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통신] '불통의 구조조정 전문가' 주진형 "열린민주당 공천 참여"

증권 / 김지호 기자 / 2020-03-17 14:40:59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사진)가 4·15 총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인 열린민주당 공천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주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열린민주당 열린 공천에 응하기로 했다"며 "국민이 부르면 일하고, 부르지 않으면 집으로 간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봉주 전 의원과 '목포 투기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정당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손혜원 의원과 친분 관계가 깊다는 점에 비춰 주 전 대표는 손 의원의 권유로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주 전 대표는 1959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세계은행 컨설턴트, AT커니 이사,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상무)을 거쳤다. 2004년 우리금융그룹으로 옮겨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상무)과 우리투자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전무)을 지냈다. 2013년 9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증권업계에서 구조조정 전문가이자 '불통의 경영자'로 유명하다.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 취임 직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 4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그럼에도 실적도 엉망이었다. 2015년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1조원을 투자해 2000억원의 손실이 났고 후임인 여승주, 권희백 사장 등이 이를 만회하느라 곤욕을 치러야했다. 주 전 대표는 2016년 2월에 물러났는데,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LS 뿐 아니라 지나친 구조조정으로 업황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영업을 할 인력이 부족했다.

실적에서 뿐 아니라 인품이나 리더십에도 문제가 많았다. '고객과의 신뢰 회복'을 명분으로 경영 실험에 가까운 대책을 제시하고 이를 직원들이 반대하면 탄압을 가하는 식이다.

"서비스 선택제를 하지 않으면 직원 100명을 자르면 된다", "직원 이탈로 문제가 생기면 점포 문을 닫으면 되지 무슨 문제냐"는 등의 안하무인식 발언은 유명하다.

다시는 재기가 어려워 보였던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16년 12월의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누구라도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한다"며 마치 자신이 재벌의 독단적 경영의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가 각종 압력을 받았다는 점은 그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정점으로 작용헸다.

하지만 그의 불통경영과 엉망인 실적을 감안하면 한화그룹 뿐 아니라 다른 어떤 회사도 그를 다시 대표로 선임할 확률은 낮은 상태였다.

그는 한화투자증권 대표에서 해임된 것도 아니고 연임에만 실패했을 뿐이다. 한화그룹 측은 그의 각종 일탈에도 임기는 보장해줬다. 다만, 주 전 대표의 임기가 6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 한화그룹 측은 후임인 여승주 사장을 내정했다. 그 정도로 회사의 리더십이 위기인 상황이었다.

주 전 대표는 "한화그룹 측으로부터 수 차례 사임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독선적 경영으로 스스로 무덤을 판 탓이었다.

주 전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을 나와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해 총선정책공약단 공동 부단장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냈다.

2018년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에 지원했다. 청와대 지원설 등이 나오면서 유력 후보로 부상했지만 노조의 반발 등으로 결국 자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당시 그의 안하무인식 행보로 인한 부정적 평판과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점으로 인해 정권과 가까운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투업계에서는 지금도 진짜 피해자는 주 전 대표가 아니라 '한화투자증권 임직원'이라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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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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