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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0일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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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의 특종이 없는 사회를 위해서

[김형근 칼럼] 야구장에 갈 때는 파랑이나 빨강색 옷을 입고 가라

예부터 “농사철에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놓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놓는다”는 말이 있다. 가을볕보다 봄볕에 살갗이 더 잘 타고 거칠어지기 때문이다. 더한 속담도 있다. “봄볕에 그을면 사랑하던 님도 몰라본다” 봄볕은 그렇게 뜨겁지 않아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까맣게 그을게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사랑하는 아들을 독점하고 있는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질투를 꼬집는 말이다. 또한 설 사 출가외인이라고 해도 들어온 며느리보다 나간 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따지자면 직접 낳은 피붙이인 제 딸과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니 아무래도 며느리보다 딸을 더 위하게 되는 인지 상정을 표현한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주로 전자기파가 되어서 지구로 온다. 이 전자기파는 파장이 긴 쪽에서부터 차례로 전파•적외선• 가시광선•자외선•X선•γ선 등 모든 파장의 방사선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에서 흔히 햇빛이라고 하면 주로 가시광선을 가리킨다. 자연광이라고도 하는, 이른바 빛에 상당한다. 또 일광욕이나 일광소독 같은 경우에는 적외선이나 자외선도 포함되는데, 그 중에서도 자외선이 특히 중요시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값싼 옷이라도 짙은 파랑, 빨강 색이면 태양이 방사해 피부에 손상을 일으키는 자외선을 막는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노란색 옷은 자외선을 거의 그대로 통과시킨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공과대학 아센시온 리바(Ascension Riv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같은 면직물 티셔츠를 빨강, 파랑, 노랑의 다양한 색으로 염색한 뒤 자외선 차단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진한 파란색 옷의 차단 효과가 최고였다. 진한 빨강색도 차단 효과가 좋았다. 연구진은 “옷 색깔이 자외선 차단에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옷 제조업체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옷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옷감의 색깔은 사람들을 자외선 방사로부터 얼마나 잘 지켜주는지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 요소 가운데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색깔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 요소들과 상호작용해 옷감의 자외선 차단 정도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지식에는 아직 모르는 영역이 있다. 그 동안 하얀 색은 햇빛을 막고 검은 색은 햇빛을 흡수하는 것 정도로 알려졌었다.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부가 늙는 원인에 대해 전문의들은 내장지방이 늘어나고 피하지방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 몸의 지방은 피부 아래에 85%, 내장에 15%가 저장돼 있다. 자외선을 온몸에 많이 쪼이면 피하 지방의 합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과도한 열량이 피부 밑에 저장되지 못하고 내장에 저장될 수밖에 없게 된다. 피하 지방이 줄어들면 피부에 주름살이 생기고 탄력도 줄어들고 색소가 달라붙는 등 피부노화가 빨라진다. 또 상대적으로 자외선에 노출이 심한 얼굴, 목, 팔 등에 피하지방이 없어져서 탄력성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햇빛 속의 자외선은 인체에 이로운 점도 많다. 햇빛을 많이 쬐면 우리 몸의 갈색지방이 활성화돼 지방을 태우게 되므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햇빛에 의한 비타민D는 15분 정도만 노출돼도 충분히 형성된다. 봄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개막이 됐다. 물론 코로나19 대유행이 야구장 출입을 막고 있다. 어쨌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곱고 부드러운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일이다. 그러면서 야구를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김형근 칼럼] 담배, 피우지만 않으면 대단히 유용한 작물

“흡연은 당신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담배식물을 잘 이용하면 치명적인 에볼라, 지카, 독감, 심지어 광견병 바이러스에 대해 아주 효과적이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 담배를 흡연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면 결코 현대인이 아니다. 이제 담배는 미래에 우리에게 심각한 바이러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식물로, 각종 연료를 비롯해 친환경 플라스틱까지 제공할 수 있는 아주 필요한 효자 식물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그 활약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자생물학자들과 합성생물학자들은 담배 식물을 이용한 질병 연구에 푹 빠져 있다. 키우기 쉽고 성장이 빠른 담배 식물은 그들의 연구에 안성맞춤이다. 담배를 유전자변형(GM) 시켜 다른 형질의 담배를 만들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가 하면, 담배의 DNA를 합성해 여러 가지 치료제와 백신을 만드는데도 이용된다.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두 명의 미국인이 담배를 이용한 임상단계의 실험 약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는 뉴스가 전해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두 사람에게 투여된 약제는 ‘지맵(ZMapp)’으로 담배과의 초목에 속하는 담배 식물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Nicotiana benthamiana)를 이용해 만든 단일 클론 항체다. 원래 대부분의 약제는 임상시험을 거쳐서 투여되지만 당시는 응급상황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투여된 사례다. 그러나 이 약제 투여로 병세가 완전히 호전되었고, 그로 인해 ‘지맵’은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물론 그 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일본 다나베미쓰비시 제약도 담뱃잎으로부터 독감백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의 자회사와 제휴해 역시 담배식물 ‘니코티아나 벤타미아나’를 이용해 독감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백신 가운데는 계란에 바이러스를 넣어 제조하는 방법이 있는데 만드는데 6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담뱃잎을 사용하면 제조기간을 35일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자주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 저항성이 강한 독감 바이러스에도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막스플랑크(Max Planck Institute) 분자식물생리학연구소 연구원들은 담배식물을 이용해 말라리아 치료제를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말라리아 치료제의 주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은 Artemisia annua (A. annua), 또는 스위트 웜우드(sweet wormwood)라는 약용식물에서 나오는데 추출되는 양이 아주 적다. 값이 비싸 가난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낸다. 연구팀이 이용한 방법은 아르테미신산을 생산하는 재료인 약용식물(A. annua)의 대사경로를 담배 식물 내로 옮기는 것이다. 함량이 적기 때문에 잎이 크고 왕성한 담배에서는 많은 양의 아르테미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막스플랑크 측은 “담배 잎의 바이오매스는 약용식물(A. annua)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담배와 같은 작물에서 아르테미신산을 만들게 대면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품을 필요로 하는 사 람들에게 지속가능하고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담배 잎사귀 1kg당 아르테미신산 120mg이라는 전례 없이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수박 식물을 통해 엄청나게 큰 참외를 수확할 수 있는 논리다.

[김형근 칼럼] ‘침묵의 봄’, 트럼프의 국경장벽과 이명박의 4대강

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우리에게 조용히 다가오는 한 과학자가 있다. “자연은 결코 엔지니어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최고의 살충제로 각광받던 DDT와 싸워 승리를 거둔 미국의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L. Carson, 1907~1964)이다. 카슨은 1962년 살충제와 제초제 등 농약의 남용이 생태학적 위기를 초래하며 작은 새가 지저귀는 봄을 침묵케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환경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출간해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살충제와 살균제 등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서술한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과학에 기초한 기술이 초래한 환경오염의 가공할 결과를 대중에게 처음으로 강렬히 인식시켰다. ‘침묵의 봄’이라는 제목은 살충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봄이 왔음에도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성 생태학자인 카슨은 살해 위협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격렬한 찬반 양론의 와중에서 농약의 잔류 영향에 대한 연구가 행해지고 1964년 미국에서는 DDT, BHC 등 9종류의 농약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리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일부 언론조차도 그녀의 주장을 ‘쓰레기 과학’이라고 몰아세우며 “수많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퇴치제인 DDT를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어떤 블로그는 카슨이 나치보다도 많은 사람을 죽인 셈이라며 그녀를 히틀러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녹색 테러(green terror)'라는 표현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말썽 많았던 트럼프의 국경장벽 프로젝트가 결국 허풍과 미완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바이든 당선자가 "더 이상 추진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트럼프가 추진했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은 이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트럼프는 심지어 이 국경장벽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가 있었다고 허풍을 떨기도 했다. 이제까지 완성된 국경장벽 길이는 453마일(729㎞)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트럼프가 약속한 1000마일(1천60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는 올해 초까지 500마일(804㎞) 이상이 완성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의 공약은 실패로 돌아갔다. 더구나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주장한 것과는 달리 멕시코가 아닌 미국 납세자들이 국경장벽 건설비를 내야 할 상황이다. 트럼프는 멕시코가 국경장벽 건설비를 지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멕시코는 건설비를 낼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많은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애물단지가 된 이 장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현대판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이 국경장벽의 원래 계획의 길이는 3200km, 높이는 9m로 강철로 돼 있다. 우리나라 휴전선 155마일(248km)에 비하면 엄청난 길이다. 이미 환경과 생태계를 망가뜨려 애물단지가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의 댐도 다를 바가 없다. “홍수 예방에 기여했다”는 가짜뉴스들은 트럼프 장벽이 “코로나19를 막는데 기여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네안데르탈 생물학 시대에 태어난 오만한 인간에게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라고 꼬집은 카슨의 주장은 더욱 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환경을 무시한 결과로 나타난 코로나19 재앙에서 말이다.

