '금산분리법'을 대표발의하며 뚜렷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10년간 정치 생활을 하면서 얻은 별명 역시 '재벌 저격수'다. 박 후보자는 재벌 저격수를 자처한 것을 두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빌게이츠, 스티브잡스처럼 능력과 성실을 갖춘 이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자신이 정치를 하게 된 계기라는 것. 대기업 위주의 경제제도를 뜯어고치고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박 후보자는 의원 시절의 절반을 국회 기획재정위에 있었다. 경제 전반을 살피는 위원회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벤처 등 산업 전반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다. 또한 구로구는 서울의 유일한 국가산단인 구로디지털단지가 있다. 이곳에는 1만2000개 중소기업이 있는데, 박 의원은 꾸준히 벤처기업인들과 지속적인 간담회도 진행해왔다. 누구보다 중소벤처인을 가장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 만난 물고기' 환경이 조성됐으니 중소기업계의 판도 변화는 불가피 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박 후보자는 취임 소감문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 중심경제로의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 재편을 이루겠다는 것. 다만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없기에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상생하면서 국내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그의 장관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기자수첩] 경제 민주화 역행하는 '용감한 중흥그룹'

정상명 기자 재벌 총수들의 기업승계는 언제나 이슈였다. 승계 과정은 복잡하고 화려하다. 일반적으로 기업 분할합병과 증자를 통해 긴 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이 과정은 어려운 용어로 인해 대중의 관심과 멀었다. 총수 일가가 소유한 작은 회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며 성장과정에서 배당을 취하고 기업가치가 확보되면 매각 차익을 승계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많았다. 또한 기업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마법으로 생겨난 지분으로 경영권을 강화했던 모습도 승계 과정의 필수코스였다. 이처럼 정형화된 재벌의 기업 물려주기 백태는 이번 정권 들어 다소 정체된 모습이다. 공정위의 매서운 눈이 재벌 총수의 움직임을 위축 시키고 있는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재벌에게 자발적 개혁을 주문해 왔다. 때론 강한 외부 위협보다 자기검열을 강요받는 상황이 더 무서운 법이다. 김 위원장의 셀프 개혁 주문은 재벌에게 '알아서 기어라'라는 뉘앙스로 다가왔을 것이다. '경제 민주화'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기업 오너들은 몸을 웅크릴 수 밖에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성급한 행동은 시범 케이스에 걸리기 쉽상이다. 하지만 재계서열 34위 중흥그룹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활발한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 공정위도 이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공개한 내부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중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 또는 이같은 기업이 지분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를 대상으로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흥그룹 다수 계열사는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중흥토건도 자회사와 활발한 내부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정원주 사장은 중흥그룹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의 장남이다. 아버지 회사이자 그룹 모태인 중흥건설로부터 계열분리를 통한 승계 과정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중흥토건의 2017년 매출 1조3066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8538억원에 달한다. 중흥토건은 자회사와 시행시공 역할을 바꿔하며 기업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내부거래로 사세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구시대적 기업경영의 표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실시공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논란이 되는 사업장은 '부산 명지 중흥S클래스 더테라스'와 '청주 방서 중흥S클래스' 2곳이다. 지난 5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시공을 일삼는 중흥건설을 질타했다. 특히 부산 명지지구는 주택시장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대규모 계약해제 사태가 발생한 단지다. 입주 예정자의 약 70%가 4500만원~6000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떠나갔다. 이 곳의 시행사는 '명지더테라스'다. 이 회사 지분 49%는 정원주 사장이 보유하고 있다. 시공은 정원주 사장의 개인회사나 다름 없는 중흥토건이 맡았다. 청주에서 분양한 사업지를 보자. 시행사인 '에코세종' 역시 중흥토건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공사는 당연히 중흥토건이 맡았다. 중흥의 시공능력이 부족해서 부실이 발생했을까. 다른 지역에 튼튼하게 지어진 단지를 보면 이같은 의심은 합리적으로 보기 힘들다. 정원주 사장은 2016~2017년 중흥토건에서 300억원, 50억원을 각각 배당으로 받았다. 배당금은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선분양 제도 하에서 입주민 돈으로 세운 아파트는 잘 지어야 한다. 하자 발생에 따른 확실한 애프터 서비스는 필수다. 중흥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더욱이 정 사장은 과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본인이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계열사 간 거래가 과연 깨끗했을까. 의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기자수첩] 관치금융, 웃픈 데자뷰의 연속

관치 논란의 확대를 바라지 않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KEB하나은행장 선임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점을 볼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당초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함 행장의 3연임이 확실시된다는 기대감이 컸다. 함 행장이 그동안 괄목한 성과를 보인데다, 그를 대적할 수 있는 인물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금융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달 28일 지성규, 황효상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복수 추천했고, 이어 KEB하나은행 임추위는 지성규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불과 하루 만에 금융지주 임추위에 이어 은행 임추위까지 '한방'에 차기 행장이 결정된 드문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2월부터 임추위를 시작, 3월중 최종후보를 추천하고 3월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현장에서는 답을 금감원의 '입김'에서 찾았다. 지난달 26일 금감원은 하나금융 사외이사 3명을 면담하면서 함 행장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는 함 행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임추위 당시 면접 포기 의사를 밝히고 고향 부여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도 '조직 안정' 프레임으로 태세전환이 이뤄졌다. 당국과 적을 지면 좋을 게 없다는 인식에 함 전 행장의 의사를 받아들였다. 금감원은 작년 대결 끝에 하나금융의 '한판승'으로 실추된 권위를 되찾은 셈이다. 하나금융은 금감원과의 깊은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게 됐다. 당국이 압력을 통해 금융사를 움직이는 '관치'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CEO가 누구냐에 따라 그 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 그만큼 중요한 CEO 교체에 당국의 의사가 반영된 이유에서다. 관치금융이 더욱 만연해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고위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기관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종합검사라는 후환이 기다리고 있다. 대상기준이 애매모호해 어떤 기업이라도 종합검사의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 금감원의 힘이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관치는 금융산업에서 언제나 사라져야 할 1순위로 꼽히는 '적폐'다. 관치가 있는 한 금융산업의 발전은 없다.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는 것은 규제뿐만 아니라 관치 탓도 있다. 관치금융은 금감원 자신들에게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금감원이 은행장 선임에 관여해 특정인을 배제하려는 것은 일종의 '금융권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이달 임시국회 때 윤석헌 금감원장을 상대로 집중 추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다시 금감원장이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웃픈 데자뷰를 연상할 수 밖에 없다.

