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2030 스페셜 리포트 기업과 경제 오피니언 전국 네트워크 뉴스
2021년 06월 17일 Thursday
위로가기 버튼
상단메뉴아이콘
상단검색 아이콘

[기자수첩] 여소야대 실감한 여당

김영봉 경제부 기자 내년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넘기고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여전히 난항이다. 예산안 처리를 앞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본회의가 정회됐다. 지난 4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거센 반발로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인 공무원 증원까지 포기하고 나서야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여당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대대변인은 여야 3당의 예산안 합의문 발표 이후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넘겼다는 오점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1석의 의석수를 가지고도 자유한국당 116석, 국민의당 40석(현 39석) 보다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소야대 때문이다. 이번 예산안 최종담판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치열하게 싸우고 국민의당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직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여당이 제 역할을 할지 의문마저 든다. 자유한국당이 정책에 반대만 하고 있고, 국민의당은 정당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4일 여야의 예산안 최종 담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공무원 증원 예산안(1만 2221명)에 한참 못 미치는 9475명으로 합의했다.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다. 또한 현재 턱없이 부족한 경찰, 소방공무원을 채우기 위한 중요한 예산안이다. 이런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야당이 반대하면 제대로 처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말하고 싶다면 국민에게 쓰이는 예산안을 두고 각 정당이 흥정을 해서는 안된다.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누구를 위한 민생 예산인지 여당과 야당에게 묻고 싶다.

[기자수첩] '외세'에 취약한 증권시장

이은혜 경제부 기자 우리 증권시장이 '외세(外勢)'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또 한번 드러났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지수인 '코스피' 자체가 오르고 팔아치우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더니, 달랑 '보고서 한 건'으로 우리 증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사이에 5% 넘게 하락했다. 외국 초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 주가는 290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자료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사업이 올해 이미 정점을 찍어 주가가 2016년 1월 이후 120% 올랐다는 것이다. 또 D램의 가격이 현재 최고 수준까지 오른 데다, 내년 1분기부터 D램의 생산능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공급이 수요 증가를 압도해 2019년에서 2020년까지 D램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조정'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바람에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IT종목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5394억 원어치, SK하이닉스 2067억 원어치, LG전자 18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주가지수 전체에도 영향을 미쳐, 코스피가 하루 사이에 36.52포인트, 1.44%나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모건스탠리 자료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사례는 얼마 전에도 있었다. 지난 18일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8만 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19만2100원이던 셀트리온 주가가 8.8%나 떨어져 17만5200원으로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당시 증시에서는 공매도 세력의 음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모건스탠리가 주가를 떨어뜨려 공매도로 손실을 줄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음해설은 삼성전자 보고서에서도 또 불거졌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6월 30일부터 올해 8월 3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75일, 코스닥 시장에서 290일 동안 공매도 투자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이 '외국인투자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아우성은 어제오늘의 일 아니다. 증권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은 엄청난 차익을 얻은 반면, 외국인투자자 덕분에 돈 좀 벌었다는 속칭 '마바라'는 찾아보기 힘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자수첩] 롱패딩 열풍, 소비 경쟁 과열되는 ‘제2의 노스페이스‘ 되나

류빈 유통부 기자 거리에 다니는 인파의 상당수가 롱패딩을 입을 정도로 광풍이 불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기획한 평창 롱패딩은 애초 준비된 물량인 3만장이 거의 다 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밤을 새고 번호표를 받아 줄을 서서 구매할 만큼 평창 롱패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성비에 있다. 물론 다가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한정 수량으로 제작돼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겠지만 타사의 롱패딩에 비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내에 입점된 아웃도어 브랜드의 롱패딩 가격은 수십만 원짜리들이 기본이다. 하지만 평창 롱패딩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처럼 구스 다운이면서도 14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어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패션업계에서는 평창 롱패딩 열풍의 여파로 인해 가격에 과대 거품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여론들이 생기며 역풍을 맞고 있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구스 충전량이나 거위털 재질, 공법 등의 차이로 인해 가격 책정이 되는 것이라며 몇 십만 원으로 책정된 가격에 대해 해명했다. 이 같은 롱패딩 열풍에 따라가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해 사기 범죄까지 일어나고 있다.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해외 브랜드 패딩을 싸게 판매한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SNS 사기와 관련해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졌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롱패딩은 입고 있는 롱패딩이 어느 브랜드의 것인지에 따라 비교가 돼 소비 경쟁으로 이어지는 제2의 노스페이스 현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에 대한 부담은 학생들의 부모에게로 전가될 것이다.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내놓은 롱패딩 제품들부터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우고 있는 롱패딩 제품들까지 어느 것을 선택하든 그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하지만 지나친 소비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패션브랜드 제품들은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며 좀 더 합리적이고도 괜찮은 퀄리티의 제품을 많이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수첩] 코스피 2500은 '남의 이야기'