[김형근 칼럼] 입춘(立春)을 맞는 서울 성북천(城北川)을 걸으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이 온 것 같지 않다고 했던가? 그렇다. 이제 봄은 막 시작됐지만 봄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봄에 대한 목마른 그리움은 계속 쌓여가지만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오랑캐 땅 흉노로 시집을 가야만 했던 중국 한나라 시대의 절세 미인 왕소군(王昭君)은 따뜻한 봄에 대한 그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이는 고향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며 자신을 원치 않은 흉노로 보낸 조국에 대한 애착과 충정, 그리고 원망과 한이었다. 훗날 문장가들은 왕소군을 낙안(落雁) 미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할 수 없이 강제로 흉노에게 시집가게 된 재주와 미모가 출중한 왕소군은 가는 길에 버림받아 오랑캐 땅으로 가는 서글픈 심정을 연주했다. 그 구슬픈 그 소리와 처연한 아름다운 모습에 날아가던 기러기가 날갯짓을 잊어버리고 땅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여기에서 공중으로 날다가 땅으로 떨어진다는 뜻의 낙안(落雁)이라는 말이 생겼다. 아름다운 여자의 자태를 의미한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던 지난 한해였던가? 느닷없이 찾아온 그 지긋지긋한 코로나는 우리를 창살 없는 감옥으로 몰아넣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십 년 만에 불어 닥친 추위로 한강이 얼고 성북천도 얼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조차도 꽁꽁 얼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평범한 과거의 일상들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그 일상에 대해 한없는 감사를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과 환경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우리의 꿈과 희망이 떠났고 이웃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운 나눔과 동행조차도 빼앗아갔다. 기나긴 시련 속에서 이웃과의 고운 추억도 점차 사라져갔다. 지겹고 황량한 시간들이었다. 희망의 불씨는 사라진 것일까?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눌 그 때를 우리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고운 이웃의 미소를 볼 수 없는 얼굴 없는 마스크의 행진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사랑이 넘쳤던 이웃에 보내는 경계의 눈초리는 언제 끝날 것인가? 아니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한 정치인의 절규처럼 봄은 기필코 올 것이다. 그 올 봄을 위해 희망의 편지를 띄우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꿈의 메시지를 보내자. 고통이 지나 미소로 다시 찾아올 희망을 위해서… 자연의 섭리는 늘 위대하다. 차가운 바람과 얼음으로 뒤덮였던 서울 성북천에도 봄은 소리 없이 오고 있다. 성북천을 따라 엉성한 모습으로 늘어져 있는 실버들에는 앞으로 퍼트릴 노란 망울들이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무성했던 갈대도 봄을 맞이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스러져 황량하기 그지없는 노란 갈대 밑에서 파란 싹이 솟아오르며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제 성북천에도 곧 봄이 올 것이다. 그리고 진달래 개나리 소식도 조만간 전해줄 것이다. 성북천을 헤엄치는 백로, 오리, 그리고 왜가리의 움직임이 활기차다. 이따금씩 비상하는 백로의 날갯짓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힘차고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우리를 폐허 속으로 몰아넣은 지겨운 코로나 소식도 우리에게 계속 반가움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울 때다.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빼앗긴 아름다운 사랑과 추억을 되찾아야 할 때다. 그리고 사랑을 보낼 때다. 기다리는 우리의 봄은 기필코 올 것이다. 성북천 산책로를 걸으며 나는 간절한 바람과 염원 속에서 이렇게 외치고 기도해본다. “하늘이여, 땅이여, 모두 영원하게 하소서!”

[김형근 칼럼] 유전자변형(GM) 모기 전략 이번에는 통할까?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은 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한 나라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제압한다는 의미로, 옛날 중국 본토 국가들이 주변 국가들을 다스릴 때 사용하던 전략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사방의 모든 민족들이 다 오랑캐였죠. 우리나라 또한 동이족(東夷族)이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동쪽의 오랑캐 민족이었다. 중국은 이러한 주변 민족을 자신들의 힘으로 제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탄생한 전략이 바로 이것이다. 중국 측에서 볼 때는 오랑캐끼리 싸움을 붙이고 서로 이간질을 시키면 승리한 쪽이든 패배한 쪽이든 간에 국력이 소진되고 약해져 통제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어떻게 보면 외교 전략이고 교묘한 군사전략이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킬 수 있는 최상의 전술이다. 유전자변형(GM) 모기를 이용해 일반 모기를 제압하는 GM모기 전략도 어떤 면에서는 서로 통하는 전술이다. 이 전략은 사람이 만든 GM모기로 야생 모기를 없애자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GM모기 수컷을 만들어 자연에 방출해 인간의 피를 빨면서 각종 질병을 전파하는 암컷모기와 짝짓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GM모기는 교미를 하더라도 암컷 후손이 성체가 되기 전에 죽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에 야생 모기 수를 급격히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수년전부터 이루어졌다. 브라질 일부 지역을 비롯해 미국 플로리다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하려고 했으나 결국 환경단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이제 다시 미국 정부가 도전에 나섰다. 지난 12월 플로리다 주의 몬로(Monroe) 카운티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GM모기 7억5000만 마리 이상을 키스(Keys) 지역에 시험 방출하려는 계획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이 제안은 이미 주 정부 및 연방 정부에서도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작년 5월 1차적으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승인을 받은 이번 GM모기 살포 시험 프로젝트는 지카, 뎅기열 등을 전파시키는 이집트 집모기(Aedes aegypti)를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살충제 대신 GM모기가 실행가능한 대안인지를 시험하기 위한 목적이다. OX5034로 명명된 이 GM모기는 피를 빨고 질병을 전파시키는 성체가 되기 전인 유충 단계에서 사멸되는 암컷을 생산하도록 만들어졌다. 암컷 모기만이 사람의 피를 빨고 수컷 모기는 과즙을 먹기 때문에 질병의 매개체가 아니다. 플로리다 키스 지역은 뎅기열을 지카 등 모기 질환이 많은 곳이다. 당국은 살충제를 항공기, 트럭, 배낭 등의 여러 방식으로 살포했을 뿐만 아니라 모기 유충을 먹는 물고기까지 동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용도 많이 들었다. 전체 예산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연간 백만 달러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키스 지역에 GM 모기가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바로 반발했다. 반대 청원에 서명한 주민들도 24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GM모기가 수컷이기 때문에 피를 빨지 않는다는 홍보 캠페인도 지역 주민들을 안심시키지 못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화난 주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이 슈퍼 해충 또는 ‘프랑켄슈타인 모기’의 실험 쥐처럼 이용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자연의 생태계를 조절하려는 생명공학의 GM모기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마 성공을 거둔다면 인류의 최첨단 과학도 손을 들었던 말라리아 모기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근 칼럼] 크기 줄어드는 알래스카 연어, 위협받는 연어의 진화의 산물

지난 8월 외신 과학과 환경 면에 꽤나 관심을 끄는 뉴스가 있었다. 알래스카 연어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란을 위해 해안에서 강을 따라 알래스카로 올라오는 연어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흔한 해답으로 환경오염, 그리고 기후변화 때문일까?알래스카의 연어는 그 어느 곳에서 나는 연어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풍부한 맛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연어 잡이는 알래스카의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그래서 많은 알래스카인들이 연어에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와 먹을거리도 연어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연어의 덩치가 작아지는 것은 연어 잡이를 통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연어를 영양원으로 삼아온 주변 생태계도 위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야생 연어가 최근 수십년간 작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캘리포니아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UCSC) 연구원들이 지난 60년동안 알래스카 연어에 대한 관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그러면 왜 작아지고 있을까? 이유는 파악할 수 없지만 가정은 간단하다. 2가지다. 하나는 연어가 어린 나이에, 다시 말해서 성인이 되기 전에 강으로 올라왔거나 아니면 못 먹어서 영양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알래스카 연어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최대 7년을 보낸다. 이 기간은 산란을 위해 담수로 돌아 가기 전에 먹이를 많이 먹어 몸집이 크고 성숙해질 때다. 우리에게는 가장 맛이 좋은 시기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어는 과거보다 점점 어린 나이에 산란장인 강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이것이 신체 크기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조사를 위해 알래스카의 모든 지역에서 4종의 연어를 연구했다.지난 60년 동안 1천250만 마리 연어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왕연어, 백연어, 은연어, 홍연어 등 알래스카 강으로 회귀하는 연어 4가지 종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연구팀은 알래스카 연어의 크기가 작아진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과거보다 나이에 비해 성장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거나 아니면 더 어린 나이에 산란장을 찾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러나 연어가 이전보다 더 어린 나이에 강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주장이 일관된 흐름이라고 말했다.연구팀은 연어의 조기 회귀를 초래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 가운데는 인공 부화 연어와 야생 연어 간 먹이 경쟁 격화와 기후변화 등이 모든 종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를 들어 핑크 연어(pink salmon)는 인공 부화 영향으로 북태평양에서 개체 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나 다른 연어들과 먹이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연어를 잡아먹는 바다 포유류 개체 수 회복과 기업형 어로 증가 등의 영향은 연어 어종에 따라 엇갈리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전쟁이나 기후변화가 심해 사람의 목숨이 위협을 받는 지역의 경우 여성의 임신가능 시기가 빨리 온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적 논리에 따르면 임신을 빨리 하고 자손을 퍼뜨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일부 전문가들은 기후가 해양 생산성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연어 크기 감소와 관련된 기후 요인도 일관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또 다른 일관된 연관성은 바다의 풍부한 연어, 특히 핑크 연어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북태평양에서 이 핑크 연어는 알래스카와 아시아의 부화장 설립으로 인해 그 수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들은 식량을 위해 다른 연어와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알래스카 연어에게 바다는 위험한 전쟁터다.결론을 내리자면 자연산 알래스카 연어의 크기가 작아지는 이유는 바로 인공산 핑크 연어에 밀려 생존경쟁에서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근 칼럼] “노화는 운명이 아니라 질병”, 그러면 해답도 있다

