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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7일 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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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보에서 신산업 이슈까지 한미 협력 기반 다지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미국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양국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2월 전화 통화, 4월 화상 회의를 가졌지만 직접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한미 간 백신 협력이다. 이번 회담이 국내 백신 수급 우려를 해소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은 이미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를 추진해 왔고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의 해외 지원 의지를 내비쳐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나 낙관할 것만은 아니다. 이와 맞물려 세계 각국의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반도체·배터리 등 협력도 관심사다. 미국이 삼성전자를 초청해 반도체 품귀 사태 대응 회의를 잇달아 열고 삼성·SK·LG·현대차 등 4대 그룹이 미국에 약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으나 꼭 유리하지만은 않다. 특히 이들 사안이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전략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어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백신, 반도체 등이 '쿼드'(Quad)의 주요 협력 분야라는 점에서 바이든이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경우 중국 눈치만 보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사안별 협력이 가능할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새 안보 위기를 맞고 있는 한반도 문제도 난제다.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에 중점을 두고 실용적인 접근을 취한다'는 방향을 잡았으나 '하노이 노딜'이후 한반도 평화 시계는 재가동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남북관계 개선 복안 등을 제시하며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다시 자임하겠지만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견인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회담은 전통적인 안보 이슈에서 신산업 경제 이슈까지 한미 협력의 초석을 마련하고 다지는 자리다. 다소 곤란한 논제가 제기될 수도 있겠지만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정책적 간극을 메우며 양국의 미래 번영과 국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사설] 한국인 행복지수 ‘OECD꼴찌’ 원인은 무한경쟁 부추기는 사회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19일 발간한 ‘나라 경제 5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행복지수 순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꼴찌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받은 5.85점은 전체 조사 대상 149개국 중 62위에 해당하는 점수이며 OECD 37개국 가운데서는 35위로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OECD 국가는 그리스(5.72점)와 터키(4.95점)뿐이었다. 그렇다면 세계 10위 경제 대국 한국이 국민 삶의 만족도는 OECD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원인은 무엇일까. KDI는 연간 근로시간, 미세먼지 농도, 노인 빈곤율 등을 근무 환경이나 생활환경을 꼽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정치적 갈등과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뜨거운 교육열을 관통하는 치열한 ‘경쟁’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한다. 청년층은 체감실업률(고용지표 3)이 20%대 중반에 이를 정도로 극심한 취업난에 좌절하고 있고, 중장년층은 아무리 노력해도 소득 격차가 확대되면서 신분 상승을 이룰 수 없는 ‘계층 사다리’의 붕괴로 절망하고 있다. 게다가 노인층은 자살률과 빈곤율이 세계 최고일 정도로 고통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국민의 행복지수가 오르는 것은 ‘희망 고문’이 아닐 수 없다. 행복에는 3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생활의 안정, 둘째 가족의 행복, 셋째 일의 성공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삶의 환경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엔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하며, 중장년층에는 소득 격차 해소를 통한 ‘신분 상승의 기회’를 줘야 한다. 노년층에도 쥐꼬리 재정지원이란 소극적 복지보단 일을 병행할 적극적 복지를 펼쳐야 한다. 또 사회 전반의 높은 경쟁심을 완화하고, 가진 자들의 도덕성을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행복이란 국가경쟁력과는 별개인 심리적 요인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사설] 국민이 야당 국민의힘에 젊은 리더십을 요구하는 결정적 이유

