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채 칼럼] 범죄대응 측면에서 본 ‘비트코인’

정순채의 사이버산책 / 정순채 경희사이버대 객원교수, 박인우 법률사무소 고문 / 2019-12-31 09:00:26
▲ 정순채 경희사이버대 객원교수, 박인우 법률사무소 고문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로 블록체인이라는 거래구조를 갖고 있으며, 중앙 통제기관 없이 네트워크상에서 개인간 거래(Customer to Customer)도 쉽다. 익명으로 거래되는 특성상 거래자 정보를 알 수 없어, 범죄가 발생해도 범인 검거가 쉽지 않다. 범죄자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비트코인을 다양한 불법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사기 등 금융범죄에 있어 범인들은 이체 받은 돈을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코인으로 자금세탁도 한다. 랜섬웨어를 해제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범죄를 비롯해 비트코인을 이용한 사이버 도박, 음란사이트 운영, 마약판매 등 사이버 불법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거래를 위한 지갑 등을 만들 때도 실명인증 절차가 없어 익명으로 만들 수 있고,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있으면 계좌(지갑)를 개설할 수 있다. 비트코인 주소에도 개인정보가 없고, 누구와 거래를 했는지 나타나지 않아 비트코인이 범죄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범죄는 계좌해킹, 랜섬웨어, 사기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된다. 비트코인 사용자 추적은 거래소 사이트에 등록된 출금계좌나 회원정보에 등록된 이메일, 휴대폰, 접속 IP 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범죄자가 코인을 환전하지 않고, 다른 주소로 이체할 경우에는 거래자 추적은 어렵다. 이러한 익명성은 비트코인 범죄자들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기범죄 등의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전자화폐의 특성상 해킹의 위험에 노출된 것은 명확하다. 해킹을 당한다는 것은 전자화폐의 안전성을 낮추고, 화폐의 존립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 비트코인 개발자도 전자화폐의 안전성을 보완하기 위해 블록체인 방식을 통한 거래를 도입했다. 


현재의 비트코인은 보안체계 기준을 설정하지 않아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 이 문제는 비트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에 있어서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가상화폐는 그 가치 및 활용 등이 오로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특성상 해킹을 당하면 속수무책이다. 해킹으로 비트코인 소지자들이 하루아침에 수십억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는 일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현금이나 전자화폐가 아닌 가상화폐라는 신개념을 갖는 화폐이기에 현행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해킹으로 비트코인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어느 정도 보호해줄 수 있는 법적보호 장치도 필요하다. 투기열풍과 자금세탁 문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신중한 접근법도 요구된다. 


비트코인 거래소는 일정한 사이버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소 인가를 못하게 제한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보안전문가들이 거래 사이트 보안이나 거래소 지갑의 완벽한 보안으로 해킹에 대해 방어를 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없다. 비트코인과 관련한 범죄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하여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누구나 몇 가지 신고요건만 갖추면 거래소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합의에 따라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률적 근거를 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 권고안 발표 이후 많은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트렌드를 주도하던 한국은 오히려 느린 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가상통화거래소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설립하여 운영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신고제 도입 등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신고제 도입과 취급 업소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강화 등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상화폐 관련 일부 개정 법률안의 빠른 시행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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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경희사이버대 객원교수, 박인우 법률사무소 고문
정순채 경희사이버대 객원교수, 박인우 법률사무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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