노화는 역사적으로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발견한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노화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노화가 자연현상이 아니라 질병이라는 것은 좋은 약을 쓰던, 백신을 이용하던, 아니면 의학적 수술을 가해서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골다공증과 알츠하이머 질병의 경우 사람들은 당연히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이것을 자연현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골다공증을 정식으로 질병으로 분류했다.사실 노화가 질병이라는 처음 주장을 편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이면서 독학으로 생물학을 공부한 영국 과학자 오브리 드 그레이(Aubrey de Grey) 박사다. 소위 인간의 생물학적 영생을 주장한 ‘영생학자’다.지난 수 십 년 동안 드 그레이는 노화가 질병이라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괴기한 사람으로 지적했고, 지금도 그의 주장을 사이비 과학으로 취급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실제로 과거에는 늙으면 찾아오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알고 보니 질병이었다고 다시 정의되는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노화는 살아가는 동안 우리 몸에 일어나는 분자와 세포 손상을 의미한다. 그런 손상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에서 비롯되는 부산물이지만 궁극적으로 그 때문에 우리는 죽는다. 그런 손상보수가 이루어지면 영원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 드 그레이의 주장이다.2000년 그는 성경 속의 신화적 인물로 969년을 산 무드셀라의 이름을 딴 무드셀라 재단을 설립해 생물학적 영생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무드셀라는 대홍수에 나오는 노아의 할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노아는 950세를 살았다고 전해진다.최근 과학자들은 노화(aging)가 아니라 쇠약(frailty, 흔히 말하는 노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들은 쇠약도 나이와 함께 동반되는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쇠약은 노화와 달리 의학적 문제로 의학 및 과학 공동체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이다.호주 모나시(Monash)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쇠약을 글로벌 차원에서 검사하는 최초의 연구를 실시했다. 노년기의 쇠약이 진행될 확률을 추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노년층 12만명을 대상으로 28개국에서 46건의 연구를 검토했다.연구 결과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매년 4.3%의 쇠약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발병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60세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쇠약한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이 연구를 이끈 리처드 오포리-아센소 (Richard Ofori-Asenso)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년층에서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국가가 직면한 주요 과제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세계적으로 '황금률'로 통용되는 쇠약의 정의는 없지만 관련 분야의 연구 및 임상 전문가는 통상 5가지 기준 가운데 3가지를 충족하면 쇠약으로 본다. 그 다섯 가지 기준은 신체 활동 저하(low physical activity), 악력 약화(weak grip strength), 활기 저하(low energy), 보속 둔화(slow walking speed),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non-deliberate weight loss) 등이다.연구팀은 쇠약이 노화 과정의 한 부분이 아니라는 주요 이유는 누구나 평생 동안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젊은 사람들 또한 쇠약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다시 말해서 체력 훈련과 같은 물리 치료가 쇠약의 진행을 늦추거나 전적으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이야말로 최고의 보약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지금 이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김형근 칼럼] 효심(孝心)이 탄생시킨 아스피린, 이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가 성공을 거두던 그날 호프만은 조그만 약병을 아버님께 드렸다. 그날 밤 그의 아버지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고통 없는 밤을 보낼 수 있었다. 편하게 잠든 아버지의 모습을 보던 호프만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날 아버지는 처음으로 편한 잠을 잤다”1897년 10월 호프만은 결국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살리실릭산을 아세틱산으로 아세틸화 해 화학적으로 순수하고 안정된 상태의 아세틸사리실산(ASA)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다시 말해서 살리실릭산과 아세틱산을 적절하게 섞어 복용하기에 좋은 합성의약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바야흐로 아스피린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아스피린의 역사는 아주 길다. 기록으로 볼 때만 하더라도 반만년이 넘는다. 인류 문명의 탄생과 함께 사용돼 온 의약품으로 장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아마 아스피린보다 역사가 더 긴 약품이 있다면 술, 바로 맥주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수천 년 전부터 사람들은 버드나무 잎과 껍질이 진통과 해열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왕국 수메르의 유물인 니푸르 점토판에 기록된 한 처방전에는 설형문자로 버드나무가 새겨져 있다.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 의학서 파피루스 에버스(Papyrus Ebers)에도 버드나무 껍질을 달인 물로 통증과 열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뿐만이 아니다. ‘의학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도 버드나무 잎으로 만든 차를 처방했다고 한다. 또 근동지역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이 처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버드나무 껍질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능을 내는지는 밝혀진 것은 1830년대의 일이다. 진통과 해열의 효과가 버드나무 껍질에 들어있는 ‘살리신’이라는 물질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을 정제할 수 있게 된 후부터는 분말 형태로 사용됐다.정식 화학명은 살리실산을 가공한 것으로 아세틸-살리실산(ASA acetyl-salicylic acid)이다. 그러나 살리실 산은 맛이 고약한데다 귀가 울리는 이명, 구토 등 부작용이 심해 복용에 문제가 많았다. 특히 심각한 위장장애를 일으켰다.19세기 말 독일의 유명한 제약회사 바이엘에 펠릭스 호프만(Felix Hoffmann 1868~1946)이라는 화학자가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관절염 치료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부작용이 많은 살리실산나트륨(sodium salicylate)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6~8그램 정도의 많은 양의 살리실산 나트륨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환자의 위장은 말이 아니었다. 위벽을 자극하여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대안은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다.호프만이 오늘날의 아스피린을 발명하도록 자극을 준 것은 그의 부친이었다. 당시 류머티즘을 앓고 있던 그의 아버지는 관절염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더구나 류머티즘의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살리실산을 먹느라 고생하는 모습은 차마 견딜 수가 없었다. 그의 목표는 진통과 해열은 지금과 같이 유지하되 위장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합성의약품을 만드는 것이었다.부친에 대한 효심으로 탄생한 아스피린의 진화는 끝이 없다. 해열진통제에서 출발한 아스피린이 이제 뇌졸중과 심근경색 치료제로 부상했고, 다시 치매와 암까지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최근 영국 옥스퍼드 과학자들이 주도하는 연구팀은 '리커버리(RECOVERY)’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아스피린에 대한 임상시험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혈소판 때문에 혈전 위험이 크다. 아스피린은 항혈소판제로 이 같은 혈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아버지의 고통을 덜기 위한 효심으로 탄생한 아스피린이 지구촌을 살리기 위한 명약으로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형근 칼럼] 일본 미시마 유키오의 ‘킨가쿠지(金閣寺)’와 불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지난 17일 전북 군산 유흥주점 방화사건으로 3명의 사망자 가운데 1명이 개그맨 김태호로 밝혀지면서 연예가는 물론 우리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다. 더구나 당일 자선 골프대회에서 사회자를 맡았고 행사가 끝난 뒤 동료와 지인들과 함께한 회식자리에 참석했다가 참변을 당해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방화범의 심리는 무엇일까? 그들은 왜 불을 지를까?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범죄자들의 세상에 대한 원한과 분노를 그 이유로 꼽는다. 원한과 분노에 대한 복수와 앙갚음으로 불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불이야 말로 모든 것을 태우고 리셋 시킬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대상을 선택해 이색적인 심리로 방화를 저지른 유명한 사건이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의 작가로 일본의 혼(魂)을 부르짖으며 할복 자살로 생을 마감한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대표작 <킨가쿠지(金閣寺)>라는 소설의 모태가 된 사건이다. 유미주의를 추구한 미시마의 걸출한 작품으로 대상의 너무나 아름다움에 취한 나머지 그 아름다움을 불을 통해 없애버린다는 내용이다. 미에 사로잡힌 자신을 불을 통해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스스로 해방된다는 역설적이면서도 설득력을 안겨주어 매력을 끄는 작품이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아름다움을 최선으로 추구해온 미시마의 철학과 사상의 진수가 이 작품에 녹아있다고 평가한다. 이 소설은 실화를 기반으로 미시마의 섬세한 붓끝에서 다시 가공된 작품이다. 교토(京都)에 있는 킨가쿠지는 일본에서 기요미즈데라(?水寺) 절에 이어 두 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곳이다. 겉모습도 금박으로 화려한 이 절은 1950년 7월 2일 이 절의 한 학승(學僧)의 방화로 불에 탔다가 다시 지은 일이 소설의 소재가 되면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학승이 킨가쿠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나머지 불을 질러 모두 태워 없앰으로써 자유로운 혼(魂)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사라지는 일본 사무라이 혼을 되살려야 한다며 할복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 미시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사실 불을 낸 학승은 일찍이 스님이었던 아버지를 여의고 역시 스님이었던 작은 아버지 집에서 자라다가 킨가쿠지 절에 머물면서 교토에 있는 대학에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킨가쿠지에 불을 지른다. 범인으로 체포된 뒤 어머니가 면회를 오지만 자신은 한 번도 따뜻한 어머니 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면서 면회를 거부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집에 돌아가던 어머니는 전차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만다. 불은 낸 이 학승은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뒤 몇 달을 살지 못하고 결핵으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1925년 동경에서 태어난 미시마는 <유키구니(雪國)>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보다도 더 많이 노벨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후 일본 순수문학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데뷔 작품인 <꽃이 한창인 숲>은 섬세한 유미주의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1946년 동경대학 법과 시절 가와바타의 추천으로 단편 <담배>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1949년 발표한 장편 <가면의 고백>은 가장 뛰어난 신진작가라는 명성을 한꺼번에 얻었다. 1956년에 발표된 <긴가쿠지>는 신쵸(新潮)에 연재된 다음 해에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1950년대 미국의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었으며 일본 소설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미시마는 인간 심리의 치밀한 묘사, 감상에 대한 강렬한 비판 등을 통해 고유한 작품세계를 만들어냈다. 소설이나 평론 뿐만 아니라 희곡, 영화 시나리오도 썼으며 특히 자신의 나체 모습을 찍은 사진집을 발간하여 문단에 바람을 일으켰다. 또한 문인들이 보이는 나약하고 퇴폐적인 생활태도를 경멸하여 직접 검도, 보디빌딩을 하면서 강건한 의지와 건강한 육체를 도야하기 위해 애썼다. <킨가쿠지>와 미시마의 할복 자살에서 일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김형근 칼럼] 이제 한반도의 “장미 전쟁”을 끝낼 아주 좋은 시기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계절의 여왕은 5월이다. 5월의 여왕은 농염(濃艶)한 자태를 뽐내는 장미다. 그러나 꽃 중의 여왕 장미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지나친 아름다움 때문에 감내해야만 할 장미의 전생의 업보인지 모른다. 싱그러운 초록의 계절 5월을 더욱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장미다. 영원한 아름다움의 상징인 그리스로마 신화의 아프로디테(비너스)는 최고 권력을 쥔 신 제우스와 바다의 신 디오네(Dione)의 결합으로 바다의 물거품 속에서 태어났다. 아프로디테는 나도 신들처럼 아름다움을 창조할 힘이 있다고 자랑하면서 이 땅에 아름다운 장미를 꽃피우게 했다. 장미의 아름다움을 본 신들은 감탄하며 그들만이 마시는 술 넥타(nectar)를 손수 따라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꽃 중의 꽃 장미는 지상에서 이렇게 꽃을 피워 우리 인간에게 신들만이 누리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장미라는 단어를 250번이나 쓸 정도로 장미의 아름다움에 빠진 장미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루는 열렬한 독자이며 그가 사랑하던 이집트 여인 니메트가 찾아왔다. 그런데 자신이 손수 가꾼 장미를 꺾어 주려다가 그만 가시에 손가락을 찔리고 말았다. 시인의 비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된 릴케는 결국 51세가 되던 1926년에 생을 마감했다. 물론 직접적인 사인은 가시에 의한 파상풍이나 패혈증이 아닌 급성 백혈병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가시가 도친 장미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이 사건을 두고 장미를 표독한 질투의 꽃으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체코 프라하에서 칠삭둥이로 태어나 여자 이름인 마리아라는 세례명을 가진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열정적으로 노래한 서정시인이다. 그러나 진짜 장미의 불편한 진실은 릴케의 죽음이 아니다. 유명한 장미전쟁(Wars of the Roses)이다. 1455년부터 1485년까지 무려 30년 동안 왕권을 탈취하기 위해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내란(內亂)이다. 장미는 어떻게 이러한 살육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모든 나라가 그렇듯이 당시 잉글랜드에도 막강한 가문(家門)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물론 왕권을 둘러싸고 권력을 거머쥐기 위한 권력투쟁이었다. 장미전쟁은 영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튜더 왕조가 탄생하기 앞서 왕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내전이다. 전쟁 개요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왕위를 두고 에드워드 3세의 손자 랭커스터와 요크를 각각 지지하는 귀족들 간에 내전이 시작됐다. 요크가의 문장(紋章)은 흰 장미, 랭커스터 가문의 문장은 빨간 장미였기 때문에 시산이 한참 지나 역사가들은 흥미를 자아내기위해 장미전쟁이라 불렀다. 결국 요크 가문의 승리로 에드워드 4세가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에드워드 4세는 단명하고 그의 아들 에드워드 5세가 어리다는 점을 이용해 리차드가 에드워드 5세를 가두고 왕위에 올랐다. 그 역시 튜더 가문의 헨리에게 패하자 튜더 왕조 시대가 시작됐다. 장미전쟁에 진절머리를 느낀 헨리 튜더는 화합을 위해 요크 가문의 딸 엘리자베스를 왕후로 맞아들였으며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쳐 왕가의 새로운 문장으로 만들었다. 이후 장미는 영국의 국화(國花)로 지정되었으며 지금도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친 표시는 화합을 의미한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있다. 이제 그동안 적대시하면서 총부리를 겨누어 왔던 한반도의 장미전쟁을 끝내고 서로 화합을 이끌어낼 그야말로 좋은 시기다. 장미의 계절 5월의 끝자락에서 천운(天運)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이라 생각한다. 장미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김형근 칼럼] 신비의 연꽃 속에 숨어있는 인간 장수의 비결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연등이 길가에 화려한 수를 놓고있다. 연꽃에는 신비주의가 담겨있다. 흙탕물이라는 속세의 그 더러움을 떨치고 고고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다. 불교와 힌두의 꽃이다. 그러나 비단 인도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남아 여러 곳에서 사랑을 받는 꽃이다. 어느 날 석가가 영취산(靈鷲山)에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였다. 그 때 하늘에서 꽃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 때 석가는 아무런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제자들의 반응을 보려고 했다. 아무도 그 미소의 의미를 몰랐으나 가섭(迦葉)만이 석가가 전하는 뜻을 깨닫고 빙그레 웃었다. 말이나 글에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도(道)를 전하는 것을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한다. 또 불립문자(不立文字)와 교외별전(敎外別傳)도 같은 의미다. 그리고 석가의 가르침을 내세운 염화시중(拈華示衆), 또는 염화미소(拈華微笑)라는 말도 같은 의미다. 석가는 가섭에게 두타제일(頭陀第一)이라고 했다. 두타라는 말은 번뇌의 티끌을 없애 의식주에 집착하지 않으며 불도를 닦는 일이다. 원래 두타의 의미는 흔들어 떨어버린다는 말이다. 속세의 번뇌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로 연꽃이 바로 그러한 두타를 상징하는 수중 식물이다. 최근 과학과 신비주의가 성스러운 연꽃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아시아 전역의 연못에 떠 있는 아름다운 이 꽃은 최소한 4000년 이상 중국에서 재배되었다.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했다는 이야기다. 이색적인 요리, 허브 차, 전통 약재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잎은 먼지와 물을 떨쳐내며 꽃은 열을 발산한다. 열매는 항생물질로 사용되며 혈압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지난 2014년 미국의 UCLA와 중국의 과학자들이 연꽃 유전체의 서열을 해독했다. 그들의 관심은 1990년대에 시작되었다. 수세기 묵은 연꽃 종자도 싹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일부는 무려 1000년이 지나도 살아있었다. 가냘프게 보이는 연꽃의 종자의 생존능력이 이 정도로 끈질겼다. 과학자들은 연꽃은 유전적 결함을 고쳐 재건시키는 강력한 유전 체계를 갖고 있어 노화 방지의 비밀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유전적 변이를 거치지 않고 오랫동안 순수성을 보전해 왔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중국에서는 1300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해온 연꽃 씨앗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 작성자인 UCLA의 제인 쉔-밀러(Jane Shen-Miller) 교수는 연꽃에서 인간의 장수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꽃 유전자가 더러움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존하는 유전자 작동을 어떻게 껐다 켰다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또한 특별한 보관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서도 연꽃 씨앗이 1300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더 쉽게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연꽃이 제공할지도 모를 노화방지의 비밀을 캐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들은 연꽃 유전자의 재건 메커니즘을 인간에게 적용되거나, 수명이 몇 년에 불과한 쌀, 옥수수, 밀 등 우리가 상용하는 곡물로 옮겨질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인간의 노화 방지에 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질학적 기록상 연꽃은 공룡이 지구를 휩쓸던 1억3500만년 전부터 서식해왔다. 인류가 출현한 시기보다 훨씬 앞선다. 연꽃의 강력한 생명력을 대변하는 증거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가 연꽃 유전자만큼 병을 치유할 수 있다면 건강한 노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연꽃의 장수 비결을 파악해 인간에게도 적용하면 그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연꽃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값진 선물이다.