이은혜 경제부 기자 우리나라 역사 중 신라의 삼국통일과 1945년 광복은 모두 외부 개입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역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국통일은 당나라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1945년 광복은 일본의 '무조건 항복'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증권시장이 마치 '닮은꼴'이다. 외국인투자자와, 그들이 주로 투자하는 '대형주'가 증권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증권업계 자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어쩌면 '뉴욕 증시'다. 미국의 주가가 오르면 우리 유가증권시장의 전망도 맑음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증권시장에도 먹구름이 낀다. 30일 달성한 '코스피 2500'도 마찬가지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힘겨루기를 한 끝에 5.30포인트, 0.21% 오른 2501.93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종은 내림세를 보였다. 전체 22개의 업종 중 오른 종목은 6개 업종뿐이었다. 종목별로도 상승보다 하락이 더 많다. 그런데도 전체 시가총액의 21.1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3.49%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코스피는 '2500'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53.42%를 차지하는 종목이다. 이날 삼성전자에 들어온 외국인투자자의 자금은 1282억2700만 원이었다. 전체 거래 비중은 5.62%였다. 투자자별 평균 수익률을 봐도 올해 외국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36.6%, 기관투자가는 24.4%인 반면,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15.6%에 그쳤다. 이른바 개미들의 평균 수익률이 외국인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개미들에게 코스피 2500은 남의 이야기일 것이다.

[기자수첩] LG디스플레이 中투자 하루빨리 승인돼야

조광현 산업부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건설이 3개월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중국 투자 승인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는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약 5조 원을 투자해 중국 광저우에 TV용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을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OLED가 미래라는 판단에 따라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OLED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면서, OLED 해외 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산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술유출이다. 또 사드 보복으로 중국 내 한국 기업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공장을 중국에 짓겠다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는 탐탁치 않은 분위기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벌써 2차례나 회의를 진행했다. 오는 30일 3차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또 열린다. 반대 이유는 여전히 같다. 우리 기업의 중국 공장 설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중국 투자를 막을 근거도 부족하다. SK하이닉스는 이미 10년 전부터 중국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8조 들여 중국 낸드플래시 공장을 증설한다. 이 기간 동안 정부가 우려하는 '기술유출'은 단 한건도 없었다. OLED 투자는 속도가 생명이다. 중국 등 경재업체에서 수십조 원을 들여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1분1초가 아쉽다. 무엇보다 OLED는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공장 건설에만 몇 년, 또 양산을 위한 라인정비에도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공장 증설이 늦어지면 계획된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고객사가 떠나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매출 6조9731억 원, 영업이익 5860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실적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의 가격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LCD패널은 내년까지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OLE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LG디스플레이 중국 투자를 하루빨리 승인해야 하는 이유다.

[기자수첩] ‘코스피 2500시대’

이은혜 경제부 기자 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현재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넘어섰던 1989년 봄은 요란했다. 직장에서는 직원들끼리 서로 보증을 서주며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 농민들은 소를 팔고, 논까지 팔아 투자를 했다. 서민들은 집 잡힌 돈으로 투자를 하기도 했다. 많은 기업의 임직원이 일을 제쳐놓고 증권 단말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주식, 퇴근길 소주잔 앞에서도 주식이었다. 수십 억 원을 가진 사람도, 수백만 원밖에 없는 사람도 증권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어느 기업이 공개를 한다고 하면 수천억 원의 주식청약자금이 몰려들었다. 투자자들은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한마디로 증권시장은 과열이었다. 주가지수 1000시대에는 증권시장을 개방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 기업들의 주식을 헐값으로 사들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주식값은 올라야 한다는 애국심까지 발휘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가는 이미 충분히 높았다. 주가지수 1000이 아니라 주가지수 990, 또는 더 내려가서 주가지수 950이라고 도 주가는 오를 만큼 오른 상태였다. 주가지수 1000은 숫자가 세 자릿수에서 네 자릿수로 바뀐 것 정도의 의미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은 냉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도 증권시장은 주가지수 1000을 외치고 있었다. 그랬던 결과는 한국은행의 투자신탁회사에 대한 특융(特融)이었다.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주가지수가 바닥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자 한국은행이 투자신탁회사에 특별융자를 해서 주가를 떠받치도록 했던 것이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을 다시 투자신탁회사에 대출해주는 변칙적인 방법이었다. 증권시장은 이후 오랫동안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지금 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 2500시대에 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00포인트를 돌파한지 10년여만의 2500포인트라는 등의 얘기들을 하고 있다. 언제쯤 2800포인트, 3000포인트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주가지수 1000시대와는 다른 코스피 2500시대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코스피 전체가 오르고, 순매도하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가격이 오른 종목보다 떨어진 종목이 더 많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코스피 2500시대에도 대박을 터뜨렸다는 투자자는 별로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先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주가지수, 코스피는 앞으로의 경기를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예고지표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당국도 주가지수의 변동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그런 구실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코스피의 등락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자수첩] 상처뿐인 재건축 수주전, 이젠 진정한 '승자' 필요

