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특명 "민원을 줄여야 하는데"

보험 / 정종진 기자 / 2020-09-15 15:49:10
올해 상반기 보험권 민원 2만7029건
보험모집·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 급증
금융당국, 블랙컨슈머 제도 개선 방안 연구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계경제 침체와 민원대행업체 등의 성행으로 보험급 지급,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지위를 악용한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블랙컨슈머에 대한 문제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금융업권 '최다 민원'이란 오명을 안고 있는 보험사들이 민원 감축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객관적인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금융소비자의 불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 올해 상반기 보험권 민원이 전년동기보다 9.2% 늘어난 2만702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표=금융감독원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보험권 민원은 2만7029건으로 전년동기보다 9.2%(2269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 민원은 1만873건으로 9%(902건) 증가했는데 이 중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등을 주장하는 보험모집 유형의 민원이 29.9%(1315건) 늘어난 5717건에 달했다.

손해보험 민원도 실손의료보험,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금산정‧지급', '면‧부책결정' 유형이 각각 전년동기보다 804건, 421건 늘어나면서 총 민원은 9.2%(1367건) 불어난 1만6156건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완전판매 모니터링 시행 등 민원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원이 늘어난 요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려워진 가계 경제를 꼽고 있다.

우선 보험모집 과정에서의 민원은 불완전판매로 불만을 제기한 사례도 많지만 민원을 제기해 해지환급금을 더 돌려받기 위한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통상 보험을 해약할 경우 낸 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게 되는데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민원 제기해 해지할 경우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한 점도 관련 민원이 증가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민원대행업체는 해약환급금이 기납입보험료보다 적은 보험 상품의 단점을 노려 민원 제기를 통해 기납입보험료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으로 정당성 없는 소비자의 민원을 부추기기도 한다"며 "코로나19로 가계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보험 해약을 고민하고, 보험금 지급에 불만이 생긴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민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내년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강화된 금융소비자의 권리 및 지위를 악용한 블랙컨슈머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블랙컨슈머는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금융회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문제는 블랙컨슈머가 늘어날 경우 보험사들이 제대로 거를 방법이 없어 불필요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발생해 결국 다수의 선의의 가입자가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도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금융 블랙컨슈머 문제점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을 찾아 나선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정당성을 가진 소비자 민원과 블랙컨슈머를 구분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보험업계의 오랜 골칫거리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자칫 블랙컨슈머로 몰아붙였다가는 보험사의 과잉대응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도적으로 블랙컨슈머를 규정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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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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