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현장] "본격 급매물장은 사말오초"…강남 부동산시장 눈치싸움 '치열'

건설·에너지 / 김성은 기자 / 2020-03-26 13:23:49
"급매물, 지금보다는 앞으로 점점 더 나올 것"
매수자들, 집값 하락 기대감에 지켜보는 분위기
자금조달계획서 부담도 한몫
▲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 상가. (사진=김성은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성은·박광원 기자]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급매물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지금은 집값 조정기라 모두들 지켜보고만 있네요"(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최근 강남과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 등 고가주택지에서 시세 보다 낮은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 후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이왕이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제해 주는 시기(6월 말 전)에 처분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기 침체는 또 다른 변수로 꼽히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분위기다. 

◇세금 폭탄에 반응 오는 급매물…아직은 '찔끔'

급매물 거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26일 강남3구 중 한 곳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 리센츠'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직접 방문했다. 이 단지는 20억원 가량을 웃도는 가구가 시세 대비 3~5억이나 내린 급매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곳이기도 하다. 상가내 일렬로 늘어선 부동산을 한바퀴 돌며 옥외 광고물을 들여다보니 '급매', '급급매'라는 문구가 드문드문 붙어있었다.

공인중개사 A 씨(여, 50세)는 "급매물 주인은 다주택자가 많다"며 "세금 부담이 크다보니 똘똘한 곳만 남기고 정리하거나 증여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이 오르면 세금도 그만큼 오르기 때문에 이제 다주택자들은 집값 상승에 마냥 웃지만은 못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개업소의 B 씨(남, 45세)는 "5563가구인 잠실 리센츠 전체 매매 물건은 40개 남짓"이라며 "이 중 급매물은 손에 꼽힌다"고 했다. 아직 급매 물량은 소수였고, 가격대도 선뜻 매수를 결정할 정도는 아니였다.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을 읊어줬지만  실제1억원 가량 내린 물건 뿐 18억원 이하는 찾을 수 없었다. B 씨는 "현재 급매물 문의가 많지만 막상 나오면 구입을 주저한다"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빠질 것을 염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경제 위기로 번질 조짐이 짙은 가운데 좀 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했다. 중개사들은 현재 집값이 조정기를 받는 중이고 규제, 경기위축 등으로 하락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얼마나 떨어질지는 예상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 급급매'라고 붙여진 게시물이 붙어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지금이 기회"…급매 대기자만 수십명·현금 보유 관건

송파구와 같이 급매 물량이 찔끔 나오는 것은 서초구도 마찬가지였다. 중개업소 마다 급매물은 1~2가구 정도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계약이 빨리 체결되는 편이라고 답변했다.

잠원동 인근 공인중개사 C 씨(남, 58세)는 "세금 폭탄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꿈쩍도 안하고 있다"며 "정권이 몇 년 뒤면 바뀔텐데 규제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조도 깔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년퇴직자의 경우 고정 수입이 줄어 세금 부담에 집을 내놓기는 한다"며 "그 외에는 다주택자들이 작은 평수를 빨리 팔고 큰 평수로 옮겨가거나 재건축 사업 시기를 맞추기 위해 급매를 놓는다"고 했다.

매수자들에 대해서는 "반포 쪽은 집값 상승이 확실한 곳이기에 수요자들이 워낙 많아 급매가 바로 나간다, 타지역 사람들 보다 반포 거주자들이 눈여겨봤던 물건이 나오면 사가는 경우도 있다"며 급매물 대기자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보여줬다.

C씨는 "다만 자금조달계획서가 까다로워 집을 매도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확실한 자금이 생기기 전에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한 다주택자들과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 또는 자영업자들이 앞으로 급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급매장이 점점 무르익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공인중개사는 "5월쯤 본격적으로 급매가 나오기 시작하면 잔금을 치르는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며 "현금 보유자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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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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