[김형근 칼럼] GMO완전표시제, “식약처는 왜 몰락한 몬산토의 주장을 되풀이하나?”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GMO의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으므로 완전표시제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 만약 GM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업계가 이렇게 주장한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국민의 식품 안전을 책임져야할 국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이러한 주장에 앞장선다면 국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우선 식약처가 GMO의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는 주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정확하게 어떤 과학자가, 또는 어떤 연구기관이 어떤 테스트를 거쳐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를 명확하게 말할 자신이 있는가? 필자가 아는 한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다만 그들이 주장하는 과학적 입증이라는 것은 지난 30년 동안 GM식품을 사람과 동물이 먹어왔지만 아무 탈이 없으니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지금 몰락에 접어든 GM농업왕국 몬산토의 한결 같은 주장이었다. 몬산토의 몰락에는 바로 대중의 의견을 무시한 이러한 몰아붙이기식이 자리하고있다. 환경단체들을 비롯해 GM반대 단체들이 몬산토를 비롯한 GM종자 업체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해왔다. 우리 인간은 그동안 실험 동물이었다고 극단적인 용어를 쓰며 항의하고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는 이렇게 묻고 싶다. 그러면 GMO가 과학적으로 무해하다고 입증할 수 있는가? 쉽게 이야기해서 만약 GMO가 안전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쥐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1차 임상실험을 거쳐야하며, 거기에서 안전하다는 것이 판명되면 다시 사람을 대상으로 한 2차 임상을 거치고 난 후에야 비로서 그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마치 새로운 신약이 시중에 판매되기 앞서 거치는 검증 과정처럼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유전자변형(GM) 기술에 의해 생산된 제품의 유해, 무해를 이러한 신약과 같은 검증절차를 통해 따질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GM의 결과는 몇 십년이 아니라 몇 백 년 후에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세대가 아니라면 우리의 후손에서 나타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GMO는 결코 불량 식품도 아니며 무허가 업체가 만들어낸 제품도 아니다. 국가가 공인한 제품이다. GMO는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일반 식품에 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해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 꺼림칙하다고 생각해 멀리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이 두 부류의 소비자들에게 당연히 선택권을 제시해야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자유를 위해 그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혹시 식약처는 GM표시제가 마치 인종차별처럼 생각하고있는 것은 아닌가? 사실 국내 한 식품 업체 관계자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꼭 같이 다 식품인데 굳이 GM표시를 할 필요가 있는가? 그저 먹으면 되지 왜 구분하는가?" 좀 어이없는 이야기로 들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꼭 같은 어이 없는 이야기가 미국에서도 나온다는 점이다. 왜 백인과 흑인을 차별하듯이 GM식품을 차별하는가? GMO표시제가 과연 차별의 문제인가? 한발 물러서서 GMO가 정말로 안전하고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주장을 존중하자. 그렇다고 소비자들은 GMO완전표시제를 요구할 수 없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식품 차별이라도 되기 때문인가?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 GMO완전표시제가 국가안보에 커다란 위해가 되는 사항은 아니지 않는가? 정부는 GMO완전표시제를 이행하라. 아주 기초적인 민주주의적 요구다.