한 국내언론의 정치팀과 미래한국연구소가 PNR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16일 발표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4%로 지난주 선두 나경원 전 의원을 5%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회의원 당선 경력조차 없는 이른바 30대 ‘0선 중진’이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1위에 오르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적으로 국민이 이처럼 야당의 차기 당 대표로 젊은 리더십을 요구하는 이유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지닌 ‘보수꼴통’ 이미지로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여기에다 중도 확장성까지 실종된 현실에서 언론에서의 거침없는 언변과 SNS를 통한 소통에도 능란한 이 전 최고위원이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자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당이 ‘영남당’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위 당직자와 내년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 역시 거의 모두가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도로 한국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가지고 맞붙어도 집권 여당에 이길 승산이 크지 않은 현실에서 최대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현실이 이 전 최고위원에 지지가 몰리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강점인 청년층의 지지세와 높은 인지도가 실제 전당대회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당원투표 70%와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하기 때문에 당내 기반이 단단한 다선 의원, 보수층 지지세가 높은 영남 출신 중진이 유리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층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은 야당에 ‘보수꼴통’이 아닌 중도 확장 가능성이 있는 당 체질의 혁신과 젊은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설] 100대기업 해외매출 2년째 역성장…통상당국 적극대처 나서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발표한 2019년 기준 매출 100대 기업의 2016~2020년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수요 특수를 누린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한 자동차, 에너지‧ 화학, 철강·금속, 조선·기계 등 우리 경제 주력업종 대부분이 두 자릿수 이상 해외 매출이 줄었다는 점이 아프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최악의 글로벌 경기후퇴로 해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7% 감소했다. 같은 해 3분기에는 중국이 코로나 쇼크에서 벗어나고, 미국 또한 경제활동 제한을 대폭 완화하면서 소비·고용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며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지만, 연말부터 3차 코로나 대유행의 영향으로 4분기 다시 5.5%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기업의 해외 매출의 저하는 2019년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지난해 코로나19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실적 부진이 주요인이지만, 우리 주요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최대 해외비즈니스 대상국인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 실질성장률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통상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도 변종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 공급 불안에 따른 4차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여건은 여전히 어둡다. 그런 가운데 해외 국가들은 역내 동반자 협정 등을 통해 어려움은 나누고 피해는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 통상당국도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비준·발효,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 과제가 산적하고 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잔혹하고 끔직한 반인륜적 아동학대 더는 없어야

학대로 숨진 아동이 정부 통계의 4배가 넘는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5∼2017년 3년간 아동 변사사건 1천여 건의 부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최대 391명에게서 학대와 관련된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 집계한 아동학대 사망자 90명의 4.3배에 이르는 것으로 아동학대 사망이 괴롭힘을 당하다가 숨지는 사례외에 혐의만 입증되지 않았을 뿐 학대나 방임으로 추정되는 죽음이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아동학대는 수위와 빈도가 상상을 넘고 있다.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 경북 구미 '보람이 사건’, 경기 화성 입양 여아 의식불명사건, ‘여행용 가방 감금 사건’, 어린이집의 원생 구타사건 등 우리 가까운 이웃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아동학대가 소름 돋게 한다. 특히 집안 내의 폭력은 아동학대의 사각지대로 아동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동학대는 일어나서는 안 될 반사회적 범죄다. 그렇지만 가정이나 시설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탓에 적발도 범죄 입증도 쉽지 않다. 아동학대 피해는 입양 가정 학대가 0.3%(84건)인데 반해 친부모 가정에서 57.7%(1만7천324건)가 발생해 절대적으로 높다. 부모 가해가 가장 많고 아동 거주지에서 학대가 주로 발생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준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아동학대 근절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탁상행정일 뿐 현장 상황은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다. 법원이 정인이 양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정인이가 겪은 잔혹한 학대와 폭행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을 숱하게 겪고도 사회적 반성이 부족하다며 엄벌만으로는 아동학대 범죄를 막을 수 없고 제도적·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근본적 예방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아동학대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우리 사회 공동의 노력과 책임을 촉구한다.

[사설] 당‧정‧청, 부동산 세제개편 ‘엉거주춤’ 또 다른 혼란 부를수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세 완화 방안의 윤곽이 이번 주 드러날 전망인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조율이 어떻게 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 달 1일은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 기준일인 데다 지난해 강화된 양도세 중과 시행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주 중 개편 윤곽이 잡히지 않으면 또 다른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힘이 빠진 상황에서 현재 부동산 세제 개편 주도권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쥐고 있다. 실무는 세제 전문가인 김진표 의원이 이끄는 부동산특별위원회가 맡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부동산 민심의 분노를 체감한 민주당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을 정부에만 맡겨선 안 된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사실상 이에 동의했다. 우선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 기준을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관건은 종부세와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문제다. 이는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부자 감세’로 귀착되는 이를 단행할 경우 지난 4년간의 정책 실패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것이란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이번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세제 완화 외에 또 다른 규제완화책으로 20~30대 실수요층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 자격 요건을 낮추고, 10%포인트 수준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비율을 더 높여주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이미 서울,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20~30대가 집을 더 사도록 유도할 경우 향후 집값이 하락할 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아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번 정부가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확인된 가운데 어떤 수습책으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맞을지 궁금하다.