이진희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보여준 건설사들의 모습은 5년마다 볼 수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다.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의 직원들은 저녁 늦게까지 자사의 이름을 외쳤고, 조합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계약을 따내기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에 '열정, 최선' 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지만, 뒤늦게 밝혀진 이면에는 금품향응 제공, 상호 비방, 과장광고, 비리의 단어도 숨어있었다. 이번 재건축 수주전은 올 하반기 건설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사업비만 10조원에 달해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시작으로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서초구 한신4지구의 재건축 사업까지 승자가 누가 될 것이냐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반포주공1단지는 현대건설이,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한신4지구는 각각 롯데건설과 GS건설이 사이좋게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들 건설사들 중에서 승자는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수주전을 통해 재건축 수주전 비리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포주공1단지에선 현대건설이 조합원에게 제안한 이사비 7000만원을 둘러싼 논쟁이 극에 달했고, 나머지 두 단지의 수주전에서도 금품과 향응으로 표심 사로잡기 등 온갖 불법행위가 난무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분양 비중보다 조합원의 물량이 많기 때문에 조합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경쟁에서의 비리 행위는 정도가 너무도 지나쳤다. 국민들은 5년 마다 되풀이되는 정치인들의 '선거 비리'에 너무도 지쳐있다. 이러한 악습을 기업들까지 따라해서야 되겠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제11조 5항)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 등 재산상의 이익은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금품을 제공한 업체와 제공받은 사람 모두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이미 마련해 두고도 건설사들의 폭주를 그대로 보고만 있었으니 정부의 '적폐 청산' 의지가 정치에만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조차 나온다. 이제는 재건축 수주전에서의 진정한 승자가 나와야 할 때이다. 시공권을 따냈어도 찝찝한 마음이 드는 승자가 아니라 클린수주를 통한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승자말이다. 이를 위해선 어정쩡한 단속과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재건축 사업을 투명하게 개선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기자수첩] 불친절한 맛집, '엔씨소프트'

표진수 산업부 기자 텔레비전 등에 소개된 맛집을 찾으면 종업원들이 불친절하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가끔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은 손님과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너무 바빠서 그렇겠거니 이해하는 편이지만 음식을 먹고 나오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영업실적 '성적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6월21일 출시한 뒤 줄곧 구글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 때문이다. 사전예약 신청자 수가 550만 명을 넘었고, 7월 1일에는 하루에만 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흥행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리니지M의 흥행 덕분에 엔씨소프트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배, 4배 넘게 증가,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힘입어 직원들에게 3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유저를 대하는 모습은 '불친절한 맛집'과 다를 바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27일 리니지M에서는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켄라우헬07 서버의 채팅창에 A라는 유저가 '화령 3단 +12 커츠의 검에 축복 부여를 성공하였습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출력됐다. 리니지M은 영웅 등급 이상의 아이템 제작에 성공하거나 획득했을 경우에 서버 전체에 시스템 메시지가 출력된다. +10 이상의 강화를 성공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어떤 유저가 매우 희귀한 아이템을 얻었거나 높은 수치의 강화에 성공했을 경우, 많은 유저들이 그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서버에서는 전설등급의 아이템인 '커츠의 검'을 누가 획득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출력된 적이 없다는게 유저들의 주장이다. 물론 +10, +11 강화를 성공했다는 메시지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어떤 유저도 획득한 적이 없고 +10의 강화도 한 적이 없는데 '+12 커츠의 검' 아이템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얘기다. 유저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해당 아이템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A유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엔씨소프트에도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9월 27일 임시점검 이후 축복 부여에 성공했을 때 일부 고객에게 간헐적으로 잘못된 월드 메시지가 출력된 현상"이라며 "클라이언트 패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고객들께 간헐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저들의 반발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누적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었고 출시 당일에는 21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유저가 즐긴 게임이지만 문제의 메시지가 출력된 유저는 의혹을 받고 있는 A유저 한 명뿐이고, 이 A유저는 이미 비정상적인 속도로 희귀 아이템을 얻고 있다는 게 많은 유저들의 주장이다. 기자는 엔씨소프트에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들을 수 있는 얘기는 '모든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지로 안내가 되었습니다'는 대답뿐이었다. 문제의 아이템은 3만 원으로 살 수 있었던 '켄라우헬 무기 상자'를 사용했을 때 100만 분의 1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무척 희귀한 아이템이다. 몇 억 원을 지불해도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니지M의 기록적인 매출은 모두 이러한 희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한 유저 덕분이다. 낮은 확률이지만 모두에게 동일하게 '0.0001%'라는 숫자가 적용될 것이라 믿은 유저의 지갑에서 나온 돈 덕에 직원들에게 성과급도 나눠줄 수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보다 자세하고 솔직하게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요구하는 유저들의 목소리에 분명히 답을 해야 하는 이유다. 소문난 '맛집'에는 종업원이 불친절하더라도 많은 손님이 몰린다. 그러나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순간 손님이 떠나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엔씨소프트가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기자수첩] ‘금통위’와 ‘금통운위’