[김형근 칼럼] 실질적으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지금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20년 전만 해도 어버이날, 결혼식 날 등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 가운데 어머니 은혜가 있었다. 졸업식 날에도 단체로 부모님에게 많이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요즘은 접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이 노래는 우리나라 향가 연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무애(无涯) 양주동 박사가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나오는 내용을 거울삼아 작사했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의 꼽추로 유명한 19세기 낭만주의 거장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가 남긴 명언이다. 자식에 베푸는 어머니의 본능적인 무한한 애정과 무조건적인 희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대하고 숭고하다. 어떤 관계에서도 어머니의 사랑보다 절대적 가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어머니가 여자보다 강하다는 주장은 어머니에 대한 감정과 사랑이 묻힌 문학적 스케치만이 아니다. 또 단순한 철학적 낭만적 사변이나 정서도 아니다. 실질적으로 강하다. 어머니가 되면 실질적으로 정신적 육체적인 힘이 처녀 때보다도 더 강해진다. 뿐만이 아니다. 인지능력이 향상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옛날 뉴스다. 2009년 10월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리치몬드 대학 신경과학자인 크레이그 킨슬리(Craig Kinsley)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애를 낳지 않는 여자와 어머니가 된 여자와는 기본적으로 상당히 다르다는 논문 결과를 내놓았다. 이야기하자면 어머니가 되면 처녀 때보다도 머리가 명석하게 되고 육체적으로도 힘이 강해진다는 내용이다. 킨슬리 교수는 엄마가 된다는 것(motherhood)이 여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쥐를 통한 실험과 종전의 여러 연구결과들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여성이 어머니가 되고 나면 아기와 잘 지내면서 외부의 도전에 좀 더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된다고 밝혔다. 임신한 여자는 한 때 잠시 아기 뇌의 단계에 이를 정도로 뇌기능이 저하되지만 이는 아기 뇌가 엄마에 맞게 재구성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이후에는 아기와 더불어 앞으로 경험하게 될 여러 가지 도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킨슬리 교수는 말했다. 그는 그러한 변화는 계속 돼 남은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인식능력이 향상되고 질병에 대항해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쥐를 상대로 어미가 되기 전과 후 뇌를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뇌의 여러 부분에서 모양과 크기에 변화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진은 쥐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새끼를 출산한 어미 쥐는 그 전보다 더 용감 해지고, 먹이를 찾기 위해 5배나 더 빨리 움직였다. 공간에 대한 지각 능력도 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가 되면 기억력이 향상되고 주의력도 깊어지며, 민첩하게 행동하는 능력을 배우게 돼 엄마가 갖추어야 할 여러 기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되면 건강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 능력이 크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많은 곳에서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끼를 출산한 어미 쥐는 퇴행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으며,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한 단백질 수치도 더 적었다. 또 미국 보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출산한 여성들은 100세까지 살 확률이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4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을 위해 수 백만 년의 세월 동안 생물학적으로 진화한 여자가 바로 어머니의 모습이다. 여자는 자식을 위해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어머니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노래 양주동 박사의 어머니 은혜가 생각난다.

[김형근 칼럼] 고대 아테네에는 어린이 날이 아니라 어린이 달이 있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오늘날 어린이 날의 기원은 1925년 제네바에 있는 아동복지를 위한 세계 회의(International Union for Child Welfare)에서 어린이날을 기념일로 정할 것을 건의한 데서 비롯된다. 그 건의를 영국,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물론 사회주의 국가, 그리고 이슬람 국가 등 많은 나라들이 채택하면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의식을 불어넣기 위해 1923년 5월1일로 선포되었다. 이웃 중국은 어린이날을 얼통지에(兒童節)로 부르며 6월1일 기념한다. 원래 장개석(蔣介石)의 국민당 시절에는 1931년부터 4월 4일로 했다가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기념일을 바꿨다. 홍콩과 대만은 여전히 4월 4일을 고수하고 있다. UN이 정한 국제 어린이 날은 6월 1일이다. 일본도 5월 5일이면 어린이 세상이 된다. 명칭부터 우리나라와 아주 흡사하다. 고도모노히(こどもの日)라고 한다. 고도모는 어린이를 말하며 한자로는 子供다. 5월 5일을 어린이 날로 기념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그러나 고도모는 원래 남자아이를 가리킨다. 엄격히 따지자면 남자 아이들의 축제일이다. 그래서 일본은 3월 3일에는 여자 아이를 위한 히나마츠리(雛祭り) 행사를 치른다. 어린이날을 기념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러나 기념일은 각 국가마다 전통과 문화에 따라 다 다르다. 미국은 매년 6월 두 번째 일요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있다. 유럽국가들 상당수가 6월 1일을 따른다. 북한도 6월 1일이다. 아테네의 아인슈타인 자연철학자 아낙사고라스는 지식인의 수난사로 치면 제1호다. 과학자를 포함해 선구적인 지식인들이 그랬듯이 종교적인 도그마와의 마찰은 피할 수가 없었다. 종교에 맞서 학문적 주장을 굽히지 않고 싸우다가 순교한 이가 바로 아낙사고라스라는 걸출한 철학자다. 그는 태양은 펠로폰네소스 반도보다 조금 더 큰 불타고 있는 돌덩어리라고 주장하다가 신성모독죄로 기소되고 말았다. 태양이 무엇인가? 신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권력자 제우스 그 자체다. 또 달은 신이 아니라 빛이 나는 커다란 돌덩어리라고 외쳐대며 다녔다.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드물게 운석 연구에 골몰했다.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들을 연구한 끝에 아테네 시민들이 숭배하는 태양과 달, 그리고 별들 모두가 신성한 것이 아니라 바로 돌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심지어 그리스 신들조차 부정하면서 그리스의 전통적인 신들은 신화에 의한 추상적인 인물에 불과할 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불경죄로 겨우 목숨을 부지한 채 유배지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아낙사고라스가 죽음을 앞두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제자들이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간호했다. 유언을 남겨주면 그대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몸이 너무 쇠약해져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에 이르렀을 때쯤 사랑하던 조카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아낙사고라스는 가쁜 숨을 내 쉬며 이런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내가 죽거든 나를 기리는 어떠한 제사나 의식도 치르지 말라. 대신 내가 죽은 달 한 달 동안은 어린이들에게 일도 시키지 말고 공부도 시키지 말라. 부모들이 절대 간섭하지 말고 그들이 좋아하는 대로 마음껏 놀도록 내버려 두어라. 아테네 모든 어린이들이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 자식과 조카들에게는 꼭 그렇게 하도록 하라. 나는 어린이들의 즐거운 마음 속에 기억되길 바란다. 그러면 훗날 아낙사고라스의 제자들이 아테네로 많이 진출해 영향력 있는 인물이 돼 스승의 유언을 실행했을까? 그래서 혹시 몇 십 년간은 어린이 달을 제정했다가 어린이들이 맘대로 노는 모습이 꼴사납다고 생각한 나머지 어른들이 다시 없었던 것으로 원 위치 시킨 것은 아닐까? 그의 고향이며 유배지인 람프사코스에서는 어린이 달이 수 십 년 간 존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다고 한다. 하나의 전설이 되어서말이다. 기록에는 없다.