[기자수첩]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갈등, 상생의 조건

신진주 경제부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3월부터 주요 대형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상을 강행했다. 대형가맹점은 '수용 불가'를 외치며 집단 반발에 나섰고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카드사가 수수료율 인상 강행 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현대차가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와 계약 해지 통보했다. 결국 터질게 터졌다. 현대차의 결단으로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 협상은 난관에 부딪쳤다. 앞서 금융당국은 곧바로 현대차 언급을 지적하며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요구하는 것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의 딱한 입장은 깊이 공감하지만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필요하다. 작년 정부가 발표한 카드수수로 개편방안에 따라 적격비용(원가)이 재산정됐다. 수익자 부담 원칙을 실현하고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일반가맹점보다 낮은 역진성 문제를 해소해야만 한다. 카드사와 정부의 논리도 '역진성'에 맞춰져 있다. 그 전까지 마케팅비용 등에서 혜택을 많이 받아왔으니 이제라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개편 방안에 따라 통신사는 현행 1.8-1.9%에서 최대 2.1%, 대형마트 1.9-2.0%에서 최대 2.2%, 완성차업체는 1.8%에서 1.9% 등으로 인상을 통보했다. 일단 이달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이 대형가맹점에 선(先) 적용됐으니 개별 가맹점간 원만한 합의가 중요해졌다. 눈여겨 볼 점은 금융당국의 스탠스다. 과거 뒷짐 지고 지켜보던 당국이 적극적으로 변했다. 당국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가맹점 계약은 카드사와 가맹점의 자유의사지만 수수료율은 법의 취지와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수수료율 인상 협상이 마무리되면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이번 사안이 카드수수료 개편으로 발생한 갈등인 만큼 당국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업종 간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도록 돕는 것도 당국의 자세다. 수수료 협상 개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양측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수료율이 책정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야한다. 또 당국은 주변 여론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한 기준을 가진 채 양측이 합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한다. 그래야만 소상공인은 물론 대형가맹점과 카드업계가 모두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다.

[기자수첩] 최저임금 개편안은 '오답', 다시 정부가 '정답 찾아야'

최형호 산업2부 기자.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편안 확정을 두고 경영계노동계 모두 불만이 상당하다. 정부가 합리적 판단이라는 명목하게 두 입장을 애매하게 수용하자, 결국 불합리한 최악의 개편안이 나온 모양새다. 경영계는 기업 지불능력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수정 보완을 요청한 상태고,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 중 '결정위원회'에 노동계 인사가 빠져, 결국 사측대로 결정하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두 입장을 만족하기 위해 초안 이후 3개월의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엔 수포로 돌아갔다. 경영계는 기업 지불능력이 빠진 개편안을 두고 "기업은 망하거나 말거나 임금만 올리면 된다는 발상밖에 안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실제 기업지불능력을 초과해 임금을 올리면 결국 기업은 제품가격 인상이나 고용 축소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는 '좋은 일자리 찾기'라는 정부 정책과는 정반대의 국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 또한 기업 지불능력을 제외한 것을 두고 오락가락한 결정을 내렸다. 원래 초안엔 포함됐지만,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이번 개편안에선 제외해버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의 의견 불일치 속, 최종 결정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노동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화근이 돼 경영계가 발칵 뒤집어졌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성명을 낸 배경이 됐다. 이번 개편안은 노동계 또한 충족시키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최종안에 대해 "정부가 끝내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고 말았다"며 "저임금 노동을 해결하자는 노동자와 계속 싼 값에 일 시키겠다는 사용자 사이 교섭갈등을 문제 삼은 결정구조 개악안"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초 확정안으로 인해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과 객관성이 높아졌다며 노사공익 합의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노사측이 약속이나 한 듯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최종안 자체가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돼가는 모양새로 흘러가자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경영노동계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한 채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향후 수정 보완은 불가피하다. 개편안은 늦어도 4월 안으로 국회 입법과정을 거쳐 법제화된다. 욕을 먹더라도 이번 개편안을 그대로 확정할지, 아님 각계 입장과 여론을 최대한 수용해 수정보완이 이뤄질지, 앞으로 1~2개월 내 정부는 답 없는 개편안에 정답을 찾아야 한다.

[기자수첩] 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소문과 속사정

신진주 경제부 기자 흥행 실패가 예상됐던 제3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경쟁이 금융권의 잇단 출사표로 다시 불 붙은 모습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애초 인터넷은행에 콧방귀를 꾸던 금융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조바심이 난 당국이 금융사를 부추겨 흥행 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소문의 진상이다. 정부가 논란을 무릅쓰고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제한)를 완화하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을 단행했지만 기대와 달리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속빈 강정이 돼 버렸다. 참전 의사를 밝힌 금융사들은 표면적으로는 거창하게 국내 금융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인터넷은행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금융서비스를 추진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속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 하다. 사실 국내 환경 속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점은 업권을 막론하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인터넷은행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적정 규모 이상의 고객 확보가 안 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인한 부실화가 자명하다. 인터넷은행만의 특화된 사업모델이 없어 수익성이 모호하다는 점도 쉽게 달려들지 못하는 요인이다. 인터넷은행은 기업대출이 불가(중소기업 제외)하고 부동산대출도 쉽지 않다. 중금리상품 역시 출범 초기인 인터넷은행이 다루기엔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시중은행이 비대면 영업을 강화해 나가면서 인터넷은행만의 특장점도 점차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불참 선언을 한 네이버도 "국내 은행업계는 기존 시중은행이나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불투명한 시장상황을 금융사들도 모를 리 없다. 일각에선 현재 뛰어든 금융사들이 사활을 걸기 보단 적당한 '액션'만 취할 수도 있다는 의문을 던진다. 더 심하게 말하자면 다른 곳이 되길 속으로 기대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인터넷은행은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필요하다. 새로운 ICT에 기반해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산업을 이끌 기업이 비즈니스의 경험과 노하우로 새로운 금융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도전자가 없다는 것은 뛰어 놀 운동장을 만들지 못한 당국의 몫이다. 당국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붐업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사에게 줄서기를 시킨 것이라면 오판이다. 진정한 게임의 주인이 등돌린 제3인터넷은행이 제대로 될지 혹은 작동될지 의문이다. 속빈 강정처럼 인터넷은행은 결코 금융의 혁신을 불러올 수 없으며 당국에 대한 불신은 금융시장의 신뢰 문제로 번질 것이다.