[사설] 미국 소비자물가 ‘쇼크’ 우리 경제 인플레 공포 ‘지옥 문’ 여나

미국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각)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전월 대비 0.8%,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올랐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석유 등 원자재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까지 겹치고 있어 우려됐던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오른 107.3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당시 한국은행은 이유로 지난해 1분기 배럴당 30달러에 그쳤단 유가가 60달러에 육박하며 공산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을 꼽으며 “연간 목표 2% 방어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치상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오면 이에 대한 심리가 자극받아 기업들이 물가를 인상하고 소비자 역시 이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이 실시한 소비자 동향 조사에서 4월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급격한 물가의 상승은 금리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기에 직면하게 되면 코로나 사태 장기화를 빌미로 정부와 민간 모두 유동성 잔치를 벌인 탓에 부작용도 클 전망이다. 민간에서는 ‘빚투(빚을 내 투자)’를 한 이들에게 직격탄이 될 게 분명하다. 한은도 미국의 ‘물가 쇼크’가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향후 수개월 간 지속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의 앞날을 가늠할 하수상한 ‘잔인한 봄날’이 지나가고 있다.

[사설] 섣부른 초중고 등교수업 강행보다 백신 접종률 제고가 먼저다

교육부가 13일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에서 2학기부터 전면 등교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새 학사운영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의료계에선 유소년과 청소년층에 맞힐 백신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에 앞서 청소년과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 논의를 시작하고, 수급 계획에 포함해 제때 접종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부가 2학기 전면 등교 계획을 밝힌 배경에는 원격수업이 길어지고 1년 이상 주 2~3회 등교가 이어지면서 학습능력이나 사회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해석도 나온다. 게다가 대학도 비대면 수업이 길어질수록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교육부는 2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대학들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전 학년 등교가 이뤄지려면 백신 접종이란 전제조건이 달성돼야 한다. 학내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접종률이 올라가야 하는데, 접종 거부율이 높은 데다 백신 수급 상황도 불안정해 상황이 녹록치 않다. 또 다른 변수는 학생 감염자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접종할 백신이 없고, 고3을 제외한 청소년의 경우 접종 우선순위가 낮다. 연내 학교 내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운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아직 여름철 유행 추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백신을 빠르게 접종한 영국과 이스라엘의 경우 접종률 45%를 넘긴 시점부터 확진자 수가 확연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9월부터 전면 등교를 시사한 미국도 1차 접종률이 50%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현재 1차 접종률이 7.2%다. 상반기 접종 목표 1300만 명을 달성하더라도 접종률은 25.3% 수준이다. 게다가 학교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학원가의 집단감염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섣부른 대면 수업 강행보다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게 옳은 선택으로 보인다.

[사설] ‘매표’ 비난 받았던 4차지원금, 이젠 챙기는 곳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 손실 보상 특단 조치가 신속히 취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9∼2020년 개인 일반사업자 업종별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52개 업종 가운데 55.8%인 29개 업종에서 매출액이 19조4천억원 넘게 감소했다. 이 중 음식점업 매출이 5조7323억원 줄어 피해가 가장 컸고 도매및 상품중개업이 –4조3905억원으로 대면 소비업종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는 저소득층 소득 감소로 이어져 가구소득 불평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BOK이슈노트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2020년 2분기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은 6.4배로 전년 동기(4.8배) 보다 크게 상승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가계소비’에 의하면 코로나19로 대외활동이 제약받으면서 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으나 시장소득이 6%이상 줄어든 소득 최하위 20% 계층(1분위)의 소비는 오히려 3% 가량 늘었다. 저소득층이 쪼그라든 살림에도 씀씀이를 더 늘은 것인데 어설픈 지원이 가난한 이를 더 가난으로 내모는 웃고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서둘러 입안했던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은 지지부진하고 정치권도 관심 밖이다. ‘매표행위’라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영업금지업종을 비롯해 매출 감소 자영업자와 특별고용직 등 지원 범위를 크게 넓혔지만 정부나 여당 누구 하나 제대로 챙기는 곳이 없다. 또 3차 지원금은 받았으나 다시 서류를 내고 신청해야 하는 비효율도 벌어지고 있다. 하루가 급한 영세자영업자로서는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정부는 경제가 좋아진다고 말로 생색내지 말고 저소득층 피해부터 구제해야 할 것이다.