김영봉 경제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이 과도하면 금융 불균형이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돈을 많이 풀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행이 돈을 과다하게 풀면 그 돈이 이른바 승수효과를 일으켜서 물가를 자극하는 등 부작용을 노출할 수 있다. 그렇지만,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총재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게 좀 의아스러웠다. 중앙은행이 돈을 적절하게 공급해서 통제를 하면 될 텐데, 이 총재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얼마 전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을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연 1.25%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너무 낮다는 언론 인터뷰다. 김 보좌관의 이 인터뷰 때문에 채권시장이 출렁이고 연내 금리 인상설이 불거졌었다. 김 보좌관의 발언이 있은 후, 이 총재는 국회에서 금통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김 보좌관의 발언과 관련, 기준금리 문제는 금통위의 고유권한이라며 정부 당국자가 금리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통화위원회,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다. 한은 총재는 그 금통위의 의장을 겸임하도록 되어 있다. 김 부총리의 지적은 타당했다. 그런데도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우려하고 있었다. 마치 통화신용정책을 금통위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있었다. 과거, 금통위가 금통운위였던 시절이 있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아니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였던 시절이다. 금통위와 금통운위는 글자 하나 차이였지만, 그 차이는 엄청났다.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운영이나 하라는 기구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한국은행이 해야 할 통화신용정책까지 주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바 한은의 독립성 따위는 무시되던 시절이었다. 그 바람에 한국은행은 당시 재무부의 남대문 출장소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이 총재는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강조했어야 좋았다. 확장적 통화정책을 결코 하지 않겠다고.

[기자수첩] 경제단체 ‘서열’ 매기는 정부

조광현 산업부 기자 몇 해 전, 대한민국 장관과 30대 그룹 대표의 간담회가 있었다. 그런데 좌석 배치가 좀 희한했다. 각 그룹 대표의 지정석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그룹 대표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서 앉아야 했다. 간담회가 끝나고도 할 일이 더 있었다. 사진 촬영이었다. 대한민국의 장관과 만났는데 증명사진이 없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진 찍는 데에도 서열이 있었다. 10대 그룹 대표는 앞 열, 나머지 그룹 대표는 2열과 3열에 서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기념 촬영을 하는 그룹 대표들의 행동마저 똑같았다. 하나같이 오른쪽 주먹을 불끈 올려 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31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한상의 회장단과 조찬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백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한상의가 경제계의 맏형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백 장관은 대한상의가 경제계를 대표하는 정책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었다. 산업부와 대한상의 간 지속 가능하고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민관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자고도 하고 있었다. 대한상의가 맏형이면 미운 털이 잔뜩 박힌 전경련은 서열이 당연히 그 아래일 수밖에 없다. 작은형쯤 될 것이다. 과거 정부가 대기업의 서열을 매기더니, 문재인 정부는 경제단체의 서열을 따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전경련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존립 여부마저 위태로울 정도로 위상이 추락하고 말았다. 전경련의 위상 추락은 벌써부터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경련은 더 이상 경제계를 대표할 자격과 명분이 없다며 대한상의가 우리나라 경제계의 진정한 단체라고 했었다. 서열을 매겨놓으면 아마도 통제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금은 나라 경제가 힘든 상황이다. 어려움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모두의 힘이 필요한 때다. 어느 한쪽을 제쳐버리면 힘이 그만큼 더 들 수밖에 없다. 백짓장을 맞들면 가벼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올인하고 있는 일자리도 다를 수 없다. 대한상의+전경련+모든 경제단체를 하면 일자리를 보다 수월하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훌륭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강조한 것이다.

[기자수첩] 무상증자 '대박'

이은혜 경제부 기자 오래 전, 어떤 직장인이 증권회사 직원을 소개받아 돈을 조금 맡겼다. 난생 처음 주식 투자를 해보기 위해서였다. 증권회사 직원은 이 직장인에게 투자기간부터 물었다. 돈을 얼마 동안 맡길 수 있는지 물은 것이다. 그러면서, 6개월 정도만 투자하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직장인은 첫 투자였던 만큼 주식에 대해서는 백지 상태였다. 증권회사 직원을 믿고 따르겠다고 대답했다. 증권회사 직원은 이 직장인의 돈으로 K사 주식을 사들였다. 별다른 호재나 이슈도 없는 그야말로 평범한 주식이었다. 직장인은 그래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한 달쯤 뒤, 직장인은 맡겨둔 돈이 궁금했다. 증권회사 직원에게 물었더니, K사 주식을 신용으로도 매입해놓고 있었다. 직장인이 맡긴 돈 외에 외상으로도 주식을 더 사놓은 것이다. 직장인은 돈을 날릴 것 같아서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참아보기로 했다. 6개월 정도 투자하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돈을 맡긴지 4개월쯤 지났을 때, 갑작스런 호재가 터졌다. K사가 100% 무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주식이 곱빼기로 늘어날 수 있는 엄청난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발표와 함께 K사 주식은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직장인이 약속대로 6개월 후 회수한 돈은 당초 투자자금의 4배 가까웠다. 증권회사 직원은 K사가 무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정보를 6개월 전부터 입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증권회사 직원은 기업의 정보를 알아내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보유 주식 가격이 1년 6개월 만에 4배로 뛰었다는 소식이다. 이 후보자는 또 어떤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서 5억7000여만 원의 매도차익도 얻었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는 이를 꼬집고 있었다. 비상장주식을 샀는데, 얼마 후 상장이 되었고, 2차례 무상증자가 이루어졌다면서 내부자 정보 없이 샀는데 우연히 상장이 되고 무상증자를 했는가 지적한 것이다. 주식을 사서 대박이 나려면, 이 후보자처럼 무상증자를 할 기업의 주식을 선택할 일이다. 그게 비상장주식이면 더욱 좋을 수 있다.