[기자수첩] 돈으로 얼룩진 '중통령' 선거, 해결책은 없나

최형호 산업2부 기자.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선, 짧은 시간 동안 최대효과를 발휘해야 해요. 상대 후보를 사실을 기반으로 한 간접적 힐난이나, 금품 제공이 어찌 보면 전략아닌 전략이 돼버린 셈이죠." '중통령'이라 불이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선거가 오는 28일 열리는 가운데,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렇게 귀띔했다. "다 알면서 뭘 새삼스럽게 물어보나"라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가 열릴 때마다 문제됐던 '상대비방 네거티브' '돈으로 얼룩진 선거'라는 '고질적인 오명' 비판에도 불구,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최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A후보자의 비서실장은 기자에게 기사를 잘 써달라는 취지로 50만원 상당의 돈 봉투를 건넸다. 해당 기자는 이 돈 봉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 선관위는 A후보자를 공정선거관리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B후보는 지난달 상대방 후보 측근으로부터 네거티브 공격을 심하게 받고 확산되자, 방지 차원에서 서울 선관위에 신고했다. 상 대 후보 측근 역시 B후보자의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낸 혐의로 서울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중기업계는 중기중앙회장 선거가 이처럼 혼탁해 지는 이유에 대해 간선제와 짧은 선거기간의 한계를 들었다. 3주간의 선거기간 동안에 중소기업의 표심을 얻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울 수밖에 없다는 것. 후보자들이 돈 선거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셈이다. 중기중앙회장직에 대한 무게감도 혼탁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기중앙회 회장에 당선되면 부총리급 대우도 보장받을 수 있고 대통령 공식 해외 순방에도 동행한다. 임기동안에 정계 인사들과 친분도 쌓을 기회가 많아 정치권의 러브콜도 쇄도한다. 실제 전임회장 11명 중 6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이 때문에 중기중앙회장 후보들은 다른 선거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고, 짧은 선거기간 동안 중소기업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상대를 비방하고,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맹점에 놓였다. 역대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대체로 소송 등 후유증을 남기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문제는 충분히 드러났으니, 이를 해결할 일만 남았지만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공직 선거와 비교해 처벌조항이 비교적 관대하다. 공직선거는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을 제공하면 처벌과 동시에 자격 상실 제재를 받는 것과 달리 중기 중앙회장선거는 당사자 이외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선관위에 위탁을 요청했기에 부적절한 내용이 드러나도, 후보자가 아닌 측근들이 처벌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이번에 검찰에 고발된 사안만 봐도, 후보자가 아닌 측근들이었다. 당사자인 후보자는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거나 아예 입장을 밝힐 의무는 없기에 처벌하기가 더더욱 곤란해진다는 얘기다. 구조적 문제가 항상 중기중앙회장 선거를 혼탁해지는 원인인데, 중기중앙회장 선거도 공직 선거법만큼의 엄격한 선거법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자수첩] 체감 안 되는 강남 집값 하락…대가 치르는 시장 침체

최형호 건설부동산부 기자 지난해 3.3㎡당 매매 실거래가가 가장 높았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로 나타났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2㎡가 21억원에 거래되면서 3.3㎡당 1억6287만원 수준으로 전국에서 3.3㎡당 가격이 가장 높았다. 여기서 문득 의문이 들었다. "정부의 대책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나"라는 문제제기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과 동시에 6.19대책부터 지난해 9.13대책까지 강력한 규제를 내놨다.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더 나아가 떠들썩한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발표한 대책들이었다. 물론 9.13대책이 시행되면서 점점 집값 하향 안정화는 이뤘지만 정부가 그토록 바라던 강남 집값의 안정화를 꾀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셋째주(21일 기준) 강남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 대비 0.25% 떨어졌다. 수치상으로 11주째 연속 하락하고 있으니 정부의 대책방향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강남은 언제나 그렇듯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치성 풍토를 기반으로 생겨난 동네이다 보니 아무리 강남 집값이 내려가도 부동산 투기 면에서는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현재 부동산 시장은 강남 집값이 내려간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소위 말하는 '침체'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평가에 대해 3기 신도시를 제외한 어떤 반등의 요소도 없다고 분석한다. 시장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체감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치의 강남 집값 하락을 위해 전체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맞은 꼴이 됐다. 그렇기에 현재 부동산 시장은 균형감 없이 흐르는 모양새다. 물론 대책 시행이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부동산 시장이 너무 투기성으로 흘러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너무 침체된 쪽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 그 중간의 균형감을 잡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까진 시장이 이 범주 안에 들지 못해 불안정하게 흘러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하향 안정화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호화롭던 시절은 가고, 로또 아파트 시대도 가고, 이제는 낮은 분양가로 전반적인 집값 내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강남만큼은 예외로 뒀다. 아무리 집값이 떨어질지언정 '강남은 강남'이라는 것이다. 또한 강남 집값이 하락하는 이유가 대책 때문만은 아니라고도 한다. 오를 만큼 올랐으니 시장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떨어질 때가 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 대책은 표면적으로 강남 집값을 잡았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적 침체를 불러왔다. 물론 대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사람들마다 각자 판단할 몫이지만 말이다.

[기자수첩] 금융당국의 '규제 만능주의', 변덕스런 하이킥

김태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안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여러 방법으로 가산금리를 올려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으니, 감독업무를 통해 어떻게든 내리도록 만들 것이라며 '압박'인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규제 일변도 정책을 펼치면서 금융가엔 '관치금융'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얼마나 '규제 만능주의'가 팽배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리, 수수료 등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지난 2016년 총리 훈령으로 시행된 '금융규제 운영규정'에 명시된 명백한 '그림자 규제'다. 대출금리 중 가산금리 항목을 조정하고 가감조정금리를 별도로 공시하도록 하는 등 많은 부분이 법적 근거 없이 진행되는 모범규준에 따른 방안들이다. 비록 강제적인 성격이 없는 가이드라인이지만 금융권에서 의무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꾸준히 그림자 규제를 없애겠다고 천명해왔다. 금융위는 2015년 코치가 아닌 심판 역할을 하겠다며 규제개혁을 밝혔다. 2017년에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권고한 그림자 규제 철폐 권고를 반영하겠다고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작년 8월 "경직된 사고와 그림자 규제로 개혁의 장애물이 됐던 금융당국의 행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일하는 방식도 바꿔 나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7년 말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통해 창구규제 등 그림자 규제 관행을 폐지하고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수장이 바뀌면서 스탠스를 돌연 바꿨다. 변덕스러운 금융당국의 모습에 혼란을 겪는 것은 금융권이다. 현재도 당국은 '규제 샌드박스'로 불리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에 금융혁신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보호를 외치며 그림자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은행들은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하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림자 규제는 많은 문제점을 가져온다. 지나친 경영간섭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동시에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시장가격을 정부 입맛대로 작동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크다. 더욱 당국이 그토록 요구하는 금융산업의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당국이 관치금융이라는 프레임을 벗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를 생각해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금융의 순기능을 극대화하려면 먼저 당국부터 바뀌어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금융권을 규제해야 한다. 소비자보호는 결코 그림자 규제의 명분이 될 수 없다.

