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도, 자격증도 다 어렵네요"… 취준생들의 '코로나19 한파' 눈물

청년이 말한다 / 박고은 기자 / 2020-04-26 08:30:15
다니던 직장 경영난에 사직서… 아르바이트도 '하늘의 별따기'
채용공고·취업박람회·자격증 시험 줄연기에 실습 중단된 대학 강의
"공부하는데 어려움 겪고 있어…이러다가 졸업 못하는건 아닌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접어들고 그동안 유지해오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도 조금씩 완화하고 있어 취업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는 컸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취업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 붙은 상태다.

이맘때 올라오던 채용 일정이 미뤄지는가 하면 토익(TOEIC) 등 각종 자격증 시험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청년들은 취업 기회는 물론 스펙 쌓기 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오죽하면 이들 사이에서 '잔인한 4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취업 준비생 박주현(가명·28·남)씨는 안 그래도 힘든 취업이 코로나19 여파로 배가 됐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취업 준비생 김지영(가명·29·여)씨는 매일 속이 바짝 탄다. 기약없는 채용공고에 취업박람회, 예정된 자격증 시험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미뤄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4월 초 잡혀 있던 면접 일정이 미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구직 활동에 전념하려 해도 토익뿐 아니라 각종 자격증 시험이 미뤄지니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구체적으로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공부할텐데 언제 일정이 다시 나올지도,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도 몰라서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냥 거의 자포자기 상태"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박주현(가명·28·남)씨도 "안 그래도 힘든 취업이 코로나19 여파로 배가 됐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는 "올해 코로나가 갑자기 터져서 취업 준비가 의도치 않게 길어졌다"며 "확진자가 줄어들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코로나 여파로 기업들도 힘든 탓인지 취업 공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그나마 생계 유지 수단이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해고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싫어 주3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해왔다"며 "그런데 최근 사장이 경영난에 빠져 퇴직을 권했고,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청년은 또 있었다. 입사한지 고작 3개월 된 문재민(가명·30·남)씨도 최근 회사에서 경영난을 호소해 그만뒀다.

문씨는 "인건비가 안나온다는 등 출근할때마다 사장이 힘들다는 소리를 매일 입에 달았다.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기도하고, 요즘 취업하기 힘드니 그냥 버틸까 싶었지만 눈치보여 그냥 그만두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당장 갈 곳이 없어 일단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하고 있는데 아르바이트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덧붙였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속사정도 같았다. 서울대, 경희대, 성신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 내 주요 대학은 온라인 강의 종료 시점을 무기한 연장했고 건국대, 숭실대, 이와여대, 세종대 등은 아예 1학기 전체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서울의 모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김아름(가명·26·여)씨는 코로나19로 실습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돼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의 모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김아름(가명·26·여)씨는 "디자인과는 졸업 작품이 취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실습 강의가 모두 중단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디자인 전공자 이예림(가명·26·여)씨도 "디자인에 있어 실습 강의에 중요도는 큰데,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졸업반인데 이래저래 답답한 상황이다. 이러다가 올해 안에 졸업을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의료관련 전공하고 있는 박선주(가명·26·여)씨도 "졸업반이라 올해 안에 국가자격증 취득 시험을 두 번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필수 이수과목을 들어야 하는데 실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보니 공부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2030 청년세대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은 청년 고용 지표에도 뚜렷히 나타났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감소는 20만명에 육박했다. 하락세 중심에는 청년에게 있었다. 15~29세와 30~39세 취업자수는 각각 23만명, 11만명 감소했다. 이는 40대(12만 명), 50대(7만명)와 견줘 감소세가 선명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크게 감소했다.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보면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7000명(0.7%) 줄었고, 30대는 4만2000명(1.2%) 감소했다. 특히 30대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은 평소와 같이 신규 채용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월 졸업생이 쏟아져 나온 3월 취업 시장은 얼어불었다"라며 "코로나는 우리나라와 연결된 미국과 유럽 경제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쳐 기업 파산이 현실화되면 취업난은 더욱 극심해진다. 정부는 채용과 생산이 자연스레 소비 진작으로 연결되도록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광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은 이럴 때 일수록 정상적으로 신입 사원을 채용하고, 경영 활동도 평소처럼 이어가는 평정심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기업 경영 활동이 위축되면 그만큼 경제 심리가 나빠지고, 이는 실제 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상반기 신입공채 시즌에 겹친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채용 시기를 연기하면서 구직자들의 취업스트레스가 심각하다"면서 "채용 시기를 연기하는 기업이 많으나 지원자 모집 등 서류전형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으니 수시로 채용공고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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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은 기자
박고은 / 정치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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