[사설] 수그러들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 금리 상승기 ‘폭발’ 경고음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4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5조7000억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말보다 16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이런 증가 폭은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 폭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향후 ‘포스트 코로나’ 금리 상승기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뇌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4월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난 것은 지난달 말 진행된 SKIET 공모주 청약에 대거 ‘빚투(대출로 투자)’ 자금이 몰린 것과 최근 ‘광풍’이 불고 있는 비트코인 투자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들이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자산시장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란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늘어난 대출 대부분이 주식, 암호 화폐 등 ‘한탕’을 노린 투기성 자금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 상승률이 꺾인 것으로 나타난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급증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청약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신규분양 물량이 대거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 축소로 통화정책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기준금리 등 시장금리가 뛰면 그만큼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서민 가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은 뉴욕사무소도 지난 7일 발간한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에서 “예상 밖 인플레이션 등으로 Fed의 통화정책 변화로 미 국채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또 경기 회복 기대로 인플레이션율도 치솟고 있다. 가계부채 폭탄 ‘뇌관’에 불이 붙을 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한은의 통화정책 선택이 궁금하다.

[사설] 부적격 후보 장관 임명 ‘오기 정치’ 더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까지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가 시한인 10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치 않은 데 따른 재송부 요청으로 사실상 세 후보자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때도 이틀 시한을 준 뒤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세 후보자 거취를 둘러싼 청문 정국이 '2라운드'에 접어들며 여야 강대강 대치는 더 고조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이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이들 거취를 김부겸 국무총리 인준 절차에 연계해둔 상황이어서 출구 찾기는 더욱 복잡해졌다. 또 이달 말로 예상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까지 겹치면 정국 해법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와 지도부 간담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문 대통령이 낙마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나 당 내부에서 공개 지명철회 요구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5선 비주류인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소한 임혜숙·박준영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장관 임명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인식은 크게 다르다. 취임 4년 회견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인사 검증 실패라고 생각 안 한다”며 “능력 부분은 제쳐 두고 흠결만 따지는 무안 주기식”이라고 비난했다. 부적격 후보자를 지명해 놓고 야당과 인사청문회 제도 탓만 하는 아전인수다. 부적격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 문대통령이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야당 패싱 장관’은 32명에 이른다. 4·7 재·보선 참패 후 달라지겠다고 한 약속은 어디가고 오기 인사, 불통 인사를 또 반복한다면 국민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설]  재정적자 줄었다지만, 폭증 국고채 ‘경제회복’ 발목 잡을수도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기업실적 호조로 소득세와 법인세 등 올해 1분기 세수가 20조 원 가까이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부지출이 크게 늘면서 3월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5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늘어난 국가채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의 문제가 정책과제로 부상했다. 기재부는 지난 1분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48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55조3000억 원과 대비해 나라 살림 적자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착시’에 불과하다. 이러한 적자 폭 축소가 정부의 예산 지출 ‘허리띠 졸라매기’ 등에 의해 개선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거래 증가 및 연말 종합소득세 연부연납(세금 납부 시기 연기) 특례조치 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1분기 세수가 늘어난 것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모두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법인의 총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8% 늘며 법인세 납부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2,000억 원이나 늘었다. 소득세도 22조2,000억 원에서 28조6,000억 원으로 28% 늘었다. 다만 개인의 고정 수입이 늘어난 것이 아니고 주택거래 확대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 이례적으로 류덕현 중앙대 교수 기고문을 인용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국고채 물량을 어떻게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지가 새로운 정책과제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수가 늘고 있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지만 향후 금리 인상 등 또 다른 위기가 닥칠 경우,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늘어난 국고채가 ‘포스트 코로나’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길 바란다.