[기자수첩]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바란다

신진주 경제부 기자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리며 열기가 오른 제 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에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선출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출 과정을 거쳐 회장에 오른 만큼 그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저축은행 업계는 개혁의 시기를 직면하고 있다.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업계가 순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등 경쟁자의 출연과 각종 정부 규제로 경영환경은 악화됐다. 규제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최고금리 인하라는 파고를 뛰어 넘어야 한다. 고금리 이자 장사라는 이미지도 씻어내야 한다. 디지털 경쟁자들과 경쟁우위에 올라 지역기반의 확실한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간 중앙회가 저축은행 대외 이미지 개선에 힘써 왔다면, 이젠 규제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 은행과 차별성 없는 대손충당금 확보 기준, 과도한 부동산 대출 및 광고 규제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박 신임 회장의 리더십이 출발 전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저축은행업계의 목소리를 과감없이 대변해야 할 입이 되어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 입장 사이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얼마나 잘하는 지가 관건이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대출 최고금리를 더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를 방어해야 하는 구원투수가 돼야 한다. 불통의 시대에 정부와 금융 당국간 소통이 첫번째 임무다. 규제 홍수 속에서 저축은행업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저축은행은 대형과 중소형 간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린다. 79곳 저축은행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업계가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조율하는 지도력 역시 중앙회회장이 꼭 갖춰야할 덕목일 것이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수면위로 떠 오른 중앙회 지배구조 논란도 해결할 과제다. 한 후보자가 면접에서 현직 저축은행 대표인 한 회추위원으로부터 연봉 삭감 통보를 받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사퇴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는 회추위원이 중앙회 임직원 연봉 삭감과 인사 등을 사전에 요구하는 것이 '길들이기'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회의 위상이 회원사와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율규제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선 위상 재정립이 필수다. 저축은행의 중장기 로드랩 마련도 시급하다.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디지털뱅킹 시스템 구축 등 업계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정부와 중소기업계의 '극명한 온도차'

최형호 산업2부 기자. "정부의 소득주의 성장, 이로 인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는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지 않나. 이걸 문제제기하고 싶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중소기업계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OECD국가와 비교해 비교적 낮은 편이기에 임금 인상은 불가피 하겠지만, 정부가 최소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정부가 침체기를 맞은 현 경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중소기업들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직원 고용에 대해 더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기존 직원들의 연봉은 최저임금에 맞춰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일부 영세 기업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최저임금은 지난해에 비해 10.9% 오른 시간당 8530원으로 책정됐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부터 중소기업 직원들까지 연봉 상승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이 휘청거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벌써부터 존폐기로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원할 수 있는 양은 한정돼있기에 임금 인상에 따른 책임은 결국 기업이 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금을 더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더 주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탄한다. 경제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한사람의 인권비가 올라가면 일손이 모자라도 인력을 늘릴 수 없게 되고, 결국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 한 사람에게 두 사람 이상의 일을 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는 것. 환경이 더욱 열악해 지니, 사장이나 직원이나 결코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의 중소기업의 상황은 정부가 기대하는 '작은 일터에서도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세상' 즉 내수를 통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현 경제정책과는 큰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예산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버는 돈은 한정돼있는데, 아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용돈을 줄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경기가 좋아지고 현재보다 돈을 더욱 벌게 되면, 아들 용돈 인상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을 올릴 거면 최소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얘기한다. 인권비 인상을 버틸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출 최소한의 시간 말이다. 정부가 이마저도 간과한다면, 결국 튼튼한 기업만 살아남게 되고, 부실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영세한 기업이 버틸 수 있는 정부의 관용이 필요할 때다.

[기자수첩] 국민은행 노조 '명암', 총파업이 울린 경종

이들이 모인 이유는 열심히 일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댓가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노조 측 입장을 정리해보면 2014년 신입직원들부터만 적용되는 페이밴드는 또다른 차별이다. 승진대상인 직원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또 국민은행이 작년 기록한 최고의 성적표는 직원들이 피땀흘려 노력한 결과다. 때문에 허인 국민은행장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은행은 제도 강화와 함께 약속을 깼다는 것.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 했지만 노조의 선택은 총파업이었다. 막판 여론은 국민은행 노조에 등을 돌렸다. 총파업 뉴스에 달리는 댓글은 노조를 향한 포화였다. "있는 사람들이 더한다", "많이 받는데 얼마를 더 받으려고 하느냐" 등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국민은행 평균연봉은 9100만원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국세청의 '2018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근로소득자의 평균 급여액은 3519만원이었다. 지역별로 울산이 421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3992만원이었다. 이 연봉을 받는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살까. 자녀를 둔 가족의 경우 한 명의 월급으로는 빠듯하다. 일상이 고되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자녀들을 맡기고 저녁 늦게 데리고 온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일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먹고 살아야 하는 생존과 육아 문제에 부딪힌다. 그렇게 일해도 내집조차 없다. 나라에서는 출산장려를 위해 남자도 육아휴직 내라고 하지만, 갔다 와서 내 자리가 없을까봐, 직장을 잃을 두려움에 내지도 못한다. 실제 기자의 지인 중 육아휴직을 당당히 낼 수 있는 직장으로 분류되는 공무원도 올해 육아휴직을 내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국민 정서상 노조의 총파업을 이해할 수 없을까. 타 금융업권은 우울한 성적표를 손에 쥔 반면 은행권 실적은 최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이며 상대적인 모습이었다. 규제와 영업환경 등 모멘텀이 사라진 시대에 호실적을 이뤄냈다. 노력한 결과이겠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면 은행이 쉽게 돈을 버는 것 아니냐는 날선 시각이 생길 수 있다. 한마디로 '배부른 요구'다. 총파업이 가져온 과제는 또 있다. 많은 인원이 자리를 비웠는데도 불구하고 은행은 잘 굴러갔다는 것이다. 일단 고객불편이 잇따랐다는 지점은 못봤다. 이날 이동하며 잠시 들렸던 지점들은 잘 돌아갔다. 고객도 많지 않았고, 대기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총파업에 참여한 인원이 사실상 없어도 되는 인력임을 방증한 셈이다. 물론 직장인들의 월급이체, 기업대출 만기 등으로 인해 업무가 많은 월초, 월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 집계한 5500명에서 대략 2000~3000명은 없어도 은행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조 추산대로 9500명이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인력감축의 강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현재 은행들은 고용보장을 위해 임금피크제만 들어가는 인력에 한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엄밀히 효율성을 따지면 정리해야 하는 인력이 많은 게 좋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퇴직 신청자격이 더 확대돼 퇴직을 장려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진짜 '잉여인력'인지를 보려면 월말 진행될 예정인 2차 총파업에 달렸다. 설 연휴를 앞둔 월말이라는 점에서 점포업무가 어느 때보다 분주할 때다. 계속되는 파업투쟁은 명분과 실리 둘 다 잃을 수 있다. 신뢰를 위해서는 양보와 이해가 필요하다. 사측도 노조도 최선의 해법을 찾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 귀와 눈을 열어야 한다. 잡힐 듯한 눈 앞의 이익을 쫒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더 큰 숲을 보고 긴 호흡으로 대해야 한다. 신뢰는 금융은 기회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바로 돌아오지 않는다. 국민이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국민을 위한 은행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뒤돌아봐야 한다.