[기자수첩] ‘달걀도 못 먹겠고, 생리대도 못 믿겠다’

이주희 생활유통부 기자 계란에서는 살충제가 나오고 생리대에서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 도대체 안심하고 사용할 제품이나 먹을 음식이 없을 지경이다. 정부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영 못 미덥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정말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주부 전가영(가명31서울 대방동) 주부는 요즘 틈만 나면 뉴스를 보게 되는데 걸핏하면 '안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는 바람에 깜짝 깜짝 놀라기 일쑤라며 이같이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살충제 계란에 대한 발표를 한 뒤 곧 바로 전국 산란계 농장을 전수조사 했다. 21일 추적 조사 및 위해평가 결과를 발표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재검사를 비롯해 새로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독성이 포함된 총휘발성 유기화합물(TVOC)의 방출 농도가 높게 검출된 릴리안 생리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9월에 품질검사를 하겠다'고 공표했다. 릴리안 생리대는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용자들의 부작용 경험담이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릴리안 생리대가 TVOC 방출 농도가 높게 나온 것이지 다른 생리대에서도 TVOC가 나왔기 때문에 국내 제품에 대한 기피현상이 표면화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외국에서 만든 친환경 생리대나 면생리대, 생리컵 등을 쓸 거라는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 여성들이 꽤 많은 실정이다. 요 며칠 이런 사건들이 터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들이 각종 '포비아' 사태로 인해 거의 공황상태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특히 계란과 생리대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먹고, 살에 접촉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뜨겁다. 그런만큼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보다 침착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식의 입에 발린 말은 일시적인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까지의 상황을 자세하고도 숨김없이 설명한 후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믿음직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정직함이 최고의 정책'이라는 격언은 언제나 옳다. 정부는 진솔하게 현안을 처리하면 된다. 그리고 그같은 진심이 느껴져야만 국민이 믿고 기다릴 것이다. '누가 옳고 누가 틀렸다'는 식의 소모적인 논란은 우리 사회의 혼란상을 더욱 키울 뿐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주도면밀한 집행처방, 솔직한 발표가 있기를 기대한다.

[기자수첩] 강진구 전 회장의 ‘기술개발’

조광현 산업부 기자 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은 회고록 삼성전자, 신화와 그 비결(고려원1996)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1919년에 시작한 RCA는 라디오 방송 기재와 라디오 세트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TV시대에 들어와서는 TV방송 기재와 수상기 메이커로 더욱 유명해졌다. 컬러TV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도 RCA로서 NTSC방식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컬러TV를 개발할 때도 RCA와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었다. 지금도 특허료를 내고 있다. 그런데 지금 그 특허료는 RCA에 들어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락해 버린 RCA사는 더 이상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컬러TV의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GE사의 몫일 뿐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1985년 말 RCA는 제너럴일렉트릭(GE)사에 64억 달러로 팔렸다. RCA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자 제품 부문에서 단연 세계 굴지의 대회사였다. 그러나 RCA는 기술개발을 등한시하고 있었다. 렌터카회사, 냉동식품회사, 금융서비스회사 등을 인수하는 데 치중하고 있었다. 강 전 회장은 계속해서 썼다. 1970년 후반기로 기억된다. RCA부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컬러TV공장을 자세히 보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컬러TV가 우리가 만드는 컬러TV와 같다는 사실이 우리의 모든 비극의 원천이다 하고 혼잣말하듯 했다. 그는 이것저것 물어 보고 나서 힘없이 돌아갔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컬러TV를 생산할 때 RCA는 우리가 못 만드는 첨단 제품을 만들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 RCA의 처지에 설 수도 있지 않은가. 동남아 다른 나라들이 금방 우리를 따라잡을 것이므로 지금부터 그때를 대비해야 되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강 전 회장은 이렇게 기술개발을 중요시했다. 그런 결과 삼성전자는 세계 1등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강 전 회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화를 이룩하는 데 큰 몫을 하기도 했다. 강 전 회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삼성전자는 아마도 있기 힘들었다. 이건희 회장은 회고록 추천 글에서 강 전 회장을 오늘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최대의 공로자라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이랬던 강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대한민국 경제는 전자업계의 큰 별을 잃었다. 그래도 그 '별빛'만큼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기자수첩] "준비가 안됐어요"… 재판일정 무시하는 특검

