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엉망인데 환율 강세인 필리핀… 이유는?

아세안 경제 / 김태훈 기자 / 2020-09-11 16:34:43
▲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 초법적 처형 반대 시위 (사진=연합뉴스/EPA)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수입품 수요 위축으로 오히려 환율이 강세로 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ING그룹의 니콜라스 마파 필리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수입품 수요 위축이 외화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필리핀 페소화 강세가 나타났다”며 “필리핀은 그동안 인근 국가들에 비해 환율이 강세였으며 이는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환율은 필리핀처럼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길어지고, 지역경제가 나빠지면 약세로 전환된다. 

 

이는 생산과 수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미국 달러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없는 데다 경기 전망이 나쁘다고 판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대신 더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다른 국가로 자금을 옮기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은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 외국인 자금이 선진국으로 대거 이탈되는 문제를 겪게 된다.
 

실제로 10일 기준 필리핀 내 신규 확진자 수는 약 3800명으로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필리핀과 같은 신흥국은 자국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해외송금액이 외화벌이에 핵심 역할을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며 해외송금액도 크게 증가하지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페소화는 강세다.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은 지난 3월 16일 52.28페소에서 이달 10일 48.59페소로 오히려 더 내렸다. 

또한 올해 이달 10일까지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은 4.3% 강세로 경기 회복이 빨랐다고 평가되는 중국의 위안화(1.8%)보다도 더 강세였던 반면, 같은 기간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각각 2.9%, 6.3% 약세였다.

하지만 페소화 강세가 현재 필리핀 경제가 건실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자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수요가 위축되면서 사실상 외부에서 물품을 수입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입 수요가 없으니 이에 필요한 외화 수요도 실종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페소화도 자연스럽게 약세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 산하 피치 솔루션스는 “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수입 수요가 회복되면 페소화도 약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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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김태훈 /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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