[기자수첩] 금융당국 갈등 누가 부추기는가?

유승열 경제부 차장 "금융사들한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확인절차라는 감독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중요하다." -7월 11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금감원이) 검사를 받는 금융회사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종합검사를 폐지했다. 다시 종합검사를 부활한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려와 의문이 있다." -12월 2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종합검사 관련 발언으로 금융당국간 갈등설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 발언은 두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윤 원장과 갈등은 없다", "예산권으로 길들이는 것은 하수"라며 갈등설을 일축했던 최 위원장이 한 발언이라는 점이다. 갈등설을 제기한 시장에 당사자가 어느 정도 '확인'을 시켜준 셈이 됐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갈등설이 확신하게 됐고 의혹을 잠재워야 하는 인물이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두번째는 금융회사들도 무시하는 금감원의 입지를 금융위가 더욱 코너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금융사들은 사실상 포화된 시장에서 성장은 더뎌질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침체되는 산업에 대한 대출을 자제하려 했다. 보험사들은 본인들의 약관실수로 보험금이 미지급됐음에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배짱을 부렸다. 금감원의 권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전면전을 치를 심산이다. 언제 어디서 또 대립 다른 라운드가 펼쳐질 수 있다. 금감원이 칼을 빼든 이유다. 감시감독을 하는 감독기구로서 소비자 권익보호와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금융사들의 최근 행태에 금융산업의 순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금융사들이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사회에 공헌하는 데 인색하지 않은지 보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상시검사도 아니고 1년에 한 번, 사람으로 치자면 정기적인 종합검진 보듯이 말이다. 물론 우려가 없지 않다. 과검사를 위한 트집잡기 검사를 취하며 소모적인 검사 관행이 금융권의 사기를 떨어지게 했던 데자뷔 때문이다. 윤석헌 원장도 종합검사의 부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과거 관행과 달리 유인부합적인 방식을 시행해야 하고 약속해야 한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금감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맡은 바 혁신적인 검사 행태의 변화와 의지가 한 순간 꺾기게 됐다. '형'부터가 의심을 하고 있는데 누가 우리 편이냐는 것이다. 실제 금융위는 금감원과의 갈등설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건에서 삼바 편을 들었고, 결국 분식회계로 드러났지만, 상장폐지는 시키지 않으면서 삼바를 도와줬다. 또 금융위는 예산권을 휘두르면서 금감원의 직원감축 현황을 감안해 예산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조항을 달았고, 금감원은 부원장보 9명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며 금융위에게 백기를 들었다. 금감원은 상가집 분위기다. 자존심은 물론 사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장을 위해, 산업 발전을 위해, 소비자와 우리 금융을 위한 노력과 의지를 모아도 모자를 판인데 금감원 조직의 위상은 난도질 당했다. 금감원 노조가 "금감원이 열심히 일 할테니 금융위는 방해하지 말아달라"며 호소(?)한 게 이해가 된다. 금융위는 금감원을 믿어야 한다. 우려보다 응원이 필요하다. 금융정책과 감독이 제대로 작동할 때 금융회사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며칠 뒤면 2019년 기해년이 밝아온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암울하다.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경고등'을 켜고 있다. 자동차조선산업은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신문의 경제, 산업면에는 안좋은 소식들이 도배되고 있다. 이럴 때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을 위해, 민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방법이 필요한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이다. 금융위가 산업의 발전을 위해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금감원과 잡음만 빚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서로 소통을 통해 경제활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소통을 통해 오해와 갈등을 푸는 게 우선이다. 선장과 부선장으로서 배가 순항하도록 해야 한다. 의심과 시기를 버려야 한다. 계속된 논란으로 이어진다면 다시 금융당국의 갈등을 더욱 확대생산될 수 밖에 없다. 내년 출발도 하기 전에 벌집을 쑤셔놓는 꼴이 되고 만다. 금융 소비자, 금융시장, 금융회사의 아우성을 들어야 할 때다. 집단 이기주의는 배를 산으로 가게 한다.

[기자수첩] 구조조정 꼬리표 '정문국'…노사갈등 '데자뷰'

정종진 경제부 기자 "뒤통수 맞았다." 지난 2014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노조는 정문국 사장 취임 후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같은 불만을 토해냈다. 당시 ING생명 노조는 '구조조정 전문가' 정 사장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으며 그의 사장 선임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정 사장은 취임식에 앞서 노조부터 찾아가 구조조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를 보이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마음을 놓았던 노조 측은 얼마 지나지 않아 뒤통수를 쌔게 얻어맞은 셈이었다. 최근 이같은 모습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한생명의 새 수장으로 낙점된 '구조조정 전문가' 정 사장의 부임을 신한생명 노조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보험지부는 지난 24일과 26일 투쟁소식지와 성명서를 통해 현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규 대표로 내정한 신한금융지주의 결정에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생명 노조는 투쟁소식지를 통해 "과거 강제 구조조정으로 파업까지 유도한 인물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 전문가 내정에 대해 '숨겨진 더러운 속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정 사장의 꼬리표가 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평가가 발목을 잡게 된 셈이다. 앞서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으로 재임 당시 영업력 확대를 위해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노조는 234일에 걸친 장기 파업을 단행했다. 정 사장은 100여명의 지점장을 대거 해고하며 강경 대응했다. ING생명 사장으로 부임했을 때도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한 후 취임 100일만에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향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이 본격화될 경우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같은 생보업권인 점을 감안할 때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끼리, 거점별 영업지점끼리 통폐합이 필요하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합병에 앞서 회사의 인력 구조를 '예쁘게' 바꿔놓기 위한 적임자로 정 사장을 낙점했을 수 있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크나큰 반발을 사게될 것이 자명하다. 정 사장의 부임 소식에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사간 화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내년에도 보험산업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한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더욱 합병이라는 큰 변곡점을 앞두고 있는 신한생명으로써는 그 어느 때보다 노사간 화합이 중요하다. 과거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사 대화가 필요할 때다.