[사설] 다시 고개 든 ‘갭투자’ 정부 부동산정책 오류에 대한 반발이다

국토교통부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매매 절반 이상이 ‘갭투자’(전세금을 제외한 차액만 내고 매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크게 오른 전셋값이 하향 안정되지 않는 한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가하는 상황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제출된 주택 구매 자금조달계획서는 4254건으로, 이 중에서 갭투자 의심거래는 2213건(52.0%)으로 집계됐다. 갭투자 비율은 작년 12월 43.3%, 올해 1월 45.8%, 2월 47.1% 등을 기록하며 40% 중반대를 유지하다 3월에는 33.2%로 내려갔지만 지난달 52.0%로 치솟았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세종시는 갭투자 비율이 60%를 넘으면서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로 거래 218건 중 갭투자 의심 거래가 143건(65.6%)이었다. 강서구(63.3%), 강북구(61.3%), 영등포구(61.1%), 은평구(60.5%) 등도 높았다. 강남 3구는 서초 57.5%, 강남 53.1%, 송파 51.8% 등으로 모두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7 보궐 선거에서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한 지역과 거의 일치한다. 이처럼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정책에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게 그 배경에 있다. 다시 말하면 수요에서 공급주도로 전환한 정부의 정책도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불신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류로 점철된 이번 정부의 정책은 시장을 망가뜨렸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갭투자의 급증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설] 치적 ‘자화자찬’ 일관 문 대통령 특별연설 ‘노쇼’에 대한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아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특별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한국판 뉴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시장 안정화 등 과제를 일일이 언급했다. 하지만 집권 4년 동안의 각종 경제지표를 앞세운 치적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며 일자리 회복,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 해결 등 당면과제는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충격으로 일자리 격차가 확대된 것이 매우 아프다고 전제하고, 특히 고통이 큰 청년과 여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한국판 뉴딜’을 앞세운 디지털, 그린 등 미래유망 분야 육성, 인재양성과 직업훈련 강화, 민간 기업과의 소통 등을 통해 민간 일자리를 대폭 늘리겠다는 기존의 실패한 정책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 최근 자신의 국정 지지율 하락과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된 주거 안정과 자산 불평등 개선에 대해서도 구체적 대안없이 부동산 투기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는 한편 부동산 부패는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H 공사 임직원과 공직자들의 불법 투기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근원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 제도개혁을 약속했다. 한편 연설 직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완강한 반대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총리와 장관 후보의 임명에 대해서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견지하며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했다. 결국, 이번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은 국민분열, 일자리 증발, 자영업자 도산, 부적절 관료인사, 검찰과의 싸움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사과보다는 돋보이는 치적만 앞세운 ‘노쇼’로 끝났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보인다.