[김형근 칼럼] ‘GM농업 왕국’ 미국 몬산토의 몰락을 보며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창업보다 수성(守城)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세계적인 GM농업 생명공학 기업 몬산토(Monsanto)를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현재 유통되고있는 유전자변형(GM) 작물의 종자 대부분을 생산해왔으며 간판 브랜드인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로 세계를 호령해 왔던 몬산토의 해가 완전히 저물었다. 독일의 다국적 기업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하는데 최종 걸림돌인 미 법무부가 이 세계적인 기업인수 합병을 허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침체에 있던 몬산토의 주식이 상승했다. 2016년에 발표된 바이엘-몬산토 합병은 법무부와의 합의를 앞두고 애매모호한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9일 몬산토의 주식은 무려 6퍼센트 이상 상승하여 최고치인 126.8달러를 기록하였다. 미국 정부는 이 합병이 농업인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해왔다. 그러나 이면에는 미국의 자존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엘 최고 경영자인 바우만(Bauman)과 몬산토 최고 경영자인 휴 그랜트(Hugh Grant)는 법무부 관리들과 회동을 가졌다. 회동 결과 두 업체는 정부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자산을 추가로 매각하기로 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두 업체의 합병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장 유망한 유전공학 업체로 각광 받았던 몬산토가 GM농업 업체의 희생양 1호라는 불명예로 기록될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을 이미 내놓고 있었다. 그러한 추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유독 몬산토는 세계 소비자단체를 비롯해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의 가장 중요한 공격 타깃이 되어왔다. 몬산토의 몰락 배경에는 GM표시제를 철저히 가로막으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무시한 오만과 독선이 자리하고있다. 미국 내 여러 연론 조사기관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의 90% 이상이 GM표시제의 전국적인 시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몬산토는 정부의 비호아래 과학자들을 앞세워 GM표시제를 철저히 봉쇄하려고 했다. 이미 GM표시제를 통과시킨 버몬트 주에서 볼 수 있듯이 주정부 차원에서 관련 법률을 제정하려는 시도는 몬산토가 지원하는 로비단체들이 의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막강한 자금력 때문에 여러 차례 계속해서 실패한 것으로 언론매체들은 분석했다. 이러한 몬산토 독선에 소비자와 환경단체들은 결코 침묵을 지키지 않았다. 그들은 몬산토 반대 행진(March Against Monsanto)이라는 평화적 항의시위를 범세계적으로 추진했다. 원래 2013년 5월 25일 시작된 이 항의 시위는 몬산토의 GM종자, 그리고 암의 유발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온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를 둘러싼 위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시위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된 것은 GM표시제 시행과 GM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non-GM식품에 대한 요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버몬트를 비롯한 일부 주 정부들이 GM의무표시제 법률을 제정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표한 보고서는 몬산토가 개발한 제품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특히 몬산토가 판매하는 베스트셀러 제초제 라운드업(Roundup, 글리포세이트 주요 성분)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물질로 규정했다. 뿐만이 아니다. 뉴질랜드의 한 대학의 연구팀이 발표한 라운드업 제초제가 인류의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항생제 내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탄력을 받으면서 몬산토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몬산토의 몰락은 대중인 소비자의 알 권리를 철저히 무시한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귀결(歸結)이다. 창업은 성공했으나 수성에는 결국 실패했다. 따지자면 이미지 관리에서 결정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다.

[김형근 칼럼] 부처님오신날 등을 밝히며, “흙물의 연꽃은 곱기만 하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흙물의 연꽃은 곱기만 하다. 세상이 흐려도 제할 탓이지.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대표적인 경기민요 강원도아리랑의 한 대목이다. 그렇다. 우리가 사는 이 사바(娑婆)세계가 흙탕물이라 할지라도 제할 탓에 달려있다. 더러운 연못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때묻지 않은 연꽃처럼 말이다. 아마 부처가 이 세상에 오신 것도 바로 그를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그래서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라고 했다. 불기 2562 부처님오신날 봉축 점등식이 2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이번에 불을 밝힌 석가탑 등은 국보 제21호인 천년 고찰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을 본떠 한지로 제작됐으며, 높이가 18m에 이른다. 석가탑 사방에 설치되는 4점의 흰코끼리 등은 부처의 탄생과 상서로움을 상징하며 국민의 희망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더불어 종로와 청계천 등 서울시 전역에 5만여 개의 가로 연등이 일제히 불을 밝혔다. 부처님 당시 사위성에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살고있었다. 착하고 성실한 그녀였지만 신분이 미천한 천민(수드라)였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일을 가난을 면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이 나라의 아세사라는 임금이 부처님을 모셔 공양을 올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은 등불 공양을 올리는데 백성들이 기쁜 마음으로 불을 밝혔다. 그러나 가난한 난타는 등을 살 돈이 없어 결국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기름 한 되를 어렵게 구해 등에 불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서원(誓願)을 했다. 부처님, 저는 가난해서 아무것도 공양 올릴 것이 없습니다. 보잘것없는 작은 등불이지만 정성을 다하여 올리오니 이 공덕으로 저도 오는 세상에 반드시 부처가 되어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게 하소서 밤이 깊어지자 하나 둘씩 등불들이 꺼지기 시작했으나 그녀의 등불만은 마지막까지 남아 계속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아침이 되자 신통(神通) 제일의 제자 목련존자가 아직 꺼지지 않은 난타의 등을 끄려고 했으나 이상하게도 꺼지지 않았다. 목련은 신통력으로 바람을 일으켜 끄려고 했으나 그래도 꺼지지 않았다. 그러자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만 두어라.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 등불은 가난하지만 마음이 착한 여인이 넓고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것이기 때문에 폭풍이 분다고 해도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너의 신통력이 아무리 크다 해도 끌 수가 없다. 그것은 당래불(當來佛: 미래에 올 부처인 미륵불)의 광명공덕이다. 이 여인은 30겁 후에 부처가 되어 그 이름을 수미등광여래(須彌燈光如來)라 할 것이다 소위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말의 유래다. 가난한 여인이 공양한 등이라는 의미에서 빈녀일등(貧女一燈)이라고도 한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기부천사라고나 할까? 물질의 다과(多寡)보다는 정성이 중요하다는 말로 불경인 현우경(賢愚經)의 빈녀난타품(貧女難陀品)에서 비롯된 말이다. 1953년 이후 65년동안 이어져 온 휴전 상태가 막을 내리고 종전이라는 평화의 움직임이 무르익는 그 어느때보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바로 하루 앞두고있다. 국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높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은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낸 가장 현명하고 아름다운 말이다. 우리의 마음에 조그마한 등불을 켜고 커다란 서원(誓願)을 세워보자. 하늘이여 땅이여, 우리 대한민국을 영원하게 하소서!

