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옷에 몸을 맞추는 격의 ‘깜깜이’ 가계동향조사에 대한 유감

사설 / 강현직 주필 / 2020-05-21 16:36:50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층 가구가 직격탄을 맞으며 소득 하위 20% (1분위) 가구와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가 5.41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18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게다가 중산층 가구 소득마저 크게 줄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소득 불평등만 더 심해지고 있다.

반면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그대로인데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되레 늘었다. 특히 소득이 낮은 1~3분위 중하위권 가구의 근로소득은 올 1분기 모두 감소했지만 4·5분위의 근로소득은 각각 7.8%, 2.6% 늘었다. 실제 올 1분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약 27만 명의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줄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소득 상위 가구보다 1~3분위 소득 하위 가구에 집중된 까닭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한 비교가 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1분기 소득 분배는 통계청이 정부의 ‘소주성’ 정책의 효과를 부풀리기 위해 조사 표본과 방식을 바꾸면서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늘어나는 등 기존 발표치보다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통계 밑그림이 바뀌면서 소득 분배 지표 비교 자체가 어려워지게 됐다. 따라서 실제 소득 분배 비율 격차는 발표보다 더 클 수 있다.

이처럼 통계청이 시계열 비교도 안 되는 ‘누더기’ 통계를 내놓은 이유는 입맛에 맞는 통계를 보고자 통계 작성 방침을 멋대로 변경한 까닭이다. 애당초 정부는 2017년을 끝으로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조사를 없애고, 대신 국세청 등 행정자료로 보완한 가계금융복지조사(가금복)로 통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주성’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폐지계획을 접었다. ‘옷에 몸을 맞추는’ 깜깜이 통계를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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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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