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규모 실업위기에 처한 아세안 의류 노동자들

아세안 경제 / 김태훈 기자 / 2020-03-31 14:45:54
▲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 의류 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AP)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유럽 등 의류 소매업체들의 판매가 감소하자 주문도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이에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세안 회원국의 의류공장 노동자들이 대규모 실업 위기에 놓였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독일의 남성복 브랜드인 휴고보스 등에 의류를 공급하는 홍콩의 의류 생산업체인 레버스타일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스탠리 제토 회장은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의류업체들은 새로 주문하는 의류가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며 “요즘과 같은 시기에 셔츠를 입고 밖에 나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전 세계 의류 생산의 중심지로 이들은 의류를 생산해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들조차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경제활동이 멈추자 의류 수요가 감소했고, 이들 시장에 의존하던 아시아 의류산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으로 4600개 이상의 의류공장이 운영되고 있는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의류 수출량이 많지만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하자 26억 달러(한화 약 3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안정되며 공장들이 서서히 정상가동에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근본적으로 바이어들의 주문이 늘지 않는다면 이들도 의류를 더 많이 생산해봐야 공급과잉만 겪게 된다.

루바나 후크 방글라데시 의류생산수출협회 회장은 “의류공장들은 주문이 들어와야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사실상 이달 임금 지급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410만 명에 달하는 의류 노동자들의 생계를 어떻게 책임질지 막막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미얀마는 바이어들의 주문 취소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이미 의류공장 500곳 중 최소 20곳이 생산 중단에 들어간 가운데 전체 의류 수출량에서 유럽연합(EU)이 70% 가까이를 차지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산 원자재 수급이 원활해져 의류 생산은 가능해졌지만 생산한 의류를 구입해줄 시장은 아직 찾지 못했다. 

우 민트 소에 미얀마 의류생산협회 회장은 “모든 의류공장들이 EU 바이어들로부터 주문 취소 소식을 받았다”며 “주문이 취소된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류가 주력수출품목인 캄보디아도 대규모 실업 위기에 놓였다. 약 7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캄보디아 의류산업은 이미 공장 200곳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줄었다. 또한 의류공장 노동자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캄보디아 내 의류공장은 생산을 중단할 경우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의 60%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바이어의 주문 취소에 고용주도 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어졌다. 이에 지난 25일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의 한 의류공장에서는 노동자 1000여명이 임금 체불 시위를 하는 등 사회적 혼란은 커져만 가고 있다.

베트남 의류산업도 바이어의 주문 취소가 이어지며 곤란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바이어들을 중심으로 주문 취소가 많아져 의류공장들은 생산 중단을 걱정하고 있고, 이미 수출이 완료됐어야 할 의류는 내달이나 5월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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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김태훈 /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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