[사설] 문재인정부 남은 1년, 국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문재인 정부가 4주년을 맞았다. 국정농단 세력을 탄핵한 촛불이 만들어준 정권답게 취임 초 최고 84.1%의 지지를 받으며 출발한 문 정부는 1년차 긍정평가 평균 70.8%. 2년차와 3년차 56.0%로 순항했으나 4년차에 들어서며 부정 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며 지지율이 30%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출범 초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열리며 기대감을 높였고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지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과 부동산 대책 실패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2020년 총선의 민주당 압승이 독이 됐는지 독단적이고 편파적인 국회 운영으로 민심과 멀어져 갔다. ‘적폐청산’만 내세운 채 ‘오만과 위선’으로 일관하고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무능과 불신, 위선과 내로남불의 아이콘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일자리 정부’는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은 최악으로 떨어지고 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또 포용성장 성과로 강조한 ‘분배 개선’도 출범 직전 5.35배였던 소득 5분위 배율이 2019년 1분기 5.80배로 벌어져 더 악화됐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은 보유세 강화, 공시지가 현실화 등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펼치지 못하고 26번의 대책에도 잡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 1년, 문재인 정부의 과제는 산적돼 있다. 코로나19 백신정책, 교착 상태인 남북·북미관계,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소득주도성장의 개선과 기업 규제 완화 등 모두 녹록치 않다. 안정적인 임기 마무리를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 문 대통령은 오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4년을 돌아보고 남은 1년의 국정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과연 국민에게 무슨 메시지를 줄지, 청량감을 줄 청사진은 아무래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사설] 암호화폐 투자 과열에도 명확한 정의조차 못내리는 정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암호 화폐(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주무 부처마저 없이 내팽개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과세하겠다면서도 정작 사업자 현황마저 파악하지 못하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같은 모습만 보이는 게 현실이다. 국세청이 9일 국회에 보낸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암호 화폐를 다루는 국내 사업자가 2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암호 화폐 거래소로 정부에 등록한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게다가 암호 화폐 사업자만 별도로 묶은 업종 분류마저 없는 데다 신고 업종도 통신판매, 전자 상거래,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단속도 여의치 않다. 그런 가운데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최근 암호 화폐 시장 과열을 틈타 정식거래소라고 사칭한 가짜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문자메시지가 급증하며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간 적발한 가상자산 관련 가짜 사이트 피해는 32건으로 이는 지난해 전체 41건에 육박한다. 투자금 손실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은 것을 포함 땐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의 태도는 한심하기만 하다. 금융위원회는 가치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 투자자까지 보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과세제도 만큼은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 또는 대여해 얻은 소득이 연간 250만 원(기본공제금액)을 넘기면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세율 20% 분리 과세를 천명했다. 반면 내년 대선 표심을 겨냥한 정치권은 투자자 보호와 제도화를 위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더 큰 피해가 생기기 전 가상자산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부터 내리고 그에 맞는 대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사설] ‘2차 벤처붐’ 열기 꺼뜨리지 않으려면 면밀한 관리가 우선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6일 발표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GERA)의 ‘2020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 조사에서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가 44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년 15위에서 한 해 사이 6계단 상승한 결과로 반가운 일이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이 실패를 무릅쓰고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일면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는 해마다 기업가정신과 국가의 경제성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글로벌 연구단체다. 이 조사에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핀란드, 이스라엘, 덴마크 등 10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참여해 창업진흥원이 국내조사를 수행하는 대표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44개국이 참여한 이번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분야별 지수를 합산한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5.49점이었다. ‘시장의 역동성’ 분야에서는 7.9점으로 전체국가 중 1위, 정부 정책의 적절성 분야 점수는 6.2점으로 5위였다. 또 직업을 선택할 때 창업을 선호하는 비중은 56.6%로 전년보다 2.3%p 높아졌다. 특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 항목에선 조사 참여국 43개국 중 가장 낮은 43위였다. 하지만 이번 2차 벤처 붐은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권 시절 1차 벤처 붐과 결이 다르다. 취업난으로 창업 외에는 선택 여지가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성격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정부는 벤처투자 확대 등을 통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등 2차 벤처 붐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창업·벤처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하지만 창업이라는 게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는 게 정설이다. 이미 우리는 1차 벤처 붐 ‘닷컴 버블’때 실패의 ‘쓴 맛’을 본 경험이 있다. 기업가정신 상승 자랑 보단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민간 R&D 투자위축, 정부의 대‧중기 지원정책 차별이 원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민간 연구개발(R&D)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R&D 투자는 2000~2004년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5~2019년은 7.5%로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5~2009년 10.5%, 2010~2014년 12.2%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으로 대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은 정부의 대·중소기업 지원격차가 원인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경연은 민간 R&D 투자가 뒷걸음친 배경으로 대기업의 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2019년 기준 민간 기업 R&D 투자액 중 대기업 비중은 76.7%로 벤처기업(12.1%), 중소기업(11.2%)보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민간 R&D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데다 대기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투자 의욕에 따라 전체 민간 R&D 규모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한경연은 주요국보다 대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의 부족도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및 감면 등 R&D 투자 관련 받은 지원액은 투자액의 2%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5개국(G5)이 대기업 R&D 투자액 평균 19%에 달하는 지원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은 26%로 G5 평균 23%를 웃돌았다. 이는 정부의 R&D 투자 지원정책이 중기에 편중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R&D 세액공제율을 예로 들면 중기 공제율 25%는 2011년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2013년까지 3~6%였던 공제율이 2014년 3~4%, 2015년 2~3%, 2018년 0~2%로 계속 줄었다. 민간 R&D 투자는 국가의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마중물’로 대기업의 투자 의욕이 중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현 정부의 반기업 정서부터 바꾸는 게 순리이지 싶다.