조광현 산업부 기자 "피고인 심문에 대해 준비가 안됐습니다." 특검측이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피고인 심문을 앞두고 준비가 안됐다며 재판 진행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공판 진행 수차례 전부터 피고인 심문의 일정을 예고한 상태에서 이러한 특검의 주장에 재판부와 변호인 측 모두 당황케 했다. 특검은 이와 함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피고인 심문만을 준비했다며, 변호인측에 박 전 사장을 먼저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물론 변호인 측과의 협의는 특검 앞에서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피고인 심문은 이번 재판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다. 결심공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피고인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재판 결과가 직접적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한 공판을 앞두고 특검은 재판부의 판단을 무시했다. 일반 기업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최종 조율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준비 안했으니 기달려 달라.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다. 특검의 태도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증인으로 소환할 때도 그렇다.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기 일쑤다. 특검이 박 전 사장의 심문만을 준비했다고 주장한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 조율된 일정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재판은 이미 5개월 가까이 진행됐다. 마무리는 불과 일주일 앞이다. 이 상황에서 준비가 안됐다는 특검의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당시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자신했다. 하지만 이제와 준비가 덜 됐다고 말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특검은 지금 우리나라의 중심에 서 있다. 전 대통령과 우리나라 1위 기업의 총수를 직접 구속한 상태로 수사를 진행하는 막중한 임무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일정조차 무시하는 곳에서 이들을 수사한다는 것에 씁쓸함만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기자수첩]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의 'QM3' 자신감

표진수 산업부 기자 26일 르노삼성자동차는 서울 광나루 예스24라이브폴에서 '뉴 QM3'를 발표했다. '뉴 QM3'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QM3의 4년만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이날 발표회의 주인공은 물론 '뉴 QM3' 였지만, 직접 새 모델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박동훈 사장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일반적으로 '부분변경 모델' 발표회에는 기업의 사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부분변경 모델인 '티볼리 아머' 발표는 이석우 마케팅 팀장이 맡았고, 기아차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쏘렌토' 발표회에는 서보원 국내마케팅 실장이 참석했다. 르노삼성은 '사드 여파'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QM3'를 비롯한 소형SUV의 인기가 한 몫하고 있다. 게다가 QM3는 판매 초기부터 박 사장이 진두지휘한 모델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박 사장은 "QM3는 르노삼성차의 새로운 놀이터의 첫 모델로, 경쟁회사들도 QM3를 벤치마킹해 동급차량을 출시했다"며 "게다가 3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하고 누적 판매량이 70만 대 이상에 달하는 등 유럽시장의 검증을 받은 차"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소형SUV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최근 현대차의 '코나', 기아차의 '스토닉' 등이 출시되면서다. 박 사장은 "뉴 QM3는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는 소형 CUV로 계속적으로 뉴 QM3만의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을 선도했던 모델인 만큼 '신흥강자'의 도전에도 흔들리지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형 SUV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는 만큼 '뉴 QM3'에 거는 박 사장의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뉴 QM3'와 '코나' 그리고 '스토닉' 등이 벌일 소형SUV의 진검승부의 결과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기자수첩] 대한상의는 왜 '15대 그룹'을 만들었나

조광현 산업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15대 그룹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간의 만남을 추진한다는 게 그 이유다. 15대 그룹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부영이 포함됐다. 지난해 기준 재계 1위부터 15위까지의 대기업 집단이다. 그런데 15대 그룹은 생소한 네이밍이다. 이날 기자와 통화한 한 재계 관계자는 "평생 살면서 15대 그룹이라는 명칭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대기업 집단은 10대 그룹 또는 30대 그룹으로 분류해왔고, 대부분의 관련 조사나 평가도 이에 맞춰서 발표되곤 했다. 대한상의의 뜬금없는 '15대 그룹' 결성 덕에 KT, 두산, 한진, CJ, 부영은 청와대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바탕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게 제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까지 두산그룹 회장의 자리를 맡아왔던 박 회장이 두산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5개 기업을 더 초청했다는 것이다. 또 재벌이라는 인식이 강한 10대 그룹 대신에 대기업 집단의 의미를 주기 위해 15대 그룹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찌됐든 박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주도했던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두산그룹의 재계 영향력을 키우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 됐다. 물론 이번 15대 기업 간담회에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참여하지 못한 대기업의 목소리를 추가로 듣는다는 의미도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이후 전경련의 힘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 오고 있다. 재계와 정치권 혹은 청와대의 연결고리가 이제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15대 그룹'이라는 표현은 이제 재계를 대표하는 단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10대 그룹이나, 15대 그룹, 혹은 30대 그룹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앞으로 재계와 청와대가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길 바랄 뿐이다.

