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무급휴직 반대' 아시아나항공 노조, "비전 제시하면 동참하겠다"

산업 / 김영봉 기자 / 2020-04-01 08:30:22
아시아나, 코로나19사태에 4월부터 전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 실시
노조 "일방적 무급휴직 반대, 향후 경영회복 시 직원들에 보상안 약속하면 고통분담 실시"
노조, 정부에 항공종사자 고용유지 및 항공사 발행 채권에 정부 지급보증 등 9개 요구안 제시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사측이 미래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고통분담만 요구한다면 무급휴직 반대 입장을 고수하겠다."

 

아시아나항공 노사가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 자구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항공-공항산업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를 보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노조 제공
반대로 해석하면, 사측이 직원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면 4월 사측이 실시하는 무급휴직과 고통분담에 동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노조가 꺼낸 조건부 승인 카드에 대해 사측이 받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비롯한 임원 급여 60% 반납 등 3자 자구안을 실시한다.

노조는 이에 코로나19 사태로 사측이 내민 무급휴직방안과 고통분담에는 동의하지만 미래에 대한 어떤 제시도 없이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실시하는 것은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직원들은 3월, 10일 무급휴직에 이어 이달은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한다. 사측이 아무런 미래비전 제시 없이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강요이고 고통전가”라며 “만약 희망하지도 않는 직원에 대해 강제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한다면 법적 대응도 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노조는 회사가 무급휴직을 하는 직원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한다면 사측의 자구안에 동참하고 고통분담을 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심 위원장은 “사측이 고통분담을 함께 하는 직원들에 대한 향후 경영이 안정된 후 적절한 보상 및 복지확대 등 약속만 한다면 노조는 기꺼이 고통분담을 할 수 있다”며 “회사는 고통분담을 실시하는 직원들에게 미래지향적 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정부에 항공-공항산업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를 보장하고, 항공업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즉 노동자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 하청업체 직원들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8번 게이트에서 '인천공항 특별고용지원 사각지대해결! 영종도 고용위기지역 지정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정부에 고용보장을 비롯한 공항시설 이용료 감면 등 9가지 요구안을 내밀었다.

노조의 요구안을 보면 △실질적인 생계비 지원 및 고용보장 △공항시설 이용료 감면 △국내선 항공유 할당관세 한시적 면제 △국내선 항공유 석유수입부과금 한시적 면제 △관광진흥개발금 활용 △한행안전시설료 한시적 감면 △ 항공기 부품 항구적 무관세화 △항공기 투자세액 공제부활-조세특례 제한법 개정 △항공사 발행 채권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 등이다.

심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전국가적, 전세계적 재난이다”며 “정부가 나서서 항공-공항산업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항노동자들 중 수 천명은 원청이 항공사가 아닌 이유로 항공업계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에서 고용을 위협받고 있다”며 “회사 오너들만의 혜택이 아닌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요구하면서 코로나19사태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조의 조건부 승인 카드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아직 HDC와 매각이 마무리 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현재 노조가 요구한 보상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불투명하고,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난감해 했다.

이어 “섣불리 약속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다만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조관계를 유지하며 대화를 이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지난달 24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사태에 따른 자구책으로 낸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이 노동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사측에 철회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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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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