[사설] 의혹 많은 부적격 후보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여야가 지난 4일 5개 정부부처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실시했지만 청문보고서 합의 시한을 하루 남기고 문승욱 산업통상부장관 후보자만 보고서 채택에 합의하고 나머지 후보자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혜숙 과기부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수부장관 후보자는 사실상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의 수위가 높고 청문회에서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해 정의당마저도 '데스노트'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임 후보자는 자신의 남편을 제자 논문에 18차례나 공동 저자로 올렸고 13차례에 달하는 위장전입 사실과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4차례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등 다양한 논란이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주영 한국대사관에 재직했을 당시 배우자가 고가의 도자기 1250여점을 구매한 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외교관 이삿짐' 명목으로 반입해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판매까지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도리다. 문재인 정부는 7대 인사 배제 기준(병역 회피·부동산 투기·탈세·위장 전입·논문 표절·성 범죄·음주 운전)을 국민께 약속했으나 매번 거르지 못하고 장관 후보로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영과 코드만 따지다 보니 전문성이나 도덕성이 뒷전으로 밀려 검증에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부적격' 못 박은 상황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동의 없는 '패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송영길 신임 대표가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 처리한다면 ‘또 거수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29명이나 된다. 4·7재보선 참패에 이어 레임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또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국민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적격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다.

[사설] 심상찮은 물가 고공행진, 인플레-재정긴축-금리상승 이어지나

최근 물가가 심상찮은 급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의 긴축재정과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고조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현지시각 4일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한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생산자 물가가 모두 크게 뛰면서 인플레이션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며 신종 코로나 충격에서 허덕이는 경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인플레 현실성이 많지 않다’는 쪽은 유가 등 공급 측면 요인으로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요가 아직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유가·원자재·곡물 가격 초강세에 더해 ‘펜트 업(지연·보복) 소비’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찮다. 이 같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한은 역시 최근 금통위서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물가 상승이 작년 초 코로나 사태 이후 이어진 완화적 통화정책의 결과인 만큼, 금리 인상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신 통계에 따르면 3월 시중은행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2.88%로 2월(2.81%)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3.61%에서 3.70%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66%에서 2.73%로 올라 각각 2개월,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이 최근 치솟는 물가가 걱정되는 이유다.