[기자수첩] 현대重과 노조의 진실게임

표진수 산업부 기자 현대중공업과 노조가 평행 기로에서 각자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62척, 3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가 늘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우리가 건조해야할 선박은 17척에 불과하다"면서 "전체가 현대중공업 수주 물량이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합한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등 대형 선박 위주로 건조하고 있다. 선박은 수주 단계에서 선종과 규모에 맞춰 최적화된 도크(Dock)로 배정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야할 선박이 17척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기계, 장비, 도크 또한 대형 선박 건조에 맞춰져 있고, 중소형선박을 맡을 경우 사업성 측면에서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대형선박만 건조하고 나머지 일감을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넘기면서 현대중공업은 일감이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 그룹 전체로 봤을 때, 하반기에는 건조할 선박도 많고 공정도 빠듯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노조는 "하반기에 건조할 선박이 많기 때문에 대형 선박이 들어갈 수 있는 도크에서도 중,소형 선박 여러 척을 건조하면 된다"면서 "건조가 다 된 선박을 미리 띄워 놓으면 되기 때문에 중,소형 선박 건조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데 일감이 없다는 말은 실제로 구조조정이나 임금 삭감을 하려는 구실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임금단체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조측의 공세가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은 기업의 본분인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생각을 하고, 노동자의 경우 자신의 권리를 챙기기 위해 이 둘 간의 입장 차이는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진실이 왜곡된 주장만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자수첩] 철저한 준비 없는 '탈핵' 정책은 이상일 뿐이다

이남석 산업부 기자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로 신정부의 '탈핵'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안전 우려와 환경오염 가능성이 높은 석탄과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의 확장에 따른 탈핵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는 정책은 공감하고 응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말한 것처럼,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지속 가능한 환경과 성장을 추구'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의 당찬 포부를 실현시켜줄 뚜렷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도전을 응원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이유다. 많은 전문가들이 탈핵 정책을 이끌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에너지 세제' 개편을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 세제를 보면 LNG에는 관세 3% 외에 1Kg당 각각 개별소비세 60원과 수입부과금 24.2원, 안전관리부담금 4.8원이 부과된다. 지난해 LNG에 부과된 부담금과 세금만 3조원에 이른다. 반면 석탄화력과 원자력 원료인 유연탄과 우라늄에는 각각 1Kg당 개별소비세 24원, 1kWh당 지역자원시설세 1원만 부과된다. LNG와 석탄의 1kWh당 발전원가가 각각 80원, 50원으로 30원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 주장은 이 같은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 친환경 원료 확장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 관련 토론회를 취재하고, 과연 정부의 준비상황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최근에 한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들의 대책에 귀를 기울였는데, 실망이 컸다. 이날 정부 관계자들에게서 지겹도록 들은 말은 현 에너지 세제 문제에 '공감한다'였다. 그나마 앞으로 관련 정부부처의 공동연구를 거쳐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말이 유일한 위로였다. 대통령은 당장 내일부터라도 에너지 정책을 실행할 의지가 충만한 모습이지만, 막상 실무자들은 이제야 '허둥지둥' 대책을 서둘러 준비하겠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현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따라 갑작스레 출범했다. 하지만 '에너지 정책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앞으로 후손들이 살아갈 환경과도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두고 "기본적으로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 정책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은 일본과 독일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자급률이 6%로 급격히 떨어지자 원전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22%까지 늘릴 방침이다. 독일도 마찬가지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 정책을 확장한 독일은 지난해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30%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1월 기후 악화가 계속되면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블랙아웃(대정전) 직전까지 갔다. 최근에는 전기료가 40% 넘게 오르면서 이웃 '프랑스에서 전기를 사다 써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통화한 전문가는 "신재생 에너지의 확대 정책은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더 세밀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짰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른 전문가는 "현 에너지 세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정책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현 정부에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정책의 전환을 요구했다. 많은 이들이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고리 1호기 영구 정지가 훗날 현 정부의 성공적인 에너지 정책의 시작으로 남을지, 아니면 그저 상징에 그칠지는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에 달려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의 안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말겠다는 문 대통령의 당찬 포부가 부디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기자수첩] 맹탕 이재용 재판, 이대로 괜찮나

조광현 산업부 기자 이제 절반을 겨우 넘었지만 특검이 주장하는 논리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주 3회 강행군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확실한 증거 없는 맹탕재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지난 4월7일 1차 재판을 시작으로 최근 23차 재판까지 진행됐다. 이제 약 두 달 후면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증인은 특검 조서에 작성된 내용이 잘못됐다며 진술을 번복하는 일도 여러 차례 나왔다. 특검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 2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환경부 사무관의 경우 재판과 관련된 회사 이름도 알지 못했지만 특검이 제시한 진술조서에는 짧게는 5줄, 길게는 10줄에 걸쳐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이 해당 사건에 대해 설명한 것이 증인의 입을 통해 진술한 것처럼 조서가 작성된 것이란 의문점이 남는 대목이다. 증인으로 참석한 김찬형 전 비덱스포츠 직원과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는 진술조서가 당시 말한 것과 다르게 적혀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 국내 대표 기업이 청와대의 압력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이재용 재판'에서 '이재용'은 사라졌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혐의 입증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수첩] 월드IT쇼 2017, 진짜 '월드'쇼 였나