[기자수첩] 병들어가는 '풍납동', 손 놓고 있는 '송파구청'

. 서울 송파구 풍납동은 유독 강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더디다. 이곳에서 옛 하남위례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재 유물이 나오면서부터,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묶여 개발을 제한해 강남 3구 중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됐다. 그만큼 풍납동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지만, 송파구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송파구청은 △보상가 현실화 △이주대책 수립 △주거환경 개선 등에 관한 현안을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월까지 종합정비계획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사안을 두고 20년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져 온 만큼 과연 한달여 남은 시간동안 해묵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성수 구청장은 풍납동을 문화재와 지역경제가 어우러지고, 역사와 미래를 잇는 동네의 매개체 역할 할 것이라 호언했지만, 현재로서는 박 구청장의 공약은 '말 뿐'인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업계는 풍납동이 사실상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한 것을 두고 화려한 백조가 미운오래새끼로 강제전락했다고 귀띔한다. 주변에 한강변을 끼고 있고, 5호선과 8호선을 관통하는 '더블역세권'의 이점 때문에 이곳의 개발이 우선돼야 함에도 , 문화재 발굴이란 명목으로 개발을 방치했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도 이만저만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에 문화재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풍납동 개발이 더뎠던 만큼, 이주민에 대한 보상과 이곳에 남은 사람들의 생활 환경 개선 문제는 확실하게 보장해줘야 하는데, 현재까지 송파구는 주민 갈등만 키워왔을뿐, 아직까지 뚜렷하게 해결한 것은 없다. 송파구가 이달 공청회를 열며 풍납동 주민 의견 수렴에 들어갔지만, 막대한 보상금 문제를 단기간에 어떤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리는 이유다. 보상 방식도 일괄 방식이 아닌 권역별 방식이어서 오랜 시간 걸리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한 모습이다. 한 인근 주민에 따르면 송파구청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지난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풍납동 토성 종합정비계획'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안내를 받았음에도, 이후 구청이 치일파일 미루면서 결국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에 이뤄졌다. 애초 풍납동이 문화재 발굴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발전을 막은 것 자체가 어패라는 생각이다. 옛백제 문화재를 유네스코 등재시키겠다고, 애꿎은 주민들이 피해를봐서야 되겠냐는 힐난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업계는 풍납동은 1997년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에서 백제 유물만 나오지 않았어도, 강남 3구 중에서 가장 호황을 누렸을 동네라는 시각이 강하다. 풍납동은 강남3구인데다 한강변에 있고, 지하철도 5호선과 8호선이 겹치는 '더블 역세권' 등 부촌을 형성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현재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보상은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간의 해묵은 숙제를 단기간에 풀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없지만, 그간 이주 보상을 두고 주민 반발이 심했던 만큼, 최소한의 현실적인 '해결 접점'을 찾길 바래본다.

[기자수첩]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 '책임' 화살 꽂히는 이유

한 달 새 코레일에서 전차선 단전, 탈선 등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경부선 KTX 포크레인 충돌 사고, 20일 오송역 KTX 단전사고에 이어 지난 8일에는 출발한 지 5분만에 KTX 열차가 전량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35분께 발생한 이 사고로 인해 승객 14명이 경상을 입고 직원 1명이 골반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코레일은 오송역 사고 발생 이후 지난달 23일부터 10일간을 비상안전경영 기간으로 선포하고 부품교환, 직원 안전교육, 동절기 차량 상태 사전점검, 직원복무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상안전경영 기간이 종료된지 4일만에 또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 무의미한 사전점검 및 안전교육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고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에 고개숙여 사과하는 한편 사고 책임자인 오영식 코레일 사장을 크게 질책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일 사고 현장을 찾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또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박덕흠, 이현재 의원은 잇단 KTX 사고에 대해 "오영식 사장은 당장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시 코레일 사장직에서 사퇴하라" 촉구하기도 했다. 잦은 사고 발생이 '사장 책임론'까지 번지게 된 것은 오영식 사장이 지난 8일 열차 탈선 사고 원인을 '날씨탓'으로 돌린 데 있다. 오영식 사장은 8일 오후 강릉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날 발생한 사고는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사고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이번 사고는 열차가 선로를 바꿀 때 작동하는 '선로전환기'가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철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오영식 사장의 역량미달이 사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등장한 것이다. 오영식 사장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의장 선배이며 재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철도 관련 업무를 역임한 이력은 전무하다. 오 사장은 취임 직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남북철도 연결, SR통합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에는 파업을 벌이다 해고된 KTX 승무원을 12년만에 전원 복직시켰으며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SR통합에 대한 생각을 강력하게 피력하기도 했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은 남북 화해기류를 타고 경의선 남북공동조사에 이어 동해선 철도에 대한 조사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바 있다. 정작 기본적인 철도 안전관리에는 소홀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면서 외부 성과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잦은 사고 발생은 순항하고 있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김현미 장관은 지난 9일 "이런 실수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사업을 수주한다고 말하기조차 굉장히 민망스럽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지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에만 수십명의 승객들이 코레일의 안일한 대처로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으며 이에 대한 개선 요구는 지속돼왔다. 코레일은 그 때마다 "코레일은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으며 오영식 사장 역시 이에 대해 지난 20일 간 6번 허리를 굽혔다. 하지만 재발 방지 대책을 비웃듯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재발했고 코레일에 대한 국민 신뢰도 역시 추락한 상태다. 이제는 허리를 굽히는 것만 갖고선 국민들을 납득할만 명분이 없어진 상태다. 전문성이 없는 수장에 대한 한계를 이미 국민들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천식이 있는 환자에게 계속 감기라고 감기약만 처분한다면 언젠가 병은 더욱더 불거질 것이다. 이제 정확한 병명을 진단할 수 있는 전문의가 필요할 때다.