[김형근 칼럼] 유전자변형(GM) 작물이 ‘슈퍼 잡초’ 만들어낸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모순(矛盾)은 원래 창과 방패를 의미한다. 그러나 서로 대립이라는 말로 쓰이지 않고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같은 시간에 양립될 수 없는 것을 모순이라고 한다.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창, 그리고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모순이다. 그러면 모든 잡초를 죽일 수 있는 제초제, 그리고 어떠한 제초제에서도 완강히 버텨 살아남는 잡초가 있다면 이를 두고도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첨단 생명과학이 만들어 낸 슈퍼 제초제의 등장은 또 다른 하나의 농업혁명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러나 진화론이 우리에게 보여주듯이 생명현상은 그렇게 과학기술이라는 한방의 공격 수단으로 무너지는 간단한 시스템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방어는 생물체의 당연한 진화의 요체다. 슈퍼 잡초의 본격적인 습격이 이미 가시화되었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농민들이 주로 사용되는 제초제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잡초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민들은 몬산토가 판매하는 슈퍼 제초제 글립포세이트 내성(GR: glyphosate resistance)을 가진 슈퍼 잡초의 출현으로 피해를 입고있다. 창과 방패의 모순이 농업사회에서도 일어나고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매년 동일한 제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슈퍼 잡초 출현으로 매년 악화되고 농작물 피해를 보고 있는 농민들이 과거 여러 해 동안 해오던 농약만 살포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방식을 떠나 새로운 잡초 통제와 관리 방법을 강구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있다. 농민들과 내성 잡초와의 싸움은 1996년 몬산토가 GM작물인 라운드업 레디(Roundup Ready) 대두를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서 같은 형질의 GM옥수수, GM면화, 그리고 GM사탕수수도 도입되었다. 제초제 글리포세이트는 GM작물을 제외하고는 밭에 있는 모든 것들을 죽일 수 있었기 때문에 농업에서 가히 혁명적이었다. 이 제초제는 미국에서만 연간 8400만 킬로그램이나 살포되고 있다.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 국내에서 재배되는 옥수수, 대두, 면화의 90% 이상이 GM종자를 사용한 것으로 대부분은 GR이다. . GM기술에 의해 개발된 GR작물은 여러 차례의 제초제 살포 등을 필요 없게 만들었다. 현재 많은 농민들은 경작지를 잡초가 없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전적으로 글리포세이트에 의존하고 있다. GM작물은 거의 GR이 있기 때문에 많이 살포해도 죽지 않고 다른 잡초들만 죽는다. 그런데 문제는 잡초들이 이 글리포세이트에 내성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농업의 만병통치약 글리포세이트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농업분야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터스 에그리 마케팅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 내 전체 농민 절반인 50%가 자신들의 경작지에 GR이 강한 잡초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응답비율은 2011년의 34%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제초제로 1970년대 다국적 농업 기업 몬산토에 의해 개발됐다. 몬산토는 현재 라운드업이라는 이름으로 글리포세이트를 판매하고 있고 다우케미컬도 듀랑고라는 이름의 유사 제품을 팔고 있다. 슈퍼 잡초의 출현을 둘러싸고 비난의 화살이 제초제 생산업체에 향하자 몬산토 측은 제초제 내성이 강한 잡초는 GM작물이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 슈퍼 잡초 출현과 제초제와는 관련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있다. 시민단체들은 GM작물이 슈퍼 잡초 문제를 가속화시켰다고 반박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우수한 제초제 한 방으로 모든 잡초를 없애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모순이었는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첨단 살충제가 등장했지만 결국 말라리아를 비롯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모기 퇴치는 요원하다. 제초제도 살충제도 그렇다.

[김형근 칼럼] 한국당에 던지는 고언, 一口萬失 無口萬得이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필자는 70년대 학번이다. 아마 그 때쯤이 더욱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대학입시를 앞둔 대학생들에게 유행하던 고사성어(?)가 있었다. 요즘과 달리 다시 실패하면 입시를 미루고 군대를 가야했던 재수생들에게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을 걸로 짐작된다. 오당육락(五當六落)이라는 말이다.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다섯 시간을 자면 대학에 합격하고, 한시간을 더 자면 낙방한다는 것이다. 많은 입시준비생들이 책상 앞에 붓글씨로 이 글을 크게 써서 붙여놓고 늘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더 독한 입시준비생들도 있었다. 오당육락이 아니라 사당오락(四當五落)이다. 필자는 사당오락까지는 못하고 번번히 실패했지만 오당육락은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책상 앞에 붓글씨를 써 붙여놓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그래도 꽤 현학적(衒學的)인 낭만이 있었다고 생각해본다. 갑질에 가까운 황당무계한 언어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이빨 차원이라면 김진태 의원도 홍준표 대표나 장제원 대변인에 못지않다. 그러던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21일 홍준표 대표를 향해 613 지방선거까지 모든 선거일정을 당 공식 기구에 맡기고 대표는 발언을 일절 자제해 주길 당부 드린다. 안 그러면 다같이 죽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다시 당은 총체적 난국이다. 지방선거 승리는 갈수록 요원하다고 지적하면서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고 힐난했다. 그리고 대표로서 품위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두 사람이 사이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친박과 비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홍 대표에게 발언 자제를 요청한 것은 나름대로 큰 이유가 있다. 한국당 지도부에서 말이 터져나올 때마다 지지율 까먹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 했으면 막말이라면 둘째라면 서러워할 김 의원이 손수 나서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겠는가? 선거가 한달 남짓 남아있는 지금에 한국당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황당한 막말로 상대의 흠집내기보다 입 단속을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말을 만들어봤다. 一口萬失 無口萬得이라고. 말하자면 홍 대표, 김성태, 그리고 장 대변인 등 지도부에서 황당한 말 한마디가 터져나올 때마다 만 표를 잃게 되고, 반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면 만 표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북핵 문제가 그렇다. 분단 이후 가장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고있는 지금이다. 이념적 논쟁을 들고 나와서는 어떤 식으로든 환영 받기 어렵다. 많은 국민들은 잘 되가는 밥에 재를 뿌린다고 생각하고있다. 그저 조소와 헛웃음을 보낼 뿐이다. 좌파, 사회주의 등등의 발언으로 국면을 반전시킨다는 생각은 결코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한국당의 구 의원, 시 의원 등 기초단체 후보들이 유권자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고있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과 국정농단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 선거는 차원이 좀 다르다. 유권자와 후보와의 관계는 충분히 가까워질 수가 있다. 그러한 냉소들이 바로 대표부의 황당한 이빨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신(身), 구(口), 의(意) 3개의 업보 가운데서 말로 짓는 구업(口業)이 소멸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않는가? 그 후보들이 요구하는 것이 김진태 의원의 요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들에게 귀를 기울여야한다. 설사 승산이 없다 해도 그들이 선거에 임하는 의지를 꺾지 말아야한다. 한국당이 천막 살림을 차렸다. 마치 엄마한테 꾸지람 듣고 삐쳐 공부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고 잠가버리는 철부지 어린 딸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제풀에 지쳐있다 배가 고프면 엄마 모르게 냉장고 문을 여는 토라진 딸 말이다. 그러나 딸은 귀엽고 예쁘기라도 하다. 만약 안철수처럼 선거는 아예 두 손 들고 항복해서 안중에 없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쏟아내는 한풀이가 목적이라면 어쩔 수는 없다. 한국당이 정말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 一口萬失 無口萬得이다. 중요한 선거 전략이다. 천막 살림은 어울리지 않고 억지처럼 보인다.

