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보 청년기술평가체험단이 찾은 중소기업 애환 "구인난에 목마르다"

경제일반 / 신도 기자 / 2020-07-30 09:15:08
기술보증기금 '청년기술평가체험단'과 중소기업 방문…기술평가 현장실사 동행
조은아이앤에스, SI·DRM 등 디지털 전문회사…'우수 중소기업'
'중소기업 취직' 둘러싸고 체험단원과 중소기업 간 시각 차이도
기보 "우수 기술력 가진 중소기업 위해 기술보증지원 최대 수행"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만, 현실은 구인난 때문에 한 직원이 두 사람 몫을 해야되는 상황이에요." 기술평가 중 중소기업 대표가 '어째서 중소기업이 구인난에 처했는지'에 답한 말이다.

 

▲ 기보 기술평가에 참석한 조은아이앤에스 임원진. (왼쪽부터)송경택 부설연구소장, 정형수 공동대표, 김창윤 공동대표, 박민진 경영혁신팀장/사진=신도 아시아타임즈 기자

 

지난 29일 오후 기자는 기술보증기금(기보)에서 '청년기술평가체험단'과 함께 중소기업을 기술평가 첫 절차인 현장실사에 동행하기 위해 서울 문래동에 소재한 조은아이앤에스를 방문했다. 이날 기술평가에는 기보 지점 부지점장을 포함한 직원 두명과 남녀 대학생으로 이뤄진 체험단원 두명 등 총 네명이 함께했다.

 

과거 기보에 보증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 조은아이앤에스는 정보보안 전문기업으로 운영체제에 응용하는 차세대 방화벽, 통합보안솔루션 등을 지원·제공하는 회사다. 연매출 180억원 규모에 상시근로자도 46명에 이르는 견실한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조은시스템의 정보보안사업부에서 분사해 업력 15년차를 맞았다. 주요 사업으로는 정보보안, 정보기술(IT) 솔루션, 전산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SW) 개발 등 보안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각 회사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보안서비스 관련 수요가 떨어지는 등 업계 불황을 경험하고 있어 기보의 기술평가보증을 신청했다.

 

기보에서 설명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평가보증 절차는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뉜다. △보증이 필요한 기업이 기보에 기술평가보증을 신청하면 △기술사업계획서 등 필요한 서류를 기보가 수집해 △기업현장에 사업 확인을 포함한 현장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수집된 기업 정보를 기보 내부에서 심사를 거쳐 △보증약정 후 중소기업에 보증서를 발급한다.

 

이날 동참한 기보의 청년기술평가체험단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분야의 우수 중소·벤처기업을 체험단이 직접 방문하고 체험기를 작성해 장래 구직희망자들에게 소개함으로서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서고자 결성됐다. 올해 결성된 체험단은 3기로, 지난 2018년 1기 187명을 선발해 189개 기업에서 처음 청년기술평가체험을 수행했고 지난해에는 229명이 216개 기업을 방문했다. 올해 체험단은 24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장 실사에는 기보측에서는 최태문 서울지점 부지점장과 같은 지점의 핵심 직원이 기업 현장에 직접 방문했다. 최 부지점장은 "기업을 방문하는 직원 중 한명은 차장급 이상의 직원들이 동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기보의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이 많아 일일이 다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최대한 지원과정에 참여하려는 편"이라고 말했다.

 

▲ 최태문 기보 서울지점 부지점장(왼쪽 맨앞)이 조은아이앤에스 임원들과 청년기술평가체험단에 기술평가 절차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신도 아시아타임즈 기자

 

보증을 심사하는 기관이 방문한데다 대학생 체험단원까지 함께 참여해 현장평가 분위기는 더 진지했다. 첫 인상이 중요한 만큼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고 열성이 가득찼다. 이날 최 부지점장을 비롯한 기보 임원들은 회사의 개요부터 주요 상품, 기술, 납품거래처, 코로나19 전후 애로사항, 직원 수와 처우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신청서에 적힌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조은아이앤에스 측에서는 김창윤, 정형수 공동대표를 비롯해 송경택 부설연구소장, 박민진 부장이 기업 현황을 설명했다. 사내에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 대표는 회사의 주요 사업을 '네트워크 구축, 전산 유지보수, 보안컨설팅, 시스템 구축(SI)' 등으로 요약하고 이중 중점 분야는 SI라고 답했다. SI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와 관련된 요소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종합 디지털 사업을 말한다. SI 업체란 전산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기업·기관에 시스템의 기획, 개발, 유지보수, 운영 등을 지원하는 업체를 말한다.