[기자수첩] '출혈'로 얼룩진 택배사태...정부가 뒷짐 질 때인가

김영봉 기자 택배노조의 총파업 철회로 끝난 줄만 알았던 CJ대한통운의 택배사태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지난달 21일 택배노조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교섭에 응하라며 700여명이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모여 총파업을 선언한지 어느덧 20일이 다되었지요. 그동안 양측 당사자뿐만 아니라 택배를 이용하는 소비자, 고객사, 다른 택배기사들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는 물건을 받지 못해서 피해가 생겼고, 고객사들은 CJ대한통운의 배송접수중단조치로 고객들에게 보내야할 물건을 보내지 못해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기사들과 노조소속 택배기사들은 고객사(판매업체)와 거래 관계에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CJ대한통운과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판매업체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요. 피해는 이들뿐만 아니죠.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대리점은 파업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를 봤고, CJ대한통운은 택배 1위 기업으로서 욕을 얻어먹으며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이번 택배사태로 이득을 본 곳은 경쟁사들 뿐 관련자들은 모두 출혈로 얼룩지고 있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입니다. 이런 출혈 속에서도 양측은 같은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바로 노조인정 하느냐 마느냐로 이렇게 싸우고 있는 건데요. CJ대한통운은 정부의 노조설립필증을 받은 택배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걸어둔 상태입니다. 즉 이들을 근로자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노조 가운데는 직고용자들도 있지만 대리점과 직계약한 노조가 더욱 많고 한 번 인정하고 교섭을 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요구를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출혈을 감소하고서라도 막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CJ대한통운은 원청은 교섭의 대상이 아니다. 교섭을 하려거든 직접 계약한 택배대리점과 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중간에 나서게 되면 하도급법 위반이다. 법을 어길 수는 없질 않느냐는 논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택배노조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택배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기점으로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전국택배노조가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대동단결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노조설립필증을 교부했다. 이는 특수고용직에서 노동자로 인정한 셈이다. 즉 노동3권인 교섭권을 가지고 있으며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기다렸는데 왜 우리를 노조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인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로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바꾸겠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이번 택배사태는 지난해부터 곪아오다가 11월에 터진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양측의 입장을 들은 기자로서는 정부의 개입 없이는 해결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양측입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이죠. 이제 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할 때입니다. 노조설립필증만 교부하고서 양측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노사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지난 1년동안 이뤄지지 않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갈등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뒷짐을 풀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측의 손을 잡고 나와 이 사태의 종지부를 찍길 바래봅니다. 모두를 위해서.

[기자수첩] 낙하산 인사에 멍드는 보험 백년대계

정종진 경제부 기자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크고 중요한 계획이란 뜻이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보험교육 전문기관 보험연수원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보험인의 전문성 제고를 노력해온 보험연수원의 수장 자리가 공직자들의 신분세탁을 위한 피난처로 전락한데 이어 인선 절차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이례적으로 신임 원장으로 추대된 정희수 전 국회의원은 공직자윤리위원회 검증을 받지 않아 예정됐던 취임식을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마저 발생했다. 보험사 임직원이나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어려운 보험업법 등을 가르키는 보험연수원이지만 정작 자신의 수장을 뽑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을 제대로 못받은 셈이다. 아니면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에 익숙해져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는 '무사안일'한 관행이 작동했는지도 모른다. 과거부터 보험연수원은 금융감독원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앞서 연수원장을 거쳐갔던 전임자 중 일부는 3년이란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기업의 사외이사 등으로 재취업해 '연수원=신분세탁기'라는 웃지 못할 뒷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서는 공직자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때문에 전문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준수했던 금융당국 인사들이 없어 '전문성'마저 부족한 정치권 인사가 그 자리를 꿰찬 모습이다. 보험교육을 책임질 보험연수원 수장 이력서에 '보험'이라고는 한글자도 찾아볼 수 없으니 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다. 공직자윤리법상 국회의원 등 재산등록 의무자였던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부터 3년 동안 취업 제한 기관에 취업을 원할 경우 윤리위에서 취업 제한 여부를 확인 받아야 한다. 정 전 의원은 이력서가 깨끗하다보니 검증을 거치면 '통과'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인사 특혜, 보은 인사, 정피아 등에 이어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도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교육을 담당하는 보험연수원의 전문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보험 전문가가 원장직을 맡아야 하는데 보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전직 의원이 앉다 보니 인사 특혜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현재 보험권은 크나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실생활에 밀접한 업종인 보험인 만큼 보험료 안정화, 불완전판매 근절, 금융소비자보호가 중요한 이슈거리다. 암보험, 즉시연금 사태 등으로 금융당국이 소비자보호를 위해 연일 보험권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보험인의 전문적 교육을 책임져줄 보험연수원이 낙하산 인사로 공정성은 물론 전문성까지 결여된다면 '보험의 백년대계'를 망치는 형국이 될 수 있다.