[김형근 칼럼] 유전자변형 ‘GMO완전표시제’는 당연한 국민의 알 권리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유전자변형(GM) 제품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non-GM제품을 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달려있다. 기본적인 선택의 권리이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앞세운 GM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그 족보에 대해 소비자는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 어떤 식이든 간에 그 알 권리가 충족되지 않는 사회는 결코 민주사회가 아니다. 오늘날 산업화된 식품시장을 통하여 먹을거리를 구입하고 있는 소비자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소비자는 당연히 물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 수 있어야 무엇을 소비할 것인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성분 표시를 강요하는 GM표시 의무화제도는 어떤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GM기술의 유해성을 따지기 위한 것도 아니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유래를 묵살 시키는 것은 소비자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우리나라는 GMO표시제 국가로 분류된다. GM식품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유럽연합(EU)에 이어 상당히 빨리 도입한 편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제도의 운영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는 GMO가 사용된 모든 제품에 이를 표시하도록 강제규정을 두고있다. 우리나라도 유럽처럼 강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면제 규정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시 말해서 예외 규정이 많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제조가공 후에 GM성분이 남은 유전물질(DNA)이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표시를 면제하고 있다. 가열과 발효, 그리고 정제 과정에서 원래의 DNA 단백질이 파괴되는 점을 고려하면 표시제는 오히려 GMO식품에 면죄부를 준 셈이 된다. 또한 GMO 표시대상이나 표시기준, 표시 의무자 등에 있어 의무를 면제하는 장치를 과도하게 두고 있어 소비자가 GMO를 알아볼 수 없도록 훼방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5년 식품위생법 개정 논의 때 GMO표시 기준을 EU 수준으로 높이자는 국회의원들의 주장이 많았지만 정부는 ▲식품가격 상승 ▲사후관리의 어려움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이유로 반대했다. 특히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러한 느슨한 규정은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2017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내에서 팔리는 438개 가공식품을 무작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GMO표시가 있는 식품은 단 2개에 불과했다. 2차, 3차 가공되는 식품 모두에 대해 완전표시제는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소비자 알 권리를 보호하려는 원래 취지와 기능에 맞게 단순하게 GMO 또는 Non-GMO 표시가 가능한 기준으로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당장 GMO원재료를 기준으로 표시를 하기 어렵다면 표시 대상은 일본과 같이 단백질 잔류를 기준으로 non-GM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포괄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방식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GM식품이 인체에 해가 되는지의 여부의 논쟁은 몇 년 안에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바이러스와 세균에 의한 질병의 차원이 아니다. 유전적인 결과는 장구한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알 권리는 당연히 충족되어야 한다. 첫 GM동물인 프랑켄슈타인 연어가 곧 우리 식탁에 오른다. 과연 상업적으로 성공할지 여부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GM연어의 GM표시를 놓고 벌써 캐나다와 미국에서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 당연하다. 표시를 해야한다. 비록 GMO가 100% 안전하다고 해도 소비자는 GMO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그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김형근 칼럼] 과학기술계는 왜 GMO표시제를 반대하는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파동과 관련 눈살 찌푸린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안전성을 촉구하는 국민 여론을 강압적으로 차단한 정부는 어느 날 청와대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요리(갈비탕으로 기억됨)를 만들어 주요 인사들과 오찬을 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국민들이 행여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우리가 먼저 시식을 했는데 광우병에 걸리지 않고 멀쩡하니 먹어도 전혀 걱정이 없다. 그리고 먹어보니 엄청 많이 좋았다 아마 이러한 내용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일부 인사는 오랜만에 포식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이쑤시개를 입에 넣은 장면도 목격되었다. 웃기는 풍경이었다. 광우병이 어떻게 전염되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였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GM(유전자변형) 표시제와 관련해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표시제 찬성 측의 GM이 안전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는 주장과 반대 측의 GM이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는 주장과의 대립 때문에 말이다. 최근에는 반대 측은 다시 일약해서 GM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로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측의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의 속을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다. GM식품이 등장한 지난 20년 동안 GM식품을 먹어왔지만 아무런 탈이 없으니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서 통계적으로 볼 때 안전하다는 주장이지 사실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다. 그러면 그동안 GM식품을 먹어온 우리는 실험 동물이었는가? 하는 다소 과격하게 들리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결코 과격한 질문이 아니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의심을 품는다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겠는가. 유전자변형 생명체(GMO)를 반대하는 세계 많은 환경단체들이 계속 물고늘어지고 있는 항변 가운데 하나다. 기술을 제공하는 몬산토를 비롯한 생명공학기술 업체들이 인간을 실험쥐인 기니아피그로 생각하고 있다는 항의가 계속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서 지난 20년 동안 인간과 동물 모두 GM식품을 먹어왔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면 그 세월 동안 인간은 생체 실험 대상이었는가? 하는 강력한 반문이다. 또 앞으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다. GM표시제와 더불어 다시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게 또 하나 있다. 소위 세계 민주주의 첨단 국가라는 미국의 경우 GM표시제가 일반적으로 통용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미국은 옥수수, 쌀, 그리고 밀을 비롯해 세계 최대 GM작물 생산국이다. 그러나 버몬트주(州)를 비롯해 몇 개 주가 아주 어렵게 GM의무표시제 법안을 통과시켰을 뿐이다. 다만 식품의약국(FDA)의 가이드를 기반으로 GM표시를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알 권리가 미국에서는 묵살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GM표시제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은 5년 전 93%의 미국인들이 표시제에 찬성한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여론조사를 즐겨 인용한다. 그런데 또 왜 미국의 선두적인 과학단체들은 표시제를 반대할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들은 GM작물과 유기농 작물과 비교할 때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신념처럼 굳게 갖고있다. 오히려 농약을 사용하는 일반작물보다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청정하다고 생각한다. 그 배경에는 GM기술은 씨 없는 수박, 씨 없는 포도와 같이 전통적인 육종 기술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GM기술을 음해하는 것은 새로운 과학을 멀리하는 오래된 종교적, 신화적, 그리고 미신에 가까운 덜 깬 편견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GM표시제가 통용될 경우 첨단 생명공학기술 연구가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GM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에 GMO 완전표시제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참여수가 21만명이 넘어섰다. 국민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놔야 하는 청와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도 밀접한 GM표시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청원인들은 결코 신화와 미신에 빠진 덜 깬 사람들이 아니다. 훨씬 더 깬 사람들이다.

[시승기] '뼛속'부터 다른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고속에서도 밟는 대로 나가네." '테슬라 킬러'로 불리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부분은 고속에서의 펀치력이다.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가 소위 끝물에 이르면서 '주행실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이오닉5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아이오닉5 시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이오닉5가 뼛속부터 '찐' 전기차라는 사실은 주행을 시작하면서 확실히 다가온다.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뼈대는 같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만 바꾼 전기차와도 주행질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에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뽑아낸 아이오닉5는 크기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하지만 휠베이스는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도 길다. 앞·뒤 바퀴를 양 끝까지 밀어 '황금비율'을 만들어 냈다. 얼핏 보면 달리기에 최적화된 '미드 쉽' 구조다. 실제 제로백도 5.2초에 불과하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도 낮다. 덕분에 저속이나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운전 피로가 낮고, 고속에서는 스포츠카 다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속직진안전성은 아쉬웠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나 순간 가속력, 추월 가속력 등이 만족스러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을 놓치지 않았다. 주행 소음이 기존 자동차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도 돋보였다. 스티어링 휠에서 다이얼 방식으로 변경 가능 한 주행모드도 변화에 따라 성격이 명확했다. 아이오닉5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만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해치백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에 거리의 사람들이 아이오닉5를 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파라매트릭 픽셀 헤드램프는 아름다워보이기까지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이숙해지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역시 첨단 이미지를 부여한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도 어색하긴 했다. 지붕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 비전 루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흔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닉5는 전기차라서 그런지 미래 지향적 기술로 다가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실내 구성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가장 독특하다. 움직이는 센터콘솔로 최대 140mm까지 뒤로 밀어 1열과 2열 공간을 상황에 따라 연출할 수 있고, 넉넉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는 하얀색 테두리로 포인트를 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시인성이 우수했다. 아이오닉5를 거대한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캠핑에서 아주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를 놓고 실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타본 아이오닉5는 그 부분에서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2WD 모델로 공인된 1회 충전거리는 401km로, 경쟁 모델로 지목됐던 테슬라 모델 Y보다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수준급의 회생제동력을 발휘해 실제 전비는 훨씬 좋았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도 아이오닉5의 경쟁력이다.

'주택 비전문가'로 채워진 국토부…기재부 등 외부 인사 투입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그 산하 공기업 사장에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 분야 인사 등 국토부 외부 전문가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번 인사는 LH 투기사태 등 국토부 안팎의 잡음이 이어져 조직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권 임기 말 기재부와 연관된 부동산 세제 관련 대책에 기재부 및 금융전문가를 앉쳐 좀 더 빠른 속도의 대책 실행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달 4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노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을 거쳤다. 이후 복귀한 기재부에서 행정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등 예산실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경제 관료인 노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현재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 근절이라는 큰 과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부동산 분야 전문가 등이 올 것으로 관측됐다. 노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택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설계한 2.4대책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노 내정자는 국무조정실에서 4년 가량 업무를 수행한 만큼 국정 이해도와 조율 능력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에 임명된 후 2018년 국무조정실장으로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노 내정자는 "국토부 소관 사항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바를 잘 알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임명됐다. 김 신임 사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2019년 국세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2만여명 규모의 거대한 국세청 조직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김 사장의 경험이 투기 사태로 수술대에 오른 LH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주택이 주분야는 아니다. 이에 국토부의 오른팔로 2.4대책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할 LH를 이끄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에는 권형택 전 김포골드라인 운영주식회사 대표가 지난 23일 취임했다. 권 신임 사장은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상무, 씨나이자산관리(C9 AMC)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인천광역시 투자유치고문, 미단시티도시개발 부사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사업본부장도 역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HUG의 내실 강화와 더불어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윤리경영을 공언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 임기 말 정부에선 새로운 정책 시도보다 내부 기강을 잡고, 남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인사에 대해 평했다.

중금리대출 35조원…포퓰리즘에 멍든 금융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의 생색내기 제도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지원을 위해 중금리 대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여당에서는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은 원리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금융권은 4.7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정말로 금융권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금융권이 멍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요건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층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대출를 통계로 집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용점수 하위 50%(기존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실행되고,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중금리대출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상한도 낮췄다. 은행의 경우 10%에서 6.5%로, 상호금융은 12 8.5%로, 카드사는 14.5%에서에서 11.0%로 인하했다. 금융위는 올해 약 200만명에게 32조원, 내년에는 약 220만명에 35조원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은행권의 공급 확대를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액 일부를 가계부채 증가율 계산시 예외로 인정해주고, 실적을 경영실태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한 만큼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대출 원리금을 탕감하는 법도 추진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개정안'은 재난시 정부 방역조치로 소득이 급감한 이들에게 대출 원금 감면 등을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은 '재난으로 인해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 여건 악화로 소득이 현격히 감소한 사업자 또는 그 사업자의 임대인은 대통령령에 따라 은행에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를 위반한 은행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금소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은행법과 비슷하지만 적용 대상이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 등의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조치로 사회 안전망을 보완하자는 게 개정 취지다. 법안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돼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진행중이다. 금융권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확대 및 원리금 상환유예, 탕감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우선 금융권은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에게 줄세우기를 시키도록 해 반강제적으로 대출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금리대출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체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데, 여기에 외적 환경변화로 원리금을 탕감시키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다른 금융소비자로의 비용 전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원리금 감면도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자문에 있어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나 협상력이 불리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취지로 제정된 것으로,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도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아 여당이 심판 받았다는 생각에 은행을 더욱 쥐어짜는 포퓰리즘 정책들"이라며 "금융지원에 대한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에게만 전가시키려 하는 인식은 바뀌질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