 

또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시스템 기술 개발로 주요 공공기관부터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계약을 체결한 실적이 많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DRM이란 PC 내 파일 등 디지털 자료나 하드웨어의 사용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복사 방지, 기술 보호 장치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공공기관, 대기업, 군부대 등 정보가 사업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관은 직원들이 업무용 PC 내 파일을 멋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는 것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기술이 PC에 적용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기술평가를 체험하기 위해 동행한 체험단원들은 기업 측에 물을 질문을 직접 준비해오고 기업 현황을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기업 측 임원들에게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해야하는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주목받은 정건우 체험단원(남 24)은 "곧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시장에 나서게 될텐데 중소·벤처기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정 체험단원의 질문에 중소기업 측은 대기업이 인력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 오히려 동료애가 있는 중소기업에서 희망하는 진로의 업무를 더 빨리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답했다. 조은아이앤에스가 취직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좋은 회사 분위기 속에서 디지털 업계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대우와 복지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전문적이고 실전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원하고 있어 만약 업무에 제대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사한 경우 중소기업보다 적응이 더 힘들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회사와 같이 성장하는 인재를 희망하기에 업무 강도나 내용이 대기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적응이 쉽다고 첨언했다.

 

면담 과정에서 정 대표와 김 대표는 중소기업이 인력을 채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인력난의현실을 전했다. 정 대표는 "과거에는 한 회사에 오래 남아서 업무를 보는 게 하나의 미덕으로 인식될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라며 "신입을 뽑아서 2~3년 정도 교육을 시켜서 일을 할 정도로 교육시키면 업무 과중으로 신입이 퇴사해버려 남은 인원 사이에서 업무 과중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도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라 만약 자녀가 힘든 직장에 들어갔다고 상상하면 마음이 아픈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일을 할 직원이 부족한데다 회사 규모도 크지 않아 대기업처럼 많은 봉급을 줄 수 있는 형편이 안돼 그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대학생이자 조만간 인력시장에 뛰어들게 될 체험단원들은 중소기업의 인식과 젊은이들의 취업상에 대해 각자 의견을 제시했다. 취업을 위해 각종 외국어는 물론 컴퓨터 관련 자격증과 대외활동으로 스스로 스펙을 쌓고 있다고 답한 최누리 체험단원(여, 24)은 "실례가 되긴 하지만, 저도 공공기관에 취직하고자 스펙을 쌓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이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이 강한 시대에서는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부분에 더 공감이 간다"고 대답했다.

 

청년층이 취직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정 체험단원은 '경쟁'을 꼽았다. 그는 "스펙쌓기라는 목표를 위해 주변과 경쟁을 하고 스스로를 평가받는 위치에 놓였다는 부분을 인식하는 게 가장 힘들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스펙을 쌓은 인재를 원하는 건 기업 측에서도 바라는 상황이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고, 높은 스펙을 가진 취업준비생일수록 더 좋은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내놨다.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층이 바라보는 중소기업 사이의 간극이 명확하게 갈렸다.  최 부지점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규모나 연봉 측면에서 대기업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인건 사실이다"라며 "기업 현장 방문시 가장 많이 나오는 고민이기도 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채용을 포함한 사업 전반의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각지에서 빈발하게 발생되는 코로나19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시장성에도 거래처에 납품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금융사 및 기관에 파견된 외부 전산인력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공공기관의 경우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곳도 등장했다. 풍부한 기술력과 확장성에도 사업을 펼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구인난, 코로나19 등 갑자기 닥쳐온 각종 문제로 시름하는 중소기업의 애환이 느껴졌다.

 

한 시간 반에 걸쳐 기술평가 현장실사가 이뤄졌다. 참석했던 정 대표와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국내 보안업계 내 10위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 동반성장하는 회사로 나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비슷한 바람을 가지고 사업에 임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기보에서 보증과 사업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체험단원들은 "솔직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뿌듯하다"며 "돌아가서 이들 중소기업의 어려운 사정과 취직시 장점,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사업을 소개하고 주변에도 알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부지점장도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기술평가 현장 방문시에도 많은 애로사항이 수반되고 있고, 갑작스러운 비대면 전환과 재확산 등으로 보증지원을 신청하는 측과 검토하는 측 모두가 힘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술보증지원을 최대한 수행하고 현장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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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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