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 칼럼] ‘정의기억연대 의혹’의 본질

강현직의 쓴 소리 바른 소리 / 강현직 주필 / 2020-05-21 17:05:31

 

▲강현직 주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결국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의연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회계 부실을 넘어 전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둘러싼 기부금 개인 유용 의혹 등 석연찮은 돈 문제가 잇따르며 정치권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와 이 집회를 주도해 온 단체인 정의연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회계 투명성 문제와 할머니들의 쉼터 문제로까지 빠르게 번졌다. 이 할머니는 매주 열리는 수요시위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며 참가자들이 낸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정의연과 그 전신이라 할 수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30년 가까이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의연의 엉터리 회계 장부, 고인이 된 위안부 할머니 장학금을 유지와 달리 쓴 문제, 경기 안성 쉼터 고가 매입과 저가 매각 의혹, 윤 당선인의 딸 유학 자금 출처, 개인계좌 기부금 모금, 쉼터에 부친을 취업시키고 남편 회사 일감 몰아주기, 2억원대 경매아파트 구매자금 출처 의혹과 부실한 해명 등 연일 새로운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위안부 운동의 한 참여자는 ‘할머니를 앞세워 돈벌이하는 단체가 됐다’고까지 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의혹이 나올 때마다 해명하고 사과했지만 의문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처음엔 빗발치는 의혹 제기에 대해 ‘친일파의 공세’라고 맞서 ‘프레임 씌우기’라는 거센 비판도 받았다. 의혹과 논란은 이미 당국의 오류 시정 요구와 자체 외부 회계 감사로 해소될 단계가 지났다.

정치권의 공방도 확산되고 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미적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민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다며 신속한 진상 파악과 상응한 조치를 강조하고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으나 으레 뒤따랐던 당 차원의 진상조사도 없고 시간을 벌면서 여론 추이를 살피겠다는 속셈인 듯하다. 윤 씨를 공직 후보로 추천한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인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번 논란이 일파만파 번져 위안부 운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구와 극우세력, 일본 우익까지 나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왜곡 축소하고 시민운동과 피해자들의 증언까지 훼손당하고 있다. 나아가 극우세력의 조직적인 ‘역사 뒤집기’ 시도도 나오며 한국 사회 내부 갈등까지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권이 이를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란으로 증폭시키는 것 같아 착잡함을 더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다음 주 대구에서 추가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신의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이 할머니 측근은 앞서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이 만나 할머니가 토닥이면서 눈물을 흘리고 윤 당선인이 무릎을 꿇고 울었다고 해서 용서를 함축한 것도,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과 일본 간에 첨예한 갈등으로 외교 사안이자 여성 인권의 문제다. 일제강점기의 가슴 아픈 역사인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의혹과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것 자체도 안타깝다. 특히 이용수 할머니가 수많은 피해자를 대표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이번 논란으로 정의연이 지난 30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 인류 보편의 인권 문제로 의제화 하는 데 기여한 것이 훼손되거나 빛이 바래서는 안 된다. 논란이 일고 있는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거론된 의혹은 위안부 운동 단체와 시민활동가의 도덕성 흠결과 부정행위에 대한 개연성의 문제다. 친일과 반일 문제와는 관계가 없고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접근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설사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이 화해한다고 해서 없었듯이 덮고 갈 사안은 더욱 아니다. 검찰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민주당은 177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공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윤 당선인의 결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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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주필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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