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인수 유력해진 KB금융…기대와 셈법

은행 / 유승열 기자 / 2020-03-26 08:17:34
2조2000억원 인수가 제시…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력
"보험업 충분히 기회 있어"…윤종규, 인수 의지 피력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높은 입찰가격을 제시하며 새 주인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나아가 비은행 강화를 통해 국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 20일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현장./사진=KB금융지주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푸르덴셜생명은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는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지주와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이중 KB금융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을 제치고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가로 2조2000억원 이상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시된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은 1조5000억원 안팎 가격을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알짜배기 금융사 인수를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확보로 성장활로를 뚫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잇따라 인수하며 비은행부문 수익성 강화를 추진해왔다.

KB생명이 업계 하위권 중소 생보사라는 점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 성공시 비은행 계열사 비중 확대를 통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리딩 금융그룹 탈환도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M&A에 적극적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험업에 대한 수요나 비즈니스는 괜찮은 상황으로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초체력이 탄탄한 회사에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견실한 회사라는 점을 윤 회장은 강조하며 인수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인수로 인한 우려도 있다.

작년 9월말 기준 KB금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19조2384억원, 자회사 출자총액 24조1621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인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5.59%다. 이같은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을 2조2000억원 넘게 주고 인수하면 자회사 출자총액은 최소 26조3621억원으로 올라가고,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37.03%로 치솟는다.

여기에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등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지갑에 구멍이 뚫린 탓에 계획대로 자금이 모이지 않을 수도 있다.

생보산업의 불확실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20일 주총에서도 KB손보 노조 관계자는 "2023년 1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 시가평가 전환에 따라 보험부채(앞으로 고객에게 줘야 할 보험금)가 늘어나고 저금리 기조로 역마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생보사를 인수할 시기가 아니다"며 "지금은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이 최고인 시점으로, 앞으로 생보사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인수에 나설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대한 만큼 M&A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은 문제가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이 알짜 기업인 것은 맞지만 신계약건이 감소하는 등 체질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사를 일반 금융사와 동일하게 평가하고 생보산업의 특성을 잘 모른 채 당장 덩치만 키우려 한다면 향후 득보다 실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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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유승열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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