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휴먼뱅크의 변신…손병환 행장의 6개월

은행 / 유승열 기자 / 2020-09-14 15:23:38
취임 후 6개월, 삼성맨 영입 디지털휴먼뱅크 '잰걸음'
농협은행의 숙명…공익가치 제고 '집중'
해외진출은 '답보'…성장가능성은 '글쎄'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농협은행을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어 가겠다."

지난 3월 26일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의 취임 일성이다. 당시 손 행장은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휴먼뱅크'를 외치며 △농협 본연의 가치 구현 △고객 보호와 가치 제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초격차 디지털 뱅크 구현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 조성 및 전문성 강화 등 다섯 가지의 목표를 제시했다.

취임 6개월을 앞둔 현재 그는 단기간의 빠른 성과를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농협은행의 장기 지속성장, 해외진출 등 손 행장의 계획을 발목 잡았다. 

 

▲ 손병환 NH농협은행장./사진=NH농협은행


■ 디지털 휴먼뱅크로 진화 '가시화'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걸었다. 지난 7월 외부 디지털 전문가인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신임 디지털금융부문장(CDO,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이상래 부행장은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관련 풍부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로 농협은행 디지털금융의 티핑 포인트(급변점)를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 은행권 최초로 '내가 받은 혜택 한 눈에 보기' 서비스를 제공해 문자, 영수증 표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산발적으로 제공되던 수수료면제, 금리우대, 환율우대, 카드할인 등 혜택 정보를 한 번에 모아 스마트폰에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은행권 최초의 보험플랫폼에서 저축(변액)보험, 연금보험, 보장성보험 등에 이어 'NH운전자상해보험'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보험을 확대하며 고객 편의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동통신사,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과 업무협약을 맺고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 이통사 통합 인증 플랫폼인 'PASS'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원뱅크 간편로그인 서비스를 제공 △PASS를 통한 농협은행 금융상품 판매창구 확대를 꾀한다. 또 △올 상반기에 통과된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에 따라 12월 10일부터 공인인증서의 독점적인 지위가 사라지는 만큼 사설인증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력을 높이고 △은행-통신사간 상생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무원연금공단, 금융결제원과 데이터 연계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 대출 자격정보검증시스템을 구축, 종이서류 없는 대출 실행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발전은 숙명"…공익적 가치 제고
농협은행의 공익적 가치 제고 역시 중요한 미션이었다. 손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농업·농촌 지원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농협은행에 주어진 숙명"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경제가 다시 정상화 될 때까지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에게 비올 때 우산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코로나19 비상금융지원위원회'를 운영해 특례보증 대출상품 출시, 신규자금의 대출기간 및 금리 우대, 이자납입 유예, 상환기일 도래시 상환유예 등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지원했다. 특히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기준을 다른 은행보다 넓게 적용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최근에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에 선봉장 역할도 하고 있다. '그린뉴딜'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 농업정책사업에 5년간 총 8조원을 투자·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팜 대출 등 농업 관련 자금을 2025년까지 9000억원 추가 지원하고 친환경 농산물 유통·가공 등 농식품기업에 총 4조6000억원의 신규여신을 공급한다. 농협은행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지원을 위해 지난달 '농업·공공금융부문' 내에 '녹색금융사업단'을 신설해 '녹색금융'과 'ESG 추진'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해 하도록 했으며, 농업의 그린화(Green化)를 촉진하기 위해 향후 관련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리스크 관리 '우수'…성장성, 해외진출 성적은
금융지원을 위한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했다. 그는 대규모 금융지원이 은행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전성을 끌어올렸다. 대출 연체율은 3월말 0.39%에서 6월말 0.30%로,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7%에서 0.47%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03.77%에서 124.41%로 개선됐다.

수익성과 해외진출은 진행형이다.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6월말 1.77%에서 작년 말 1.72%로, 3월말 1.70%, 6월말 1.67%로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6월말 당기순이익은 410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944억원 증가했으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72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8억원 감소했다.

해외진출 면에서도 코로나19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6월 29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미얀마 양곤사무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받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네트워크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노이다, 중국 베이징, 홍콩, 베트남 호찌민, 호주 시드니에서 지점 설립을 추진중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 행장은 "지난 6개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지원하고, 농협은행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많은 부분을 정비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장기화, 저성장·저금리 고착화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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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유승열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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