오리온 직원, 인도출장 중 사망…사후 코로나19 확진판정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인도로 출장을 떠난 오리온 직원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오리온 공장으로 장기출장 중이던 직원 A씨가 9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A씨는 사망 전 감기 증상이 있어 약을 복용했고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검사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사망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유해는 앞서 15일 국내 항공편으로 송환됐으며, 발인은 이날 진행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공장에 파견된 직원은 A씨 포함 B씨, 주재원 C씨 총 3명이었다"며 "B씨와 C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임직원들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회사 측과 전 임직원들은 상심이 클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고인이 이룬 업적과 성과를 기리며 예우를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공장을 준공하고 '초코파이'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아하 인터뷰] 키위뱅크의 반란 "데이터 플랫폼 앞으로"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보다 더 세분화된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변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플랫폼 '키위뱅크(KiwiBank)'의 목표를 두고 이선호 KB저축은행 ICT본부장은 간략하게 말했다. 그는 KB저축은행의 '플랫폼 전문가'로 키위뱅크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88% 가량 증가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지난해까지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넘지 못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총자산도 처음 2조원을 넘기며 10위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KB저축은행의 성장 뒤에는 키위뱅크가 있다. 상징색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키위뱅크는 타사 앱과는 다른 개성을 추구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 그는 "키위뱅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5년 전 처음 개발 인력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플랫폼이 지금은 10만명에 가까운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을 확인하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키위뱅크는 키위와 특유의 '올리브 그린(Olive Green)' 컬러가 떠오른다. 키위뱅크가 구축한 이미지 마케팅의 결과다. 키위뱅크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전신인 '착한뱅킹'에서 'Kind'를 따오고, 무선기술·모바일을 의미하는 'Wireless'의 앞 두 글자씩을 따왔다"며 "키위처럼 상큼하고 알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넣었다"고 언급했다. 그 덕분에 키위뱅크는 희망사항처럼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통해 성장했다. 두달 뒤면 1주년이 되는 키위뱅크는 실적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일궜다. 착한뱅킹 시절 3만명 수준이던 이용 고객은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했고, 중금리 대출에서도 우량고객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발굴해 중금리 대출 실적에 기여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나 KB Pay(페이) 등 간편결제와 합종연횡한 상품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둘 다 키위뱅크의 대표적인 제휴 서비스로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키위뱅크 체크카드의 경우 출시 후 1만장에 가까운 발급건수로 고객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실적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실적은 키위뱅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욱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의성에 기반한 서비스 구축 사례로 '쉐이커(Shaker) 기능'을 소개했다. 쉐이커 기능은 최근 카카오톡(Kakaotalk) 실험실에서 도입되며 알려진 기능으로, 앱에 들어간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두 번 흔들면 지정한 메뉴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는 "해당 기능은 키위뱅크가 먼저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었다"며 "쉐이커 기능으로 입금·송금 등 주요 기능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어 고객은 타사 앱보다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데이터 플랫폼이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의 플랫폼이다. 그는 현재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비해 세분화되고 발전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각 금융권 사이 합종연횡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아직 헤쳐나가야 할 과정이 많다"며 "고객 수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하고, 어떻게 데이터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저축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키위뱅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에 이어 업계 내 3위 앱으로 올라섰다. 주요 저축은행들이 각자 디지털 플랫폼을 꺼낸 '플랫폼 홍수' 속에서 건진 값진 성과다. 이 본부장은 "키위뱅크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업계 내 톱 클래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수익도 비대면에서 나오는 시기, 고객과 금융사 모두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창구'의 역할을 키위뱅크가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퍼플 박스 도입…’과대포장 논란’ 잡았다고?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컬리 퍼플 박스가 개당 1만 5000원씩 하더라고요. 처음으로 '마켓 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A씨) "쿠팡처럼 보냉 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판매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전월 30만원 이상 결제한 화이트 등급 이상만 살수 있다고해서 조금 언짢네요." (소비자 B씨) 그동안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샀던 마켓컬리가 재활용 포장재 '컬리 퍼플 박스'를 도입하며 만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를 등급으로 메겨 부합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주문이 가능한 점, 비교적 높은 단가 등이 소비자 불만으로 터져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 배송을 진행하는 마켓 컬리는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대포장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냉장·냉동·상온 상품을 각각 따로 택배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탓에 큰 택배 상자에 상품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식품을 보호하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택배 하나를 정리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쓰레기 배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전 업계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과도 엇박자 행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과대 포장의 심각성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이달 1일 발표한 마켓컬리·쿠팡·SSG닷컴 등 이용률이 높은 상위 3개 새벽 배송업체 소비자 조사에서 24.1%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과대 포장'을 꼽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걸까. 최근 마켓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컬리 퍼플 박스를 선보였다. 컬리 퍼플 박스는 냉장·냉동 상품을 구분해 약 47ℓ 용량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은 샛별배송 주문 후 문 앞에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냉장·냉동 상품을 컬리 퍼플 박스에 담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 배송된다. 문제는 베타 서비스이지만 당장 회원 등급(화이트~더피플)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만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타 새벽 배송 업체와 달리 보냉백을 개당 1만 5000원에 구매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쿠팡 로켓프레시와 쓱(SSG)닷컴은 원하는 고객에게 보냉백을 무료로 제공한 뒤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컬리 퍼플 박스의 원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1만 5000원이라는 가격 정책에 기분이 상했다. 처음으로 '마켓컬리가 컬리 퍼플 박스로 장사를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소비자 B씨도 "재사용 보냉백을 선보임으로써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면서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컬리를 이용하는 고객으로써 회원 등급 조건을 나눠 판매하는 것은 언짢은 심정"이라고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회원 등급 조건을 내걸은 점에 대해 "화이트 등급 이상은 주문 횟수가 많은 고객들이라 피드백 받기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부족한 부분을 확인, 보완한 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1만 5000원이지만 고객에게 구매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처럼 종이박스로 상품을 받아도 되거나,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보냉 박스에 상품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