[기자수첩] '자승자박' 보험업계…규제로 돌아왔다

정종진 경제부 기자 '자승자박(自繩自縛)' 자기가 한 행동에 자신이 구속돼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일컫는 사자성어로 최근 보험업계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보험사 스스로 해결하도록 맡겼던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자 '규제'라는 올가미가 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퇴직자의 의료 보장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단체 실손의료보험과 개인 실손보험간 연계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연계제도는 단체 실손보험에 5년 이상 가입한 임직원이 퇴직한 경우 1개월 이내에 개인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단체 실손보험 가입한 퇴직자가 직전 5년간 보험금을 200만원 이하로 수령했고 암이나 백혈병, 고혈압, 심근경색 등 10대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없다면 심사 없이 개인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단체 실손보험 가입자가 퇴직이나 은퇴 후 개인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보험사 스스로 고치도록 기회를 줬다. 이에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내놓았지만 그것이 다였다. 대형사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고, 기회를 져버렸다. 현재 금융당국이 손보려고 하는 수수료 등 사업비 체계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은 수차례 수수료 과당 경쟁를 고쳐라며 보험사에 선택권을 줬다. 때로는 현장 검사라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수수료 경쟁은 다시 불붙기 일쑤였고, 결국 금융당국은 규제라는 특약 처방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자율 보단 규제로 보험사들을 옥죄고 있다. "이번 정권에서는 글렀다"는 보험사들의 볼멘소리는 부끄러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보험사들은 정부가 왜 규제로 돌아섰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일을 미루고 금융당국의 채찍에 대해서만 불만을 갖는 것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금융당국도 보험사들의 잘못을 지적하되 적정한 규제와 감독으로 보험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기자수첩] '색출'에 '염탐'까지…구태 벗지 못한 산업인력공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으로 응시자가 많은 시험에서 매년 시험문제 오류가 발생해 응시자들이 속앓이 하고 있다. 법률해석과 판례에 따라 정답이 바뀔 수 있다고는 하나,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에도 사전예방과 고객응대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시험은 지난 14, 15회에 10문항 이상이 문제오류로 밝혀져 15회때는 재시험이 치러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매년 평균 2~3문항의 오류가 발생, 합격자 발표일에 가답안이 변경되고 있다. 하지만 응시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오류에 대한수많은 민원과 이의신청, 의견제시에도 귀를 닫고 함구하고 있다. 응시자들은 올해 시험의 난이도, 문제오류 의혹 등을 제시하며 '공인중개사 시험문제 개선촉구회'를 만들고 1600여명의 탄원서를 모아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이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NO' 뿐이다. 산업인력공단은 합격자 발표일에 정답이 바뀐 문제에 대한 해설을 공지하고 있고 외부전문가를 통해 공정하게 채점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응시자들이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해 취재를 요청했지만 "매년 반복되는 문제인데 왜 기자님만 그러시냐"며 대답을 피했다. 기자가 처음 이와 관련한 기사를 쓴 것은 지난 8일이다. 200문제짜리 시험에 문제오류로 의심되는 문항이 31개나 있다는 것이 이상해 취재를 시작했다. 기사가 나간 이후 산업인력공단 측에서 연락을 해왔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이 누구냐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걸어 온 홍보팀 직원은 "이사장님이 기사를 보고 많이 화가나셨다. 그렇게 언론에 응답하는 무책임한 직원이 어디 있냐"며 취재원을 색출하려 했다. 알다시피 취재원의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지라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직원이 말한 '화가 난 이사장님'은 김동만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까지 역임했던 분이 직원 색출이라니 어불성설이다. 이후 4차례 더 기사를 작성하면서 산업인력공단 홍보팀 관계자와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응시자들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 친절하게 하나하나 답변을 드리고 있다 했지만 조사해보니 문제 오류에 대한 민원은 '개별회신 및 공고를 하지 않는다'고 드러나기도 했다. 또 다른 부서 관계자는 응시자들이 만든 공개채팅방에 들어와 이들의 시위 등에 대한 내용을 염탐하다 적발돼 사과 후 퇴장했다. 이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시험문제 개선촉구회와의 면담에서 녹취의 우려가 있다며 강압적 자세로 응시자들의 핸드폰을 수거까지 해 갔다고 한다. 현행법상 대화 당사자(이 경우 촉구회와 관계자)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증거를 남기기 위해 녹취하는 것은 상대방의 동의가 없더라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공공기관 직원이 면담 자리에서 핸드폰을 수거했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어본다. 취재결과 의혹이 제기되는 사항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나열하자면 △응시자들의 시험문제 오류 지적이 매년 계속되고 가답안이 변경되는 일이 거의 매년 발생한다는 점 △의견제시 과정은 까다롭게 만들어 놓았으면서 기각사유는 밝히지 않는다는 점 △반복되는 문제임에도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궁금하면 소송을 걸라는 식의 태도와 염탐, 색출 등의 이유 △수능 다음 규모의 시험임에도 출제위원수가 5배, 기간은 2배 적고 출제위원 수당은 10만원가량 더 많다는 점 △난이도 조절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보다 합격률이 9.98%줄어든 점 등이다. 28일 오전 9시 드디어 산업인력공단의 큐넷 홈페이지에 제29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자발표가 났다. 제 2차 시험의 응시자 8만여명 가운데 합격자는 1만6885명으로 합격률은 21.02%로 나타났다. 정답심사위원회 개최 결과 정답변경된 문항은 A형 52번과 B형 52번 두 문항이며 심사대상 문제는 지난해 82문항에서 117문항으로 35문항이나 늘었다. 지난해보다 정답변경 문항이 1문제 늘었으나 합격률은 9.98% 줄어든 셈이다. 산업인력공단은 산업인력 양성과 국민경제,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에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때문에 수십년 간 반복되는 응시자들의 요구에 '소송하라'는 식의 태도와 '색출', '염탐' 등의 해프닝은 용인될 수 없다. 산업인력공단이 정말 국민복지 증진과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내부 규정상 공개 이유가 없다는 앵무새같은 말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모색해야 함이 마땅하다. 누군가에게는 이 일이 덮어야 하는 일이고 스쳐가는 일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수년간 공부해온 시험에서 겪게 된 가슴떨리고 억울한 일이다.

오리온 직원, 인도출장 중 사망…사후 코로나19 확진판정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인도로 출장을 떠난 오리온 직원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오리온 공장으로 장기출장 중이던 직원 A씨가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사망 전 감기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했고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검사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해는 앞서 15일 국내 항공편으로 송환됐으며, 발인은 이날 진행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공장에 파견된 직원은 A씨 포함 B씨, 주재원 C씨 총 3명이었다"며 "B씨와 C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임직원들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회사 측과 전 임직원들은 상심이 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고인이 이룬 업적과 성과를 기리며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공장을 준공하고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아하 인터뷰] 키위뱅크의 반란 "데이터 플랫폼 앞으로"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보다 더 세분화된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플랫폼 '키위뱅크(KiwiBank)'의 목표를 두고 이선호 KB저축은행 ICT본부장은 간략하게 말했다. 그는 KB저축은행의 '플랫폼 전문가'로 키위뱅크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88% 가량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지난해까지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지 못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총자산도 처음 2조원을 넘기며 10위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성장 뒤에는 키위뱅크가 있다. 상징색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키위뱅크는 타사 앱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그는 "키위뱅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5년 전 처음 개발 인력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플랫폼이 지금은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인하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키위뱅크는 키위와 특유의 '올리브 그린(Olive Green)' 컬러가 떠오른다. 키위뱅크가 구축한 이미지 마케팅의 결과다. 키위뱅크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전신인 '착한뱅킹'에서 'Kind'를 따오고, 무선기술·모바일을 의미하는 'Wireless'의 앞 두 글자씩을 따왔다"며 "키위처럼 상큼하고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넣었다"고 언급했다. 그 덕분에 키위뱅크는 희망사항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 성장했다. 두달 뒤면 1주년이 되는 키위뱅크는 실적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착한뱅킹 시절 3만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했고, 중금리 대출에서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발굴해 중금리 대출 실적에 기여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나 KB Pay(페이) 등 간편결제와 합종연횡한 상품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둘 다 키위뱅크의 대표적인 제휴 서비스로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후 1만장에 가까운 발급건수로 고객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실적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적은 키위뱅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욱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에 기반한 서비스 구축 사례로 '쉐이커(Shaker) 기능'을 소개했다. 쉐이커 기능은 최근 카카오톡(Kakaotalk) 실험실에서 도입되며 알려진 기능으로, 앱에 들어간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지정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기능은 키위뱅크가 먼저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었다"며 "쉐이커 기능으로 입금·송금 등 주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 고객은 타사 앱보다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는 현재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비해 세분화되고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금융권 사이 합종연횡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다"며 "고객 수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저축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키위뱅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에 이어 업계 내 3위 앱으로 올라섰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각자 디지털 플랫폼을 꺼낸 '플랫폼 홍수' 속에서 건진 값진 성과다.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업계 내 톱 클래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수익도 비대면에서 나오는 시기, 고객과 금융사 모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창구'의 역할을 키위뱅크가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