장성윤 산업부 기자 바로 입장하면 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지난 24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17의 폐막일인 27일. 전시장은 지나치게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전시장에는 행사 관계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만 보였다. KT나 SK텔레콤 같은 대기업들의 부스가 있는 C홀은 오후 들어 조금씩 사람이 모이긴 했으나 중소벤처기업 부스는 종일 썰렁했다. 코엑스로 이어지는 삼성역 지하철역 통로 부근에서는 직원 한명이 월드IT쇼 팜플렛을 따로 나눠주는 등 월드IT쇼 마지막 날에도 홍보에 애를 쓰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500여 개 기업의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전시부터 혁신 ICT 개발 우수기업 시상 등이 진행됐다. 2017 ICT 기술사업화 페스티벌도 함께 열려 업계의 각종 컨퍼런스세미나도 개최됐다.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체로 관계자들이긴 했지만 첫날은 사람이 꽤 몰렸다며 아직 일반인에게 IT쇼는 생소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부스가 마련된 C홀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이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SK텔레콤과 KT는 각사의 차세대 5G 네트워크 기술부터 이를 통해 구현될 각종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5G 네트워크로 연결될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과 가상현실(VR)기술을 선보였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쇼를 통해 4716만 달러 가량 수출상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행사 기간 진행한 '글로벌 ICT 빅바이어 초청 1대1 수출상담회'에서 국내 IT 기업 94개가 29개 해외 바이어와 상담을 벌였다.

오리온 직원, 인도출장 중 사망…사후 코로나19 확진판정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인도로 출장을 떠난 오리온 직원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오리온 공장으로 장기출장 중이던 직원 A씨가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사망 전 감기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했고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검사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해는 앞서 15일 국내 항공편으로 송환됐으며, 발인은 이날 진행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공장에 파견된 직원은 A씨 포함 B씨, 주재원 C씨 총 3명이었다"며 "B씨와 C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임직원들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회사 측과 전 임직원들은 상심이 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고인이 이룬 업적과 성과를 기리며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공장을 준공하고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아하 인터뷰] 키위뱅크의 반란 "데이터 플랫폼 앞으로"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보다 더 세분화된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플랫폼 '키위뱅크(KiwiBank)'의 목표를 두고 이선호 KB저축은행 ICT본부장은 간략하게 말했다. 그는 KB저축은행의 '플랫폼 전문가'로 키위뱅크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88% 가량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지난해까지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지 못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총자산도 처음 2조원을 넘기며 10위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성장 뒤에는 키위뱅크가 있다. 상징색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키위뱅크는 타사 앱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그는 "키위뱅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5년 전 처음 개발 인력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플랫폼이 지금은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인하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키위뱅크는 키위와 특유의 '올리브 그린(Olive Green)' 컬러가 떠오른다. 키위뱅크가 구축한 이미지 마케팅의 결과다. 키위뱅크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전신인 '착한뱅킹'에서 'Kind'를 따오고, 무선기술·모바일을 의미하는 'Wireless'의 앞 두 글자씩을 따왔다"며 "키위처럼 상큼하고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넣었다"고 언급했다. 그 덕분에 키위뱅크는 희망사항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 성장했다. 두달 뒤면 1주년이 되는 키위뱅크는 실적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착한뱅킹 시절 3만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했고, 중금리 대출에서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발굴해 중금리 대출 실적에 기여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나 KB Pay(페이) 등 간편결제와 합종연횡한 상품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둘 다 키위뱅크의 대표적인 제휴 서비스로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후 1만장에 가까운 발급건수로 고객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실적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적은 키위뱅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욱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에 기반한 서비스 구축 사례로 '쉐이커(Shaker) 기능'을 소개했다. 쉐이커 기능은 최근 카카오톡(Kakaotalk) 실험실에서 도입되며 알려진 기능으로, 앱에 들어간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지정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기능은 키위뱅크가 먼저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었다"며 "쉐이커 기능으로 입금·송금 등 주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 고객은 타사 앱보다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는 현재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비해 세분화되고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금융권 사이 합종연횡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다"며 "고객 수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저축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키위뱅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에 이어 업계 내 3위 앱으로 올라섰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각자 디지털 플랫폼을 꺼낸 '플랫폼 홍수' 속에서 건진 값진 성과다.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업계 내 톱 클래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수익도 비대면에서 나오는 시기, 고객과 금융사 모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창구'의 역할을 키위뱅크가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